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 사는 여인
밀레나 아구스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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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나 아구스(Milena Agus)’의 ‘달나라에 사는 여인(Mal di pietre)’은 사랑을 꿈꾸는 한 여인의 놀라운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제목부터가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책의 원제는 다소 분위기 없는 ‘신장 결석’이다. 표지의 마치 월석처럼 보이는 것도 그걸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소설이 2006년 영화화도 되고, 이와 같은 이름으로 이미 소개 되었기 때문에 아마 같은 이름을 사용한게 아닌가 싶다.

소설적으로도 두 제목 모두 꽤 의미가 있다. 한국어 제목은 바로 그녀의 삶에 대한 표현인데, 그게 사실은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를 생각하면 중의적인 표현이기도 한다. 그에비해 원제는 한국어 제목과 달리 좀 뜬금없어 보이는데, 막상 보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할머니가 인생에서 고난처럼 겪었던 병이기도 하고 그녀의 인생에 큰 변화를 주었던 계기가 된 것이기도 하기에 소설을 다 보고 나서는 다시금 곱씹어 보게 만들기도 한다. 여운을 남긴다는 점에서는 원제가 더 강한 셈이다.

소설은 손녀의 입장에서 쓴 것이라서 그녀가 본 것, 들은 것을 회상하면서 기록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기본적으로는 시간순으로 얘기하는 듯 하지만,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이 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관련 내용도 꽤 나오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당시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좀 낯선 내용도 많은데 다행히 그게 소설을 즐기는데 크게 악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녀는 이야기 내내 조금은 붕 뜬 존재처럼 느껴지는데, 그래서 그런지 소설도 약간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건 그녀의 이야기가 보다보면 조금씩 다른 측면이 보이기에 더 그렇다. 이 점은 소설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이어지는데, 그게 다 보고 났을 때 묘한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이건 또한 기존의 이야기들에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 때 있었던 일, 사건, 생각들을 다시 해석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게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르게 보도록 했는데, 그녀를 중심으로 했기에 감춰져있었던 이야기가 드러나는 것 같아서 이게 슬픈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묘하게 엇갈린 듯한 그 이야기들이 못내 안타까움도 느끼게 한다.

영화는 어떻게 해석하고 담아냈을지 궁금한데, 기회가 되면 함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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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스케치 핸드북 : 건물과 도시풍경 (리커버 버전) 어반 스케치 핸드북
가브리엘 캄파나리오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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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캄파나리오(Gabriel Campanario)’의 ‘어반 스케치 핸드북 : 건물과 도시풍경(The Urban Sketching Handbook: Architecture and Cityscapes)’은 도시에서의 스케치, 그 중 건물과 도시풍경에 대한 짧은 가이드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어반 스케치 핸드북(The Urban Sketching Handbook)’이란 이름으로 나온 시리즈의 하나로, 여기에서는 그 중 건물과 풍경을 그릴 때 참고할만한 것들을 담고있다.

건물은 대체로 직선 위주로 이뤄져 있다. 게다가 현대 건물들은 조금 비슷 비슷하게 지어진 측면이 있는데, 의외로 잘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것도 많이 볼 수 있다. 도시 한켠에 남겨져있는 옛 건물들이라던가, 공사중인 모습도 그렇고, 거리나 공원처럼 주변을 포함하면 전체 인상도 바뀌고, 심지어 건물 그 자체도 실제로 볼 때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때로는 구도가 어긋난다거나 깊이감을 제대로 담지 못해 실패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럴 때 도움이 될만한 스케치의 기본에 대해서 살펴본다. 저자는 그걸 구도, 비율, 크기, 대비, 선, 창의력 이렇게 6가지로 얘기하는데 이것들은 꼭 어반 스케치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공통적으로 쓰이는 스케치의 기본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어반 스케치에서만 생기는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책에서는 주로 얘기하는 것도 그런 점들이다. 책은 그런 점들이 보이는 어반 스케치 작품들을 여럿 살펴보며 어떻게 그려진 것인지, 거기에서 배울것은 무엇인지 등을 짧막하게 얘기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분량은 생각도 많지 않은 편이다.

미술의 기본을 꼼꼼하게 파헤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단한 혜안이 담긴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실제 그림을 그리면서 마주하게 될 소소한 것들이 꽤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그린 매력적이고 창의적인 작품들 보는 것도 좋다.

‘핸드북’이라고 하는 만큼 부담없으므로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훑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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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예언의 시작 편 4 : 폭풍 전야 전사들 1부 예언의 시작 4
에린 헌터 외 지음, 서나연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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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Erin Hunter)’의 시리즈 네번째 책 ‘전사들 1부 예언의 시작 4 폭풍 전야(Warriors: The Prophecies Begin #4 Rising Storm)’는 계속되는 갈등과 시련의 시작을 담았다.

전권에서 주요한 이야기 중 하나를 해소한 후 얼핏를 되찾은 것 같은 평화지만, 그것은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그게 지도자는 물론 중요한 역할을 맡게된 파이어하트에게도 여러가지 고민거리를 안기는데, 그 뿐 아니라 정확한 의미를 알기 어려운 예연과 같은 꿈, 말썽쟁이 훈령병, 종족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고뇌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건 결국 돌고 돌아 아직까지도 자기에게 남아이는 편견과 의심인 ‘애완고양이’ 문제를 부채질 하기도 한다.

어쩌면 그 근본적인 차이 때문에 파이어하트는 그 동안에도 더 끊임없이 폭풍족의 전사로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고민하고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이런 고민은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기도 하다.

하지만, (고양이로서)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 동안 끊임없이 전사로서의 모습을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한번 생긴 인식이란 것이 얼마나 바꾸기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준다. 심지어 그 자신마저도 그토록 신경쓰지 않던가. 이런 점은 묘하게 인간 세상의 그것을 떠올리게도 했는데, 특히 출신이나 종족을 따지는 점에서는 인종 차별 문제를 많이 생각나게도 했다. 그래서 그 속에서 고뇌하며 발버둥치는 파이어하트의 이야기가 더 인간적으로 와닿는 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 스타일은 여전하다. 종족 고양이로서 살면서 겪게되는 여러 고난들을 통해 불안감을 조성하고, 예언의 꿈을 통해 나름의 길을 제시하지만 그 정확한 의미는 닥치기 전까지 알기 어려우며 그 과정에서 겪었던 일들이 결국에 벌어질 사건의 떡밥으로서 나온다는 것이 그렇다. 이렇게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데도 여전히 종족 고양이로서의 삶이 흥미로우며 몰입해서 읽을 정도로 재미있게 그려냈다는 점은 새삼 감탄이 나온다.

아직 미처 다 끝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남겨놓고 있었던 것을 잘 이끌어 새로운 갈들의 시작을 이끌어 내는 것도 잘 했다. 마지막에는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던 일을 하나 까면서 끝내는데, 그게 파이어하트의 고민을 더 짙게 만들기도 해서 다음권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제목인 ‘폭풍 전야’가 본권의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면서, 다음권을 향한 말이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어 여러가지 의미로 참 적절해던 것 같다.

과연 파이어하트와 폭풍족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다음궈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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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물이 대단하다! : 고양이 섬의 비밀 - 드래곤빌리지 지식 체험 만화백과 이 생물이 대단하다!
크리에이터:D 지음 / (주)하이브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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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물이 대단하다!: 고양이 섬의 비밀’은 드래곤빌리지 케릭터를 활용해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만화다.

책은 크게 두가지로 구성되어있다. 하나는 고양이에 얽힌 일화를 담은 만화이고, 다른 하나는 순수하게 현실 고양이에 대한 정보를 담은 것이다. 이 둘은 서로의 영역을 거의 침범하지 않아서, 사실상 별개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도 둘 다 고양이를 주제로 하고 있기에 어색하거나 하진 않다.

만화는 용들이 사는 세상에서 어느날 없어진 고양이를 복원하려 한다는 약간 과장된 상상력으로 이뤄진 일종의 모험물이다. 소재가 소재다보니 SF적인 느낌도 있고 용들이 사용하는 신비한 힘이 판타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드래곤 빌리지라는 IP도 어색하지 않게 잘 사용했다.

다만 과학적인 내용으로 시작한 이야기를 판타지로 해소하는 것은 조금 미묘하긴 했다. 소능력도 각자가 자신의 개성을 살려 활용한다기 보다는 이야기에 딱 맞춰진 느낌이어서 너무 형편 좋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좀 데우스 엑스 마키나 적이랄까. 그래도 전개나 이야기, 그리고 단권으로서의 완결성도 나쁘지는 않은 편이라 꽤 볼만하다.

고양이에 관한 정보는, 책이 상당 부분을 만화에 할애했기 때문에, 그 분량이 많지는 않다. 그게 지식서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도 느끼게 하는데, 그래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양이의 종류에서부터 생태까지 기본적이라 할만한 것들을 잘 담은 편이다. 고양이에 대한 일화들도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볼 만하다.

고양이를 키우거나 할 것이라면 좀 더 전문적인 책이 필요하겠지만, 아이들이 고양이란 생물에 대해서 처음 알아보는 역할로는 나름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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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세계 -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변선희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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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트 에스피노사(Albert Espinosa)’의 ‘푸른 세계(El mundo azul. Ama tu caos)’는 색을 소재로 풀어낸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그린 소설이다.

소설의 인상은 참 독특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주인공의 설정이나, 그가 가게되는 곳, 그리고 그곳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죽음이 발현되는 것도 모두 조금은 붕 뜬 느낌이다. 현실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소설은 마치 꿈이거나,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 또는 그저 비유와 상징들을 이야기같이 담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죽음을 거의 정확하게 아는 것처럼 그려진 것이나, 죽음 직전까지도 거의 건강한 것처럼 활동하는 점도 그렇고, 그렇게 짧은 생을 맞이하는데도 그곳이 유지된다거나, 그곳에서 행하는 각종 행위들, 그랜드호텔과 그곳을 유지하는 정체불명의 단체 같은 것들도 모두 그렇다.

이것들은 모두 특정 경험과 그를 통해 받은 느낌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연결한 것에 가깝다.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결론에 담은 메시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일부는 다분히 작위적이며, 그래서 말이 안되어 보이기도 한다. 당장 푸른색에 대한 얘기부터가 그렇다. 도무지 보편적인 감정이나 사상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은가. 어디까지나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이 푸른 색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가 추상적인 면을 띄는 것과는 달리 메시지는 꽤나 분명한 편이다. 그건 저자가 작중 인물들을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의 실제 나이와는 안어울리는 진중한 문장들도 모두 곱씹어 볼 만하며, 그건 삶과 죽음에 대해서 던지는 이야기도 그렇다.

물론, 작가의 생각을 문자 그대로 다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속에 삶에 대한 혜안이 있는 건 사실인데, 그건 저자 자신의 실제 겪었던 경험이 녹아있는 이야기라서 더 그런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만 처음부터 의도를 갖고 쓴, 메시지를 위한 소설이다보니, 이야기 자체는 그리 매력적이지만은 않다. 일단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나 자기계발서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점은 개인에 따라 분명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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