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의 품격 - 맛의 원리로 안내하는 동시대 평양냉면 가이드
이용재 지음 / 반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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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의 품격’은 이용재의 품격 시리즈의 하나로, 평양냉면에 대한 리뷰와 비평을 담은 가이드북이다.

현 시대는 바야흐로 맛으로 음식을 먹는 시대다. 아니, 그걸 넘어서 맛 때문에 음식을 먹는다. 그만큼 모든 사람들이 맛있는 것에 열광한다는 것이고, 그게 소위 ‘푸드 포르노’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보고있으면 도저히 먹지않고서는 견딜 수 없도록 위와 입과 뇌를 자극하는 말 그대로의 포르노.

이 책은 그런 푸드 포르노와는 조금 다르다. 여러 가게들을 충실히 평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예전 경험이 떠오르면서 또 다시 냉면 한사발이 생각 나기는 하나, 일부러라 할만큼 착실하게 평하는 것을 보면서 도저히 ‘꼴리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정보 지식 습득에 더 가까운 느낌을 받는다.

실제 가게의 정보와 그에대한 평을 하는 것이라 조금은 ‘광고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싶은 것에 거침없는 일격을 날리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은 금세 달아난다.

어떤 기준으로 리뷰를 했는지를 책 뒷편에 수록하고, 어떤 점이 좋고 나빴는지를 상세히 밝힌 것, 그리고 좋고 나쁨을 솔직하게 수록해 실제로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로서 가치를 지닌 것이 맘에 든다.

책으로서의 완성도도 높은데, 이는 그를 위해 일부러 수록할 가게의 일부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동어 반복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그의 말마따나, 책을 보는 내내 같은 얘기를 또 보는 것 같은 지루함이 없다. 다만, 그래서인지 일부에서는 냉면에 대한 평이 아닌 잡설만 있어 의아함이 이는 것도 있었는데, 그 정도로 냉면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하면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기는 했다.

평양냉면을 처음 먹었을 때, 내게 그것은 묘하게 고기냄새가 나는 밍밍한 국물에, 딱히 맛있다고 하기는 그런 비싼 음식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맛이 다시금 생각났고 또 먹고 싶은 음식으로 남았다. 그제야 맛있는 음식에도 여러 부류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먹었던 냉면이 이 책에서 좋은 평을 받은 걸 보니 내심 기분이 좋다. 왠지 ‘내 혀는 틀리지 않았어!’란 느낌이랄까. 그리고 또, 먹고 싶게 만드는 다른 집 냉면을 소개 받은 것도 좋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언젠가 시간을 내서 먹으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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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후의 아이들 1 - 몬스터 대재앙 Wow 그래픽노블
맥스 브랠리어 지음, 더글라스 홀게이트 그림,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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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브랠리어(Max Brallier)’가 쓰고 ‘더글라스 홀게이트(Douglas Holgate)’가 그린 ‘지구 최후의 아이들 1: 몬스터 대재앙(The Last Kids on Earth)’은 몬스터 대재앙이 일어나 거리에 온통 좀비와 몬스터들만이 남은 마을에서 생존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시리즈의 시작인 이 책은 갑작스레 몬스터 대재앙이 일어나 사람들이 죽고 떠나면서 마을에 남은 청소년들이 기지를 발휘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좀비나 거대 몬스터와의 대치, 아포칼립스 상황에서의 생존, 그리고 친구들과의 이야기도 꽤 잘 그려냈다.

작가인 ‘맥스 브랠리어’는 온라인 게임 디자이너이기도 하다는데, 그게 이 소설에서도 잘 살아있는 것 같다. 생존을 일종의 게임처럼 생각하며 즐기려고 하는 것이나, 대단히 쓸모없어 보이면서도 또한 흥미를 갖게 만드는 ‘도전 과제’같은 것도 그렇고, 아이템이나 펫을 얻는다는 점이나 이야기 구성도 다분히 RPG 게임같은 느낌이 많이 들게한다. 그래서 보는내내 흥미롭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작가가 이 이야기를 일종의 코미디로 썼기 때문에 더 그렇다.

아포칼립스 상황을 일종의 게임으로 보고 즐기는 모습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가벼운 청소년 모험 소설이라는 점과 그런 의도적인 행동이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정신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는 걸 감안하면 꼭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은 ‘Wow 그래픽노블 시리즈’의 하나로 톡특한 구성을 갖고 있어서, 보통 일러스트를 소설을 보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소설과 일러스트가 서로 긴밀하게 엮여있다. 어떻게 보면 글 위주로 진행되는 만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표현이나 묘사도 다분히 만화적인게 많고 재미도 그렇다.

문제는 이 둘의 연결이 그렇게 자연스럽지는 않다는 거다. 원문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한국어에서는 글에서 일러스트로 넘어갈 때 문장이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 문장처럼 이어지게 만들 수 없었다면 차라리 두 문장으로 나누는 것은 어땠을까 싶다.

일러스트와 소설이 긴밀하게 엮여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길로 갈것인가 하는게 그런데, 각각만 보면 딱히 문제가 없어 보이나, 지도를 보면서 경로를 따져보면 대체 왜 그렇게 가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수가 없다. 전혀 엉뚱한 곳을 굳이 돌아서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딱히 이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그림을 잘못 그린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몬스터에 대항해 싸우는 것도 그렇게 현실적이지는 않다. 그래도 몇가지 단계를 두어 조금씩 공략하도록 했기에 말도 안된다 싶을 정도까지는 아니나, 마무리를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몇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아포칼립스 상황이나 그곳에서의 생존도 꽤 매력적으로 그렸고, 각자 나름의 개성이 있는 캐릭터들이 나와 보여주는 시너지도 꽤 좋았다. 심각한 상황과 코미디도 나름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고, 게임을 연상케하는 모험 이야기도 흥미롭다. 과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될만하다 싶다.

앞으로는 몬스터와 만나고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또 그것들을 아이들은 어떻게 극복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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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미안해서
김학수 지음 / 퍼블리터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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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미안해서’는 ‘소다수’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학수의 삶의 조각들을 담은 그림 에세이다.

책에는 살면서 겪었던 소소한 이야기들이 여럿 담겨있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겪었던 것이나 지금 자식과 함께 하는 것, 그리고 주변이나 지인들을 보며 생각했던 것들, 일러스트레이터로 살면서 지내는 일상이나 생각들 등.

보자면 딱히 특별할 것은 없는, 평범하고 소소한 것들이다. 그래서 어쩌면 누군가는 비슷한 경험을 해봤을 수도 있고, 그러면서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흔하고 별 볼일 없는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소하고 흔하기 때문에 더 가깝고, 쉽게 다가오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흔하고 별거 아니어서 자칫 소홀히하기 쉽지만 일상을 채워주는 소중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작가는 밝은 그림과 함께 따뜻하게 담아냈다.

‘그림 에세이’라고 하는 만큼, 이야기 하나를 풀어낼 때 꼭 꼭 하나 이상씩 그림도 같이 곁들였다. 일견 단순한 듯 하면서도 세밀하고 또한 특징을 잘 살린 그림들은 그것 만으로도 나름 보는 맛이 있다.

그림은 때론 글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글 못지않게 큰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고, 어떨땐 아예 만화 같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도 다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이 많은 그림 에세이라는 점도 좋았는데, 그림 에세이라지만 그림보다는 글 위주인 에세이를 볼 때는 아무래도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 그걸 충실하게 만족시켜줬던 것 같다.

반면에 분량 면에서는 조금 아쉽기도 했는데, 다음 책을 준비중이라니 이 아쉬움은 다음 책에서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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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시스터 9 -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벽장 속의 도서관 14
시에나 머서 지음,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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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머서(Sienna Mercer)’의 ‘뱀파이어 시스터 9: 마지막 춤은 나와함께(My Sister the Vampire: Twin Spins)’는 뱀파이어 시스터 시리즈(My Sister the Vampire Series)의 9번째 책이다.

이번 이야기는 무도회를 중심으로 벌어진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교에서 깜짝 무도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올리비아는 그 준비를 위한 윈원회장이 되면서 무도회에 대한 기대에 한껏 들뜬다.

하지만, 갑작스레 선배들이 나타나 끼어들면서 꼬이게 되고, 보고싶지만 볼 수 없는 슈퍼스타 남친의 묘한 반응과 서로에게 뭐든 털어놓던 쌍둥이 자매의 비밀에도 신경이 쓰인다.

그러면서 가족끼리 만나기도 하고, 친구들과도 조금씩 도와가면서 일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하고 있다지만 소녀 소설이라서 그런지 그런 느낌은 거의 안난다. 실제로 쌍둥이 자매의 설정을 뱀파이어가 아닌 다른 것으로 바꾸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일 정도다.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소녀 감성으로 가득 차있는데, 조금은 소소할 수도 있는 무도회 준비나 옷, 먹을 것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참 귀엽게 그려져있다.

다만,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갈등과 해결이 좀 단순한 느낌도 든다. ‘이렇게 쉽게?’라는 생각도 든달까. 물론 그게 사소한 것에 몰두하고 외적인 것에서 쉽게 영향을 받아 바뀌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 그것에만 의존해 이야기를 이끌어간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갈등도 마치 꼬매다 만 상처처럼 어느 수준에서 방치되버리는 느낌도 있고.

인간과 뱀파이어의 자식이라면 보통 반-뱀파이어를 생각하는데, 그걸 한쪽으로 몰아 치어리더 소녀와 고스족 뱀파이어 쌍둥이를 등장시킨 것은 나쁘지 않으나 인간쪽의 이야기가 주되다보니 뱀파이어 쌍둥이의 매력은 조금 덜하지 않나 싶다. 뱀파이어물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소녀소녀한 소설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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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회화의 영어 - 김국진 배움 오석태 티칭
오석태.김국진 지음 / 사람in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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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 배움·오석태 티칭 영어, 회화의 영어’는 회화를 위한 영어 문장과 그에 대한 해설을 담은 책이다.

시작은 영어 녹음을 위해서 김국진이 오석태를 만났던 것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일 관계상 만났던 평범한 만남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가 눈에 들고, 그래서 제자로 입문하고 싶다고까지 말했던 것은 그가 얘기했던 영어에 대한 얘기가 크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영어란 무조건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이해한 후 정확한 발음 연습을 통해서 그 문장들을 숙달시키는 것이라는 얘기 말이다.

두 사람이 공부했던 내용을 담았다는 이 책은, 들어보면 은근 맞다 싶어 끄덕거리게 되는 그의 그런 영어 공부에 대한 철학을 잘 담았다. 구성부터가 그렇다. 여러 문장을 가능한 많이 전달하려고 하기 보다는 한 문장이라더 더 깊게 이해하고 익힐 수 있도록 무려 6개의 과정에 걸쳐 한가지 주제를 설명했다.

두 사람이 상황과 표현에 대해 묻고 대답하는 것도 우리가 영어를 쓰다보면 들법한 것들이라 레슨에 들어가는데 도움을 도움을 주고, 그것에 대해 다룬 상황별 대화와 국진씨가 되어 영어를 얘기해보는 코너, 그리고 각각을 풀이한 내용도 모두 만족스럽다.

수록한 문장 수준도 너무 어렵지 않아 영어 회화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적절하고, 해설도 잘 해놨다. 수록한 문장중에는 우리가 이미 여러번 들어왔던 것도 있는데, 그것을 풀이해논 것도 몰랐던 걸 알게 해주거나 더 잘 알게 해줘 꽤 유익했다.

발음이 중요하다고 하는 만큼, 듣고 따라할 수 있게 음성자료도 준비해놨다. 그걸 책에 QR 코드로 붙여놨는데, URL을 따로 표기해놓지 않아서 반드시 사진을 찍고 앱으로 인식해야만 한다. 이게 생각보다 번거롭다. 인식하면 사람in 블로그로 연결되는데, 자료가 네이버 동영상으로 되어있어 바로 다운받을 수 없고 환경에 따라 재생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듯하다. 사람in 자료실에 가면 MP3 자료가 있긴 하지만 받으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만 해서 이것도 마뜩잖다. 조금만 신경썼으면 이런 불편들을 없앨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다.

이 책 내용은 동명의 팟캐스트로도 다뤄졌는데, 라디오 형식으로 대화하며 진행하는건 또 그만의 맛이 있다. 두 사람이 함께한 건 아쉽게도 1~30화 뿐이지만, 그 이후로도 오석태 선생님의 강의는 계속 업로드 되고 있으므로 구독해두고 듣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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