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시스터 11 - 뱀파이어 콘서트 벽장 속의 도서관 16
시에나 머서 지음,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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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머서(Sienna Mercer)’의 ‘뱀파이어 시스터 11: 뱀파이어 콘서트(My Sister the Vampire: Flying Solo)’는 뱀파이어 시스터 시리즈(My Sister the Vampire Series)의 11번째 책이다.

이번 권에서는 아이비가 뱀파이어 최고 명문 기숙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자매가 떨어져 지내면서 생기는 일들을 그렸다.

말이 좋아서 전통이 살아 숨쉬는 것이지 막말로 고리타분하기 짝이없는 왈라키아 아카데미는 그간 자유롭게 살아오던 아이비에게 답답하기 그지 없을 뿐이다. 대체 이 시대착오적인 모습은 뭐란 말인가. 자연히 자매와, 또 연인과 함께하며 행복했던 프랭클린 그로브에서의 삶이 그리워질 수 밖에 없다.

환경이 바껴 곤란을 격는 아이비와 달리 그녀의 쌍둥이 자매인 올리비아는 주변인들과의 관계 때문에 복잡하고 골치아픈 나날을 보낸다. 실제 마음과는 달리 평정을 가장하기도 하고, 아이비의 빈자리가 티나지 않게 그 대타를 멋지게 수행하기도 하지만 마음속엔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도 둘은 달라진 환경에도 꽤나 잘 지내고 있다. 잠깐 동안에도 그렇게 훌륭히 적응할 정도라면, 조금만 더 지나면 새로운 환경에도 얼마든지 제대로 녹아들 것이란 것도 짐작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게 가능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내가 정말로 바라고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더 집중한다. 설사 그게 장기적으로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소중한 것을 뒤로 미루거나 하지 않기도 한다는 얘기다.

이런 이야기가 뱀파이어와 인간 쌍둥이 자매의 다사다난한 이야기 속에 꽤나 잘 녹아있다. 그래서 조금은 어리숙해 보이는 이들의 선택도 미소지으며 보게 한다. 그런 점에서 원제인 ‘Flying Solo’도 참 적절하다. 그래서 더 그걸 책 속 일개 사건 중 하나인 ‘콘서트’로 퉁쳐버린 한국어 부제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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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될 일도 되게 하는 대화와 협상의 기술 - 일상의 모든 일이 생각대로 술술 풀린다
마츠우라 마사히로 지음, 조보람 옮김, 조혜영 감수 / 대경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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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우라 마사히로(松浦 正浩)’의 ‘협상의 정석(おとしどころの見つけ方: 世界一やさしい交渉学入門)’은 협상이란 무언인가를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다.

보통 협상이라 하면 거래 과정에서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협상은 의외로 다양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활용되며, 심지어 업무 뿐 아니라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데도 협상은 어김없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걸 ‘노교섭’이라는 캐릭터가 협상에 능통한 외계인의 뇌내 지도를 받으며 잘못을 파악하고 익히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협상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뿐 아니라, 그런 이론을 실제 상황에서는 어떤 식으로 적용되는지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예시를 통해 내용을 풀어가는 것은 추가로 쉽게 읽힌다는 장점도 가진다. 게다가 상황도 누구나 겪을만한 것들을 꼽아서 어떤식으로 협상을 해나갈지 흥미로우며, 그를 통해 보여주는 것들도 실제로 유용한 협상 기술들을 잘 담고있다.

본문을 어려운 용어 대신 쉬운 문장으로 이해하기 쉽게 쓴 것도 좋다. ‘협상’은 안그래도 어려운 이미지가 있는데, 거기에 전문 용어까지 남발했다면 상당수는 중간에 읽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렇게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것은 칭찬할 만하다.

구성면에서는 기껏 등장시킨 개성적인 외계인들의 비중이 낮다거나 만화가 시작과 끝에만 있는 정도로 적다는 것이 좀 아쉽기는 했다. 그래도 대부분 대화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다 주요 케릭터인 노교섭과 외계인의 대사 옆에는 작지만 표정이 담긴 그림을 덧붙여 놓기도 해서 그림이 없을 뿐 전체적으로는 만화처럼 읽을 수 있어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번역도 무난하게 한 편인데, 특히 몇몇 부분을 한국에 어울리게 지역화 한 것도 꽤 괜찮았다. 다만, 숫자 계산을 틀리는 등 오역도 있었고(한번 틀리고 마는 게 아니라 계속 틀리는 걸 보면 오타가 아니라 오역인 듯하다), 제목을 기존의 다른 책과 똑같게 지은 것도 좀 걸렸다. ‘정석’이라는 게 워낙 유명하다보니 눈에 드는 것도 사실이나 좀 더 책에 어울리는 제목도 많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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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기지 마시오 1권 당기지 마시오 1
제재영 / 한국우주난민대책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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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지 마시오’는 외계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SF 소설이다.

와계인과 관련된 일을 처리하는 공무원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알려지진 않았지만 사실은 일상속에 널리 숨어있는 외계인이라던가,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만들어낸 기발한 장치들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저게 뭐야’ 싶은 웃기는 상황들을 통해 풀어낸다. 이 때 한국과 공무원이라는 조합을 꽤 잘 이용했는데, 이를 통해 이들이 겪는 일들과 그들의 활약 등을 말 그대로 유쾌하게 담아냈다.

시트콤처럼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은 사실 냉정하게 보자면 별 거 없다. 신기하거나 독특하다 할만한 점도 그렇게 많지는 않으며, 망상하거나 우스갯소리로 한번쯤 던져봤을만큼 이야기도 가볍기 때문이다. 할 일 없는 공무원들이 소일거리를 찾아 하는 이야기들이라 더욱 그렇다.

그러나 외계인의 존재와 SF라는 장르가 그것들을 잘 포장한다 그냥 들었으면 그냥 그랬을 이야기를 꽤나 흥미롭게 보게 해준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소설의 재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장르를 잘 이용하지 않았나 싶다.

시작할 때 창작물이라고 못을 박으면서도 마치 경험담을 실은 것처럼 썰을 푼다던가, 펴낸곳이 소설 속 단체인 ‘한국우주난민대책위’라는 것도 재미있다. 이런 자잘한 센스들이 이 책을 조금 더 돋보이게 해준다.

소설의 배경은 의외로 MIB을 연상케 하는 점이 많은데, 그렇다고 그걸 단지 따라하기만 하기 보다는 행성인이라는 자기만의 색깔을 넣어 변화를 준 것도 좋았다. 물론, 그들의 변이라던가 하는 몇몇 것들은 SF라기보단 판타지에 가까운데다 제대된 설명이 있지도 않지만, 다행인 것은 그렇대도 딱히 거부감이 일거나 하진 않았다. 소설 자체가 가볍고 유쾌하다보니 이런 것들에도 별로 심각해지지 않는달까. 어쨌든 진지한 SF라기보다는 코미디니까 말이다.

문장력은 조금 아쉬워서 시기나 장소, 인물 등을 왔다갔다하는 이야기가 썩 편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만 해, 2권도 보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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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걸스 5 -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에서도 잊혀지는 거야 스파이 걸스 5
앨리 카터 지음,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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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 카터(Ally Carter)’의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에서도 잊혀지는 거야(Out of Sight, Out of Time)’는 ‘스파이 걸스 시리즈(Gallagher Girls Series)’의 5번째 책이다.

이 소설 시리즈는 한국에선 일단 ‘어린이 소설’로 분류해 나오고 있기는 하다만 실제로는 그보다는 좀 더 성숙한, 청소년에서 청년 사이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다. 소위 ‘영 어덜트 소설(Young Adult Fiction)’이라는 얘기다.

그만큼 다루고 있는 소재나 주제도 어린이 소설에 비하면 더 무거우며, 이야기의 짜임새도 꽤 신경써서 쓴 편이다. 실제로 초반에 이야기에 흥미를 갖도록 미스터리한 비밀들을 풀어놓는 것 뿐 아니라 그 후 그것을 풀어가는 것도 잘했다. 그 과정 역시 크게 무리하거나 하지 않아 몰입해서 보면서 따라가는 맛도 있었다.

이번 권에서는 ‘케미 모건’이 기억을 잃은 상태로 등장하면서 대체 전권과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데, 중간 중간에 독자를 홀리게 만드는 떡밥 요소들도 꽤 집어넣어서 혹시 이런 일이 있진 않았을까? 만약 이랬다면? 사실은 이런 공작이 있었다면? 하는 식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들기도 했다.

소재로 한 ‘스파이’도 꽤 매력적으로 잘 보여준다. 물론 소설에서 보여주는 스파이는 모습이나 활동 등이 실제 스파이의 그것과는 꽤 다르겠지만, 영상과 문학 등을 통해 이제는 어느정도 정형화된 일종의 직업 판타지물로서의 스파이를 정말 잘 그려냈다. 거기에 기존의 스파이물과는 다른 요소들은 이 작품만의 매력도 느끼게 한다.

시리즈물은 갈수록 익숙해지면서 재미는 좀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계속해서 이런 재미를 주는것에 감탄이 나온다. 다음 편에선 또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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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았다, 그치 -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이지은 지음, 이이영 그림 / 시드앤피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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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았다, 그치’는 사랑이 끝난 후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에세이다.

사랑 이야기는 참 끝이 없다. 푸고 또 퍼도 계속해서 나오고, 그것들은 모두 언제고 들은 것 같으면서도 또한 새롭다.

그런 이야기 들 중에서 으뜸은 단연 이별 이야기다. 그것은 비록 사랑의 한 끝의 형태이나 미완으로 남은 것이기에 더욱 진하게 남은 옛 추억의 그림자와 이전의 좋았던 일들에 대한 미련, 그리고 채 끝내지 못한 마음들이 질척거린다. 그것들은 흔하고 그래서 진부하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 공감도 간다. 거기에 담긴 이야기, 감정들이 내가 가졌던 예전의 그것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사랑노래가 이별 노래인 것 아니겠는가.

이 책도 그렇다. 엄밀히 말하면 다르지만 묘하게 나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들이 마음을 당긴다.

웹툰 작가가 그려낸 삽화도 좋다. 하지만 대부분은 글과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이는 이별 후의 이야기를 쓴 것과 달리 삽화는 대부분이 좋았던 때의 모습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핏 보면 조금 어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질척거리는 이유가 그 때 좋았던 기억 때문이란 걸 생각하면 이 온도차이 나는 둘이 또 의외로 어울리기도 하다.

삽화 중 몇몇은 본문 내용과도 맞아서 글에서 그림으로, 그림에서 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이런 것도 꽤 좋았다.

아쉬운 것은 간혹 무슨 말인지 애매하거나 일부러 멋 부린 문장이 눈에 띈다는 거다. 그런 것들은 보기엔 그럴듯해보이지만 자연스럽게 소화되지 않아서 갸웃하며 걸리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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