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버스데이
아오키 가즈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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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키 가즈오’의 ‘해피 버스데이’는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동화적인 전개로 풀어낸 소설이다.


이 소설은 많은 사람들이 모른척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흔하게 널려있는 현실성있는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담고있다. 가족내에서 일어나는 학대는 물론, 학교 내에서의 집단따돌림과 집단괴롭힘, 그것을 방지하지 못할 뿐더러 심지어 그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조차 않는 교육문제 등 어쩌면 어린 아이들에겐 실로 세상의 전부라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잘못되어있는지 거기에 각자는 어떤 식으로 일조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것들이 어떻게 해소되는지도 꽤 그럴듯하게 보여주는데, 이 지점에서 비록 이 소설이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한, 아니 오히려 어른들도 읽어보면 좋은 내용들을 담고있기는 하다만 설령 그렇더라도 어디까지나 동화의 일종이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된다. 주인공인 ‘아스카’가 마음의 문제를 떨치고 일어서는 것도 그렇고, 그 이후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나가며, 집단괴롭힘 문제도 해결로 이끄는 것이 다분히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설사 책에서와 유사한 과정이 이루어지더라도 막상 그를 통해 해소되는 것은 없고 오히려 가해자의 철면피스러움과 학교의 무쓸모, 피해자의 가중피해만을 낳았던 현실의 것을 생각하면, 마땅한 해결책이란 이토록 쉽고 간단한 것이련만 어째서 실제로는 하지를 못하는가 씁쓸함이 밀려온다. 이 책의 초판이 출간된 1997년 12월 이후로 무려 20여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여전히 그렇기에 더 그렇다.

현실과 달리 바뀌어 가는 소설 속 사람들은 희망과 위로를 전해주고 인간애를 느끼게 하고, 그것이 감동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과연 이러한 것이 진정 현실화 될 수는 없는 것인지 깊이 고민해보게도 만든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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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 - 700만 년의 역사가 알려주는 궁극의 식사
NHK 스페셜 <식의 기원> 취재팀 지음, 조윤주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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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진화는 구운 열매에서 시작되었다’는 다큐멘터리 NHK 스페셜 〈식의 기원(Origin of Food)〉 시리즈 5부작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엉뚱한 주장을 유사과학적으로 내세우는 건 아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믿고 읽어도 된다. 원작 다큐멘터리가 꽤나 호평을 받았던 것이만큼, 그걸 정리한 이 책 역시 흥미롭고 재미있으며 또한 과학적이고 유익하다.

애초에 다큐멘터리가 있게 한 ‘이상적인 식사가 무엇이냐’를 인류 진화사를 통해 찾아내겠다는 발상부터가 괜찮다. 꽤나 참신하여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단지 주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부 역시 그렇다. 예전부터 추측해왔던 것을 반복하지 않고 과연 그게 정말 맞을까? 의심해본 후 관련 연구 등을 확인하고 다른 가설을 제안하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다.

영상물과 달리 책에서는 현지 답사 같은 것들이 짧막한 문장으로 함축되었지만,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그것을 어떻게 확인했는지를 따라가는 것도 꽤 볼만하다.

그렇게 확인한 것들을 통해 흔히 알려진 것과는 다른 사실을 도출하고, 좀 더 그럴듯한 이론을 세운 후, 그에 기반한 실천 사항들을 제시하기 때문에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은 수긍이 가며 유익해 보인다.

일본 방송국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일본 식단을 중심에 놓고 있다만, 특정 문화나 인종에만 해당하는 게 아닌 일반적인 이야기에 가깝기도 하고, 한국이 넓게보면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식문화를 갖고있어서 그런지 쉽게 공감할 수 있기도 하다.

탄수화물, 소금, 지방, 술 등 현대인들이 가장 관심있어할만한 것들을 다루기 때문에 꼭 이런 쪽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니더라도 금세 빠져들어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는 어떤 식생활을 해나갈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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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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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스코토라인(Lisa Scottoline)’의 ‘15분마다(Every Fifteen Minutes)’는 정신병을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그려낸 소설이다.

소설에는 크게 두가지 정신병이 주요하게 등장한다. 하나는 소위 연쇄살인마의 소양처럼 유명해진 소시오패스고, 다른 하나는 독특한 정신과 육체적인 행동 양상이 겉으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강박증이다.

소설은 이 현대의 가장 유명한것들 중 하나인 정신병들을 실로 잘 이용했다. 양면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해 그런 성향을 가진 배후 인물이 누군지 숨길 뿐더러, 불안정한 정신 상태로 인해 어디로 튈줄 모르는 긴장감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무엇보다 손쉬운 캐릭터성을 부여하는 역할까지 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사용한 위치도 적절해서 그 자체도 흥미롭고 이야기 역시 궁금하게 만드는데, 전개도 딱히 느슨해지는 구간이 없어 전체적으로 흡입력있고 재미있다.

주인공을 정신과 의사로 설정하고 병세에 대해 풀어내는 것도 지루하지않게 잘 했는데, 그건 그가 일하는 정신병동을 주요 배경 중 하나로 둠으로써 정신병 환자나 환자와의 상담 등이 빈번한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배후 인물인 소시오패스를 초반부터 등장시켰지만 막상 별 영양가있는 얘기는 없어 누구든 그런 인물일 수 있게 만든 것이 모든 등장인물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하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의심가는 인물 중엔 심지어 주인공도 끼어 있어서 중후반까지는 정말 갖은 상상을 다 해보게 만들고 그게 이야기에 흥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아쉬운 것은 소시오패스를 너무 폭넓게 설정한지라 오히려 누구였대도 놀랍지 않게 만들어 밝혀졌을 때의 충격이 거의 없어졌다는 것과, 후반으로 가며 너무 노골적으로 몇몇 인물들을 제외하게 하는 힌트를 던지는 것, 그리고 이 모든 사건들이 있게 한 인물상과 그에 이르른 서사가 너무 얄팍하다는 거다. 오죽하면 소시오패스가 과연 그런 일로 움직일까 싶은 의문까지 들기도 했으니까.

마치 이상을 위해 몸을 던지는 듯한 주인공의 캐릭터성과 그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꽤나 스펙타클하고 흥미로웠던 것과는 달리 초반부터 등장시킨 범인의 서사가 썩 매력이 없다는 것은 끝내 아쉬웠다. 범인이 다소 당황스러울만큼 황당하게 드러나는데다, 그 후에 벌이는 행동도 실로 애새끼같다 할만큼 나름 매력적이었던 이면의 캐릭터와 지나치게 동떨어진 완성도를 보이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 차라리 소시오패스 부분은 빼고 주인공의 것만을 유일한 시점으로 한 일종의 활극으로 그렸다면 더 나았을거란 생각도 든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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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쓰왕과 공포의 눈폭탄 빤쓰왕 시리즈
앤디 라일리 지음, 보탬 옮김 / 파랑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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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발한 상상력, 유쾌한 이야기, 진중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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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쓰왕과 공포의 눈폭탄 빤쓰왕 시리즈
앤디 라일리 지음, 보탬 옮김 / 파랑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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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앤디 라일리(Andy Riley)'의 '빤쓰왕과 공포의 눈폭탄(King Flashypants and the Snowball of Doom)'는 빤쓰왕 에드윈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 다섯번째 책이다.



빤쓰왕 시리즈는 꽤나 고전을 많이 연상시키는 소설이다. 아이가 주축인 무리와 어른이 주축인 무리가 한 세계에 공존하고 있고, 이들 두 무리가 서로 대립하며, 어른측이 소위 악당 역할을 맡고있다는 것이나, 아이측이 장난을 벌이며 즐겁게 살아간다는 점 등이 다분히 고전 명작 피터팬을 연상케하기 때문이다.

겉보기엔 마냥 환상의 나라 속에서의 모험을 그린 것 같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꽤나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으며 은근한 감동을 전해주기도 한다는 것 역시 그렇다.

다만, 이 시리즈는 좀 더 어린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서 더 황당하게 느껴질만한(과학적이지 않은) 순수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낸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게 이 소설을 더 가볍고 유쾌하게 보게 해준다.

주인공인 빤쓰왕은 무려 왕인데도 불구하고 친근하고 쉽게 이입할 수 있는 인물인데, 왕이라고해서 지위를 내세우거나 하지도 않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숙적이라 할 수 있는 너비슨 황제와 마주치면서 딱히 대단한 지혜를 발휘하거나 힘을 보여주거나 하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다. 한마디로 평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왕족으로서의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 더욱 고민하는 모습도 보인다만, 늘 모두가 함께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궁리하고 옳은 일에 주저하지 않으며 스스로 나설 줄도 아는 그이기에 처음부터 답은 이미 정해져있던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도 그것을 부정하거나 어설프게 넘기려 하지 않고 제대로 마주하기 때문에 그 고민은 헛된게 아니었으며 성장했음도 느낄 수 있으며, 국민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비슷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에드윈 왕과 너비슨 황제는 위정자란 어때야 하는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더 빤히 보이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건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게 사실이다. 개인적인 이득을 쫒을게 아니라 무엇이 더 옳은 선택, 나은 선택인가를 생각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번 선거를 통해 직접 대통령을 뽑으면서도 언제나 후회거리를 남기는 현실을 생각하면 좀 씁쓸하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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