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일상 도감 - 500여 컷으로 그린 고양이의 모든 것
다나카 도요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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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도요미(田中 豊美)’의 ‘고양이 일상 도감(ネコ: みぢかなともだち)’은 500여 컷으로 고양이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낸 그림 도감이다.

책을 펼치면 절로 감탄을 하게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고양이의 모습과 그들만의 특징적인 행동들이 마치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몇장을 넘겨보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해진다. 책에는 수백여 컷의 고양이 그림들이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빽빽히 들어차 있지만, 그 중 어느 한 그림도, 그 중 어느 한 부위도 소홀하게 그려진 것이 없다. 저자가 얼마나 꼼꼼하게 관찰하고, 세심하게 그려냈는지 엿보인다.

이 책에 수록된 그림들은 무려 20년에 걸쳐서 채워진 것이라고 하는데, 새삼 저자가 고양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또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오랫동안 열심히 관찰했는지를 알 것 같다.

다양한 고양이의 모습을 담은 이 책은, 자연히 고양이 관찰기도 겸한다. 고양이가 장소나 상황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하는지, 각각의 행동을 할 때는 어떤 자세를 취하고 무슨 표정을 짓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옆에는 그 모습을 보고 든 생각이나 상황 등을 간략히 곁들이기도 하고, 때로는 좀 더 지면을 할애하여 관련 경험이나 고양이에 관한 정보를 싣기도 했다. 그래서 그림 못지않게 글의 비중도 꽤 높은 편이다. 풍부한 고양이 그림이 특장점인 책이지만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도 충실하게 담았다는 얘기다. 대부분은 고양이의 생태를 설명하는 것인데, 일부는 고양이와의 경험을 에세이처럼 적기도 했다.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현대이기에 왠 그림 도감이냐 싶을 수도 있겠다만, 그림은 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으며, 조명이나 색에 의해 형태가 뭉그러지지 않고 또렷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묘사를 잘 해서 사진 못지않은 생생함도 느낄 수 있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후회는 없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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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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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아이작(Catherine Isaac)’의 ‘유 미 에브리싱(You Me Everything)’은 가족과 사랑, 그리고 현재의 소중함에 대해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는 한부모로서 아들을 키워오던 주인공 ‘제스’가 아이의 친부인 ‘애덤’이 있는 곳으로 아들과 함께 몇주간의 휴가를 떠나게 되면서 시작한다.

제스가 한부모가 된 이유는 단순하다. 그의 남편이 될 애덤이 미덥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자들과의 자유로운 만남을 가지는 애덤을 보면서 제스는 결국 애정을 느끼지도 못하게 된 데다가, 아이가 생긴 이후로 보여준 반응에서도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출산날에 연락이 두절된데다 여자와 있었다는 걸 알아채고는 이별을 결심하게 된거다.

그리고 10년간 별 다른 왕래도 없었던 그를 지금에 와서 다시 찾게 된 것은 신경퇴행성 질환 말기인 엄마가 소원했기 때문이다. 죽기전 소원이라는데야, 배길수가 있나. 거기에 아들도 아빠를 만나는 것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스는 찝찝함을 달래며 친구들을 초청해 애덤이 프랑스 고성을 개조해 만든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며 아빠와 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한다.

꽤 무난하게 시작하는 이야기는, 그 후 진행도 무난하게 이어진다. 호텔에서 둘이 다시 만나 미묘한 감정이 오고가는 것이나, 10년만에 만나게 된 아빠와 아들이 점차 친해지는 과정도 그렇고, 친구들이나 호텔 투숙객들과 만나면서 인연이 만들어 지는 것도 모두 그렇다. 이 흐름들이 대체로 자연스럽기 때문에 주인공들의 상황이나 감정에도 꽤 공감이 되는 편이다.

그런 이야기들이 단편적으로 흩어지지 않고 후반으로도 잘 이어진다. 그래서 그들이 왜 그러한 선택을 하는지도 납득이 된다. 이를 위해 의외로 초반부터 떡밥을 뿌려두기도 했다. 이게 나중에 어떻게 풀리는지를 보면 꽤 감탄도 나오는데, 각각만 떼어놓고 보면 억지스러울 수도 있을 것을 서로 엮음으로써 당위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 덕에 이야기의 후반부도 억지스럽지않고 로맨틱하게 읽힌다.

로맨스와 가족 드라마의 비중도 적절하다. 제스가 늘 불치병으로 죽어가는 엄마와 아들에게 큰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가족의 비중이 더 높긴 하다만, 로맨스 역시 (비록 일부에서 훅 튀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사소한 것에서부터 점차 커지는 묘사를 나름 잘 해서 나쁘지 않다.

다만, 일부 등장인물의 취급은 조금 아쉬웠는데, 그들은 거의 의미가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적당히 나오다 뜬금없이 사라지기도 해서, 적당히 이야기가 빈 곳을 채우려고 집어넣은 느낌도 든다. 조금만 더 신경썼더라면 주인공들이 생각을 바꾸거나 감정을 확신하는 계기를 만드는 역할이라도 할 수 있었을텐데, 그런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서 그럴거면 차라리 싹 드러내는게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게도 만든다.

그래도 가족, 로맨스, 거기에 메세지까지 모두 괜찮고 희망적인 마무리도 좋아서 잔잔한 감동도 남는다.

라이언스게이트(Lionsgate)에서 영화화도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영상으로는 또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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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길을 잃는 이상한 여자 - 상상할 수 없는 독특한 뇌를 가진 사람들
헬렌 톰슨 지음, 김보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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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톰슨(Helen Thomson)’의 ‘집에서 길을 잃는 이상한 여자(Unthinkable: An Extraordinary Journey Through the World’s Strangest Brains)’는 독특한 뇌 이야기를 아홉명의 이야기로 담아낸 책이다.

책은 뇌로인해 독특한 현상들을 겪고있는 총 9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상태를 연구한 연구자들의 분석을 소개한다.

그래서 얼핏 학술적이고 어려울 것 같지만, 상당히 무난하게 읽히고 내용도 꽤 흥미롭다.

현대는 과학도 나름 발전했고 의학도 그러해서 왠만하건 다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아직 미지에 쌓여있어 그러지 못하는 분야도 많은데, 인간의 뇌도 그러한 분야 중 하나다.

사람은 아직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므로, 대체 무엇이 사람들간에 차이를 만드는지도 알지 못하며 그게 두려움을 낳기에 그 두려움을 부정하려고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잘못된 것처럼 치부하기도 한다. 마녀라던가, 정신이상이라거나 하는 이야기로 말이다.

책에 등장하는 연구자들은 그런 차이에 관심을 가지고 비교 연구한 결과 그게 잘못된 것이거나 또는 특정인에게서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보통의 사람들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는 자연적인 반응 중 하나라는 것을 밝혀냈다. 단지, 그것이 발현되는 강도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라는 거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얘기다. 즉, 모두가 같은 것을 보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보며 그로부터 무엇을 느끼는지는 각자가 서로 다르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가 이제까지 생각하던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 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내가 보고있는 세상은 사실상 나만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세상이라는 거다.

정말 놀라운 얘기가 아닌가. 책은 그걸 독특한 9명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씩 잘 풀어냈다. 먼저 왜 그들에겐 그러한 특징들이 보이는지를 연구 등을 통해 설명하고, 이게 의외로 보통 사람들에게서도 발현된다는 사실을 집으며, 그렇다면 왜 보통은 그러한 점들이 발현되지 않는지도 잘 다루었다.

물론 그러한 얘기 중 상당수는 추측이거나 가정이기도 하다. 아직 그것을 확정지을만큼 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확히 해소되지 않는 면도 있다만, 그래도 여러 현상들을 소개하고 일부나마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는 의외로 책 속 주인공들처럼 격차가 큰 사람들 조차도 우연히 다른 사람들은 자기와 같이 보고 느끼지 않는 다는 걸 알기 전까진 다둘 자기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 했다는 거다. 특별하다고 할만큼 큰 특징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만큼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비율로만 따져보면 생각보다 수가 많다고 하는데,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독특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뇌 과학 책으로서 아쉬운 점이라면 객관적인 실험 데이터나 연구 결과보다는 개인들의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췄다는 건데, 대신 그 덕에 일반인이 보기에는 더 적당한 책이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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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광장 사막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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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광장 사막’은 요즘엔 보기 드문 우화집이다.


이 책은 당초 ‘숲’으로 나왔던 것인데, 분량 면에서 조금 아쉬웠는지 거기에 광장과 사막을 더해 지금의 책으로 재탄생했다. 말하자면 확장판인 셈이다.

저자는 그걸 그냥 그대로 살려서 책 제목도 각각을 나열한 형태로 짓고, 본문도 마치 원래는 나누어져있던 것을 이어 붙인듯이 구성했다. 그리고 각각이 끝날 때마다 작가가 이 책을 만들면서 담은 숨은 의도를 짧막하게 적어뒀는데, 이런 구성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야기도 괜찮은 편이다. 무엇보다, 우화집에 기대했었던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 좋다. 우화집인만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인간들은 꽤 특징적인데,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강조하는 것도 우화다웠다.

그러한 이야기를 통해 던지는 현실을 꼬집는 생각거리도 좋다. 딱히 명확한 메시지를 주는 것은 아니다만, 그만큼 여운은 더 진하게 남아서 한동안 생각해보게 만든다.


책에서 보여주는 이야기 속 상황 중엔 다른 이야기에서는 또 다르게 얘기되었던 것도 있다. 그걸 아는 사람에겐 익숙했던 이야기를 살짝 다른 시선으로 그린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기존의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와 책 속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 사이에서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더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많은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들은 어찌보면 답답함을 안겨줄 수도 있다. 답이 없어서다. 그래도 그렇게 사색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어서 그 답답함이 안좋게 다가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책 두께에 비해 단숨에 볼 수 있는 책이지만, 중간 중간 확실하게 쉬어 가면서 던져진 문제들을 생각해보며 읽어보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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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퍼즐 아이큐게임 - IQ 148을 위한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개러스 무어 지음, 이은경 옮김, 멘사코리아 감수 / 보누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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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러스 무어(Dr. Gareth Moore)’의 ‘멘사퍼즐 아이큐게임(Mensa: Mind Workout)’은 다양한 패턴 찾기 문제들을 담은 퍼즐집이다.

이 책에 나오는 퍼즐들은 대게 칸 채우기 형태를 띄고있다. 스도쿠처럼 특정 범위의 숫자들을 서로 겹치지 않게 넣거나, 높고 낮음 등을 고려해서 정렬하는 것도 있고, 빈 공간을 조건을 만족하며 모두 지나가도록 길을 긋거나, 블록을 똑같은 모양으로 나누는 문제도 있다.

20개의 퍼즐 유형들은 엇비슷하면서도 각자만의 개성이 있어서 서로 조금씩 다른 능력을 요구한다. 그래서 개인에 따라 어떤 퍼즐은 쉽고 재미있는가 하면, 또 어떤 것은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규칙상 쉽게 풀리는 부분이 있고 그게 다른 부분을 푸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조급해하지않고 천천히 풀다보면 어느새 해답을 얻는 기쁨에 이르게 된다.

책에 수록 된 퍼즐 중 일부는 해당 퍼즐의 특성상 약간의 노가다를 요하기도 한다. 몇가지 경우의 수를 추린 후, 각각을 넣어서 풀이가 가능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좋은 것은 그러한 과정마저도 재미의 하나로 즐길 수 있었다는 거다. 퍼즐의 해가 모호하지 않고 분명하게 떨어지게 만들었기에 그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확실히 멘사퍼즐 시리즈는 무엇을 펼쳐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것 같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몇몇 규칙 문구가 좀 모호하다는 것이다. 퍼즐의 해가 아니라 규칙이 헷갈리다는 것은 아쉬운데, 그런 경우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규칙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일부나마 답을 확인해야만 했다.

이것 역시 다른 책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멘사퍼즐 시리즈의 특징인데, 한 퍼즐집에 담긴 퍼즐 유형이 대게 20개 정도로 정해져있다는 걸 생각하면 굳이 매번 퍼즐 규칙을 설명하는 대신 맨 앞에서 각 퍼즐에 대해 설명하고 풀이 예를 한번 보여주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아니, 뭐, 올바른 규칙을 찾아내는 것까지도 퍼즐의 일부라고 한다면야 할 말은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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