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시간 특서 청소년문학 1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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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시간’은 청소년기에 대한 흔하다면 흔하지만 소중한 메시지를 여러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린 소설이다.

어떻게 보면 참 문제작이다. 아이들이 어리다는 것을 핑계로 삼으며 그 여파를 제대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저지르는 일들을 주요 소재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마음 한 쪽, 머리 한 쪽에 불편한 기색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갈지 궁금하기도 하다. 과연 아이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지, 그들이 겪고, 또 부딫치면서 생기는 일을 통해 그들은 무엇을 깨닫게 될지 기대도 하게 된다.

소설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나온다. 그 중에는 딱 ‘청소년’이라 할만한 애들이 있는가 하면,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 거기서 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은 인물들도 있다. 그들에겐 모두 대놓고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소중한 생각들도 있다.

작가는 그것들을 살짝 감춰두고 조금씩 풀어가며 이야기를 꽤 잘 전개했다. 그게 이야기를 꽤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게 한다. 또 그렇게 그들의 입장을 여러 상황과 각도에서 보여줌으로써 한편으로는 각자의 입장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그런 길 밖에 없었는지도 생각해보게 만든다.

푸념으로 말하는 것마따나 겉 보기엔 생각도 행동도 느리고, 심지어 자기 의견조차 제대로 얘기하지 않아서 답답한 마음이 들게도 만드는 서일이를 주인공으로 한 것도 나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청소년기, 6만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들을 무엇으로 채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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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노래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배봉기 지음 / F(에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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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노래’는 여전히 세계적인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모아이 석상에 얽힌 이야기를 그려낸 소설로, 2009년 출간된 동명의 소설을 재간한 것이다.

솔직히 좀 걱정도 했었다. 이 책처럼 일부만 알려진 사실에 살을 붙여 비밀에 가려진 이야기의 전모를 그린 소설 중에는 자칫 너무 허황되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소설이 소재로 삼은 것이, 아직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모아이 석상에 얽힌 이야기라서 더 그렇다.

그런 점에서 사실 조금 미안한 생각도 든다. 이 소설이 고작 그정도는 아닐까 미리부터 걱정했던 것에 대해서 말이다. 우려가 무색하게 저자는 훌륭하게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으며, 거기에 실제 역사적 사실까지 곁들여서 진짜같은 느낌까지 잘 살렸다.

거기엔 구성도 한 몫한다. 소설을 이루는 언어학자의 서문, 그가 소설로 다시 써낸 이스터섬 부족의 족장 이야기와 그가 노래로 읊여낸 그들의 역사,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비밀스럽게나마 기록으로 남겨질 수 있었는지를 담은 기록자의 말은 읽고나면 참 마땅한 위치에 적절하게 잘 얽었단 생각을 절로 하게 한다.

거의 상상으로 채운 섬의 역사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게다가 실제로 그러한 기록이나 연구 결과가 있나 싶을 정도로 그럴듯 하기도 했다. 물론, 몇몇 부분에선 의아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인원수에 대한 이야기다. 그 정도로 압도적이라면 도저히 경쟁이 안되는 것 아닌가 싶어서다. 그러나 이것도 이미 실제 역사 속에서 그런 전례가 없었던 게 아닌지라 딱히 억지스럽거나 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이스터섬의 역사를 제외한 소설 속 족장의 이야기는 사실 그렇게 낯선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식민지 노예의 이야기와도 많이 닮은 점이 많아 익숙한데, 아마도 저자가 소설을 쓸 때 그런 것들을 많이 참고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점은 이야기에 사실감을 더 실어주기도 했다.

소설로서도 꽤 볼만했다. 평화롭던 섬에 분란이 일고 사람들이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나, 그렇게 쌓아온 역사가 결국 저주처럼 남아 멸망을 가져온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전개다.

대게의 원주민 이야기들이 그렇듯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그리고 문화에 대한 내용들도 꽤 묵직하게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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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미사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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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Misa)’의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는 쌍둥이 자매의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겉모습이 아주 똑같은 쌍둥이가 있고, 이들에게 로맨스가 피어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는 이야기는 꽤 많다. 겉으로 드러난 소재만 놓고 보면 그렇게 특별할 건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초반부는 다른 이야기들과 엇비슷한 전개를 보이며 로맨스 소설처럼 진행된다. 쌍둥이 자매를 두고 그 사이에 남자가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일이나, 둘을 착각하거나 또는 귀신같이 맞히는 에피소드들은 익숙하지만 확실히 재미있다.

물론 그건 저자가 이야기를 잘 이끌어나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형적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개성 강한 주변 인물들을 등장시켜 둘만의 어찌보면 소소한 비밀을 더 이상 손에 쥐쥐 못할 일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감춰진 이야기가 조금씩 드러나게 하면서 과거와 잊어버리고 있던 진실을 풀어나가는 것도 꽤 잘 했다. 그래서 때로는 미소 짓고, 때로는 짜증을 내기도 하면서 이야기에 몰입해서 보게 만든다.

두 자매의 시점을 오가며, 각자의 이야기를 1인칭으로 기술하는 것으로 구성한 것도 좋다. 시점이 변하면서 바뀌는 것들이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만들기도 하고, 1인칭이라서 더 잘 어울리는 장면도 있어서다.

미스터리 요소도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것들은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하기도 한데, 이는 작가가 딱히 감추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보다는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풀어냈던 걸 그러모으고 한데 아우르는데 집중한 듯한데, 개인적으로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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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클럽 11 - 전설의 황금 동굴 탐험 암호 클럽 11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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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워너(Penny Warner)’의 ‘암호 클럽 11: 전설의 황금 동굴 탐험(The Code Busters Club, Case #12: Escape from Bigfoot)’은 캠핑 장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 소설이다.

아이들이 이번에 간 곳은 캘리포니아 골드컨트리로, 금광이 발견었던 곳의 역사와 당시 만들어졌던 동굴 등을 탐험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캠핑과 다양한 야외 활동으로 들떠있지만, 한편으론 안전사고나 예기치 못한 야생동물과의 마주침 등이 걱정되기도 한다.

암호클럽과 늘 부닥치는 밉상 맷은 거기에 한술 더 떠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빅풋 얘기를 진지하게 꺼내며 아이들에게 잔뜩 겁을 준다.

초반에 이렇게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니 선생님들이 만들어낸 암호를 풀고 골드컨트리의 마더로드를 탐험하며 활동하는 것을 함께 따라가면서도 한편으론 빅풋은 언제 어떻게 나올지, 또 과연 많은 소문이 있었던 것처럼 빅풋이란게 진짜 있는 것인지도 궁금하게 만든다.

여러곳에 쪼개어 나눈 암호문을 두고 그걸 찾아서 다음 목적지를 찾는 게임은 이제는 나름 익숙한 것이어서 그 자체로 크게 흥미롭거나 하지는 않다. 게다가 책에서 등장하는 코드들도 언어가 달라서인지 좀 단순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개중에는 억지로 끼워맞춘 것도 있다. 다양한 코드를 접하고 그걸 풀어 보는 게 이 책 시리즈를 읽는 재미 중 하나란 걸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점이다.

그래도 그런 활동을 골드컨트리와 엮어서 잘 풀어냈기 때문에 이야기는 썩 나쁘지 않았다. 빅풋 이야기도 나름 잘 마무리 지었다. 어떻게 보면 좀 뻔하기도 한 결말일 수도 있다만, 괜히 무리를 하는 것 보다는 무난한 선택이지 않나 싶다.

이야기를 보다보면 자연히 자연히 진짜 골드컨트리는 어떤 모습일지, 또 그곳에서 즐기는 캠핑과 야외활동은 얼마나 재미있을지 궁금해진다. 나름 잘 꾸며놓은 관광지인 모양인데, 기회가 있으면 한번 가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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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의 어머니
조열태 지음 / 브레인와이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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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의 어머니'는, 2019년 제3회 디멘시아 문학상 소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치매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바야흐로 고령화시대다. 자연히 전에는 없던 늦은 노후를 걱정해야만 한다. 거기에 생활을 이어가는데 필요한 물질적인 요소 뿐 아니라 건강도 포함된다. 특히 많은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치매이다.

정신에 일종의 이상을 일으키는 치매는 아직까지 마땅한 해결법이 없다. 기껏해야 약을 통해서 그 증세의 진행을 조금이나마 늦추어 보는 것 뿐이다. 그러다보니 치매를 앓고있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 가족은 오랫동안 병의 진행에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치매를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그래도 다행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더 많으며, 그래서 그건 불필요한 오해나 분란들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한 점들을 이 소설은 정말 잘 그려냈다. 병에 대해 부정하는 모습이라던가, 그로인해 분열되고, 슬픔을 겪기도 하는 등 병으로 인해 겪을만한 일들을 대부분 다루어 내지 않았나 싶다.

물론 모든 일들의 전말을 깨닫고 갈들을 해소하게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조금은 급작스러운 면도 있고, 그 과정에서 치매에 대한 정보를 나열한 것 역시 지나치게 직구란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만, 오랜 시간을 들여 여러가지 면들을 보여준 것이 그것들을 모두 고민하고 생각한 끝에 최종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게 됐다는 흐름을 만들어 내기에 전체적으로는 꽤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 이야기들을 ‘여자 문제’라는 나름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해 마치 막장드라마를 보듯이 풀어낸 게 꽤나 괜찮았다. 가족들의 행태라던가 발언들이 때론 고구마를 물 없이 삼킨듯 답답하게 만들게도 했지만,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면서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흥미진진해서 의외로 순식간에 읽어내려가게 만들었다. 그래서 책을 다 본 후에는 작가가 참 좋은 선택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든다.

이렇게 끊임없이 진실공방을 벌이며 끝까지 맘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애초에 ‘디멘시아 문학’이며 ‘치매 소설’이라고 대놓고 얘기하는데다, 제목도 다분히 그를 연상시키는 것이다보니 그게 좀 빛을 바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 언급은 소설이 끝난 뒷편이나 후기를 통해 얘기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 알고도 흥미로웠는데 모르고 봤다면 얼마나 더 재미있었을지 새삼 궁금하기도 하다.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게 쓴 것 뿐 아니라,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마무리도 꽤 좋았다. 물론 어떻게 보면 좀 작위적으로 신파를 깐 것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그 정도가 과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럽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크게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만들기도 했다.

당초 소설을 쓴 목적도 상당히 잘 담았다. 우리가 너무도 모르고, 신경도 제대로 쓰지 않는, 그래서 오히려 더 서로에게 고통이 될 수 있는 치매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이해하고자하는 관심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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