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
디제이 아오이 지음, 김윤경 옮김 / 놀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제이 아오이(DJあおい)’가 쓰고 ‘쓰리먼쓰(3MONTHS)‘가 그린 ‘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想いよ、逝きなさい)’는 이별 후의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사랑은 참 지저분한 감정이다. 할 때 어려운 것은 물론, 끝나고 나서도 미련이나 집착같은 부산물들을 남겨놓고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별 후에도 오랫동안 거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왜 그런걸까. 답은 간단하다. 사랑이란, 또 이별이란 원래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딱히 원하고 구하지 않았어도 찾아오는 것처럼, 이별 역시 마찬가지다. 그 순간은 대게 불연듯 찾아오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인정하거나 받아들이기 힘들다. 막 해어졌을 떄는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오히려 시간이 가면서 더 생각나고 슬퍼지는 것도 그렇기 때문이다. 혹시 다시 되돌릴 수는 없는 걸까.

저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얘기한다. 이별의 말을 뱉은 순간, 이미 둘 사이는 5억 광년쯤 멀어졌다고 말이다. 살펴보면 의외로 훨씬 오래 전부터 이별의 예감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별은 그저 그게 그제야 밖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 그러니 관계를 돌리려는 노력이나 어쩌면 하는 기대 같은건 저버리길 권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이별했음을, 그래서 관계가 끝났음을 분명하게 인식하라고 얘기한다.

책에 실린 저자의 이야기들과 고민 상담 내용들은 그걸 도와준다. 냉정히 현실을 살펴보며 이별의 기미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좋은 사람인 척 내뱉으며 여지를 남겨두는 이별의 거짓말들도 살펴보며, 이별하는 방법이나, 이별 후 마음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얘기들도 한다. 그래서 읽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조금 정리되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사랑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 이별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굴 황제 - 로마보다 강렬한 인도 이야기
이옥순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무굴 황제’는 인도의 번성했던 무굴 제국의 흥망을 담은 책이다.

무굴 제국은 GDP 세계 1위를 하며 ‘천국’으로까지 불렸던 부유하고 강성한 나라였다. 우리가 이들을 분류하기 위해 부르는 ‘무굴’은 ‘몽골’에서 온 것인데, 이는 제국의 창업자였던 바부르가 칭기즈 칸으로부터 내려온 몽골의 피를 이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30년에 걸친 실패 후에 세운 이 나라는 후대에 의해 거대한 왕국으로 거듭나 이후 300여년을 이어간다. 책은 그 흥망성쇠와 정쟁의 역사를 무굴 황제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사실 제국의 시작은 운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그렇게까지 비옥한 곳을 생각보다 너무 쉽게 얻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인도 내에서 이들의 정복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게 딱 맞아 떨어진 것도 역시 운이 좋았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세운 왕국도 2대에 들어 곧 위기에 처하지만, 그를 극복하고 3대에 크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도 나왔다. 특히 3대 아크바르 대제(Akbar the Great)의 치세는 가히 세종대왕을 떠올리게도 했다. 두 왕이 각각 3대와 4대로 비슷한 것도 눈에 띄었는데, 아마 이 즈음이 건국 초기의 혼란은 수습이 되면서도 초반의 강한 왕권이 살아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그랬던 제국이 이 후 잘못된 선택과 악습의 반복으로 망해가는 것엔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그 와중에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더 그렇다. 한국도 잘못된 선택에 의해 뒤쳐지고, 고립되고, 다른 나라에 의해 망했다는 비슷한 역사를 가졌기 때문에 더 감정이입이 됐던 것 같다. 한번 내리막을 맞은 제국이 결국 그대로 망해가는 것을 보는 것은 조금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이 책은 일종의 역사서이면서도 황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서 재미 또한 잘 갖췄다. 그래서 그렇게 짧지만은 않은 역사지만 단숨에 읽어내려가는데도 전혀 지루함이 없었다. 때때로 곁들여놓은 황제의 그림들도 좋았다. 로마 이야기나 삼국지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책에서도 분명 이 책만의 재미와 교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도 근방에서는 무굴 제국에 대한 평이 갈린다고 한다. 종교적인 면도 있고, 역사적으로 그들을 폄하하면서 이미지가 추락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걸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는것은 꽤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국의 역사도 관련 국간의 주장이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 연구해 정리한다면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색을 상상해 볼래?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41
디토리 지음 / 북극곰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색을 상상해 볼래?’는 흑백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색을 떠올리고 그려보는 책이다.

책은 흰 바탕에 흑백의 그림, 그리고 그림의 색을 표현하는 간단한 문구들로 구성되어있다. 이 그림과 문구를 한장한장 넘겨 보면서 머릿속으로 색을 떠올려보고 색이 칠해진 그림을 그려보는 일종의 상상 놀이책이다.

과연 색을 상상한다는게 가능할까. 그건 얼마나 선명한 색일까.

다행히도 우리는 이미 여러 모습과 색을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이미 경험해본바 있다. 바다를 푸르다고 하고, 하늘을 파랗다고 하고, 숲이 녹색으로 우거졌다고 할 수 있는건 그런 기억 때문이다.

색을 상상한다는 건 기억을 떠올리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색에 좀 더 집중하는게 다를 뿐이다. 거기에 새롭게 흑백의 그림을 더해 새로운 모습에 새로운 색을 입힌 모습을 만들어 보는 거다.

얼핏 과연 이게 가능할까 싶지만, 막상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글과 그림을 이를 위해 잘 구성해서 그림을 보고 글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흑백 그림 위로 화려한 파스텔톤의 색이 펼쳐지는 신기하고 경험을 할 수 있다.

색을 느낌이나 온도, 소리, 그리고 맛 등으로 표현한 것도 재미있다. 이를 통해 색을 좀 더 다양하게 느껴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39
이루리 지음, 송은실 그림 / 북극곰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펑’은 원하는대로 말만하면 이루어지는 유쾌한 상상을 담은 그림책이다.

표지

꿈많은 석수장이 코코와 시니컬한 두더지 두두는 함께 산다. 어느 날, 언제나처럼 망치와 끌을 가지고 열심히 바위를 다듬던 코코는 지나가는 멋진 왕자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얘기한다: “나도 왕자님이 되고 싶다.” 두두는 코코가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핀잔을 주지만, 그 순간 “펑”하고 코코는 정말로 왕자님이 된다. 왕자님이 된 코코는 말을 타고 신나게 달려간다. 그 후로도 말 할 때마다 마치 마법처럼 여러 것들이 되는 코코, 두두는 그를 쫒아가기 빠쁘기만 하다.

석수장이에 대한 옛 이야기를 각색해서 만들었다는 이 그림책은, 말하는 대로 소원이 이루어지는 마법같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코코는 계속해서 꿈을 얘기하고 그것을 이루지만, 두두는 코코완 달리 꿈을 얘기하지 않는 걸 보면 꿈을 꾸고 그것을 바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것 같다. 간절히 원해야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해야만 이룰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것들이 되지만 결국엔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오는 코코의 모습에서는 남을 부러워만 하는 것이 얼마나 덧없는지도 엿볼 수 있다. 여기서는 또한 누구에게든 그만의 장점이 있음도 알 수 있다. 자신을 부정하고 남을 부러워만 하는 것 보다는 자신은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생각하고 자존감을 갖는다면 하고싶은 것, 원하는 것도 찾을 수 있고 그걸 이뤄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린테라
소현수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린테라’는 동명의 행성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토착종과의 싸움을 그린 SF 소설이다.

먼 미래, 수명 연장으로 인구는 폭증하고 우주개척사업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그리고 그 결과로 지구와 매우 흡사한 은하와 조건을 가진 행성 ‘프린테라’를 발견한다. 그곳에는 유인원처럼 생긴 토착종이 있었는데, 우호적으로 (사실은 별 생각없이) 접근했다가 도륙을 당하는게 실시간으로 중계된 이후 범지구적인 차원에서 이들 ‘야후’와의 대대적인 전쟁을 벌이게 된다. 이 소설은 그 소용돌이 안에 있는 한 인물 ‘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소설의 설정이나 배경 등은 사뭇 익숙한 냄새를 풍긴다. 이미 다른 작품들(소설이나 게임, 영화 등)을 통해 봤던 코드들을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오마주인 셈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칫 ‘또 그건가’ 싶을 수도 있는데, 읽다보면 그것들을 잘 버무려 잘 갈무리하는 걸 보면서 새삼 감탄도 하게 된다.

소설은 전쟁이라는 상황, 군인이라는 주인공들의 신분 때문에 밀리터리물의 느낌도 강하다. 밀리터리물은 자칫하면 유치하게 흘러가기 쉬운데, 전문 지식이나 이야기로서의 재미 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SF라는 점이나 부대를 자유로운 분위기로 설정하는 등 몇가지 장치도 잘 사용했고, 또한 이야기도 꽤나 잘 풀어냈다. 그래서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순수하게 ‘재미를 위한 소설’이라 하면 예전에 ‘소설 게시판’ 등에서 봤던걸 떠올리곤 하는데, 이 소설을 보면서 그때 느낌도 꽤 많이 받았다. 주인공들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활약하는 모습은 조금은 가벼운 ‘판타지무협’ 같기도 했다.

그렇다고 흥미 위주로만 이야기를 다룬 것은 아니다. 진지한 SF에서 볼법한 질문도 품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재미를 주면서도 진지한 면까지 잊지 않은게 칭찬할만 하다.

사실 나는 몇몇 장르 소설은 한국소설을 찾지 않는다. 실망한 경험이 많아서다. 그 대표적인게 추리 미스터리와 SF다. 그래서 이 책도 좀 걱정을 하긴 했었는데, 이 정도면 꽤 훌륭하지 않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