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쓸모 있는 요즘 과학 이야기 - 재미와 교양을 한 번에 채워줄 유쾌한 과학 수다
이민환 지음 / 블랙피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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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쓸모 있는 요즘 과학 이야기’는 생활하다 품을만한 사소한 궁금증에 관한 과학적인 풀이를 담은 책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접근 방식이다.

과학이란 말하자면 세계의 진리를 찾는 학문이기 때문에 알면 알수록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당연하고, 그래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신기하게도 과학을 등한시 하는 한국의 교육 세태 때문에 학생시절에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기에 더욱 그렇다. 교육을 그딴식으로 하면서 과학 인재 양성을 부르짓어봐야. 쯧.

아무튼, 그래서 과학을 낯설어 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편견과는 달리 과학은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우리가 보고 이용하는 것들엔 모두 과학원리가 담겨있으며, 과학 자체가 애초에 그러한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정리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점을 정말 잘 보여준다. 나와는 멀리 떨어져있어 피부에 와닿지 않는 이야기들을 어떻게든 이어가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고 그래서 누구든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법한 화두를 던지고 그걸 이제까지의 과학을 이용해서 정말 잘 설명한다는 게 그렇다.

익숙한 화재로 흥미를 끈 다음에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적절하게 설명도 잘했다. 아무리 그래도 과학 이야기를 하다보면 전문 용어도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러다보면 잠깐씩이라도 어려워지는 때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여러면에서 가볍게 즐기기위한 대중 과학서로서 참 적당한 책인 듯하다.

그건 잘 풀어서 썼을 뿐 아니라 그만큼 주제 선정을 잘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에 실린 주제 대부분은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지식인미나니‘에 올렸던 것인데, 영상물에 맞도록 주제를 정하고 적당한 선으로 정리했던 것이라 아무래도 그 덕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수록 내용은 기본적으로는 영상의 것과 동일하다. 그걸 책에 맞게 일부 수정하거나 문장을 다듬었으며, 유튜브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주제도 일부 수록했다. 유튜브 영상이 있는 것은 QR 코드로 바로갈 수 있게 했는데, 기왕이면 단축주소도 함께 표기했으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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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기억 마음 잇는 아이 8
선자은 지음, 전명진 그림 / 마음이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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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기억’은 학교폭력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담아낸 소설이다.

소설은 여러 인물들의 시점을 오가며, 각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를 통해 같은 상황에서도 서로가 어떤 다른 입장이 있는지, 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등을 담았다.

총 11개로 나눈 이야기를 작가는 마치 1인칭인 것처럼 특정 인물 위주로만 썼는데, 이게 해당 인물을 자세히 표현하는 것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생각을 가리는 역할도 해서 마치 조각조각 나뉘어진 퍼즐같은 느낌도 준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겉보기와는 다른 이면을 가지고 있어서 각자의 바램에 따라 조금씩 어긋난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그게 이야기를 와전시키기도 해 미스터리같은 면모도 보인다.

이런 점들이 이들의 향방과 진실이 무엇인지 흥미롭게 만든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야기가 짧기 때문에 그런 점이 제대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미스터리가 무르익기 전에 바로 해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것도 개별 인물의 입장에서 각자의 속내를 모두 드러내는 식으로 내놓기 때문에 진실을 알아가는 재미 같은 것은 그리 크지 않다.

가장 중요한 ‘그날’ 일의 전개가 매끄럽지 않은 것도 좀 아쉽다. 학급 전체가 체험을 하러 간거라 과연 가능할까 싶은 것을 살짝 트릭을 써서 처리했는데, 그게 이야기를 좀 작위적으로 보이게 했다. 소율을 왕따로 설정한 것도 그렇다.

학교폭력 이야기는 짧지만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학교폭력 후의 일들도 과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서늘한 여운을 남기는 끝은 나쁘지 않은데, 그건 작가의 말 뒤에 이어지는 김소율의 이야기 역시 그렇다. ‘그날’의 사건이 썩 좋지만은 않은 흔적을 남기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이 더 좋다는 소율의 얘기에는 묘한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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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 미 백
A.V. 가이거 지음, 김주희 옮김 / 파피펍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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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V. 가이거(A.V. Geiger)’의 ‘팔로우 미 백(Follow Me Back)’은 SNS를 소재로 한 로맨스 소설이다.

모두가 사랑해마지 않는 섹시스타와 그 팬이 사소한 계기로 SNS를 통해 대화하는 사이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팩픽의 일종처럼도 보인다. 보통 스타를 대상으로 한 팬픽이 갖고있는 특징을 거의 그대로 갖고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개연성 없이, 심지어 독자는 전혀 느끼지도 못하는, 캐릭터의 스타성만을 내세우는 팬픽 소설에 실망한 적이 있어서 ‘팬픽’이라고 하면 당장 별로 반기지는 않는 편인데, 이 소설은 보면 볼수록 그런 느낌을 많이 풍기는데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전과 같은 실망을 별로 느낄 수 없었다. 작가가 그만큼 이야기에도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당장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는 과정이 자연스럽다. 이를 위해 공황장애와 같은 심리 문제나 사생팬으로 인한 피해, 그리고 그러한 것들로 인해 겪게되는 압박과 그로인해 자연히 겪게되는 외로움 등을 두 사람에게 부여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좋았다. 이게 얼굴도 보지 않고 단지 SNS로만 통하는 사이끼리 어떻게 감정이 깊어질 수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설에서 다루는 정신적인 면들은 현대인들이 많이 겪는 문제라서 현실감도 더해준다. 이게 스타와 팬의 로맨스라는 다분히 판타지적인 이야기를 조금은 더 그럴듯한 것으로 꾸며주기도 한다.

이야기를 트위터 트윗과 DM을 이용한 대화, 경찰 신문조서, 그리고 테일러와 테사의 이야기로 나눠서 전개하는 것도 좋았다. 이야기가 왔다 갔다 하면서 오해하고 해소하고 하는 것을 보이거나 로맨스에 필요한 쪼는 맛을 주기도 하고, 이야기를 끌어올렸다가 장면을 전환하며 잠시 숨을 돌릴 틈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방식을 자칫하면 흐름만 툭툭 끊어놓는 게 되버릴 수도 있는데, 짧게 여러번 끊으면서도 적절한 길이와 내용을 잘 조절해서 그런 불편함도 딱히 없다.

소재만 보면 좀 무겁지만 SNS와 섞이다보니 이야기가 좀 가벼운 편인데, 이것도 로맨스 소설로서는 장점이다.

대신 그만큼 스릴러로서의 성격은 약해져서 나름 심각한 상황이 닥쳐도 딱히 별 긴장감이 일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이 소설은 딱히 이야기가 신선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팬덤과 그로부터 야기되는 서스펜스라던가, 실제 만남없이 네트워크로만 소통하다 공감하고 끌리게 되는 이야기도 이미 영화 등을 통해 접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둘에 정신적인 문제라던가 해킹같은 현대의 이슈들도 잘 버무렸기에 어떻게 보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소설로 완성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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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3 - 만화로 떠나는 벨에포크 시대 세계 근대사 여행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3
신일용 지음 / 밥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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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3’은 세계 근현대사를 담은 시리즈의 마지막 완결편이다.

이 책 시리즈는 일단 ‘만화’라고는 하지만, 그림보다는 글의 비중이 더 높다. 지문을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장면이나 인물 정도를 담은 그림을 보여주는 식으로, 예를 들자면 마치 소설같았던 고우영의 만화나 ‘먼나라 이웃나라’ 같다는 얘기다. 그래서 분량이 꽤 충실하다.

일단 내용적으로는 꽤 괜찮은 책이다. 저자가 근대사 정리를 상당히 잘 해서,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것도 시기나 시점을 왔다가며 하면서 하나씩 잘 풀어냈다. 그래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 이면에는 무슨 흐름들이 있었는지를 따라가기 쉽다.

그걸 담아낸 글과 그림도 적절하다. 마치 동네 형이 때때로 농담을 섞어가며 이야기해주듯 써낸 글은 읽기도 쉽고 재미도 있다. 거기에 곁들인 그림도, 물론 썩 높은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만, 실제 인물들의 특징을 잘 묘사한데다 이야기와도 잘 어울려서 딱히 단점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당시의 역사를 정리해서 담아내기만 한 게 아니라 때로는 저자 자신의 생각이나 평, 해석 같은것을 곁들이기도 했는데, 그것도 적당해서 볼만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책의 완성도가 썩 좋지 않다는 거다. 오죽하면 개인출판이라 제대로 신경을 못써서 이런건가 뒤적거려보기까지 했을까. 오타가 눈에 띄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인쇄 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곳도 여럿 있다. 마치 번지기라도 한 듯 뭉개진 부분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전체가 저화질로 인쇄된 쪽도 여럿 있다. 사진을 실은 것 역시 상당수가 저화질 이미지를 사용해서 질이 나쁘다.

내용 자체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이야기도 재미있고, 유익하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질낮은 완성도가 더더욱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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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왕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 지음, 송섬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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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Niklas Natt och Dag)’의 ‘늑대의 왕(1793)’은 ‘벨만 누아르(Bellman noir)’ 삼부작 중 첫번째 책이다.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소설의 형태를 하고 있는 이 소설은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 뿐 아니라 실제 역사도 꽤 많이 담고있다.

그래서 기묘하게 발견된 시체의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 한편으로, 배경인 1793년 스웨덴의 열악했던 사회 모습이나 그 속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뒤틀려버린 욕망과 윤리관 등도 꽤 세세하게 묘사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사회소설 또는 역사소설 같은 느낌도 든다.

역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이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부분에 꽤많은 분량을 할애했으며, 그 묘사 역시 상당히 공을 들여 현실감 넘치는 당시를 재현했다. 그래서 그것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꽤 흥미로우며, 그와 연결되는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하다.

반대로 세계사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각종 사건들이나 발음하기도 어려운 사람 이름 등이 괜히 장황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른 나라의 역사다보니 공감점이 적어 더 그렇다.

다른 부분에 분량을 많이 할애했다보니 미스터리 자체는 좀 약해진 것도 아쉬운 점이다.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건지, 아니면 시대가 시대라서 그런지, 사건을 파헤치는 부분도 좀 단순한 편이다. 그래서 흔히 추리소설이라 하면 떠올릴법한 두뇌싸움을 기대했던 사람은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당시를 현실감 있게 묘사한 것이나 역사적인 내용을 잘 버무린 것도 그렇고, 1793년을 크게 넷으로 나누어 다른 시점에서 묘사함으로서 이야기를 다각도에서 볼 수 있게 한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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