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세계사
천레이 지음, 김정자 옮김 / 정민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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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레이(陈磊)’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세계사(半小时漫画世界史)’는 세계사의 주요 사건과 흐름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세계사를 압축하고, 그걸 마치 이야기 하듯한 문장으로 써낸데다, 삽화까지 아끼지 않고 겯들인 이 책은 비록 형태 상으로는 일반 도서이이다만 실제로는 만화를 보는것에 더 가까운 독서 경험을 준다.

만화 중에는 그림보다는 설명을 위한 글이 많고 그것이 내용 전달의 주여서 만화면서도 만화같지 않은 소위 ‘먼나라 이웃나라 식 만화’가 있는데, 이 책은 거의 정확히 그 반대다. 먼나라 이웃나라 식 만화를 일반 도서 형태로 풀어내면 딱 이 책처럼 될 것 같다는 얘기다.

그런 식으로 구성한 만큼 쉽게 읽히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건 단지 만화처럼 만들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만큼 요약을 잘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내용을 짧게 줄였는데도 큰 줄기만큼은 확실히 담아서 큰 흐름은 확실히 알 수 있다.

대신 그 안에는 포함되어있는 다양한 사건들이나 복잡한게 얽힌 관계, 사건의 세부 등은 많이 생략되었다. 그런 것들은 이 책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거나, 언급하더라도 ‘직접 알아보라’며 독자에게 넘기기도 한다.

반면, 스파르타의 싸움이나 십자군처럼 그 자체로 흥미롭거나 재미있는 내용은 큰 흐름이란 측면에서는 크게 중요한게 아니더라도 지면을 할애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 책이 어떤 컨셉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짐자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책 제목은 ‘세계사’지만, 실제로 담겨있는 것은 그 중 근대 시대로, 유럽의 변천 과정과 대항해시대, 아메리카의 발견, 제국주의와 미국의 성장, 그리고 2차례의 세계대전 등이 주 내용이다. 이를 대부분 서양 중심으로 다루었는데, 이는 주요 사건의 중심에 유럽인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자가 중국인으로 중국 역사를 이미 다른 책에서 다뤘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나 싶다.

생략이 많다는 것은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세계사를 쉽게 훑어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고, 흥미로운 이야기에 풍자나 코미디도 적당히 섞어 재미도 있었다.

저자는 이 책 외에도 같은 컨셉으로 중국사, 경제학 등 흥미를 끄는 책들을 여럿 내었는데, 그것들도 조만간에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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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의 무덤 - 바티칸 비밀 연구
존 오닐 지음, 이미경 옮김 / 혜윰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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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닐(John O’Neill)’의 ‘어부의 무덤(The Fisherman’s Tomb: The True Story of the Vatican’s Secret Search)’은 바티칸의 비밀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서 담은 책이다.

기독교의 교리를 담은 성경은 어떻게 보면 조금 묘한 위치에 있는 기록이다. 역사에 기반한 것이지만 객관적인 사실만을 기록한 것은 아니고, 신화를 담은 것이지만 다른 신화들처럼 비유나 상상의 산물인 것만도 아니다.

그리고 그건 단지 성경 뿐 아니라 기독교 역사의 다른 전승들도 마찬가지다. 예수나 그 제자들, 그리고 그 후 등장한 기독교의 성인들은 분명 역사 속의 실존 인물이라 할 수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나 행적은 후대로 전해지면서 어느정도 전설화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 중에는 심지어 같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생각이 갈리는 것도 많은데, 이 책의 주제인 ‘베드로의 무덤’도 그 중 하나다. 찾아내겠다고 도전했다가 심각할 수도 있는 실패를 맛보았기에 더 그렇다.

이 책은 그래서 묻어두었던 것에 다시금 도전하고, 결국은 진실을 밝혀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짧막하게 요약하면 간단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걸 밝혀내는 과정이나, 거기에 얽힌 사람들, 그리고 그러는 동안 지나온 시기들까지 거론하면서 이야기가 꽤나 풍성해졌다.

그렇다고 주제에서 너무 엇나간다거나, 주변 이야기들이 따분하다거나 하지도 않다. 잘 모르는 사람이나 문화, 용어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의외로 술술 읽힌다.

세계사와 기독교 이야기도 볼만하고, 고고학 이야기도 흥미로워서 (물론 인디아나 존스같은 오락물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기독교에는 의외로 비밀처럼 감춰져있는 전설들이 많다. 그래서 그걸 소재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 픽션들도 많은데, 그런 것들 중 하나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번쯤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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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호실의 기적
쥘리앵 상드렐 지음, 유민정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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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리앵 상드렐(Julien Sandrel)’의 ‘405호실의 기적(La chambre des merveilles)’은 코마에 빠진 아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도전을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는 12살 소년 루이에게 어느날 뜻하지 않은 사고가 생기면서 시작한다. 싱글맘으로 늘 바쁘게 일에 매달리던 그의 엄마 델마는, 자신과 함께 길을 가던 중이었는데도, 아들이야말로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소중히하지 못했다는 것에 크게 후회한다.

그렇게 비관에 빠져있다가, 우연히 아들의 침대 매트리스 아래서 비밀스런 노트를 발견하게 되고, 아들을 위해 그것들을 이루어내기로 결심한다.



그 이후에는 아들의 소소한 소망들이나 때론 황당한 망상들을 엄마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해쳐나가는 일들로 채워져있다.

이건 사실 냉정하게 보면 아들을 잃게 될 상실감에 빠져있는 엄마가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종의 자기 위로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한 행동이 코마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이 다소 황당한 일들도 대단히 의미있는 것으로 비춰지는데, 그건 작가가 이를위해 약간의 장치를 걸어두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엄마의 고군분투를 보면서 절실함이나 아들에 대한 사랑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실제로도 아들의 상태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희망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져가는 엄마의 행동과 생각이 던져주는 메시지도 좋다. ‘가족주의’를 담은 흔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만, 그렇게 강조하고 자주 얘기되며 익히 알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제대로 표현하거나 행동으로 보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현실을 생각하면 그렇게 치부할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걸 등장인물들의 변화를 통해 잘 공감할 수 있게 그린 것도 좋다.

시선을 조금 바꾸면, 소설은 현실에 치여살던 델마가 자신과 가족을 찾아가는 성장 소설로도 읽히는데 이것도 묘하게 채 제대로 자라지 못한 현대인들의 각박한 삶과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도 했다.

소설 일부에 불필요하게 페미니즘적인 내용들을 집어넣은 것은 안좋았는데, 딱히 소설 주제와도 연관이 없을 뿐더러, 앞뒤 문맥과도 상관없이 뜬금없이 등장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제대로 이야기를 해도 공감이 갈까말까한 것을 그냥 그런식으로 툭 던져놓다니. 쓸데없는 욕심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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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
스티븐 리콕 지음, 허윤정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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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리콕(Stephen Leacock)’의 ‘어느 작은 도시의 유쾌한 촌극(Sunshine Sketches of a Little Town)’은 작은 도시 마리포사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그린 소설이다.


캐나다의 가상의 도시 ‘마리포사’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작은 소도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을듯한 등장인물들은 서로 부대끼면서 소소한 사건 사고들을 만들어내는데, 그게 전체적으로 익살스럽게 그려졌다.

소설은 비록 가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인물들의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의외로 현실적인 점들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들이 우리네의 모습을 꽤 제대로 담고있기 때문이다. 꽤 시대차이가 있는대도 사람들의 모습은 의외로 변함이 없어서 보다보면 이런 사람들 꼭 있다며 한숨을 쉬고 혀를 차거나, 어쩌면 괜히 뜨끔해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딱히 큰 일도 없고, 특별한 일도 없이 무난한 시간들이 흘러간다. 어떻게 보면 개인으로서는 꽤 커보이는 문제들도 작가는 마치 별 것 아니라는 듯 넘기며, 오히려 그래서 결국엔 어떤 면에선 나아진 것처럼 그리기도 한다. 이런 걸 보면, 때론 몽매한 군중들을 비꼬는 것 같으면서도, 인간들과 그들이 모인 작은 마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 느낌이 묘하다.

책에 담긴 11개의 이야기들은 계속 같은 인물들이 나오기도 하는 만큼 연결성이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서로 떼어놓아도 각각이 완결성이 있어 개별적인 단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걸 최종적으로는 독자까지 엮으면서 하나의 테두리안에 집어넣는데, 이런 구성도 꽤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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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논어 옛글의 향기 6
공자 지음, 최상용 옮김 / 일상이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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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논어’는 논어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완역본이다.

사서삼경의 하나로 꼽히며 유가의 대표 경전 중 하나인 논어(論語)는, 공자(孔子)와 그 제자들이 나눈 대화를 발췌해 담은 것이다. 공자의 어록 외에도 논어에는 그의 모습이나 행동을 기록한 글들도 있는데, 이런 점들이 이 책을 일종의 일상기록물처럼 보이게도 한다.

이런 기록들은 그들이 철학자이고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여서 공부에 관한 말들을 주고받기 때문에 (또 그런 것들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유가 사상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것들이 많다.

그것들을 책에는 때론 공자의 말만을 발췌하여 실었는가 하면, 제자의 질문과 함께 싣기도 하고, 거기에 그러한 대화를 나누게 된 배경을 짧막하게 적기도 했다. 이러한 점은 은근히 기독교의 성경을 떠올리게도 한다. 자제들에 의해서 기록된 것이며, 스승의 가르침을 담은 것이라는 점이 비슷해서다.

책의 내용 중에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도 꽤 있는데, 지금 다시보아도 새삼 참 옳은 얘기들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그러나, 누구에나 그럴만한 가름침이라고 하는 것은 조금 조심스럽다. 한국사람은 어떻게 보면 유교라는 바탕이 깔린 문화 위에서 살아왔다고 할 수 있어서다. 대한민국의 전신인 조선은 유교국가가 아니던가. 어쩌면 그 때문에 논어의 가르침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논어의 내용 중에는 시대에 따른 예법이라 지금과는 맞지 않는 것도 있다. 마냥 보편적인 가르침을 담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공자의 가르침들에는 분명 지금 시대에도 통용될만한 인간의 본질 또는 더 나은 인간상을 꿰뚫는 것들이 담겨있는 게 많다. 그것들은 자연히 왜 그래야 하는가, 무엇이 옳은가를 생각하게한다.

그런데, 정작 그 핵심에 있는 가르침들은 잊혀지고 고리타분하며 상하 나누기만을 중시하는 꼰대같은 가르침으로 여겨지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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