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기지여 안녕 - 달기지 알파 3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6
스튜어트 깁스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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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깁스(Stuart Gibbs)’의 ‘달기지여 안녕(Waste of Space)’은 달기지 알파 시리즈(Moon Base Alpha Series)의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세번째 소설이다.

이미 전작들을 통해 달기지 생활의 매력과 우주에 대한 흥미로움, 그리고 그 안에서 벌이는 인간들끼리 다툼과 사건,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재미를 보여줬던 작가는, 이번에도 전작 못지않은 재미를 책에 잘 담아냈다.

매력 요소만을 따지자면 전작을 잘 답습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실제로 이야기의 어떤 점들은 ‘결국 그렇게 되지 않겠나’하고 손쉽게 상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식상하지는 않다. 각권에서 이야기하고 보여주는 우주와 달기지의 모습들도 조금씩 다른 면이 있어서다. 모두 같은 ‘달기지 알파’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사건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조금씩 바꾼 것도 한 몫 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무딘 감상을 주지는 않는다.

달기지라는 SF 소재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이야기와의 균형도 잘 맞췄다. 외계인 잔과 나누는 이야기라던가, 달 기지를 탐험하는 것은 물론, 그곳에서의 생활과 추리물로서의 면모도 꽤 괜찮게 잘 담아냈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추리물로서는 조금 아쉬운 면도 있다. 말하자면, ‘합리적 의심’ 까지만 이뤄냈을 뿐, 증거를 확보하고 사실을 증명하는 데까지는 미처 이르지 못한달까. 그렇다보니 사건 해결의 실마리도 의외로 엉뚱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비록 본격적인 추리물은 아니긴 하지만, 분명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그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만큼 전체적인 만족도가 높다. 어쩌면 시리즈를 더 낼 수도 있었을텐데 적당한 곳에서 정리한 것도 그렇고, 그 결말이 이전의 이야기와도 연관이 있으며 나름 깔끔하게 지어졌기에 더 그렇다.

이야기로서도 만족스럽고, 과학과 우주에 대해서도 흥미를 느끼게 하는 등 여러면에서 참 잘 만든 SF 소설이다.

꼭 미리 아는 정보 없이,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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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그리고 당신을 씁니다 - 어린 만큼 통제할 수 없었던 사랑
주또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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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그리고 당신을 씁니다’는 헤어진 ‘당신’을 주제로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담은 에세이다.

사랑은 어렸을 때 온다. 미처 나를 다 알기도 전에, 다른 사람을 알거나 함께 하는 방법을 알기도 전에. 그래서 대게 첫 사랑은 어리고 되돌아보면 오글거리다 할만큼 유치하며, 또한 그렇기 때문에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래서 더 어느 때보다 열병이 날만큼 열정적이고, 그랬기에 더 후회하고, 원만도 했던 사랑이라서인지 끝나고 나서도 쉽게 잊히지 않고 또 지나고 나서도 때때로 생각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런 어린 사랑, 그것도 미처 다 태우지 못한 실패한 사랑 후의 외롭고 쓸쓸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하고 여러 심정들을 담고있다.

독특한 그림 하나에 덧붙인 때론 짧고 때론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은 때론 웃음이 날만큼 찌질한 모습 그 자체를 보여준다. 하지만, 차마 미처 시원하게 웃어버릴 수 없는 것은 거기에 담긴 마음과 심정을 너무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속으로만 꾹꾹 눌러담던 그 마음, 그러면서도 어긋난 마음에 괜히 상처받던 속앓이, 뻔히 안될거라 생각하면도 쓸데없이 바라던 기대. 그 이기적이고 찌질한 심정들이 그 때 그 시절을 다시 떠오르게 만든다.

그게 한숨을 쉬게 만드는 답답함을 느끼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꼭 싫지만은 않은 것은 그 때 그 마음이 그만큼 소중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뎌진, 아니 무뎌졌다고 생각하는, 그 때 그 시절, 그 마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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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잠자는 거인+깨어난 신 : 테미스 파일 (총2권)
실뱅 누벨 저/김명신 역 / 문예출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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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뱅 누벨(Sylvain Neuvel)’의 ‘테미스 파일 시리즈(The Themis Files Series)’는 고대 로봇과 외계인과의 만남을 인터뷰 형식을 이용해 페이크 다큐처럼 담아낸 SF 소설이다.

인터뷰 형식이라는 것에서 몇몇은 ‘세계대전Z’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 소설을 소개할 때 언급하는 책이기도 하다. 여러 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 인터뷰로 담았다는 점에서 유사한 면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뷰 기록’이라는 유사점이 있을 뿐, 대사 위주로만 기술한 이 소설은 세계대전Z의 그것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야기가 주는 재미 역시 그렇다. 그렇다보니 굳이 이걸 왜 이런 형식으로 썼을까 의문도 든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SF를 그렸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처럼 보여 사실감을 높이겠다’는 것도 이미 요원치 않은데, 그 반면에 대화 기록만으로는 상황이나 장면 묘사를 제대로 할 수도 없고, 어떻게든 하더라도 굳이 독자를 위해서 어거지로 하는 모양새가 되어 어색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일반 소설 형식으로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각 권 프롤로그를 그렇게 쓴 것처럼 말이다.

다행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자체는 흥미로웠다. 일단 소재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고대에 묻힌 거대 로봇이나, 그걸 만든 외계인의 존재, 그리고 그 외계인 무리들과의 만남 등. 과연 이것들에 열광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물론, 따지자면 이것들은 이미 여러 작품들을 통해 접했던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단지 그것들을 가져와 우려먹기만 한 게 아니라, 인간들의 이야기와 함께 잘 버무리고, 중간 중간에 감춰둔 비밀에 대한 떡밥들을 뿌리면서 이후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게 하기도 했다. 그래서 꽤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다만, 몇몇 부분들은 제대로 설명되지 않기에 SF 소설로서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비록 현대에 재현할 수 있는 사건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SF는 과학을 기반으로 하므로 ‘그럴듯함’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소설은 그게 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최소한 1, 2권을 보는 동안에는 그렇다. 후속권에서 이에 대한 답이 나올지 모르겠다.

번역은 대체로 무난하지만, 때때로 오타나 어색한 문장들도 눈에 밟혔다. 오역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한국어로는 영 어색하달까. 안그래도 녹취록이라는 형태가 호불호가 갈리는데, 대사까지 어색해서야. 원문을 그대로 번역하는게 요즘 추세인지는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좀 더 한국어로서 어색하지 않게 다듬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든다.

테미스 파일 시리즈는 현재 ‘잠자는 거인(Sleeping Giants)’, ‘깨어난 신(Waking Gods)’ 2권이 발간되었다. 동시에 발간하면서 3권 ‘Only Human’은 빼먹어 한번에 보지 못한 건 조금 아쉬운데, 아마 번역과 출판 작업을 하는 사이에 발간된거라 시기적으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시리즈는 이후 출간될 3권으로 마무리 될 듯 한데, 마지막 권에는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또 풀어놨던 이야기들은 어떤 결말로 마무리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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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간호사 - 좌충우돌 병원 일상 공감툰
류민지 지음 / 랄라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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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간호사’는 실제로 7년차 간호사 생활을 하고있는 저자가 SNS에 연재하던 일상 만화를 단행복으로 엮은 책이다.

간호사는 묘한 위치에 있는 직업이다. 병원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그들이 정확히 뭘 하고 또 뭘 할 수 있는지는 대다수가 모르기 때문이다. 지인중에 간호사가 있을 경우 뜬금없는 질문들이 행해지는 건 그 때문이다.

거기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거의 구분되지 않는 다는 것도 한 몫 한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간호직은 대부분이 간호조무사일 것이다. 작은 병원에서 진료는 대게 의사가 하므로, 추가로 필요한 건 주로 병원 행정이나 사무 보조를 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장 등에 규율이 있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명칭도 헛갈리게 지어놔서, 은연중에 간호조무사에 대한 경험이 간호사에 대한 인식으로 연결되곤 한다. 안그래도 잘 아는게 없는 간호사에 대해 더 잘못 알게되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실제 해당 직업의 종사자가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이야기를 보는 것은 꽤 의미있다. 그렇다고 엄청 깊게 다루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간호사란 어떤 사람들이고 무엇을 하는지, 또 그들의 일상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금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때로는 간호사라는게 얼마나 힘겨운 직종인지를 드러내기도 했는데, 전체적으로 가벼운 일상툰의 작법을 따르고 있는데다, 귀여운 그림으로 짧막하고 유쾌하게 그려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부담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편이다.

그건 환자와의 일화나 ‘태움’같은 비교적 무거운 얘기들도 마찬가지다. 아예 배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슬쩍 언급하는 수준에서만 그쳐 끝까지 간호사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문제를 너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가볍게 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그게 뭔가 빈 곳을 느끼게도 해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그걸 진지하게 다뤘다면 오히려 튀었을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했기에 전체적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 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단점이라기보다는 가벼운 일상툰이라는 컨셉을 끝까지 잘 지킨 것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그래도, 연장근무나 긴급근무 같은 이야기들은 간호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겐 더 묵직하게 다가올 것 같기도 하다. 그것 때문에 생활의 일부를 포기해야 할 일도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 지속한 직업으로 생각한다면 미리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건 또한 간호사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하다는 한국의 의료 현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환자 수에 비해 간호사 수가 부족하다는 얘기는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그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사람이 적으면 개인이 맡아야 할 업무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사람들이 기피하게 되며, 그게 다시 사람이 모자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간호조무사를 의료인으로 격상시키려는 꼼수를 부리려고까지 하나본데, 제대로 문제 해결을 못하고 행정으로 단지 구색만 맞추려고 하는 꼴을 보니 참 안타깝다.

책을 보면서 한편으로 놀랐던 것은, 그렇게 힘들고 바쁜 와중에도 할건(?) 다 한다는 거다.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도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참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사람살이는, 환경이나 조건같은 것이 어찌되든 결국엔 크게 다를 거 없구나 싶기도 했다.

대게 사람은 직업적으로 만나는 사람을 그 일의 한 파편처럼 생각하는 일이 많다. 사람도 업무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상대도 사람이라는 걸 잠시 잊기도 한다. 일상물은 그런 속에 담긴 인간적인 모습들을 통해, 그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들도 사람이라는 걸 환기 시켜준다. 이 책도 그렇다. 생각보다 짧은 건 많이 아쉽긴 하나, 한번쯤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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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 런치의 앗코짱 앗코짱 시리즈 1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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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즈키 아사코’의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는 음식과 직장 이야기를 유쾌하게 버무려낸 소설이다.

‘앗코짱 시리즈’의 첫번째 책인 이 소설은 모두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단편 소설집이다. 앗코짱의 이야기는 그 중 두개인데,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당당하고 강인하면서도 남을 생각해줄 줄 아는 츤데레같은 앗코짱은 묘한 매력을 느끼게 만든다.

파견 근무자인 미치코에게 ‘점심 바꿔먹기’를 제안하면서 미치코가 만든 점심 도시락과 미치코가 앗코짱이 먹던 가게에 가서 점심을 먹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재미있게 잘 그렸다. 맛있는 음식에 대한 묘사는 괜히 군침돌며 먹고싶게 만들기도 했다. 음식이 나오는 부분에는 어김없이 해당 음식을 묘사한 삽화를 삽입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더 ‘심야식당’이나 ‘고독한 미식가’ 같은 음식 만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갑작스레 묘한 제안을 하는 것이나, 그것에 어쩔 수 없이 응했으면서도 열과 성을 다해서 지키는 것 등이 조금은 만화적인, 그래서 현실적이지 않은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 직장인으로서 겪을 수 있는 애환이라던가 하는 것도 은근 슬쩍 담아냈고, 현실에선 결코 볼 수 없을 것 같은 직장상사가 등장해 부하직원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며 은근히 현실을 비판하고 까기도 한다. 너넨 왜 이렇게는 못하냐 이거지.

음식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좀 그렇지만, 이야기 자체도 내내 유쾌하게 끌어가는 것도 꽤 좋았는데, 그게 이야기를 읽으면서 괜히 좋은 기분을 들게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면만 따져 보자면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는 파산해 없어지고 미래에 대한 어떤 보장같은 것은 없는 등 썩 밝다고만 할 수는 없는데도 이야기를 보고나면 한번 피식 웃어버리면서 왠지 모를 희망적인 기분이 남기도 한다.

가볍게, 기분좋게 보기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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