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수지를 위하여 - 수다쟁이 가족들의 괴상한 잠 이야기
릴리 레이나우스 지음, 마르게 넬크 그림, 정진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릴리 레이나우스(Reeli Reinaus)’이 쓰고 ‘마르게 넬크(Marge Nelk)’가 그린 ‘잠 못 드는 수지를 위하여(Suusi ja kadunud uni)’는 잠자기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이 담긴 그림책이다.

네 살짜리 수지는 가족 중 그 누구보다 빨리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그 날은 가족들이 모두 깨어 각자의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쉽게 잠에 들지 못했고, 가족들은 그런 수지를 위해 잠자는데 도움이 되는 옛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한다.

가족들은 여러 이야기들을 풀어놓지만, 그 어떤 이야기도 수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떤 것은 무서워서, 어떤 것은 불편해서다. 하지만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이에 어느새 졸음이 몰려오고, 곧 언제 그랬나 싶게 잠에 빠져든다.

잠 못자는 아이를 재우기 위해 해주는 이야기는 정말 다양하다. 양을 세는 것에서 부터, 금방이라도 해를 끼칠 것 같은 괴물은 물론, 신비한 능력을 행사하는 요정도 있다. 개중에는 인간도 있다. 그들은 잠에 들지 않은 아이가 있으면 찾아와 각자만의 방법으로 잠에 들게 만들거나 또는 해를 끼치기도 한다.

책에는 그 중 몇가지가 실려있는데, 그걸 아이에게 들려주고 아이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걸 질문하고 하는게 잘 담겼다. 그리고 그것들을 듣고 생각하느라 머리가 복잡해져서 몽롱해하다가 잠이드는 것도 이런 이야기들이 어떻게 효과가 있는 것인지를 잘 설명한다.

실제 물건과 그림이 섞여있는 일러스트는 개인적인 취향에는 맞지 않았는데, 그래도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는 듯한 모습을 나름 나쁘지 않게 표현한 듯하다. 마치 여러 이야기를 듣다 잠에 빠져 뒤썩인 꿈을 꾸는 수지의 꿈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나잇 스탠드 - 발칙한 그들의 일심동체 일촉즉발 19금 라이프
MC제이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나잇 스탠드’는 동명의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MC제이가 성에 대한 가벼운 이야기들을 풀어 담은 책이다.

한국 사회에서 성은 굉장히 기묘한 위치에 있다. 좀처럼 언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부끄럽고 감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문화로 자리잡아 버렸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런 책이 나온게 더 반갑다.

성에 대해 얘기를 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한 목적이라거나 퇴폐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대다수가 수면위로 올리지 않는, 하지만 늘 일상속에 함께 있는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서 얘기할 뿐이다.

저자 자신도 상당히 절제했다. 성 얘기를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한두가지 정도는 깊은 내용도 나오기 마련인데, 혹시라도 그게 과할까 싶어서 스스로 미리 쳐낸 느낌도 든다. 그래서 섹스를 얘기하는 것 치고는 상당히 건전한 편이다.

책에는 꽤 다양한 성 이야기가 실려있지만 그렇다고 이게 지식서나 교육서, 자기계발서 같은 건 아니다. 그보다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에 더 가깝다. 그래서 개인 성향에 따라 이건 아니다 싶은 내용이나 표현도 더러 있다.

편집은 주제를 의식해 붉은 속지를 사용한 것이나 팟캐스트의 내용 일부를 붙인것도 나름 괜찮았는데, 오타나 잘못된 문장이 일부 있었고 무엇보다 불필요한 첨가글이 많아 자연스런 읽기를 좀 방해했다. 특히 걸핏하면 나오는 ‘?’는 대체 왜 붙인건지 모르겠다.

본인이 코미디를 지향하고, 이 책도 웃으며 볼 수 있는 ‘유쾌한 외설’이 됐으면 좋겠다고는 했지만 사실 코미디로서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수위 조절을 잘 해서 불쾌하다 할만한 것 역시 없었다.

보통은 얘기하지 않고, 그래서 본인의 경험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여러 이야기들을 볼 수 있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가볍게 넘겨가며 볼 수 있는 것은 꽤 좋았다. 팟캐스트도 좀 그런 분위기 같은데, 그게 책에도 좀 이어진 것 같다. 팟캐스트도 여전히 찾아 들을 수 있으므로, 시간 나면 한번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족관 소녀 1
모쿠미야 조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모쿠미야 조타로(木宮 条太郎)’의 ‘수족관 소녀(水族館ガール)’는 갑작스레 수족관으로 파견 근무를 나가면서 겪게되는 이야기들을 담은 일종의 직업 소설이다.

갑작스런 수족관으로의 파견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좌천과도 같은 것이다. 심지어 그게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더 그렇다. 그러니 일은 어렵지, 근무처에서도 곱지 않은 눈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성격적인 것에 도움을 많이 받은 때문일까. 어렵게만 여겼던 수족관의 일에도 점점 적응해가고, 그곳에도 조금씩 애정을 갖게 된다.

이 소설은 얼핏 봤을때는 꽤 가벼운 소설처럼 보인다. 주인공 버프를 상당히 받아 썩 어렵지 않게 일을 해치워 나가면서 주위를 놀라게 만들고, 그러면서도 일에 진지해 별 다른 연애는 없었던 멋진 남자를 만나 연애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펼쳐보면 의외로 수족관의 진짜 모습에 대해서 많이 다룬다. 우리가 흔히 ‘구경’하러 가는 수족관이 아니라, 생물을 전시하는 수족관으로서의 의의와 역할이나, 그것을 운영하면서 겪는 일, 그리고 한가로울 것 같은 수족관에서 매일 바쁘게 해야하는 관리 업무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비록 그렇게 깊게까지는 아니지만, 조금은 수족관에 대해 더 알 수 있다. 특정 직업에 대해 다루는 직업 소설로서 면모를 꽤 충실히 수행하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주인공과 주인공이 만나는 수족관 식구들과의 이야기도 잘 풀어내서 인간드라마로서 보기에도 손색이 없다. 이 두 부분은 서로 적당하게 잘 어우러져 있어서 어느쪽을 메인으로 두고 보아도 좋을 정도다. 그래서 딱히 수족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다만, 번역은 좀 아쉽다. 전체적으로는 무난하지만, 가끔 쌩뚱맞아 보이는 문장도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돌고래도 고등어에 해당한다.”는 문장이 그렇다. 괄호치고 ‘(저항력은 있다)’라고 덧붙여 놓기는 했지만, 그것까지 봐도 도통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일본의 말장난이거나 수족관에서 쓰는 표현인 모양인데,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걸 알아먹을 사람이 있겠는가. 그밖에도 앞뒤 문장이나 상황에 안맞는 표현도 종종 눈에 띄었다. 그 중에는 그저 단순히 직역해논 건 아닌가 싶은 것도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이럴 때 일러스트라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싶은 장면이 꽤 있는데, 소설 안에는 삽화는 하나도 없는 것도 조금 아쉬웠다.

2011년에 ‘아쿠아리움에 어서오세요(アクアリウムにようこそ)’란 제목으로 처음 쓰였던 이 책은, 이 후 제목을 바꾸고 재간을 거쳐 현재는 (일본 기준으로) 4권까지 발매되었으며, 2016년에는 NHK에서 동명의 7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야기 자체는 이미 어느정도 검증된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보통은 보지 못할 수족관의 안쪽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 흥미롭고, 너무 무겁게 다루지 않는 인간드라마도 꽤 괜찮다. 가볍게 즐기기 좋으므로 부담없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치는 잘 모르는데요 - 나를 위해 알아야 할 가장 쉬운 정치 매뉴얼
임진희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치는 잘 모르는데요’는 대학생 6명이 모여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정치의 여러 면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인간은 정치적인 생물이라고 하던가. 실제로 정치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한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이 있든 없든 말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더욱 정치란 무엇이고, 거기에서 각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으며, 더 나은 정치를 위해 어떤 선택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그런 정치를 아는데 길잡이가 되줄만한 책이다.

이 책은 정치 수업을 받던 대학생 6명들이다. 그 말은 저자들 역시 정치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배우면서 정리를 했단 얘기고, 그래서 깊은 얘기까지는 다루지 못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반대로 아직 특정 사상에 깊게 빠져있지는 않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 정말 딱 그렇다. 여러 자료들을 뒤져, 정치의 여러 면들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하며 따라갈 수 있도록 정리도 잘 했고, 진보다 보수 등 어느 특정 사상에 치우치지 않고 자료와 각각의 의견들을 잘 소개하기도 했다. 그래서 정치에 대해 알고자 할 때 그 시작으로 보기에 꽤 괜찮아 보인다.

책에서는 현재도 논란이 되고있는 이슈를 다루기도 하는데, 주인으로서 그것들을 어떻게 처리하는게 좋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정치 형태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어쩌면 부패가 끊이지 않는 원인이 부패하기 쉬운 운영 형태에 있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지점에 부패의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본다면, 더 나은 방식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사는 다닐 만하니? - 2천 만 직장살이들을 위한 원기 보양 바이블
페이샤오마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대만출신 일러스트레이터 ‘페이샤오마(裴小馬 / Pony Pei)’의 ‘회사는 다닐 만하니?(Office Life)’는 회사살이를 하면서 겪는 일들과 거기에서 유용할만한 팁들을 유쾌하게 엮은 에세이다.

회사살이는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다. 그것은 단지 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업무와 그 양 때문만은 아니다. 그곳에서 함께 부딧치며 살아가야 할 상사와 동료, 또한 후임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도 자기와 안맞는 사람은 있는 법이라고, 회사도 그러해서 웬만하면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편하기는 어렵다.

회사에선 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그리고 그런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책에는 그런 상황과 그럴때에 유용할만한 팁을 일부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그것들이 딱히 어떤 ‘해결법’이나 ‘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한번 보면서 욕하고, 그것에 대해 말하는 저자의 소소한 팁들과 그림을 보면서 한번 웃을 수 있게 되어있다. 이 책은 딱히 직장생활을 위한 자기계발서 같은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보다는 직장생활을 소재로 한 코미디에 가깝다.

그래서 실제로도 유용한 팁이 있는가 하면, 이걸 진짜로 하는 얘긴가 싶은 미묘한 내용들도 많다. 상담도 마찬가지다. 말투는 시종일관 진지하지만, 책은 전체적으로 미묘한 팁과 코미디의 중간즈음에 있어,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될 것들’이 꽤 많다. 그렇다고 또 100% 코미디인 것만은 또 아니라서, 이 책에 기대하는 것이나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가볍게 본다면 나름 나쁘지 않다. 진지한 듯 코믹하게 그려진 일러스트들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무거움을 떠나 가볍게 볼만한 책을 원한다면 한번 펼쳐볼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