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푸하푸, 네가 있어서 즐거운 일이 많아졌어
꿀때징 지음 / 꼼지락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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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푸하푸, 네가 있어서 즐거운 일이 많아졌어’는 북극에 사는 귀여운 동물들의 일화를 코믹하게 담은 만화다.



귀엽게 디자인된 북극 동물들이 나와 서로 부대끼며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솔직히 조금 호불호가 갈리는 만화다. 만화가 담고있는 코미디가 꽤 취향을 타기 때문이다.

심지어 취향에 맞지 않으면 별 재미가 없는 것을 넘어 조금은 충격적일 수도 있다. 북극곰 ‘꾸곰’ 뿐 아니라 하푸도 시도때도 없이 쯋쯋하며 다른 동물들을 빨아먹는데, 그걸 실제 장면으로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장인하고 그로테스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등장하는 이런 요소들에 적응이 되지 않는 사람은 등장하는 동물들의 귀여움도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이야기도 딱히 별게 없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캐릭터를 선보이는 식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성에 더 초점이 맞춰진 만화라는 얘기다.

그만큼 등장 동물들이 보여주는 캐릭터성은 꽤 강한 편이다. 조금은 보노보노를 떠올리게도 하는 혀 짧은 하프물범 ‘하푸’의 유아적인 귀여움이라던가, 말 할때마다 허세를 내밷다가 금세 꽁지를 마는 ‘귄귄’도 그렇고, 뭐든지 먹어치우는 ‘꾸곰’도 각기 개성이 뚜렷하다. 그래서 별 이야기가 없는데도 이들이 같이 나와서 티격태격하는 것만으로도 나름 볼만한 장면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딱히 흐름있는 이야기는 없다보니 역시 그 정도에서 그친다는 한계도 있다. 책 제목도 그렇고 만화 중간중간에도 꽤 괜찮은 글귀를 담은 그림에세이가 있지만, 그게 조금은 쌩뚱맞고 잘 와닿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캐릭터성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조금만 더 이야기에도 깊이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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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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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유타’의 ‘검은 고양이 카페’는 인간처럼 활동하는 고양이를 소재로한 따뜻한 판타지 소설이다.

고양이가 사람의 말을 한다던가, 두발로 서서는 인간 행세를 한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꽤 많다. 흔한 예로는 ‘고양이의 보은’같은 애니메이션을 들 수 있고, 좀 매니악하게는 고양이 요괴 이야기 같은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건 실제로 고양이가 그런 행위를 한 예가 있다거나, 생물학적으로 그럴만한 고지능을 가져서 그런 건 아니다. 그저 단순하게 그만큼 고양이가 인간 주위에 흔하고 가장 친숙한 동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인간이 가장 사랑해 마지않는 동물종 중 하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고양이가 등장하는 이야기에 사랑스러움을 느끼고, 고양이를 의인화한 이야기에서는 묘한 매력도 느낀다. 제 아무리 고약하고 건방진 고양이가 등장한다 할지라도 말이다. 아니, 반대로 그러면 그럴수록 더 실제 고양이를 제대로 반영한 것 같아 더 사랑스러움을 느끼기까지 한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이 그렇다. 어떻게 보면 자존감으로 똘똘 뭉쳐있고, 그래서 건방지다못해 황당함을 느끼게도 하지만, 그러는 한편으로 꼭 껴안고 체온과 살결을 느끼고 싶을만큼 사랑스럽다.

고양이들이 주인공인 ‘구루미’에게로 와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그들만큼이나 아기자기하다. 주인공이 그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과정을 그릴때는 꽤나 현실적인 암울함도 묻어있기는 하다만, 그 후의 이야기는 작품 속 고양이가 그런 것처럼 다분히 판타지적이다.

그래서 때로는 작위적이라는 느낌도 들기는 하다만, 이 소설은 오히려 그래서 더욱 좋다. 그러한 장면, 대사, 이야기 하나하나가 팍팍한 세상살이에서는 쉽게 얻지 못할 따뜻함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묘하게 힐링이 된다. 과연, 그래서 판타지란 매력적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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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감시 구역
김동식 외 지음 / 책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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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감시 구역’은 특별한 모험 등이 아닌 평범한 일상을 주제로 한 SF 단편집이다.

일상이란 늘 우리 주변에 있는 것, 그렇게 우리는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의 일상이 사라지거나, 갑작스레 변화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지루하게 여기기도 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접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그 일상이 크게 일그러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될까. 바라던대로 일상을 벗어났다며 기뻐할까, 아니면 혹시 되돌아 올 수 없는 일상을 아쉬워하며 그제야 그 지루함의 소중함을 느끼게 될까.

그런 점에서 미래의 일상을 주제로 한 이 단편집을 꽤 흥미롭다. 수록작 중에는 먼 미래에는 이런 일상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을 그린 가벼운 것이 있는가 하면, 흔들리는 일상의 위험을 그린 것이나 어떤 일상을 움켜쥘 것인가를 다룬 것도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살인게임’인데, 인간 본성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도 매력적이고 그걸 SF적인 아이디어로 그려낸 것도 잘 어울려서 좋았다. 다만, 그렇기때문에 더 끝부분의 얼버무리는 듯한 전개와 급한 마무리는 아쉽기도 했다.

이렇게 조금씩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다른 단편들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래도 단편집 전체적으로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짧은 분량에도 4개의 단편이 모두 각자만의 맛이 있어서 거기에 담겨있는 SF적인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그래서 단편집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초 주제였던 ‘일상’이 그렇게 제대로 부각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꽤 볼만한 SF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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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떠나다 - 행복한 고교자퇴생의 일상, 개정판
버선버섯 글.그림 / 숨쉬는책공장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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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떠나다’는 제목처럼 학교를 떠나는 과정과 그 후를 그린 만화다.


저자의 경험을 그린 일상툰이기도 한 이 만화는 자퇴라는 조금은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자퇴가 민감한 이유는 (대학처럼 꼭 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학교라는게 거의 대부분 특정 나이대에서만 겪을 수 있는 교육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며, 어른이나 단체 생활 등을 통해 사회생활에 대해서도 알게 해준다. 단지 학문만이 학교가 주는 값어치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과연 저자가 자퇴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인생과 행복을 찾아나가는지 궁금한 한편, 자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내용이 자칫 충동적인 자퇴를 부추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괜한 우려였던 것 같다. 내용을 보면 막성 자퇴를 그토록 바랬던 저자도 자퇴를 그렇게까지 옹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그럴거면 자퇴는 왜 했어’ 싶은 장면들이 나오기까지 한다.

이야기도 자퇴 그 자체가 핵심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고 원하던걸 하는 것, 말하자면 꿈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에 가깝다. 학교는 어떻게 보면 빡빡하게 굳은 일정으로 그걸 방해하면서 때로는 원치않는 관계 등으로 고통을 주는 곳으로 그려지는데, 비록 그 상세까지는 그리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학교에 대해 이런저런 불만들을 품어봤던 적이 있을 것인지라 자퇴에 대한 바램이 어렴풋이 공감이 가기도 한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기다린 끝에 자퇴를 한 것인데도 무엇을 할 것인가까지는 딱히 생각해둔 게 없다는 것은 조금은 한심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퇴시기가 아직 어린 고1(약 16세)때 였다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방황하던 몇달을 끝내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는 괜히 응원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이야기에는 의외로 생각해볼만한 것들이 꽤 많이 나온다. 과연 학교가 꼭 필요한 것인가는 물론, 고학력과 취업만을 위해 말 그대로 생애를 모두 쏟아붙는 교육 현실, 학교라는 특수한 집단에서 벌어지는 각종 폭력적인 문제들도 있다. 개인의 이야기에 더 중점을 뒀기에 그것들은 스치듯 흘러가긴 한다만, 현실적인 문제라서 한번쯤 고민하게도 된다.

만화의 완성도는 그리 나쁘지는 않다만, 그렇다고 잘 짜여진 것도 아니다. 갑자기 다른 장면으로 전환되거나, 중요한 듯 등장했던 캐릭터가 갑자기 사라지는가 하면, 뜬금없이 등장한 캐릭터가 전부터 나왔던 것처럼 말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개인 경험을 담은 것인데, 그 과정을 전부 다 담은 게 아니다보니 중간 중간 빈 곳이 있어서다. 어차피 픽션으로 각색한 건데, 등장인물도 좀 더 정리했으면 좋았겠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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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참모
신영란 지음 / 아이템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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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참모’는 고려와 조선 왕 옆에 섰던 자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책에는 “왕을 움직여 역사를 바꾼 참모와 비선의 실체!”라는 문구가 마치 부제처럼 붙어있는데,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꽤 자극적이다. 그래서 흥미를 끌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사에서는 왕이 그렇게까지 신성화되거나 절대적인 권력을 갖은 적이 많지 않다. 오히려 신하들이 더 큰 권력을 가져 눈치를 보는 왕도 있었는데, 그걸 생각하면 역사를 그들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듯하다. 그리고 그건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건 이 책이 고려에서 조선까지 약 1000년에 걸친 한국사를 왕 옆에 있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사건 중심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각자의 사연과 의도, 일기를 중심으로 한 인물사가 확실히 더 재미있다. 이 책은 그런 인물사를 짧게 요약하게 집대성한 것 같은 책이다.

책은 크게 23편, 인물 수로는 그 배 이상을 담고 있다. 책 제목과 달리 왕 주변에 있던 참모들 뿐 아니라 왕이나 그들과 인연이 있던 사람들의 일화까지 소개하기 때문에 실제로 세보면 생각보다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런 점은 때때로 이 책이 ‘참모들에 대한 책’이란 것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보다는 고려로부터 이어진 한국사를 간략하게 훑어보는 느낌이다. 눈여겨 볼만한 참모들을 꼽고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식으로 한 게 아니라, 고려의 성립에서부터 멸망, 그리고 이어진 조선에서의 일을 시간 순으로 이어가면서, 그 중간 중간 특히 눈에 띄었던 참모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신경써서 하는 식으로 책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딱히 “참모와 비선의 실체”를 파헤치거나 하는 것도 아니어서 책 컨셉은 좀 모호하다. 그냥 고려와 조선의 주요 인물과 사건들을 간단하게 훑어보는 책이라고 생각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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