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1 - 순풍과 역풍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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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1: 순풍과 역풍’은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이야기를 그린 역사 소설이다.



광개토대왕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다. 그만큼 워낙 유명하기도 하거니와, 일종의 영웅으로서 인상이 강하게 남은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에 반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 또한 거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에 대한 사료라고 해봤자 ‘호태왕릉비’라고도 불리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비’, 일명 ‘광개토대왕릉비’ 정도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광개토대왕비가 현재 중국 땅에 있고 조작 몇 변조설도 있는데다 세월의 풍파로 인해 모호한 문자들을 지들 입맛대로 갖다붙여 해석하면서 웃기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하는 등, 정확한 업적이나 행적 등이 사료를 통해 온전히 짜맞춰진 것은 없다. 대부분의 광개토대왕 이야기가 일종의 픽션 사극으로만 다뤄지는 이유다.

이런 큰 틀은 이 소설 시리즈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고구려에서 편찬했다는 무려 100권에 달하는 역사서 ‘유기’와 그를 5권으로 요약한 ‘신집’이 모두 현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삼국사기의 고구려본기는 한 나라의 역사를 다루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모두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졌는데, 그래도 최대한 한낱 망상에 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랜시간 사료를 찾아 보완했다고 한다. 과연 저자가 찾아 참고한 사료는 무엇이며 그걸 어떻게 해석하여 작품에 녹여냈는지 사뭇 궁금하기도 하다.

소설로서 이 책은 꽤나 잘 쓰인 편이다. 등장인물들에 각자의 사연을 부여하고 잘 읽히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솜씨가 꽤 좋기 때문이다. 조금 클리셰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이야기에 흥미를 끈다.

이후 어디까지 어떻게 이어질지 꽤나 기대된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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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너는, 나만의 너였다 - JM북스
후지이시 나미야 지음, 이나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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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후지이시 나미야(藤石 波矢)’의 ‘어제의 너는, 나만의 너였다(昨日の君は、僕だけの君だった)’는 셰어 연애라는 독특한 사랑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반했던 여자에게 셰어 연애라는 황당한 제안을 받으면서 시작하는 소설은, 연애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일종의 연애소설이기도 하다.

셰어 연애란 얼핏 들었을땐 뭔 개손린가 싶다. 내 연인을 남과 공유한다는 게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생각보다 흔한 인간의 본성같은 것이다. 왜 일부다처나 일처다부 같은 것은 흔하게 있어왔지 않던가. 따지고보면 바람을 피운다던가, 소위 ‘자유로운 연애(Open relationship)’도 똑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미리 쌍방간에 합의를 한 후 진행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은면도 있다.

그럼, 얼핏 보기에만 좀 특수해보일 뿐 과거에는 물론 현대까지도 숱하게 행해지는 흔한 연애를 담은 이야기라고 봐도 될까.

막상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가벼워 보이는 소재와 달리 각자의 사정이 꽤나 무겁기 때문이다.

소설은 결핍을 가지고 있는 여러 남녀가 셰어 연애에 던져진 작은 파문을 통해 변화해 가는 것을 그린 심리 드라마에 더 가깝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결여때문에 살짝 꼬여있는데, 그것이 결국 해소되지 못하면서 소설과 같은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는 게 참 안타깝다.

그들의 결여에는 대중적인 것이 깔려있어 크게 위화감이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만, 그래도 좀 과장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라 같은 경험이 있는 게 아니라면 100% 공감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자승자박하는 꼴을 보이는 주인공들이 심히 한숨나오기도 한다. 세번째 남자친구라는 파도를 겪으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했으면서도, 의아한 최종 선택을 하기에 더 그렇다. 전개에 따라서는 일종의 성장물로서 마무리 지을 수도 있었는데 그것도 아니고, 뭔가 후반부와 결말 사이를 매워줄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한 여자를 중심으로 한 셰어 연애와 그 주변 친구들까지를 포함한 이야기를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보여주면서 서로의 엇갈리는 심정이나 변화 등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꽤 볼만하다. 소재를 단지 자극적으로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꽤 진지한 이야기로 이어간 것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온전히 정리되지 않아 뭔가 뒤를 다 닦아내지 못한 것 같은 찝찝함을 느끼게 하는 건 아쉽다.

중간 중간은 물론 끝에서 각자에 대해 추론하고 판단을 내리는 부분도 막상 이야기와 연결되거나 하는 건 아니어서 불필요한 잡음처럼 느껴졌다. 차라리 그런 게 없는 것이 더 깔끔한 캐릭터를 형성하는데 좋지 않았을까.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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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 - 유튜브 채널 수다몽이 들려주는 사랑과 욕망의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수다몽 지음 / 북스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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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은 세계사 속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노래하고 규정하며 탐구도 해 보았지만 여전히 무엇인지 똑 부러지게 얘기할 수 없는 게 사랑이다. 자식을 낳기 위한 생식 본능이라느니 정복욕이라느 하며 여러가지로 될대로 되라는 식의 설명을 붙여보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것 때문에 대체 어디까지 할 수 있는건지 깜짝 놀랄 때가 그 흔한 예다.

그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일화들은 대체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홀딱 빠졌나 궁금하게 만드는 한편,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건 내적인 것, 상대는 물론 제3자는 더더욱 결코 알 수 없을 감춰진 것이라서 더 그렇다. 그렇기에 쉽게 ‘사랑때문이다’고 하는 것들도, 조금 시선을 달리해보면 사랑을 핑계로 대단히 정치적인 이득을 얻기위해 움직인 것처럼도 보이기도 한다. 홀딱 빠져있어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다며 숙적을 처리한다던가, 다른 일은 돌보지도 않을만큼 반푼이가 됐다며 평판을 떨어뜨린다던가 하는 게 대표적이다.

책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실려있다. 일종의 옛 이야기라 그런지 핵심만 남기면서도 재미있게 각색도 잘 되어있는데다, 저자가 그걸 들려주는 솜씨도 꽤나 좋다. 해당 사건이 어떻게 알려져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어떻게 볼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 것도 재밌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확실하지도 않기에 빈 공간을 상상해보는 재미를 주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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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 - 마법, 제국, 운명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티머시 힉슨 지음, 정아영 옮김 / 다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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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머시 힉슨(Timothy Hickson)’의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생성 편 - 마법, 제국, 운명(On Writing and Worldbuilding: Volume I)’은 세계관 구축을 위한 유익한 내용들을 담은 책이다.


기본적으로 소설 작법에 대해 얘기하는 이 책은, 본디 (저자의 나라에) 동영상 강좌가 한참 유행일 때 동영상으로 올려던 내용들을 정리하고 보충해 엮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내용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검증을 거친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책에는 굉장히 주옥같은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프롤로그가 어떤 점에서 중요하고, 왜 (또 어떻게) 망할 수 있는지와 그 예를 보여준다던가, 대부분의 독자들이 싫어하는 소위 설명충이 사실은 어떤 문제였는지 하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의 거의 반 이상이라 할 수 있는 악당과 주인공의 설정과 관계에 관한 얘기는 물론, 판타지에선 빠질 수 없는 마법 체계에 대한 얘기까지 실로 알찬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근원이 동영상 강좌라서 그런지 조금은 어그로성 발언을 하기도 하고, 내용 역시 쉽게 얘기되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지 마라’는 것들을 반박하는 식으로 짜여진 게 많으며, 여러가지 것들을 짧게 다루다보니 자칫 깊이가 부족해 보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좀 더 얘기해줬으면 좋겠는데 딱 자르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내용을 적지 않은 분량에 담아냈는데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다.

작가에겐 어떻게 쓰면 좋을지를 알게 해주고, 독자에겐 왜 재미가 없는 건지를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주기에 작가는 물론 독자가 보기에도 유익하다.

실제로 책을 보면서 실망했던 작품의 문제를 명확히하거나, 반대로 좋았던 작품의 이유가 착착 정리되니 실로 재미있는 소설을 위한 기본을 잘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권인 ‘구동 편’에는 또 무엇을 깨닫게 해줄지, 새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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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즈 앤 올
카미유 드 안젤리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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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드 안젤리스(Camille DeAngelis)’의 ‘본즈 앤 올(Bones & All)’은 독특한 섭식 충동을 가진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런 부류의 이야기가 있다. 얼핏 인간같지만, 사실은 인간이 아닌, 말하자면 괴물의 이야기를 그린 것 말이다.

안타깝게도 이 괴물은 한없이 인간에 가까우며 단지 특수한 한가지만이 인간과 다른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이들은 물론 주변인들도 이들을 대게 인간이라고 여기고 인간으로 살길 원하지만, 괴물에겐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게 꼭 하나는 있는 법이다. 소설 속 ‘매런’처럼 말이다.

저자는 매런을 조금 모호하게 그렸다. 어떨때는 전형적인 몬스터나 요괴, 괴물처럼 전혀 다른 존재인 것처럼 묘사하다가도 또 어떤 점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어린 소녀로 그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매런이 어떤 존재인지, 그 정체성을 헷갈리게 만들며 자연히 그녀가 자신을 찾기위해 나선 여행에도 더 흥미를 갖고 보게 만들기도 한다.

저자는 매런의 충동을 묘사하는 것에 상당한 절제를 했는데 이건 상황을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들기도 한다. 섣불리 결정적인 상황이나 장면을 묘사하지 않고 거기에 이르기 까지만을 보여주면서, 그러한 과정중에 굳이? 싶은 요소들을 끼워넣은 것이 묘하게 사회비판적인 면모로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게 초반에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생각케 만들기도 한다.

많은 설명없이 그저 일어난 일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과연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상이 되면서도) 궁금하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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