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는 지구에서 뉴온 3
장한애 지음, sujan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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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테이는 지구에서’는 다름을 재미있게 그려낸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스테이는 지구에서’라는 긴 풀네임을 가진 한 홈스테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 소설은, 굳이 지구라는 걸 강조한 이름에서 엿보이듯 소위 외계인, 다른 별에서 온 우주여행자들을 위한 시설이다.

전혀 다른 생태와 문화를 가진 곳에서 온 우주여행자들은 그 차이때문에 때때로 지구인 입장에서는 ‘사고’라 할만한 일을 벌이기도 하는데, 홈스테이에서는 그런 이들이 그렇게 튀지 않도록 도와주고 추스르는 역할도 한다.

거기에서 엄마를 도와 우주인들을 챙기기도 하는 ‘공유수’는 그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사연을 같이하게 되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알아가게 된다.

이 소설이 SF나 청소년 소설이 아니라 창작동화로 분류되는 것은 우화같은 성질을 갖고 있어서다.

아예 다른 존재인 외계인을 등장시켰지만, 그들은 진짜 외계인을 의미한다기보다 그만큼 각자가 서로 크게 다름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에 가깝다.

그래서 서로 오해하고 기피하기도 하고, 다른점을 한갖 재미거리로 소비하거나 틀린 것이라며 공격대상으로 삼기도 하지만, 그것은 전혀 서로를 구분짓고 편을 가를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며 아주 약간의 차이만으로도 얼마든지 서로 이해하고 각자의 개성과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풀어낸다.

이런 주제 자체는 여러번 반복되어온 것이긴 하지만, 이를 독특한 능력(?)을 가진 외계인들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메시지도 강조하면서 이야기도 재미있게 잘 구성했다.

지구인인 유수의 이야기를 더한 것도 좋아서, 우주여행자들을 통해 다름에 대한 알아가는 독자의 입장을 대변하는가 하면, 그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것이 얼마나 긍정적인 것인지도 느낄 수 있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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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4 : 구미호 카페 특서 청소년문학 30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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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4: 구미호 카페’는 진심에 대해 물어보는 소설이다.

구이호 식당 시리즈는 어떻게 보면 정말 컨셉에 충실한 소설 시리즈라 할 수 있다. 조금만 더 다듬었으면 싶은 부분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그것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면이 있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처음에 하려던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것이 어쩌면 작가의 일종의 고집같은 걸 느끼게 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설사 소설적인 재미를 포기하더라도 전하고자하는 메시지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경향성은 시리즈 내내 꾸준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번 소설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라 할 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잘 만들어진 이야기, 다시말해 그럴듯한 전개와 연결을 찾는 사람에게는 이번 이야기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아예 처음부터 그런 것을 형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이야기는, 현실에서 좀 벗어난 적당한 판타지를 그린 게 아니라 대놓고 현실에서 만나는 판타지를 그렸기에 더욱 현실적이지 않은 전개와 판타지가 더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그럴듯함을 쌓으며 진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소설적으로는 다소 불만이 느껴질 만하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의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저자가 시리즈를 통해 계속해서 전하려고 하는 것, 즉 메시지적인 측면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가정들은 전혀 정말로 그런 가능성을 상상해보라는 게 아니다. 반대로 그것이 필요없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것에 가깝다. 판타지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이 비추려고 하는 건 언제나 현생이라는 말이다.

이런점은 이번 소설에도 잘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소설적인 설정과 전개의 그럴듯함은 좀 아쉽지만,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있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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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LiPE : 튤립의 날들 팡 그래픽노블
소피 게리브 지음, 정혜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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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게리브(Sophie Guerrive)’의 ‘튤립의 날들(TULiPE)’은 튤립 시리즈 첫번째 책이다.

때때로 이런 책들이 있다. 겉보기엔 가벼운 유아용 이야기인 것 같지만, 막상 그 내용엔 인생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는 것들 말이다. ‘찰리 브라운’이나 ‘스누피’로 유명한 만화 ‘피너츠(Peanuts)’나 동화 ‘곰돌이 푸(Winnie-the-Pooh)’ 같은게 대표적이다.

둘 중에서는, 아무래도 만화라는 공통점 때문에, 스누피와 더 유사해 보이는데, 이 책이 단지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이어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소 풍자적인 내용이나 꼬집음이 날카롭게 보여주기도 해서 더 그렇다.

다만, 동물 캐릭터들을 이용해 꽤 본격적으로 철학적 사유를 다룬다는 점이 특히 다른데, 덕분에 짧은 에피소드들도 오랫동안 곱씹어볼 생각거리를 주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은 이 만화를 진지한 철학서의 일종으로 느끼게 한다.

철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난하해다는 인상이 있는데, 이 책은 문장이나 이야기 전개가 쉬워서 잘 읽히며 캐릭터의 생각이나 행동도 일반적인 선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공감도 잘 된다. 덕분에 딱히 철학이나 이론같은 걸 몰라도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귀여운 디자인과 각각의 개성이 강한 캐릭터, 그리고 그로부터 일어나는 상호작용 등도 괜찮아서 만화는 그 자체로도 꽤 보는 재미가 있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내용과 재미 양쪽의 밸런스를 나름 잘 잡은 괜찮은 철학 만화가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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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신다 안전가옥 쇼-트 16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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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으로는 부족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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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신다 안전가옥 쇼-트 16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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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신다’는 정체불명의 존재를 그린 일종의 공포 소설이다.



이 책에 실린 두개의 소설은, 모두 좀 기묘하면서 애매한 느낌을 준다. 분명한 무언가를 그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막 감추고 알 수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주인공이 겪는 사건과 그 경과는 그래도 분명한 편이며, 그가 겪는 사건이 비롯된 존재가 무엇인지도 어느정도 묘사하고 정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치 않은거다.

첫번째 단편 ‘런’이 해석의 여지를 둔채 끝내버려서 그렇다면, 두번째 단편 ‘그분이 오신다’는 이야기 자체가 그렇게 쓰여져서 그런 것에 가깝다.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인공의 서사는 사실 곁가지라 할 수 있다. 그가 겪은 굴곡이나 그러면서 엿보게 되는 인간에 대한 혐오스러움, 사회비판적인 것으로 해석될만한 모순적인 모습 같은 것들이 사실은 다 맥거핀 같은 것이라는 말이다. 뒤로 갈수록 의미를 잃고, 종국에는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 다만 본격적인 끝으로 가는 단 한번의 계기를 마련해줄 뿐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맞딱뜨린 후의 일이, 거기에 있었던 기묘한 사실이, 후반의 것으로 제대로 이어지는 중요한 것인 것도 아니다. 그것 역시 아무런 중요도 없는 스쳐 지나가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보는 내내 대체 뭘 얘기하려는 거냐는 의아함이 꽃피기도 한다.

이걸 코즈믹 호러라는 장르의 특징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런게, 딱히 기괴한 소름끼침이나 공포, 종말론적이라 할만한 분위기같은 게 느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느닷없다는 것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

개별 단편집으로 생각하고 읽어서 그런걸까.

이 책 속 이야기들은 전작이라 할 수 있는 ‘푸르게 빛나는’과 묶음으로 기획된 것이다. 그러나 그게 ‘쇼-트’라는 기획으로 담기엔 양이 좀 되서 어쩔 수 없이 쪼개며 픽스업이 되길 바란건데… 글쎄다. 그러려면 각권이 개별적인 완성도를 갖고있으면서 또한 다른 걸 궁금해 할만큼 흥미를 돋워야 하지 않나. 그렇다기엔 너무 두루뭉실한 모호함과 난해함이 있어서 다른 반쪽까지 볼만한 동력을 주지는 않는다.

차라리 쇼-트 시리즈가 아닌, 개별 단편으로 내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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