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과 하이드 클래식 호러 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원작, 앤 루니 글, 톰 맥그라스 그림, 김선희 옮김 / 조선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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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클래식 호러 지킬과 하이드(Classic Collection: 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의 원작을 ‘앤 루니(Ann Rooney)’가 다시 쓰고 ‘톰 맥그라스(Tom McGrath)’가 그림을 붙여 완성한 어린이용 호러 소설이다.

원작의 다이제스트판인 이 책은, 여러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호러 소설로서 중요한 긴장감이나 공포같은게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원작의 내용이 워낙에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세세한 내용까지야 그렇다 쳐도 지킬과 하이드의 중대한 비밀은 이미 유명하다. 그 자체로도 그렇지만, 여러 작품 등을 통해서 그 요소가 여러번 이용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걸 보충하려면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문장이 좋아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썩 좋지만은 않다. 지킬과 하이드가 서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나, 그 둘 사이의 비밀, 그리고 그걸 파헤쳐나가는 것에서 별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으며, 일부 장면은 좀 의아하거나 작위적으로 보이는 것도 있었다. 내용 전달에 치중해 있는데다, 그걸 짧은 분량 안에서 해내느라 간추리고 빼고 하다보니 아쉽지만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요약 스타일 자체는 따져보면 같은 시리즈인 드라큘라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워낙에 ‘비밀’과 그걸 둘러싼 공방이 중요하다보니 드라큘라와는 달리 좀 김빠지는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지킬과 하이드의 이야기를 다수의 삽화와 함께 보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설사 이들의 비밀을 모르는채 이 책을 본다고 하더라도 호러물의 재미까지 느끼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이제스트로 고전 명작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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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과 다리의 가격 - 지성호 이 사람 시리즈
장강명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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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과 다리의 가격’는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끝내 한 팔과 한 다리를 잃었던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고난의 행군’은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명이 죽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북한의 대기근을 말한다. 죽은 사람의 다수는 그 제대로 못먹어서란 얘기다. 그런 어려운 시기를 힘겹게 살아남기는 했으나, 결국 한 팔과 한 다리를 잃어야만 했으니 소년의 이야기는 분명 불행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이 시기에 대해 담은 후반까지의 이야기는 정말 편하게는 보지 못할 정도로 짠내난다. 힘들게 살아야만 하는 사회 환경, 거기에 기근까지 닥쳐 굶고, 그 때문에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드는 삶은 대부분의 한국 사람으로서는 쉽게 상상치 못할 것이기에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다. 그렇게 죽음이 흔했던 시기에, 그 큰 상처를 안고도 끝내 살아남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북한을 이탈하는데까지 성공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신의 이 경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는 얘기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그걸 몸소 실천했기에 더 그렇다.

책은 소설과 에세이가 섞여있는 형태를 띄고 있다. 후반까지 소년의 이야기를 적은 부분은 마치 소설같으며, 뒤에 저자와 주인공의 말과 생각을 담은 것은 에세이같다.

소설에서 에세이로 넘어갈 때는 조금 중간에 끊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아마 주제를 전달하기엔 거기까지만 그리는 것이 나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듯하다. 실제로 에세이와 엮이면서 전달하려는 주제가 더 진해지는 느낌은 있었다. 그래도 작가가 소설 부분을 꽤나 잘 그려냈기 때문에 좀 더 보고싶은 마음이 남았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너무 특별해기 때문인지 그게 주제로 선뜻 잘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도 조금 아쉽다.

다만, 주제 자체는 꽤 울림이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주인공이 들었다는 물음은 꽤 철학적이면서도 실로 중요해서 나는 어떤가 하고 곱씹어보며 생각하게 만든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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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 Seo-u K-픽션 22
강화길 지음, 스텔라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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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는 택시 괴담을 소재로한 단편 스릴러 소설이다.

소설은 실종된 여자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시작한다. 늦은 밤 한시에서 두시 사이, 주현동으로 가는 택시를 탄 여자들. 근 일년사이에 무려 4명이나 사라졌고, 그에 대해서 여러가지 소문이 자자하다.

여러 소문이 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건의 전말에 대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소문은 소위 ‘상식’이라는 잣대로 재단되어 형태를 갖춰나간다. 운전자가 범일일 거라는 둥, 곰범일 거라는 둥, 해당 운전사들이 모두 남자였던 것만 봐도 그럴 일을 할 사람은 남자 뿐일 거라는 둥, 여자는 그런 일에 절대 끼지 못할 거라는 둥, 그러니 가능하면 여자 운전자가 모는 택시를 타는 것이 좋을 거라는 둥.

하지만 정말 그럴까. 어쩌면 지금 타고있는 여성 운전자가 은근슬쩍 자신에 대해 묻고 자기가 모르는 길을 통해 바라지 않던 곳으로 운전해 가는 것은 어쩌면 그녀가 이 일련의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소설은 사건에 대한 소문과 타고있는 여성 운전자에 대한 의심, 그리고 ‘나’의 과거 회상이 얽히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거기에 담긴 이야기는 얼핏 남녀에 대한 뿌리깊은 관념과 차별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그런 묘사도 나오고. 하지만 단순히 그렇다고만 하기에는 이 소설이 다루는 것은 좀 더 다양하다.

어른들이 가진 아이들에 대한 시선, 지역에 대한 편견, 잘잘못에 대한 선입견,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 등.

작가는 그것들을 통해 충분히 그 전모를 상상할 수 있게 하나의 스릴러로 잘 담아내기는 했지만, 명확한 설명이나 결말을 내려주지는 않기 때문에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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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아트북 : 랜드마크 엽서북 - 손 안에 펼쳐지는 안티 스트레스 북 스티커 아트북 (싸이프레스)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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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아트북 - 랜드마크 엽서북’은 스티커를 붙여 작품을 완성하는 스티커 액티비티 도서 시리즈의 하나인 ‘스티커 아트북 - 랜드마크’를 엽서 사이즈에 맞게 재구성해 담은 책이다.

책 구성은 간단하다. 스티커 작품으로 완성될 10개의 엽서와 그것들을 꼼꼼히 채워줄 스티커들이 뒤따라 붙어 있는게 다다. 거기에 덧붙은건 아주 간단한 설명 뿐이다.

엽서에는 ‘랜드마크’라는 주제답게 세계의 유명하고 아름다운 명소들이 담겨있는데, 그것에 고유의 맛을 더하고 스티커 액티비티에도 적합하도록 폴리곤 아트로 재구성한게 스테인드 글라스를 연상시켜 꽤나 화려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엽서와 스티커들은 실리콘 젤리같은 것으로 붙어있어서 단단하게 묶여있으나, 살짝 힘을 주어 잡아당기면 각각을 손쉽게 떼어낼 수 있다.

즐기는 방법은 구성만큼이나 간단하다. 원하는 도안의 엽서를 고르고, 그에 맞는 스티커를 손에 쥔 후, 떼어서 붙이면 끝이다.

스티커는 도안에 따라서 100~200여개 정도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스티커의 수가 제작 난이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작은 스티커들이 4장이나 되는 걸 보면 언뜻 두려움이 일 수도 있으나, 막상 하나씩 차분히 붙여나가다 보면 이게 의외로 쉽고 또 재미도 있으며, 점점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상당한 보람과 만족감을 준다.




떼고 붙인다는 활동도 그 자체로 꽤 즐겁다. 얼핏보면 단순 노동같지만, 묘하게 힐링된다는게 과연 취미의 영역이구나 싶기도 하고, 조금은 운동 등과도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스티커는 작은 것 부터 큰 것이 있고 모양도 다양한데, 막상 해보면 도안과 스티커가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일부에선 틈이 생기기도 하고, 또 일부에선 경계를 벗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해보면 꽤 여러 스티커들을 겹치게 붙이게 된다. 이게 꽤 신경도 쓰이고 아쉽기도 했는데, 일단 그러려니 하고 붙여나가다 또 막상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일부 스티커가 제대로 컷팅되어 있지 않은게 더 아쉬웠다. 디테일이 떨어져 보였달까. 그것들은 직접 칼을 이용해 마저 잘라낸 다음에 사용해야 했는데, 처음엔 당연히 잘 떼어질거라 생각해 스티커가 조금 찢어지기도 했다.

추가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엽서를 사진첩처럼 비닐 주머니에 담을 수 있게 만들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거다. 주머니에 넣으면 엽서가 빠질 걱정도 없고, 감상할 때 오염도 막아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스티커도 굳이 다 떼어지게 만들기 보다는 붙어있는게 책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어 더 낫지 않을까 했다. 엽서만 주머니에서 넣고 뺄 수 있으면 스티커야 묶여있어도 별 불편함은 없을테니까. 지금은 한번 떼어내면 다시 붙이거나 할 수 없어 바로 사용할 게 아니라면 보관에 주의해야 하기에 구성에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스티커 북은 어떻게 보면 컬러링 북의 한 변주처럼 보인다. 그러나 막상 직접 해보면 컬러링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덤으로 직접 완성한 멋지고 사용할 수도 있는 엽서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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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네버무어 1~2 세트 - 전2권 - 모리건 크로우와 원드러스 평가전 네버무어 시리즈
제시카 타운센드 지음, 박혜원 옮김 / 디오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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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타운센드(Jessica Townsend)’의 ‘네버무어: 모리건 크로우와 원드러스 평가전(Nevermoor: The Trials of Morrigan Crow)’은 신비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 ‘네버무어 시리즈(Nevermoor Series)’의 첫번째 이야기다.

소설 속 세상은 현대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전혀 접점이 없는 것 처럼 동떨어진 세계관을 가진 곳이다. 어떻게 보면 그들만이 존재하는 별개의 차원이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 곳에서도 더욱 이질적으로 간주되는 존재가 바로 ‘저주받은 아이들’이다. 그들은 돌아오는 연대의 끝 ‘이븐타이드’에 이미 죽음이 예정되어있다. 길어야 12년의 짧은 생을 마감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우울하기 그지 없는데, 온 세상의 작은 불행 하나하나까지 모두 그들의 잘못인 것으로 취급된다.

주인공인 모리건 크로우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윈터시 공화국에서 가장 큰 그레이트울프에이커주의 총리 딸이라서 그런지 더 심하다. 때론 사람들이 이걸 이용해 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행운을 빌어줬기 때문에 시험에 떨어졌다고 하지를 않나, 노쇄한 부인이 넘어져 엉덩이가 깨진 것이나, 마멀레이드가 못쓰게 된 것은 물론, 1년전에 화단이 이쁘다고 했던 정원의 정원사가 죽은것도 모두 모리건의 탓이라고 몰아세운다.

이런게 11년간 계속돼왔기 때문일까. 가족으로부터도 채 사랑을 받지 못했던 이 가여운 아이는, 우연히 자신을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낯선 사람을 따라 과거의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체재를 유지하고, 미래를 잡기위해 원드러스협회에 들어가기 위한 평가전에 참여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그 과정과 거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전혀 새로운 세계를 그린 시리즈의 첫 책이다보니 앞부분에서는 자동으로 물음표가 떠오르게 하는 것들이 잔뜩 등장한다. 용어에서부터 세계관까지 낯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 때문인지 책 앞부분에 용어 설명을 따로 정리해 놓기도 했는데, 다행히 따로 용어를 익히거나 하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쫒다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쓰였다.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의 이야기 역시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그렸다. 세계의 모습이나 문화, 그리고 마법들은 모두 신비로워서 보고있자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될 정도다.

새로운 세계로 건너간다는 점이나 원래 있던 곳에서 환영받지 못하다가 새로운 세계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점 등 여러가지 면에서 해리포터를 떠올리게도 했는데, 장르상의 유사성이라고 할만한 정도라 딱히 따라했다거나 하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다양한 캐릭터들과 그들의 ‘비기’를 보는 것은 나름 재미요소이기도 한데, 주요 캐릭터들을 제외하고는 특징이 크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만큼 등장인물이 많았던데다, 아직 첫번째 이야기라 각자의 이야기를 다 풀어내지 못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일부 전개나 개연성이 매끄럽지 않은 점도 있었다. 물론, 말도 안된다 싶을 정도는 아니고, 일부는 떡밥이라 후반에 가서 해소되는 것도 있었으나, 그래도 묘한 찝찝함을 남겼다.

주인공인 모리건 크로우의 성격을 헷갈리게 그린것도 아쉽다. 때론 당차고 할말은 하는 성격처럼 그리는가 하면, 또 어떨땐 지나치게 소심하고 자기비관적인 것처럼 그렸기 때문이다. 이게 행동으로까지 이어져 앞뒤가 안맞는 모습도 꽤 보인다.

이야기 속 반전도 조금은 너무 뻔했다. 그래서 반전이 드러나는 지점에서도 딱히 놀랍거나 하진 않았다. 그냥 그럴 줄 알았달까. 그래서 한편으론 좀 더 교묘하게 그렸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비슷한 전개가 많아 감추는 건 한계가 있었겠다 싶기도 했다.

번역도 조금 아쉬웠다. 나름대로 원문을 살리며 어떻게든 번역해보려고 애쓴 흔적이 보이기는 했다만, 번역에 사용한 단어 선택이나, 번역을 할지 아니면 독음을 할지 선택한 것들이 그리 썩 좋지만은 않았다. 원문이 가진 암시나 뉘앙스가 사라진 것도 있고, 말장난도 거의 살리지 못했기에 더 그렇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잠시 뒤쪽에 재쳐두고 생각해도 좋을만큼 작가가 그린 판타지 세계는 정말 매력적이다. 거기에 담긴 소녀의 성장이나, 우정과 애정을 알아가는 것도 꽤 의미있게 다가온다.

이미 영화화도 결정됐고, 소설도 이후 시리즈가 진행되고 있는데,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어서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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