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접합 전문가 - SF단편집
하시문 지음 / 케포이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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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접합 전문가’는 색다른 이야기를 다룬 단편 10개를 수록한 소설집이다.

과학이 발전한 미래를 그리는 SF는 인간의 욕심과 그로인해 반복해온 과거의 역사 때문에 부정적으로 그려질 때가 많다. 과학이 인간의 안좋은 면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보는 거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이 많다.

그런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도 잘 보면 SF적인 사회를 배경으로 암울한 사회를 그린게 있는가 하면, 그와는 조금 다르게 암울한 인간군상을 그릴때 이를 더 깊게 풀어내기 위해서 SF적인 상상을 사용하는 것도 있는데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모두 후자에 가까운 편이다. SF라는 장르가 주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보다는 묵직한 주제의식이 느껴지는 것이 더 많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도 쉽게 읽히지 않는다. 일부러 착각하기 쉽게 이상한 이름을 쓴것도 그렇고, 문장도 조금씩 걸리게 쓴데다가, 이야기 자체도 그렇게 쉽지는 않아서 조금 꼬거나 철학적인 내용이라도 나오면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나름 고민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개중엔 나름 어려운 과학 이론을 가져다 쓴 것도 있다. ‘SF 이론을 모르는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얘기는 좀 과장된 것 아닌가 싶다.

이 단편집의 장점은 수록작들이 하나 하나 개성적이라는 거다. 거기에 담긴 SF적인 상상력도 상상력이거니와, 그걸 통해 전하려는 이야기도 역시 그렇다. 인간이 아닌 인물들이 등장해 인간들을 은근히 비꼬는 이야기를 하는 것도 볼만했고, 그런 그들이 오히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묘한 울림이 있었다. 왜, 점점 더 인간성이 없어지는 시대지 않은가.

이야기를 진득하게 풀어낼 수 없는 단편집인데도 잘 읽히지 않게 쓴 건 그리 취향이 아니고, 상상력 가득한 SF 세계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꽤 볼만한 소설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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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귀신 탐정단 1 - 두 개의 얼굴 오싹오싹 무서운 이야기 시즌2
앨리스 지음, 카툰TM(정은정) 그림 / 서울문화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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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귀신 탐정단 1: 두개의 얼굴’은 귀신이 얽힌 무서운 이야기들을 귀신 탐정단과 함께 돌아보는 소설이다.

이 시리즈는 ‘공포여행 시리즈’로 나왔던 ‘신비아파트 오싹오싹 무서운 이야기’의 계보를 잇는 것으로 시리즈 명도 아예 ‘오싹오싹 무서운 이야기’로 따로 분리(변경)되었다.

주요 얼개는 귀신들이 벌이는 사건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위해서 신비아파트의 주요 인물들이었던 ‘구하리’, ‘최강림’, ‘김현우’가 귀신 탐정단을 만들어 활약한다는 것이다. 원작의 캐릭터들이 애초에 그런 류에 강하기도 하고 귀신들이 쉽게 동화하는 아이들을 노린다는 것도 그럴싸 해서 과연 그걸 어떻게 파헤치고 해결할지 나름 기대도 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추리를 펼친다던가 탐정단이 의뢰를 받고 그것을 해결하는 모습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건 이 책이 처음부터 ‘탐정단’에 중정을 둔 것이 아니라 ‘무서운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록 에피소드 중에는 전혀 탐정단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있는데, 심지어 그들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마저 아니라서 탐정단이 활약하는 연속된 이야기라기 보다는 아이들이 보기 좋을 정도의 무서운 이야기를 모은 묶음집이라는 인상이 더 강했다.

이런 점은 기대와는 달라 조금 아쉬움도 남았지만, 다양하게 무서운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컨셉은 잘 지켜서 각각을 보는 맛은 있다. 각 에피소드 시작 전에 나오는 무서운 썰들도 이야기와 잘 어울리고, 무서운 정도나 묘사도 아이들이 보기에 적당해 보인다.

시리즈로서의 연속성을 주기 위해 ‘명채희’라는 인물을 등장시킨것도 흥미로웠는데, 이 비밀스런 캐릭터가 어떤 활약을 할지도 궁금하다. 1권에서는 그와 관련한 떡밥을 대놓고 뿌리기도 해서 2권에서 어떤 이야기로 이어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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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 교과서 - 사진과 도해로 보는 다트 던지는 법.게임 룰.매너.멘탈 강화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이다원 지음 / 보누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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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 교과서’는 다트의 기존적인 내용들을 담은 교과서 같은 책이다.

다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만큼 유명하고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것 치고는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당장 다트 경기의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라는 01게임도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그래서 다트를 스포츠라기보다는 장난감의 하나로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트 교과서’는 그런 다트를 스포츠로서 제대로 설명한 책이다. 책에는 다트를 이루고 있는 파트나 다트의 종류, 득점 계산 방식 같은 것부터 그립 방법이나 스탠스, 에이밍이나 테이크백까지 나름 다트를 즐겨봤다는 사람도 잘 모르는 것까지 꽤 알차게 담았다.

설명도 비교적 쉽게 잘 한 편이다. 다트라는게 원하는 지점에 던져서 맞춘다는 간단한 방식이라서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자세 등을 설명할 때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라던가, 또는 주의해야 할 점들도 집어서 잘 설명해서 쉽게 들어온다.

그림과 사진을 풍부하게 사용한 것도 좋았는데, 일단 기본적인 정보를 익히고 나면 다음에 볼 때는 사진만 봐도 내용을 알 정도로 적절한 사진을 잘 쓰기도 했다. 자세나 동작은 설명만으로는 좀 부족한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여러 사진들은 그런 것을 보완해주기 때문에 이해를 높여준다.

다트를 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 외에도 연습 방법이나 멘탈 관리, 승부를 위한 전술 같은 것들이 있는 것도 좋았는데 당장 본격적인 다트를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은 내용이다.

다트 경기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어서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보면서 다트 역시 얼마나 체계적으로 다듬어진 게임인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자세나 동작, 정확한 에이밍을 위한 조절 등은 다른 스포츠에서도 많이 접했던 것이라 더 그랬다.

요즘은 술집에도 전자 다트를 구비해 놓는 곳이 많은데, 차분히 익혀뒀다가 친구들과 함께 가볍게 즐겨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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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살인사건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3
에드거 월리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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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월리스(Edgar Wallace)’의 ‘수선화 살인사건(The Daffodil Mystery)’은 수선화 한바발이 놓인 묘한 형태로 죽은 자에 얽힌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영화 ‘킹콩(King Kong)’의 각본가가 쓴 이 추리소설은 널리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영국추리작가협회에서 꼽은 ‘100대 추리소설’에도 들 만큼 잘 만든 작품이다.

1920년에 나온 작품이라 시대상은 좀 낯설긴 하다. 작품 내에서 따로 언급이 없고 말도 등장하는 걸 보면 그 즈음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수사도 그렇게 과학적이어 보이지는 않는다. 지문 감식도 좀 어설프고, 명백한 혈흔이 있어도 DNA 검사를 한다던가 하는 건 안된다는 말이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생각보다 증거보다는 상황과 증언에 더 많이 의존해 범인을 추측한다. 뒷받침해줄 증거나 자료가 부실하다는 점은 범인과 상황에 대한 가설도 상상의 범주에만 머무르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도 증거에 치일일이 없어 모순된 상황을 만들지도 않고 등장인물들이 훨씬 자유롭게 가능성에 대해 상상하기 때문에 소설로서는 꽤 재미있게 읽히기도 했다.

다만 추리물로서는 조금 아쉬웠는데, 흔히 추리물에 기대하는 것과는 좀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 추리물, 특히 퍼즐성이 강한 본격 추리물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좀 어설퍼 보일 수도 있을 듯하다. 등장인물 사이에 오가는 로맨스도 단순하게 첫눈에 반했다는 식이라서 딱히 공감도 가지않았고, 역할에 혼란을 주기도 했기 때문에 썩 좋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좋았던 것은 이야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주요 인물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활약상들도 그렇고, 작아 보이던 사건이 점차 몸짓을 불려가는 것이나 거기에 여러 비밀들을 심어놓고 이야기와 함께 조금씩 풀어내는 것도, 그런 여러 이야기들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낸 솜씨도 좋다. 그래서 거의 긑까지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마무리는 조금 급전개가 된 느낌도 있는데다 굳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도 잘 와닿지는 않아서 너무 형편좋게 흘러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기왕이면 좀 더 사실을 파악하고 진상을 추리해 가는 과정이 그려졌다면 좋았을 것 같다.

엔딩은 마치 영화의 마지막 장면 같아서 나쁘지 않았는데, 그게 그들의 향후를 궁금해하게 만들기도 했다. 일부 캐릭터를 살려, 지금과는 다른 조합으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건을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면 그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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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킹
슬리만 카데르 지음, 이수원 옮김 / 니케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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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슬리만 카데르(Slimane Kader)’의 ‘오션킹(Avec vue sous la mer)’은 현대 유람선 위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 유쾌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볼 때 시대 배경이 언제인건지 꽤 헷갈렸는데, 만약 현대의 소설이나 영화 등을 종종 언급하지 않았다면 18~19세기라고 해도 믿었을 것 같다. 부려지는 선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게 마치 노예를 연상케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좁은 4인실에 간신리 몸만 누인다는 것도 그렇고, 일하는 것에 따라 각자에 대한 시선이나 처우가 달라진다는 것도 마치 카스트제도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기에 더 그 엄격한 계급 바깥에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흥미롭기도 했다.

이곳 저곳을 다니며 유람선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보는 건 그 자체로도 볼만하지만, 더 재미있는 건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을 그려낸 솜씨가 좋아서다. 각양각색의 사연을 갖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사회의 감춰진 면을 끄집어 내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한데, 그게 이 소설을 일종의 사회 소설로 느끼게도 만든다.

그렇게 담아낸 일면들은 모두, 뒷 이야기가 의례 그렇듯, 어두운 편이라서 괜한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걸 보면서 왠지 모를 웃음이 배어나오는 건 저자가 그런 이야기들마저 해학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그 서로 상반된 모습이 마치 비꼬는 것 처럼 보이게도 만들어서 블랙 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리숙하면서도 강한 욕망이 있고 그걸 절제하지도 않는 주인공 ‘왐’은 굉장히 인간적이다. 애초에 그가 조커가 된 이유도 그런 때문인데, 그건 조커가 된 후에도 마찬가지다. 그게 일반적인 우리네와 비슷해서 더 그에게 공감도 가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가 받는 처우나 그로인한 울분이 잘 다가오기도 하고, 그렇기에 그런 그가 짤릴 것을 각오하고 저지르는 일은 일종의 쾌감을 주기도 한다.

왐을 중심으로 보면 소설은 조커로 추락했다가 점차 올라가는 일종의 성공 스토리로도 볼 수 있는데, 작가는 그것마저도 그냥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마무리 하지 않았다. 마치 평행이론처럼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엔딩은 그의 이후가 어떠할지를 짐작케 하는 한편,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나 편협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더니, 그렇게 이해 못하던 자의 행동과 생각을 그토록 따라갈 줄이야. 이런 점은 묘하게 철학적인 반성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꽤 잘 쓴 소설이다. 볼 때 재미있기도 해서 실제 선원이라는 저자의 정체를 더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번역은 준수한 편으로, 원작을 잘 살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프랑스식 영어 발음과 영어를 그대로 사용한 게 그 하나다. 덕분에 일부 대사는 좀 생각해봐야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겪는 의사소통 문제나 변화를 보여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영어를 쓴다고는 하지만 해석도 붙었고 쉬운 문장만 쓰기도 해서 딱히 보기 어렵지도 않고. 다만, 그래서 더 오역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일부는 의역이라 할 수도 있겠다만, 같은 상황을 그린 장면의 대사를 서로 다르게 번역한 것은 명백한 오역 아닌가. 좀만 더 신경쓰지 그랬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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