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호수 - 백조의 부활
김주앙 지음 / 엠지엠그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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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 호수’는 러시아 혁명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그린 일종의 가상역사 소설이다.

먼저 얘기해두고 싶은 것은, 이 소설은 딱히 닥터 지바고의 후속작이라고 할만한 건 아니라는 거다. 공식적으로 닥터 지바고의 후속작으로서 쓰인 것도 아닐 뿐더러, 그 이야기를 이어받은 것이라고 보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닥터 지바고 본인과 그 주변인물이 등장하고, 시대배경상 그 뒤의 이야기를 그리고는 있긴 하다만 전혀 별개의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낫다.

‘추리소설’이라는 것에도 별로 기대를 하지는 않는 게 좋다. 딱히 파헤쳐내야 할 비밀이랄만한 것도 없고, 그것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분석하는 모습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일종의 가상역사 소설, 시대소설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러시아 혁명으로 도주하던 25만명의 사람들이 동사했던 사건과 스탈린 시대의 황금 찾기를 소설은 꽤 재미있게 엮어냈다.

러시아 혁명 시기의 소련도 꽤 잘 보여준다. 러시아가 어떻게 소련이란 공산주의 국가로 변해가는지, 무려 혁명이란 이름으로 일어난 사람들은 어떤식으로 부패해가며 사람들은 얼마나 쉽게 그에 휩쓸리고 동조하게 되는지도 그럴듯하다.

특히 권력과 욕망에 충실한 악인을 잘 그렸는데, 이런 점들이 이 소설을 나름 괜찮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

아쉬운 것은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지바고 ‘예브그라프(약칭 그라샤)’와 그 주변 사람들 이야기의 완성도가 좀 떨어진다는 거다. 어색하거나 의문을 남기는 지점들이 꽤 있어서다.

일종의 분기점이라 할 수 있는, ‘그라샤’가 ‘레다’를 외면하는 장면부터가 그렇다. 그토록 사랑한다더니, 어떻게 그렇게 한번도 의심을 해보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소설은 비록 그 가능성을 엿보이기는 하나 그것이 납득이 갈만한 이야기와 전개로 독자에게 전해주지는 않는다.

이런 문제는 끝까지 계속되서, 주요하게 알아보려던 일을 몇년이나 내팽개쳐놓는가 하면, 급작스레 상황과 장면이 전환되어 미싱링크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다분히 종교적이며 기적적인 장면 역시 좀 황당하다.

이런 점들이 소설을 괜찮은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한번정도 볼만한 이야기 정도에 그치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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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 재단 : 확보하고 격리하고 보호하라 2 - 비일상 미스터리 그래픽 노블 SCP 재단 그래픽 노블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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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 재단 2’는 흥미로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가상 캐릭터 만화다.

이 만화는 동명의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쳐 만들어낸 캐릭터들이 세계 각지의 사람들에 의해 선별되어 공식으로 등록된 것들 중 일부를 골라 간추려 담은 것으로, 보통의 만화와는 달리 일종의 캐릭터 도감에 가깝다.

만화가 어떤 사건이나 흐름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재단에서 보호하고 있는 크리쳐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주요 인물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중점에 두고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러점은 SCP 재단의 처음 시작이 크리처물이었고, 여전히 크리처물로서 즐기는 사람이 많다는 걸 생각하면 꽤 자연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충분히 볼 거리를 제공한다.

조금은 독특한 능력을 가진 것부터 겉모습부터 확연하게 일상에서 벗어난 형태를 한 캐릭터들은 신기하고 매력적이라서 그것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꽤 재미있다.

위키를 이용해 전 세계인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만든 것이라고는 하지만 나름 규칙과 체계가 있기 때문인지 SCP 크리쳐들에게선 일관된 세계관을 가졌음을 느낄 수도 있고, 단지 기발하기만 할 뿐 아니라 능력에 적당한 선 같은게 있기도 해서 생각보다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것은 역시 캐릭터 소개에 치중되어있다보니 이야기책으로서의 면모는 많이 부족하다는 거다. 실제로 2권은 맨 앞과 뒤만 보면 이야기는 다 봤다고 할 정도로 별 내용이 없다. 물론 그러라도 있어서 이어지는 흐름을 느낄 수도 있고, 다음 권에선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궁금하게 하기도 한다만 또 한편으론 그냥 대놓고 캐릭터 도감으로 만들었어도 상관없었겠단 생각도 든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개하면서도 충분한 이야기를 담는것이 이 만화 시리즈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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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탁빈관 - 대한제국판 스파이 액숀
정명섭 지음 / 인디페이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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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탁 빈관’은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 소설이다.

현대 국가라면 정보원, 소위 스파이가 없을 수가 없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조작하여 혼란을 주고, 때로는 뒷공작을 통해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작업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건 억압에 짓눌려있던 대한제국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아니, 오히려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스파이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소설 속 제국익문사처럼 말이다.

이 소설은 실제 역사적 사실과 장소, 인물을 상당수 가져오고 거기에 허구라는 살을 붙여 가상의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소설 속 내용들은 상당수가 사실이거나 사실에 기반한 것이 많다. 겉으로만 통신사였을 뿐 실제로는 정보기관인 제국익문사라던가, 급을 나누어 비밀스럽게 활동한 통신원들, 그리고 그들이 사용했다는 화학비사법처럼 얼핏 픽션같은 것도 대부분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이다. 이런 사실 위에 이야기가 얹어졌기 때문에 소설은 더 흥미롭다.

당시의 사실들을 적절히 변조하고 짜집기하는 것 뿐 아니라 거기에 픽션 요소도 나름 잘 집어넣어 둘이 서로 어색함 없이 어울리도록 했을 뿐더러 그렇게해서 완성한 전체 이야기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다. 소설에는 역사적으로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일종의 의혹이나 추정이 있는 것들을 일부 반영하기도 했는데, 이런 음모론같은 점들은 관련 내용을 알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존재가 알려진 비밀기관을 뭉개버리고 그들의 공작을 막으려는 일본측과 그들을 속여가며 황제의 밀명을 완수하려는 통신원간의 수 싸움이라던가, 비중은 낮은 편이지만 때때로 보여지는 액션도 나름 볼만하다.

역사 전문가인만큼 뒷편에는 소설에 나온 이야기들 중 무엇이 실제 역사이고 어떤것이 일부 변경하여 사용한 것인지도 정리해두어 실제 역사에 대해 알려주는 것 뿐 아니라 픽션을 팩트로 잘못 알게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도록 한게 눈에 띈다. 이것은 또한 관련 내용을 굳이 따로 찾아보지 않아도 되서 독자를 좀 더 편하게 해주기도 한다. 다른 팩션들도 이런 서비스 정도는 좀 해줬으면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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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강아지
케르스틴 에크만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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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겨지고 다시 돌아오는 강아지의 이야기를 잘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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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강아지
케르스틴 에크만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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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스틴 에크만(Kerstin Ekman)’의 ‘길 잃은 강아지(Hunden)’는 혼자가 된 한 강아지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여기 숲 속 어딘가에 남겨진 강아지가 있다. 강아지는 그 주인이 데리고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으로 스스로 찾아갈만큼 성장한 것도 아닌데다, 그가 남겨진 곳 역시 집과 그렇게 가까운 곳이 아니다보니 도저히 스스로 집을 찾아갈 수도 없고 주인 역시 강아지를 쉽게 발견해내지도 못한다. 그렇게 강아지는 혼자가 된다.

어쩌면 눈이 쌓인 추운 숲속에서 강아지는 쉽게 명을 달리했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숲속에는 강아지를 쉽게 해칠만한 야생 동물들도 많지 않던가. 하지만, 뜻밖의 천운에 힘입어 강아지는 숲 속에서 꿋꿋이 생존해난다.

대게 홀로 떨어진 개의 이야기라고 하면, 대체 어떻게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주인의 흔적을 찾아 집으로 되돌가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그것이 가장 널리 알려진 개에 관한 (인간에게 있어서) 감동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와는 달리 숲에서의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릴 때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나, 그 후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꽤나 그럴듯해서 사실감이 있다. 그 점에는 강아지가 아직 어릴 때 숲 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이나 사냥개였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렇다고해서 그게 강아지가 숲 생활을 기꺼워 한 것처럼 느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가문비나무를 일종의 기점으로 사용하는 듯한 모습이 마치 주인이 언젠가 돌아오기를 희망했던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강아지가 결국 사람과 다시 정을 나누게 되리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렇게 되는 과정도 꼼꼼하게 잘 그렸는데, 크게 경계하던 강아지가 먹이와 소리를 통해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은 마치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은 상처받은 유기견이 다시 믿음을 회복해나가는 것 같아 괜히 마음이 찡하다.

소설은 대부분 강아지의 시점에서 서술되어있는데, 그것을 1인칭이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듯 그렸기 때문에 소설은 일종의 관찰기같기도 하다. 이것은 이 이야기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이게도 하는 한편 감정적인 부분없이 사실들을 담백하게 나열해 좀 심심하기도 하다. 그래서 소설적인 재미 자체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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