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쓰왕과 사악한 황제 빤쓰왕 시리즈
앤디 라일리 지음, 보탬 옮김 / 파랑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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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라일리(Andy Riley)’의 ‘빤쓰왕과 사악한 황제(King Flashypants and the Evil Emperor)’는 어린이 왕 에드윈의 이야기를 담은 첫번째 책이다.

무려 12개국에서 출판했으며 영미권 학교에서 리더십 수업 교과서로도 쓴다는 이 책은, 그런 내역과는 달리 굉장히 유쾌하고 재미있는 어린이용 동화다. 그래서 주인공인 에드윈도 어린이 왕으로 설정했는데, 보면 마치 어린이들의 모습과 생각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 같아 아이들이 감정이입하며 보기 좋을 것 같다.

작가인 앤디 라일리는 글 뿐 아니라 그림도 그렸는데, 책과 잘 어울리는 이 일러스트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본문과도 긴밀히 연결되어있어 일러스트가 문장의 하나처럼 보이기도 하고 문장이 만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소설이면서도 또한 만화같기도 한 점은 꽤 신선하기도 하며, 안그래도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읽히게도 해준다.

이야기 자체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만큼 단순하고 빤해 보이는 면이 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그 안에는 뼈 속 깊이 파고들만한 비유와 해학이 담겨있다. ‘용돈’을 받고 그걸 생각없이 쓰다가 바닥나는 것 하며, 국민들이 결정을 내리기 앞서 토론을 하는 것이나, 뭔가 아닌것 같다고 느끼면서도 휩쓸려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하는것도 그렇다.

책 속의 두 나라 너비스니아와 에드윈 왕국은 다분히 독재국과 민주을 보여주기에 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와 시민의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좋은 나라처럼 보였던 에드윈 왕국이 다수결에 휩쓸려 소수의, 그러나 오히려 올바랐던, 의견을 묵살하는것도 다수결만을 존중하는 현대의 승자독식 민주주의를 풍자하는 것 같아 의미 있어 보였다.

얼핏 단순하고 재미있는 동화처럼만 보이지만 숨겨진 생각할 거리들도 많이 담고있어, 재미로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꼽씹어 보기에도 좋다. 왜 이걸 수업 교과서로도 쓴다는지 알것 같다.

다만, 왜 ‘빤쓰왕’인지는 끝까지 잘 모르겠더라. 어감 때문에 에드윈이 그걸 마음에 들어하는것도 잘 와닿지 않는다. 더 나은 번역은 없었을까 싶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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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나라
김이재 지음 / 부비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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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나라’는 ‘여행하는 보헤미안’을 낸 김이재의 두번째 책이다.

무려 42개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작가가 살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경험들과 그것들을 통해 얻은 생각들을 진솔하게 담은 에세이이다.

책에는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떨땐 장교로 복무하던 군인 시절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어떨땐 작가로서 살고 또 다른 작가를 만나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또 어떨땐 여행하며 사랑하고 상처받는 청년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건 때론 순수한 경험담이기도 하고, 때론 어떤 사유가 담겨 있기도 하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그들만의 나라’에선 인간 군상에 대한 씁쓸함을 내비치기도 한다.

일관된 것은 솔직함이 있는것 같다는 거다. 그래서 작가라고, 또는 깊은 사유를 해봤다고 해서 거만하거나 멋있는 척 하려고 하지 않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의 인간으로서, 작가로서, 또 군인으로서의 이야기는 때론 공감이 가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며, 내가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때는 새로운 세계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여행하는 보헤미안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여행’을 담은 것이었다면, 이 책은 ‘인생이라는 여행’을 담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것도 같다.

각 이야기들은 짧고 문장도 어렵지 않아 술술 잘 익히기도 한다. 몇몇은 서로 연결되기도 하는데, 이런 짧은 토막 구성도 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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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갔다 반도 찍고 섬나라로! - 동북아시아 편 세계 속 지리 쏙
김은숙 지음, 한상언 그림 / 하루놀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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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갔다 반도 찍고 섬나라로!’는 중국과 일본 여행기와 타이완, 몽골 정보를 담은 여행서다.

책은 크게 중국과 일본 2개의 여행을 담고있다.

‘원조 짜장면’을 먹겠다는 조금 웃기는 이유로 중국 여행길에 오른 부자는 막상 중국에 도착하자 중국의 다양한 먹거리와 다양한 볼거리에 정신이 팔려 짜장면은 뒷전이다. 그저 중국의 다양한 먹기로, 볼거리에 감탄할 뿐이다.

베이징 최대의 야시장 거리인 왕푸징 거리, 2만 킬로미터를 넘는 만리장성, 700개 넘는 건물이 있는 자금성, 황실 최대였던 제단이 있는 천단 공원, 17미터가 넘는 불상이 있는 룽먼 석굴, 그리고 룽칭샤까지. 비록 짧지만 재밌는 부자의 이야기에 예쁜 그림도 어우러져 정말 가보고 싶게 잘 그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초의 목적이었던 짜장면에 대한 언급이 좀 부족하다는거다. 짜장면의 기원과 중국과는 다른 한국식 짜장면에 대한 얘기를 조금만 덧붙였다면 좋은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더라.

일본은 부자가 아닌 모녀의 이야기로 꾸려졌다. 시점도 1인칭으로 쓴 중국과 달리, 일본 여행기는 3인칭으로 쓰였다. 이들은 기모노를 입고 아사쿠사 거리를 거닐고, 도쿄 타워에 들러 일본의 가장 유명한 문화 중 하나인 만화 전시회도 즐긴다. 신칸센을 타고 아타미 료칸에서 온천을 즐긴 후엔 일본 왕궁인 고쿄 앞 광장까지, 일본의 매력 요소들을 잘 소개했다.

이 책이 ‘동북아시아’를 소개하는 것이기도 하고 제목에 ‘반도 찍고’도 있어 한국도 나올지 알았는데, 정말로 단지 ‘찍고’만 지나가는것은 좀 아쉬웠다. 뒤에 덧붙은 몽골과 타이완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책 분량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후속권에서라도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이 책은 분량도 적당하고, 소개하는 내용도 흥미로우며, 그걸 아이와 부모가 함께 여행하며 겪는 일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만들어 재미도 있다. 아이들을 위한 여행책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 뿐 아니라 곳곳에 대한 약간의 역사 등 지식적인 면도 담고있다. 이야기에서 다루지 못한 것들을 ‘알아보기’로 더한것도 좋다. 다만, 글 만으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것들이 많아서 만화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긴 한다.

이 책은 ‘세계 속 지리 쏙’이라는 지리 입문서 첫권인데, 계속해서 시리즈를 쭉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여러 나라를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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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어린 시절
최도설 지음, 최도성 그림 / 작가와비평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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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어린 시절’은 그리운 옛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듯한 최도설의 소설이다.

그렇다. 이 책은 소설이며, 주인공도 작가와는 다른 인물이다. 그렇지만 마치 작가 자신의 얘기를 기억해 그린것 같다. 그건 아마 주인공이 겪은 일들이 작가의 경험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옛 향수를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물론 작가의 경험과 내 경험은 다르고, 그것들은 또한 소설의 이야기와도 같진 않다. 그런데도 이런 생각이 드는것은 작가가 책에 담은 감성이 추억속의 그 때와 그 때의 감성을 되살려주기 때문이다.

‘추억’이라고 하는 그 때는 물론 꼭 행복하기만 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작가는 그것들도 비교적 따뜻하게 그려냈다. 심지어 안타깝거나, 축 처질만한 내용도 너무 우울하지만은 않게 그렸는데,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고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도 받는다.

예전을 회상하고 그 때의 떠올려보는 것은, 설사 괴롭거나 힘들던 때가 있었더라도 좋은 경우가 많다.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야 그것 자체로 좋고, 힘들었던 때도 좋은 것은 지금 그것을 극복했을음 생각하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땐 그랬었지’하며 공감하는것이 마음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만화 ‘검정 고무신’이 인기를 끌었던 것도 그래서 그런게 아니었을까. 이 책을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어렸을 때를 떠올릴 수 있는 어른들에게만 의미있는 책은 아니다. 아이들은 또한 자기네와는 다른 어린시절을 보면서 소소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문장도 쉽게 잘 써서, 어른과 아이 모두 읽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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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양장, 조선시대 삽화수록 에디션)
존 번연 지음, 김준근 그림, 유성덕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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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번연(Jhon Bunyan)’의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 / 天路歷程)’는 저자가 꿈을 통해 크리스천의 여정과 결실을 보여주는 기독교 순례 여정기다.



무려 1678년에 초판이 나온 이 책은 바이블 내용에 따라 구원에 이르는 여정을 잘 보여줘 이후 큰 사랑을 받았으며, 한국에도 1895년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그때 조선 화가인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에게 삽화를 맡겨 새로 그린 42점을 번역판 ‘텬로력뎡’에 실었는데, 그는 이 새로운 삽화를 자신이 기존에 그려오던 ‘기산풍속도(箕山風俗圖)’와 같은 모습으로 그렸다. 기존 삽화의 구도를 참고해 기독교적인 내용을 담으면서도 조선의 분위기로 새롭게 그린 이 그림들은 모두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 그것을 이번에 이 책에 그대로 수록했다. 또한, 기존 삽화 및 기산풍속도와 비교한 해설도 수록해 삽화에 관해 좀 더 알 수 있도록 했는데, 이런 배려가 맘에 들었다.



천로역정 이야기 자체는 소설로 보기에는 다소 어색한 점들도 많다. 이는 천로역정이 현실이 아닌 꿈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꿈을 꾸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서 때론 두서없거나 말도 안 돼 보이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는 천로역정이 서사보다는 비유로 쓰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장소는 물론, 사건들까지 모두 바이블에 나오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이해할 때에도 이야기의 흐름 뿐 아니라 거기에 나오는 상징과 비유를 살펴봐야 한다. 인물이나 장소의 이름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름이 처음 나올 때 영어 표현을 같이 써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번역은 조금 아쉽다. 특히 이름이 그러한데, 해당 의미를 담으면서도 좀 더 이름처럼 번역할 수는 없었나 싶었다. 일부는 헷갈렸는지 다른 이름을 혼용해서 쓴 것도 눈에 띄었다. 기왕 새로 내는데, 번역도 기존걸 참고하기보다 새로운 개정판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책은 꽤 신경 써서 잘 만들었다. 조선시대 삽화에 잘 어우러지도록 내지도 그렇게 디자인했고, 표지도 한지 느낌으로 만들어 옛날 책 같은 느낌을 잘 살렸다. 그래서 천로역정을 새로운 느낌으로 읽을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 삽화가 좋다. 조선풍의 삽화는 따로 떼어놓고 봐도 될 정도로 훌륭해서 이것만으로도 새 에디션으로서의 값어치는 톡톡히 하지 않나 싶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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