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밤새 읽는 인류 진화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마키 다케오 지음, 서현주 옮김, 우은진 감수 / 더숲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마키 다케오(左巻 健男)’의 ‘재밌어서 밤새 읽는 인류 진화 이야기(面白くて眠れなくなる人類進化)’는 인류 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정리한 책이다.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것보다는 일련의 흐름이 있어 이유나 당위성이 있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인간이 어떻게 생겨났나도 수많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그것들은 주로 ‘신화’의 형태를 띄었는데, 왜냐하면 당최 어떻게해서 인간이 생겨났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무도 신화적인 창조로 인간이 생겨났다고 믿지 않는다. 대신 진화를 통해 인간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인간의 발생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를, 가까운 곳에서부터 최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꼭 ‘인류’로만 한정지어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원시인 등으로 불리는 ‘인류’의 연결 고리를 파트1에서 살펴본 후엔 포유류와 양서류, 공룡, 더 나아가는 최초의 생물까지 거슬러 올라가본다.

책 제목은 ‘인류 진화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생명의 탄생과 진화’를 담은 것에 가까운 셈이다. 대신에 그런것들을 다룰 때에도 인류와의 연결고리를 계속 유지한다. 손가락이라던가, 폐, 털, 눈 처럼 현재 인간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기관들의 탄생이나 변화를 다룬 것들이 그렇다. 이런 구성이 나름 전체적으로 인류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고 느껴지게도 한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게 읽힌다는 거다. 나름 전문 지식을 다루는 것이지만 읽을 때 막힘이 없도록 문장이 편하다. 부담스럽지 않도록 문장도 잘 간추렸다. 주요한 내용을 담으면서도 늘어지지 않도록 축약해서 얼핏 부족해 보일 때도 있지만,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컨셉을 꽤나 잘 지킨 셈이다.

아쉬운 것은 최신 정보까지는 담겨있지 않은 듯 하다는 거다. 유인원을 구분하는 용어부터 '최근엔 사용하지 않는 추세'라고 주석을 단 걸 보면 그렇다. 아무래도 처음 출간된지 5년여가 지난 책이라서 그런 듯하다. 그간에 새롭게 발견된 것이나 바뀐 내용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존 그린(John Green)’의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An Abundance of Katherines)’는 독특한 영재 콜린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콜린’은 특별하다. 어려서부터 신문을 읽어내는가 하면, 온갖것을 다 기억하고, 할줄 아는 언어도 십수개나 된다.

하지만, 썩 특별하지는 않다. 소위 ‘천재’들처럼 어려서부터 어떤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니고, 그마나 잘한다고 믿었던 것들도 마치 거북이에게 따라잡히는 토끼처럼 조금씩 추월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의문, 미래에 대한 불안은 늘 콜린을 떠나지 않는다.

거기에 ‘캐서린’에게까지 버림을 받았다. 벌써 19번째다. 그는 늘 캐서린이란 이름의 여자와 사랑에 빠졌고, 얼마 안있어 당연한듯이 그녀들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럴때면 괜찮은 척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엔 좀 심각했다.

그런 콜린에게 단 하나뿐이라 할 수 있는 친구 ‘하산’은 여행을 제안하고, 둘은 누구든 비꼴만한 자동차를 탄채 별다른 목표나 목적지도 없이 가는대로 떠나간다. 그리고 자동차 운전이 지겨워질 즈음, 떠날때와 마찬가지로 무작정 들른 곳에서 특별한 만남을 갖게된다.

언어에 특출한 능력을 보이고, 시도때오벗이 애너그램을 만들며,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만남과 헤어짐도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 콜린은 정말이지 독특하다. 소설은 그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그의 그런 면모를 꽤나 잘 보여주는데, 이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콜린이 의외로 웃음을 자아낸다.

콜린의 독특한 면만이 그런게 아니다. 그와 함께 장난을 치는 하산이나 그걸 받아넘기는 린지도 그렇다. 아직은 어린 청소년의 모습을 담뿍 담은 이들의 모습은 소설을 전체적으로 가볍고 유쾌하게 만든다. 이들의 이야기가 일상적이고 소소한 것들이라 더 그렇다.

그 안에 나름 진지하고 깊이 있는 내용도 잘 담았다. 조금씩 성장해 가는 주인공들을 따라가다보면 그들의 생각이나 감정도 의외로 생생하게 느껴진다. 흥미로운 소재로 시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다보면, 끝에 다다라서는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용기의 땅 1부 2 : 자연의 법칙 용기의 땅 1부 2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린 헌터(Erin Hunter)’의 ‘용기의 땅 2: 자연의 법칙(Bravelands #1: Code of Honor)’은 동물들의 야망과 음모, 배신과 복수를 그린 두번째 이야기다.

다소 충격적인 1권의 엔딩은 여러 동물들에게 혼란을 가져온다. 그리고 그건 많은 동물들이 삶의 터전을 잃거나 죽음을 맞게 만든다. 어떤 동물들은 다시금 평화를 바라는데, 또 어떤 동물들은 그것을 일종의 기회로 보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려고 한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각 동물무리의 방황이나 개인적인 사건들로 인해 심화되어 가는 관계, 그리고 그로인해서 변화되는 각자의 위치 등을 굉장히 잘 그렸다.

여전히 시점을 옮겨가면서 생략되는 부분도 있고, 그게 일종의 틈을 만들어내어 아쉬움도 느끼게는 한다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그걸 살리기 위해서 1권에서는 미스터리 요소를 잘 이용하기도 했는데, 그 비밀을 전부 해소하지 않고 2권으로 넘어왔기 때문에 2권에서도 여전히 과연 뒤에 감춰진 진실이 무엇일까 계속 궁금하게 만들며, 새로운 복선을 깔아 뒤를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많은 날들이 지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요 동물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도 잘 보여주며, 다른 동물들이 비해 다소 뚜렷하게 설정된 자신들만의 목표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음을 알게 한다.

목표에 다가가는 방식이 동물에 따라 꽤 선명하게 갈리는 편인데, 이게 이들의 성격이나 정체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게 해 매력을 더한다. 물론, 때로는 그에 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만, 생각보면 그런 것들도 다 목표를 위한 포석임을 짐작케해서 오히려 혀를 내두르게 만들기도 한다.

1권도 좀 그랬지만, 2권은 동물들의 충돌을 그린만큼 꽤나 파격적인 내용도 있어서 3권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과연 반전같은 것이 있을지도 꽤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해
율리 체 지음, 이기숙 옮김 / 그러나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율리 체(Juli Zeh)’의 ‘새해(Neujahr)’는 트라우마를 대단한 심리묘사로 그려낸 소설이다.

이야기는 주인공 헤링이 휴가로 가족들과 함께 한 섬을 찾으면서 시작한다.

헤링은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나름 괜찮은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집안과 직장의 균형 문제도 그렇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던가, 아내와의 애정 문제도 생각보다 곪아있다.

그런 그가 상의도 없이 갑작스레 잡은 섬 여행도 그들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거나 환기가 되어주지 못한다. 묘하게 신경이 거슬리는 것들이 눈에 밟히는가 하면, 딸이 태어난 후부터 있었던 심적인 문제까지 더해져 썩 만족스럽지가 않다.

헤닝이 자전거로 산을 오르려고 한 것은 어쩌면 그런 것들로부터 잠깐 멀어지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물도, 먹을 것도, 심지어 돈까지 가져오지 않아 고생을 하지만 결국 산을 오르고, 그곳에서 헤닝은 잊고있던 과거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소설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섬으로 휴가를 떠나 산을 오르는 부분과 과거의 이야기를 담은 부분, 그리고 과거를 마주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 마무리 부분이다.

첫번째 장은 헤닝이 자전거로 산을 오르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그 사이사이에 일상 속에서의 관계나 그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들을 끼워넣은 형태로 이뤄져있는데, 그가 서서히 압박되고 끝으로 내몰리는 듯한 심리 묘사가 대단해서 마치 심리 스릴러를 보는 듯하다.

그 뒤 이어지는 과거 이야기와 다시 현실로 돌아온 후의 마무리 부분은 해답과 해소를 담고 있다. 그가 란사로테 섬에 휴가를 오고 그곳에서 산을 오른 것이나, 그를 압박하던 환상은 무엇있는지를 우연이 맞물려 일어난 사건을 통해 꽤 잘 풀어냈다.

사건은 상당히 현실적이어서 몰입도 잘 되며, 그렇기 때문에 그게 이들 남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남겼을지 충분히 짐작케 한다.

그러나, 그런 경험과 감정이 그리 일반적인 것은 아니어서 그런지, 그들의 행동이 생각보다 크게 공감이 가진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에게 GPS를 달아 보았다 - 한밤중의 숲, 반경 2킬로미터의 대모험
다카하시 노라 지음, 양수현 옮김 / 하루(haru)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카하시 노라(高橋 のら)’의 ‘고양이에게 GPS를 달아 보았다(猫にGPSをつけてみた: 夜の森半径二キロの大冒険)’는 한적한 산골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담은 에세이다.

시골, 그것도 그저 건물이 높고 번화한 도시가 아닌 정도가 아니라 무려 수백미터 내에 다른 집이 없을 정도로 한적한 산속으로 들어간 저자는 어쩌다가 고양이 여덟마리와 함께 살게 된다.

물론 고양이가 처음이라던가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고양이와 함께 이곳에 온 것도 아니고, 이곳에 올 때 고양이와 함께 살려고 그랬던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여러 고양이들과 함께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애초에 이들은 모두 한적한 집 근처 산 어딘가에서 주워온 애들이기 때문이다.

책에는 우연히 마주치게된 들고양이(산고양이?)들을 맞이해 함께 살면서 조금씩 서로 알아가고 익숙해지면서, 때때로 각 고양이들의 개성적인 매력들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을 담고있다. 꽤나 실험적인 책 제목으로 호기심을 끈다만, 막상보면 실제로는 이미 그동안에도 꽤 많이 보아왔던 고양이 입양기의 하나란 얘기다.

하지만, 그런데도 의외로 신선한 맛이 있다. 아무래도 도시에서,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만을 배경으로 하던 기존의 이야기들과는 달리 산과 들이라는 전에없던 넓직한 공간이 배경으로 야생성이 남아있는 들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아서 그런가보다.

거의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만 하지만, 그러면서 자연히 살고있는 곳이나 살아가는 모습도 조금씩 비춰지는데, 지금은 어느새 멀어져버린 옛스런 정취도 느껴져 괜히 향수를 일게 한다.

호기심을 당겼던 GPS 이야기는 그저 고양이들의 일화 중 하나로 짧게 소개한다. 그래도 몰랐던 일면을 보게되어 확실히 흥미롭기는 했다.

중성화를 했는데도 여전히 야생성을 보이며 활발하게 움직이는 고양이들은 자연히 전에 읽었던 야생 고양이 소설을 떠올리게 했다. 재미는 있었지만 현실성은 적은 판타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도 않구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