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ing 특서 청소년문학 8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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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ing’은 서로 만나 첫사랑을 하면서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중학생인 희채는 결핍을 앓고 있는 아이다. 부모가 이혼했을 뿐 아니라, 둘 모두가 자신을 떠나 할머니에게 맡겨졌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희채에게 그렇게 잃어버린 부모의 빈 자리는 크다. 그래서 비록 크게 내색하지는 않지만 그 내면엔 부정적이고 우울한 것들도 엿보인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진달래색 아오자이를 입은 여자아이를 만나고, 관심이 가지만 주저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되면서 서로 가까워지고 첫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

어떻게 보면 ‘소년, 소녀를 만나다’ 식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흔하고 식상하진 않은 것은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주인공 소년과 소녀가 서로 각기 다른 방식의 결핍을 가진 것도 그렇고, 그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행동이라던가, 다문화가정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하는 것,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까지 진지하게 바라보고 고민해 볼만한 이야기들을 꽤 많이 담았다. 그렇다고 어색하게 우겨넣은 게 아니라 이야기 속에 잘 어울러내서, 두 사람의 첫사랑을 지켜보면서 자연히 생각해보게 만든다.

아직은 어린 아이들의 첫사랑도 잘 그렸다. 서로를 알아가고 가까워지면서도 조심스러워 한다던가, 작은 변화에도 흔들리고 고민하는 마음 같은 것도 잘 표현했다. 그래서 성장기를 거쳤던 사람, 첫사랑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이야기에도 쉽게 공감을 할 만하다.

창작노트가 아니더라도, 작품 내내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시선이 작가의 첫사랑 예찬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당장 두 아이가 서로를 통해 일종의 치유나 안정을 얻는 것만 봐도 그렇다. 왜 이 좋은 걸 안하느냐고 말하는 듯 할 정도다.

그렇다고 그걸 과하게 대단한 것이나, 만능처럼 그리지는 않았다. 나이가 어린만큼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음도 분명하게 얘기한다. 꿈이 무엇이고 어떤 걸 하고 싶은지 잘 몰라 방황하는 것도 꽤 현실적이다.

그러면서도 할 수 있는 걸 찾고, 그를 향해 나아가고, 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을 깨닫는 모습을 통해 그 만남을 통해 이들이 한층 성장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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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장준혁 지음 / 북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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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은 사랑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3개를 담은 소설집이다.


세 편의 공통점은 작은 반전이나 이야기 전환 같은 것이 들어있다는 거다. 물론 딱히 그를 통해 놀라움을 줄려고 하는 건 아니라서 어느정도 예상도 되고 그래서 크게 극적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이야기를 전환시키는 역할을 잘 하기 때문에 썩 나쁘지는 않다.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지만 각 단편이 서로 연결점이 있는 것 같은 묘사도 보이는데, 그게 이 셋을 서로 다른 이야기이면서도 서울역을 둘러싼 큰 이야기의 일부처럼 보이게도 한다.

이야기는 비록 현실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걸 빗어내는 각 인물들의 사연 등에는 꽤 현실적이고 공감할만한 부분도 많았다. 그게 때론 괜한 디테일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인물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게 이들의 이야기에 더 어이없어하고, 때론 안타까워도 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전개면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특히 반전 요소가 치밀하지 않은게 그랬다. 중간 중간에 충분히 알아챌 기회가 있었고, 그 중엔 ‘그걸 눈치 못챈다고?’ 싶은 경우도 있는데다, 그런 특징은 세 편 모두 마찬가지여서 이야기가 좀 작위적이라는 느낌도 들게한다. 우연에 우연, 착각에 착각, 오해에 오해가 쌓여야만 나올 이야기인데, 그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그렇게까지 설득력있게 풀어내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반전 후 마무리되는 이야기는 급하게 끝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 후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다. 물론 그건 그것대로 그 뒤를 상상하게 만들기도 하고 현실과 같은 씁쓸함이 있어 나름 나쁘지 않기도 하다만, 뒷맛이 깔끔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작품 외적으로는, 저자가 글 뿐 아니라 그림 등 여러가지 작업을 하는만큼 그걸 활용하는 것은 좋은데, 기왕 삽화는 컬러로 담았으면 더 좋았겠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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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만 보이는 남자
최광희 지음 / 열세번째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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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만 보이는 남자’는 어느 날 나타난 나만이 볼 수 있는 남자와 그를 볼 수 있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 소설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소재는 나쁘지 않다. 다른 누구도 볼 수 없는 사람이 나에게만 보이고 또 얘기할 수 있다니, 과연 그는 누구인지 또 이건 현실인지 또는 환각인지 궁금하게 만들어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한다.

특별한 남자와 일상에서 또 남편과의 사이에서 좀 지치고 외로운 여자가 벌이는 로맨스도 나름 그럴 듯하다. 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하지 않던가. 그건 반대로 말하면, 자꾸 보다보면 정이 들고 마음을 주게 된다는 얘기다. 어쩌면 일상을 함께하는 남자와 여자의 로맨스는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그런데, 그걸 풀어내는 방식이 마뜩잖다. 엄연히 남편이 있는 여자가, 심지어 남편과 함께 할 때조차 남자를 보고 느끼고 바라는 여자가, 그러면서도 믿음이라느니 하는 소릴 내뱉고 불륜이 아니라고 하는 걸 어떻게 이해해줄 수 있겠는가.

자기가 남편을 스토킹 하는 것은 남편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이고, 남편이 자신을 따라 오는 것은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인가? 이 자기 합리화로 점철된 여자를 대체 어떻게 이해해 줘야 하는가.

여자를 사랑한다는 남자가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기꺼워 한다는 것도 공감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그것을 그럴듯하게 만들려고 내세운 남자의 배경이나 남편의 설정도 차마 그걸 이해하게 만들어주진 못한다.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대체 왜 그렇게 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심지어 뒤에 가서는 그걸 뒤집는 듯한 이야기까지 나와서 ‘그럼 그건 뭐였어?’싶게 만들게도 한다.

이렇게 공감도 할 수 없고 이해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쌓았으니, 그 마무리도 좋을 수가 없다.

작가가 전하고 싶었다는 사랑에 대한 메세지도 느끼기 어렵다. 그런 메시지를 담을 거였다면 더 그에 적합한 이야기를 그렸어야지 않을까. 서로 어긋나던 커플이 깨닫는 이야기라던가, 잘못된 인연 후에 새로운 만남이라던가. 얼마든지 적당한 이야기가 있는데 굳이 이런 이야기로 만든 이유를 모르겠다.

따져보면 나름 기대할 점은 많았지만, 결국엔 이야기도 마무리도 모두 아쉬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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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유월은 큰 스푼
신현수 지음, 최정인 그림 / 스푼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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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유월은’은 진한 아픔을 남긴 한국 전쟁을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다.

발발한 날짜를 따 6·25라고도 하는 한국 전쟁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크나 큰 상처다. 기껏 일제 강점으로부터 벗어났더니 벌어진 전쟁인데다, 서로 다른 나라와 민족이 이권을 위해 벌인 게 아니라 얼마 전까진 이웃이자 동무였던 이들끼리 행한 동족상잔이라는 점도 그렇고, 딱히 이유가 없는 민간인 학살까지 여럿 일어났기에 더 그렇다.

이제는 70년이나 지나 그 때의 경험이나 기억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지만, 당시에 생겼던 부정적인 마음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책은 그런 그 때를 아이의 시선에서 그린 소설이다. 이를 두드러지게 드러내기 위해 서로 신분이 다른 세 소녀를 등장시켰는데, 비밀스런 모임을 가질만큼 서로 긴밀한 관계였던 이들이 조금씩 틀어지고 결국 헤어지게 되는 것은 절로 한숨을 뱉게 만든다.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도 꽤 잘 그렸다. 생략된 부분(특히 어른들의 이야기가 그렇다)도 있어서 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있고, 굳이 긇어 부스럼을 만들어 일을 키우는 듯 보이는 점도 보이긴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이야기에 큰 무리기 없었다. 원치 않았음에도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도 충분히 유추할만 했고, 그래서 그게 점점 피할 수 없는 이별을 만들어 내는것에는 안타까움도 느껴졌다.

그 후 종희가 겪는 일도 아이의 시선이라는 걸 유지하면서 당시 사회의 일면까지 꽤 잘 담아냈다.

이야기의 해소는 다소 판타지적인 면도 있기는 하나, 전쟁의 끝을 희망하는 마무리는 그렇게 되지 못한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한 뒷맛을 남겨 묘하게 현실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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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마스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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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 지에벨(Karine Giebel)’의 ‘게임 마스터(Maîtres du jeu)’는 작가의 짧은 심리 스릴러 단편 두개를 엮은 소설집이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두 단편은 짧은 분량에도 상당한 몰입감과 재미를 준다. 두편은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특히 ‘죽음 뒤에’의 구성에는 감탄이 나왔다.

갑작스레 유산으로 받게 된 낡은 집이라던가, 그 집에서 벌어지는 일, 그 뒤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있는 반전까지 모두 좋았다.

재밌는 건 이게 상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이야기나 반전을 보여줘서 그런 게 전혀 아니라는 거다. 오히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지루하다 할만큼 뻔하게 예상되는 면도 많았다. 소설의 주요 이야기들이 꽤나 기존의 다른 작품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단, 이는 개인 경험에 따른 것으로, 작품의 첫 공개 일시를 두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몇가지 이야기들을 정말로 잘 이었고, 하나씩 풀어내는 것이라던가, 은근히 다음 이야기에 대한 복선이 되는 대사를 까는 것도 잘해서 어떻게 될지 뻔히 짐작을 하면서도 막상 그게 드러났을 때는 절로 감탄을 하게 만든다. 잘 쓴 소설이란 단지 소재가 신선하고 좋으냐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낀다.

그에 비해 ‘사랑스러운 공포’는 조금 아쉬웠다. 누가 살인마일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고, 나름 반전도 있으며, 뒤가 어떻게 될지 그렇게 뻔 한것도 아니었다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흥미롭거나 긴장감이 일지는 않았다. 특히 정신의학적인 부분은 잘 공감이 가지 않아서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뭐야, 이런 식으로 끝난다고?’ 싶은 찝찝함도 남긴다.

같은 작가가 쓴 유사 장르의 소설이 이렇게까지 평이 갈리다니 오히려 놀랍다. 다른 작품은 어떨지 궁금한데, 적어도 더 읽어보고 싶게 한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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