클린랜드 라임 청소년 문학 50
마틴 쇼이블레 지음, 김완균 옮김 / 라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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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쇼이블레(Martin Schäuble)’의 ‘클린랜드(Cleanland)’는 팬데믹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팬데믹은 SF 소설에서 디스토피아의 계기로 흔히 차용하는 소재다. 그래서 이 소설에서 그린 미래상도 그렇게 낯설고 신선하거나 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좀 더 숨막히고 소름끼치는 느낌이 드는데, 좀 더 상상에 의존했던 예전과는 몇가지 달라진 점이 있기 때문이다.

공중보건을 위한 규칙이나 장치들이 현실적이고 꼼꼼하게 그렸다는 게 그 하나다. 소설에서 보여주는 여러 보건을 위한 장치들은 비록 조금 더 강화되었고 미래적인 상상력이 덧붙기는 했지만 대부분 현재도 시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방역 절차들을 거의 그대로 살린 것이다. 그래서 그 효용성은 물론 그것들을 일상적으로 시행했을 때의 불편함도 쉽게 와닿는다.

또 하나는 우리가 현재도 공중보건에 신경쓰는 팬데믹 시대를 겪고 있다는 거다. 때문에 소설 속 이야기들이 자연히 현실에서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고, 그것이 꽤 높은 몰입감으로도 이어진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방역 방식에서 발전한 형태의 보건 시스템을 그려낸 건 참 좋은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강력한 공중보건의 추구가 무엇을 가져올 것이며 반대로 무엇을 잃게 만들 수 있는지도 꽤 잘 담았다. 견고한 사회가 주는 안전성과 그것이 불러올 수 있는 악영향도 그럴듯하며, 인간을 위해 만든 시스템이 인간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나, 자유와의 대립같은 나름 고전적인 구도도 나름 재미있었다. 그를 통해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의미있다.

다만, 이야기로서는 조금 아쉬운데, 어설픈 부분들이 여럿 눈에 띄기 때문이다. 중요한 부분을 급작스런 만남으로 급격하게 끝내버린다던가, 난데없는 반전으로 목적이 상실되어버리는 (그래서 허탈해지게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단점이다.

엄마, 할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도 좀 부족해서 몇몇 부분에 의문을 남기는데, 이게 이야기를 뭔가 이상(또는 엉성)하다고 느끼게 한다.

엔딩 역시, 제 아무리 복선이 있었다고는 하나, 그간의 전개와는 좀 동떨어진 것이어서 이야기를 정리하려고 억지스럽게 붙인 느낌도 든다. 아니, 막말로, 그럴 거였으면 혼자 왔으면 안됐지 않나.

조금만 더 보충하고 가다듬었으면 훨씬 나았을 것 같아 아쉽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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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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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거마인하트(Dan Gemeinhart)’의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The Remarkable Journey of Coyote Sunrise)’은 스쿨버스를 집 삼아 전 미국을 누비고 다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자동차 여행에 로망을 가진 사람은 꽤 많다. 그것이 자동차를 집 삼아 다니는 것이라면 더 그렇다.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고, 언제든 원하기만 하면 그곳이 숙박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물이나 음식 조달 문제라던가, 기름값, 주차문제 등을 제외하면 그렇다.

그런 점에서 미국을 누비는 선라이즈 부녀는 꽤 이상적인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엇보다, 어디든 다 주차금지거나 유료주차라서 함부로 댈 수 없는 비좁은 한국과는 달리, 넓은 미국을 누비기 때문이란 점이 크다.

그러나 실체를 들여다보면 이들의 여행은 일종의 도피를 하고 있는 것에 가깝다. 이들이 여행을 위해 정해놓은 규칙도 얼핏 재미있어 보이지만, 하나 하나가 다 그들의 도피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하더라도 현실은 계속 그 자리에 있다. 그리고 멀지않은 순간에 발목을 잡는다. 개중에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코요테에게도 그런 추억상자가 있다. 그래서 어쩌면 곧 흔적도 없이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를 상자를 찾기 위해 그녀는 로데오 몰래 비밀스런 작전을 펼치게 된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선라이즈 부녀는 어째서 어째서 지금처럼 생활하게 되었는지와 코요테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것이 스쿨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야기는 부분적으로 여행물의 형태를 띠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인간드라마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들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줄 뿐 아니라 선라이즈 부녀가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이것들을 꽤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감정 묘사도 상당히 잘 했는데, 심정을 직접적으로 그리거나 하는 대신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더 울컥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야기나 그에 담겨있는 감정들도 잘 공감되고, 몰입도 쉽게 되는 편이다. 그래서 보다보면 절로 이들의 여정을 응원하게 된다.

생각할 거리도 여러가지 담고있는데, 대부분이 일반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나는 어떤가, 어땠었나 돌아보게도 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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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유령 박물관 책 읽는 샤미
박현숙 지음, 추현수 그림 / 이지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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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고 교훈적인 이야기로 악플 문제를 잘 다룬 창작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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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유령 박물관 책 읽는 샤미
박현숙 지음, 추현수 그림 / 이지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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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유령 박물관’은 유령을 전시해놓았다는 독특한 박물관과 악플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이 박물관의 유령들은 조금 특별하다. 모두 기구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그렇고,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는 점도 그렇다.

그렇다고 그걸 그대로 가져온 것은 아니고 소설에 맞게 상당수를 변형했는데 의아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꽤 신선하기도 해서 흥미를 끈다.

이 유령의 사연이 워낙에 강력하다보니 이야기는 그것을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비교적 짧다는 것이나 주인공 역시 애초에 그와 관련된 일로인해 곤란을 겪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100번째 방문자라는 것은 무작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도적으로 무군가에 의해 결정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악플을 소재로 했다보니 이야기는 다분히 교훈적인 편이다. 유령의 사연은 그걸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하는 역할도 한다만, 한편으로는 조금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교훈적인 메시지에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저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는 비교적 뚜렷하다. 현실에서 벗어나 있는만큼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지 알 수 없는 박물관의 존재나, 여러 등장인물이 나오며 상황이 바뀌는 것, 그리고 약간의 반전도 있는 범인찾기식 전개는 그런 와중에도 꽤 볼만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유령을 둘 등장시킴으로써 악플의 나쁨을 얘기하는 한편 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일부 보여주는 것도 좋다. 마냥 해피엔딩으로만 끝나지 않는 결말은 더 여운을 남게 하는데, 그게 주인공의 성장을 더 느끼게도 한다.

이야기 자체로서는 몇몇 부분에서 전개나 묘사를 생략해버린 것이 좀 아쉽다. 덕분에 너무 손쉽고 급진적으로 흘러간다는 느낌도 받으며, 주인공이 받은 혜택이 무엇인지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단점이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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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 프랑수아 를로르 장편소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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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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