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의 정의다 - 버닝썬 226일 취재 기록
이문현 지음, 박윤수 감수 / 포르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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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의 정의다’는 226일간의 버닝썬 취재 기록을 담은 책이다.


버닝썬 사건을 과연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그놈은 한국인이 아닐 것이다. 시사에 관심이 있다면 결코 지나칠 수 없을 큰 사건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시사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마저도 개략 정도는 알만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반대로 제대로 아는 사람은 적기도 하다. 연예인 ‘승리’가 얽힌 흔한 연예인 스캔들과 같은 취급을 하기 쉽다는 거다. 그러나, 버닝썬 사건은 단지 개인의 일탈이나 범법행위를 벗어난 한국 사회 전체에 큰 알림을 주는 사건이었다.

이 책은 처음 그 사건에 주목하고 파헤친바있는 기자가 당시 해당 건의 추재와 관련 건들을 한데 엮어 기록으로써 남긴 것이다. 그를 통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뿐 아니라 왜 이것이 경종을 울릴만한 일종의 알림과 같은 사건이었는지도 분명히 알게한다.

이 책은 보도 기자가 쓴 것으로 대부분은 기사화되었기 때문에 기왕에 보도된 기사를 여러번 인용했는데, 이미 그것들을 봤다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해나가기 때문에 책만으로는 수월하게 이어지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기사 제목을 분명하게 기재했기 때문에 검색을 통해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간순으로 조사와 보도 등을 담은 이 책은 버닝썬 사건을 연예인이 연루된 흥미 위주의 단발이슈가 아닌 한국 사회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것으로써 제대로 마주하게 한다. 사건 자체도 그렇지만, 그 결론이 어떻게 났는지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래서 더 이상하단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주목한 사건인데도 어떻게 그딴 결론이 날 수 있는건지 말이다.

분노 지점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이 사건을 비교적 초반부터 주목하고 많은 관심은 물론 사실도 접하고 있었던 언론이 어째서 끝까지 이 사건을 파헤치고 또 견인하지 않았냐는 거다. 이런 식이면, 말로는 클릭 장사질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하지만, 사실상 단물 빠져서 발을 뺐다는 것과 다를바 없지 않나. 일종의 반성문이라며 이제와 다시 거론하는 것이 나름 의미도 있지만 또한 좀 고까워 보이는 이유다.

다른 하나는 역시 개같은 공권력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견찰과 딱히 얽히는 일 없이 평온하게 살아갈거다. 때론 길을 묻거나 하면서 도움을 받고 고마워 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제대로 경찰과 엮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이 새끼들이 얼마나 일을 제대로 안하면서 어문 소리는 곧잘 하는 놈들인지를 금세 알게 된다. 도리어 신고자(도움요청자)인 나를 몰아붙인다? 이 얼마나 개같이 흔한 일인가. 하물며 특정 세력과의 유착이 의심되기까지 한다면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사회가 제대로 된 시스템 하에서 굴러가는 줄 안다만, 그 안에 인간이 있는 한 공정하고 제대로 된 것이란 건 도저히 있을 수가 없다. 이 책은 그것을 새삼 실감하게 한다.

그나마 보도가 되면서 미세한 진전을 이루었다고도 한다만, 과연 그게 얼마나 더 반복되어야 제대로 된 진전을 이룰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

새삼 암울한 현실을 실감하게 하는 책이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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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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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는 그녀의 작품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그녀 자신과 당대 사회의 모습들을 정리해 담은 책이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소재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명세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내 안에서의 그녀의 크기라고 하는 편이 더 옳겠다. 설사 그녀가 사회적으로 유명하지 않았더래도 나는 이 책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당연하지만 그건 그녀의 추리 소설들을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마치 현실 위에서 펼치는 듯한 이야기는 절로 소설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 책은 그게 당연하다는 걸 알게 해준다. 실제로 그녀가 작품을 진짜 존재하는 장소 위에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와 이야기로 써냈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묘사를 통해 애거서 크리스티는 어떤 인물이며 영국은 또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현실을 반영했던 이야기가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거꾸로 당시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주는 거다.

저자는 당시에 무슨 사건이 있었고, 또 어떤 의식이 널리 퍼져 있었는지 등 하는 역사적인 내용과 그녀의 작품 속 어떤 부분이 그런 내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를 잘 엮어서 소개한다. 책 제목만 봤을때는 그녀의 작품에 대한 얘기가 주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이 책이 문학이 아니라 역사 관련 책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인용 부분은 짧게는 한마디 대사일 수도 있어서 각각엔 모두 출처를 달아두었는데, 아쉽게도 대부분이 영문판이나 영어 기사를 원본으로 하고 있어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에게 큰 도움은 안된다. 그래도 논문처럼 출처를 명확히 하는 것은 책의 성격상 중요한 점이다. 때로는 이를 소홀히해서 잘 신뢰할 수 없게 하는 책도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게 좋다.

역사, 그것도 영국의 역사를 다뤘다고 해서 어렵거나 하지도 않으며 소설 이야기와도 잘 섞어서 읽기도 좋다. 역사나 소설 어느 한쪽만 알더라도 충분히 흥미롭게 볼 만하다.

주의할 점이라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폭넓게 다루다며 분석하다보니 주요 요소나 전개, 반전 등에 대한 스포일러도 꽤 담겨있다는 거다. 그녀의 작품이 수십권에 달한다는 걸 생각하면 아직 다 읽지 않은 사람도 많을텐데, 자칫 보려던 책에대해 스포일러를 당하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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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테의 고백
조영미 지음 / SISO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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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적으로는 아쉬운도 있지만, 당시의 청춘을 꽤 잘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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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테의 고백
조영미 지음 / SISO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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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테의 고백’은 2000년대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2000년대 대학 막바지에 선 80년대생을 주연으로 한 이 소설은 다분히 ‘응답하라’와 같은 옛 시절의 풍경과 문화를 떠오르게 하는 일종의 회고 소설이다.

마치 저자의 개인 경험이 녹아있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당시를 잘 보여준다. 풋풋하면서도 다소 유치해보이는 면도 있는 청춘의 이야기도 그러하며, 이제는 유행이 지나 사라졌거나 보기 어려운 문화 요소들도 적당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의 로맨스는 어느정도 영화 접속(1997)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PC통신과 블로그 안부게시판으로 매체만 달라졌을 뿐 인터넷 상으로만 서로 소통한다는 것이 꽤 닮았기 때문이다. 채팅과 댓글이라는 차이가 있기는 하나 거의 실시간 채팅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데다 미묘하게 어긋나는 것을 주요하게 그렸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만, 두 작품의 배경이 10년정도 차이가 나고 그만큼 환경도 많은 것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 때는 그럴듯해 보였던 것이 이 소설에서는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



* 주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있으니 주의 바란다.



엇갈림과 그 과정을 그린 것이 대표적이다. 2007년은 이미 휴대폰이 대중화되다못해 거의 모두가 필수적으로 들고다니던 시기다. 만나려고만 한다면 오히려 엇갈리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의 성격에서 그렇게 된 답을 찾으려고 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만, 그것도 근본적인 의문까지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로테’가 ‘레오’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도 잘 와닿지 않는다. 비록 그 크기가 꽤 커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디까지나 호감 정도에 그쳐 보여서다. 마지막 순간에 결국 레오와의 접점을 놓은 것 마저도 그렇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그것을 두고 사랑을 내뱉고 고민하는 것은 좀 어색하다.

등장인물의 사용도 썩 좋지 않다. 중간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도 마뜩지 않은데다, 막상 그게 별 다른 일로 진전되지도 않고, 그 후 마치 갈아치우듯이 등장이 없어지는것도 별로다. 사소한 일로 안보는 사이가 되기도 하는 것 자체는 현실적인 것이다만, 대충 얼버무리는 것처럼 보여 소설에는 안어울린다. 충분히 그렇게 될만함을 등장인물들의 성격 묘사 등으로 충분히 보여주는 게 아니라서 더 그렇다.

예전을 그린 소설인만큼 문자 이모티콘도 많이 사용했지만, 정작 폰트는 제대로 쓰지 않아 그림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며 심지어 두쪽으로 나뉘게 배치하기도 해서 영 마뜩지 않다. 이런 건 좀 신경써야 되는거 아닌가.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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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쏙 사진 쏙 세계사
히스트 지음 / 가람누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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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쏙 사진 쏙 세계사’는 풍부한 그림과 사진에 담겨있는 세계사 장면들을 담은 책이다.

책은 세계사 이야기들을 짧게 간추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사진이나 그림 등을 함께 실음으로써 단지 글 뿐 아니라 삽화와 함께 세계사를 살펴봄으로써 보다 가볍고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만든게 특장점이다.

세계사 이야기들은 총 5가지 주제로 나누어 묶여있는데, 보면 꽤 적당하게 잘 나눠져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보면 해당 주제에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는데, 이는 애초에 역사 이야기라는게 여러 방면에 걸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이런 분류가 맞는 것 같지만, 저렇게 보면 또 저런 분류가 맞는 것 같기도 한데, 딱히 주제별 묶음이 큰 의미가 있거나 한 것은 아니므로 분류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내용은 얼개정도만 살펴볼 수 있을 정도로 짧게 간추렸는데, 그러면서도 주요사항은 나름 잘 담아서 역사책으로서 나쁘지 않은 편이다.

다만, 그저 언급만 했을 뿐 생략한 것이 많아 거시기한 면도 있다. 예를들면, 엘리자베스 1세와 관련이 있는 월터 롤리경의 이후 이야기가 그렇다. 런던탑에 갇혔다 풀려났지만 결국 사형당했다고 실려있는데, 애당초 왜 런던탑에 갇힌 것이며, 무슨 여유로 풀려났고, 왜 다시 잡혀 사형을 당하게 됐는지는 전혀 얘기가 없어서 사실상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나 크게 다를바 없다. 기왕 얘기할거였으면 좀 더 제대로 하거나, 아니라면 아예 빼는 건 어땠을까도 싶다.

그래도,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걸 생각하면 사소해 보인다. 자칫 재미없을 수 있는 세계사의 면면을 흥미롭게 담아냈다는 점이 긍정적이고, 너무 작게 실린 것들도 있어 아쉬움도 있으나 많은 삽화가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해준다는 것도 좋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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