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계절에 눈이 내리면
릴리리 지음 / 인디펍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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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계절에 눈이 내리면’은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는 총 4부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 서로 다른 인물을 화자로 내세워 서로 걸쳐진 이야기를 함으로써 전체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어 보여주는 모습을 띄고있다.

이런 전개 방식은 장점이면서 또한 단점이기도 하다. 전체를 두고 보면 그리 특이하지는 않은데도 어떻게 흘러갈지 흥미를 돋구기도 하지만, 그 대신에 일부 인물은 그저 전개를 위해 이용되고 버려지는 듯한 인상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첫장인 현주의 이야기가 그렇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존재감마저 희미해져 없어도 상관없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후반 인물을 기준으로 두고 보면 더 그래서, 결국 그럴거면 대체 왜 그랬냐는 황당함이 들게 한다. 이 소설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만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그렇게 묘한 찜찜함을 남기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이 끝나고 난 이후를 생각해봐도 그렇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싶어서다. 그래봐야 일방에서만 쌓을 수 있는 추억이지 않은가. 어쩜 공허한 일인 것 아닐까.

하지만, 내가 만약 주인공같은 입장이었다면 과연 어땠을지 생각해보면, 나도 별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그리운 사람,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를 다시 볼 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을 것 같아서다.

짧은 단편극같은 이야기였는데, 로맨스 소설이면서도 각 인물들의 감정 묘사가 잘 와닿지 않고, 각 부 이야기간의 얕은 연관성이나 갑작스레 나와 뿌리를 내리는 판타지 요소 등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전체적으로 좀 아쉬웠다. 그러나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생각을 그린 것이기에 마음속에 넣어둔 그리움, ‘만약…‘이라는 생각에 불을 지피기도 한다. 그게 묘한 뒷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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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블 맨 - 스탠 리, 상상력의 힘
밥 배철러 지음, 송근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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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블 맨(Stan Lee: The Man Behind Marvel)’은 히어로 만화와 영화로 유명한 마블의 대표적인 인물 스탠 리의 전기를 담은 책이다.

얼마 전, 2018년 11월 12일, 향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스탠 리(Stan Lee)’는 여러 면에서 화재가 되고 유명하며 또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인물이다.

그건 그가 만화 편집자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마블의 대표적인 캐릭터들을 만들고 또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홍보를 하거나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팬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마블에서의 행보가 지금의 명성과 계속되는 영화의 성공처럼 마냥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어려움과 괴로움과 고민 끝에 어떻게든 살아남은 것에 가깝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이야기와 마블의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전기다. 그의 아버지가 미국으로 이민 오는 것부터 시작해, 그가 마블에 입사하고 ‘회사원’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는데, 그걸 역사서처럼 지루하게 나열한게 아니라 조금씩 나누고 재배치 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잘 엮었다.

얼마나 그런지 몇몇 이야기들은 마치 ‘지어낸 것’ 같기도 하다. 몇몇 이야기들엔 여러 버전이 있다던가, 공식으로 알려진 내용과 스탠이 직접 얘기한 것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던가 해서 더 그렇다. 스탠 자신도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은 과장해서 얘기하곤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점들이 그의 이야기가 진짜인지 아니면 성공한 사람에게 달라붙는 일종의 신화같은 것인지 헷갈리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 감동적이거나 깔끔한 엔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존 인물의 인생을 다룬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고도 은퇴하지않고 활발히 활동했지만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였다는 점이 그 하나다. 그는 큰 실수 후 마치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려는 듯이 노력했지만, 오히려 그의 능력이나 시대를 읽는 능력이 떨어졌음만 보여주는 꼴이 된 건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그게 그가 이뤄냈던 것들을 빛바래게까지 하지는 않는다. 그에겐 여전히 놀라운 작품들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있고, 그 자신도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스탠 리 찾기’ 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작품 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이렇게 잘 브랜딩 한 걸 보면 새삼 감탄이 나온다.

이제 더 이상 그는 볼 수 없게 됐지만, 그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1세대라 할 수 있는 그의 손에서 수십년이 지나 후대의 손에 넘겨진 그의 유산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고 재미와 의미를 전해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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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를 부탁해 바일라 5
한정영 지음 / 서유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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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를 부탁해’는 고양이 전문 탐정사무소와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아인이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고양이 전문이라는 이 이상한 탐정은 애초에 탐정 사무소를 차린 것부터가 고양이를 찾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시하고 있는 고양이가 있으니, 엘리자베스라고 이름붙은 검은 고양이다. 그는 그 고양이를 찾기위해 동네 초딩들에게 현상금까지 걸면서 노력하지만, 얼마나 잽싸고 잘 숨는지 목격담만 난무할 뿐 아직 성과는 없다.

그런 탐정네에 엄마의 압력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과 그들의 아픔을 담고있다. 고양이를 잃어버린 사람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아빠의 부재와 언니의 빈자리.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하나씩 펼쳐보면서 작가는 비록 노골적이지만 우리가 잊지말아야 할,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사건들을 다시금 일깨운다.

그러면서 그런 사건들을 겪으며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잘 담았는데, 특히 그들에게 가해지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우리 사회의 이기적이고 잔혹한 측면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그것들은 지금 다시봐도 어떻게 그런 생각과 행동이 가능했던 건지 새삼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소설은 어둡고 암울하지만은 않다. 거기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는 모습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측면이나 빠져보이는 부분도 있었고, 고양이 탐정이라는 이야기를 풀어서 가족의 이야기로 재배치 하는 것도 소설이라는 특성상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이 보였지만, 주인공인 아인과 가족들의 성장이나 그들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같은 이야기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혹자는 이제 그만 좀 하라고, 식상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야말로 우리가 계속 해야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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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맹지 탈출 혼자만 알고 싶은 대박 경매 시리즈 1
정기수 지음, 안주 그림 / 봄봄스토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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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맹지 탈출’은 맹지의 구분과 맹지에서의 탈출법을 담은 책이다.

맹지(盲地)란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땅을 말하는 부동산 용어다. 쉽게 말해 접근할 수 없는 땅이라는 얘기다. 그런 땅이 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주변 지형지물에 따라서 맹지는 손쉽게 만들어지곤 한다.

문제는 이 맹지엔 건축허가가 나지 않은다는 것이다. 그래서 땅을 살 때는 맹지인지를 잘 따져야 하며, 만약 맹지라면 어떻게하면 그로부터 탈출해 건축허가를 받아낼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그 두가지를 꽤 성실히 담고있다. 지적도, 건축법, 개발관련법, 감정평가서 등에 따른 맹지의 개념과 각각에서 예외가 되는 경우, 그리고 그를 이용해 맹지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잘 설명했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좀 더 쉽게 볼 수 있도록 만화로 만들었다는 것인데, 아쉽게도 워낙에 어려운 내용이다보니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그건 애초에 맹지가 어려운게 설명 방식때문이 아니라, 관련 법과 예외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요약할 수 있는 부류의 것도 아니라서 더 그렇다. 하지만 강의도 그림으로 그려가며 해주면 더 이해가 잘 되는 법, 실제로 이 책도 그런 효과가 있다. 부동산 만화라는게 익숙지 않아 처음엔 어색하던 것도, 맹지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면 자연히 땅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두고 얘기하게 되므로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만화의 질 자체는 그리 좋지 않다는 거다. 컷 분할에서부터 대사 처리, 캐릭터까지 모두 아쉽다. 이는 이 책이 마치 교수의 1:1 강의를 그대로 옮긴 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다. 거의 교과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그림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은 내용과 큰 상관이 없어서 때로는 만화가 아니라 일반 책을 읽는 것 같기도 했다.

그 대신 그만큼 내용만은 충실히 잘 담았다. 차분히 읽어보면 맹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있게 설명도 잘 했고, 그걸 정리한 것이나 판례를 함께 실어 실제 사례를 살펴볼 수 있게 한 것도 좋았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살펴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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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귀염뽀짝 이모티콘 만들기 된다! 업무 능력 향상 200%
정지혜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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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귀염뽀짝 이모티콘 만들기’ 이모티콘 만들기를 하나부터 열까지 담은 책이다.

이모티콘은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다.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감정이나 상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 문자 등을 할 때 텍스트만 사용할 수 있을때도 문자를 조합해 이모티콘을 만들기도 했는데, 지금은 이미지도 쓸 수 있게 되면서 더 다양한 이모티콘 활용이 가능해졌다.

이 책은 그런 이모티콘의 제작법을 담은 것으로, 어떤 이모티콘을 만들지 기획하는 것에서 부터 그림을 그리는 방법, 그림 도구나 툴을 사용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상점에 등록하는 것까지 전 과정을 꽤나 알차게 담았다.

시작은 역시 어떤 이모티콘을 만들지 기획하는 것인데, 역시 이모티콘의 그 특성상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개성이 없다면 굳이 쓸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좋은 이모티콘을 만들려면 소재와 컨셉을 어떻게 정하면 좋을지 간략하게 얘기하는데, 이미 있는 이모티콘들의 태그를 참고한다던가, 인기 이모티콘의 특징을 살펴본다던가 하는 등의 소소한 팁도 좋았다.

이모티콘 그리기를 담은 장에서는 구도나 자세 잡는 법 같은 기본적인 것은 물론 등신에 따른 표현의 차이, 표정 묘사, 소품 등을 이용한 메시지 전달 등을 담았는데 하나하나가 유용하다. 원형에 십자선을 그리고 얼굴을 그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전혀 경험이 없었던 사람도 처음부터 따라하기 좋다. 다만, 이런 이론적인 이야기들은 역시 기본적으로 그림을 좀 그릴 줄 알아야 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소소한 팁 등을 잘 담았다.

특히 도형으로 단순화 시키는 것은 꽤 재미있었다. 복잡한 현실의 모습을 어떤식으로 단순화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그게 유아틱한 면모도 강조해서 귀엽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비교적 쉬워 보이기도 했다. 다만 단순화를 하는 만큼 개성은 좀 떨어지지 않나 싶다.

툴을 다루는 부분은 워낙에 수나 각각이 가진 기능이 다양하다보니 간략하게만 다루고 넘어가는 편이다. 그래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툴을 소개하고, 각각의 특징을 알기싑게 정리해서 툴 선택에 도움이 될 만하다. 이모티콘 제작에 유용한 기능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책은 비교적 쉽게 쓰인 편이긴 하나, 그렇다고 이모티콘 만들기가 누구든 쉽게 따라할만큼 만만하진 않다. 그래도 한번쯤 도전해볼만한 작업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럴 때 이모티콘 제작의 전과정을 다룬 이 책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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