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 선생님의 책가방 고전 9 : 당태종전 송언 선생님의 책가방 고전 9
송언 지음, 김용철 그림, 조현설 해제 / 파랑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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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 선생님의 책가방고전 9번째 책인 ‘당태종전’은 황제의 저승 구경과 그를 통한 불교 교리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나름 고전 중 하나긴 하지만, 이 소설 자체는 낯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잊히지 않고 이어져온 것 치고는 생각보다 많이 화자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굉장히 익숙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건 단지 소설 말미에 그 유명한 서유기의 내용이 포함되어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소설의 각종 요소나 이야기의 흐름 등이 우리가 이미 익숙한 종교나 신화, 판타지 등에서 많이 보았던 것이라서 그런 것에 가깝다.


예를 들어, 태종이 사후세계에 갔다가 다시 현세로 오게된다는 얘기는 전형적인 사자의 부활과 틀이 같다. 현세로 돌아가는 도중에 주의해야 할 점을 일러준다는 것이나 그게 비록 사소해 보이지만 돌아가는데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는 점은 그리스신화의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일화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수명책을 열어보고 그를 한자의 특징을 이용해서 교묘하게 수정하는 장면 역시 다른 고전들에서 많이 보았던 장면이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서 그런지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까지는 얘기하지 않고 단순히 고쳤다고만 하고 넘어가는데, 현대의 표기 방식으로는 도저히 고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서 좀 이상하게 보인다. 별로 어려운 한자도 아닌데 삽화와 함께 설명하고 넘어가는 게 어땠을까 싶다.




삼장법사와 손오공들의 모험은 이미 서유기로 유명하기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거다. 서유기의 전체 내용을 생각하면 ‘당태종전’은 서유기의 변형/축약한 소설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당태종전이 서유기와 다른 점은 당태종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가 지옥에 가서 보고 깨닫는 점을 보여주면서 불교 교리 전달이라는 측면을 더 강조했다는 거다.


그래서 이야기에 불교색이 짙긴 하나 딱히 그것 때문에 (종교색으로 인한) 거부감이 일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거 불교국가였던 역사때문에 여전히 남아있는 불교적인 세계관(특히 저승)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당태종의 깨달음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도 불교적이라고만 하기에는 대중적이다. 아직까지도 적게나마 남아있는 소위 ‘선’이라는 것이 어디에서 유례된 것인지를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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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나만 없어 - 꿈꾸는 도서관 추천 도서
호세 비센테 사르미엔토 지음, 호세 안토니오 베르날 그림, 한어진 옮김 / 파랑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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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비센테 사르미엔토(José Vicente Sarmiento Illán)’가 쓰고 ‘호세 안토니오 베르날(José Antonio Bernal)’이 그린 ‘스마트폰 나만 없어(Juan sin móvil)’는 현대인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스마트폰 남용을 그린 소설이다.



스마트폰 남용이 현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는 아직 논란이 있는 주제다. 정말로 스마트폰 때문에 악영향이 남은 것인지, 아니면 여러 조건들이 겹치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게 전화번호 기억 문제다. 얼핏보면 단순히 스마트폰이 사람들에게서 기억능력을 뺏어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쓰면서도 여전히 전화번호를 잘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는데다, 더 이상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들 역시 전체적으로 기억력의 하략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기억능력 자체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기억력을 다른곳에 쓰고있을 뿐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전화번호는 단지 더 이상 기억할 필요가 없어져 기억하지 않는 것 뿐이라고 말이다.


스마트폰에 대한 비판과 옹호 의견은 모두 타당성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어느 한쪽이 옳다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정적인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닌데, 저자는 그걸 좀 더 과장하고 부각해서 단점을 드러내 보였다. 그러면서도 단지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한 게 아니라 실제로 주변에서 은근히 느껴오던 께림칙한 것들을 담았기 때문에 아직 논란에 있는 이슈를 한쪽편에만 서서 얘기한 것 치고는 꽤나 공감이 잘 되는 편이다.


어쩌면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라서 더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만큼 작은 것에 크게 반응하고, 순진하지만 그러면서도 또한 더없이 잔인한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 그게 스마트폰 남용으로 인한 부정적인 면을 더욱 부각해서 보여주었다.


저자는 거기서 더 나아가 스마트폰 자체가 아닌 그를 통해 빠져있는 SNS 사용을 비판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꽤 뼈아픈 일침이다. 스마트폰 남용으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도 꽤 잘 짚고 넘어간다. 의외로 모르거나 별 생각없이 사용하는 사람(특히 어린이)이 많을텐데, 이 책은 그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지 않을까 싶다.


과장이 있는데도 책 속 사건들은 의외로 현실감이 있는데, 이는 저자가 이 이슈에도 관심이 있고 엔지니어 출신이라 관련 내용 역시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다.


미심쩍음을 남기는 면도 있지만, 유일하게 스마트폰이 없다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도 꽤 재미있다. 이야기보다 훨씬 과장되어서 좀 안맞아 보이기도 하지만 독특한 삽화 역시 볼만하며, 챕터마다 관련 용어들을 정리한 것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꽤 완성도가 높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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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방울방울
이덕미 지음 / 쉼(도서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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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방울방울’은 이제는 그리운 장면들이 되어버린 과거의 추억들을 담은 그림 에세이다.



책에는 이제는 보기 어려운 옛날 모습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짦막한 얘기를 덧붙여 그때에 대한 추억과 그림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많게는 50년, 짧아도 30년 가량 전에 있었던 일들이다. 또 일부는 지역에 따라 없거나 조금 다를 수도 있다. 나이를 어느정도 먹은 사람이라도 책 속 내용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젊은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그들에게 책속 이야기들은 마치 딴세상 이야기처럼 낯설게 느껴질 것 같다.


하지만, 일부라도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단지 한 장면으로 축약한 것이지만 거기서 진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새삼 어렸을때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만들기도 한다.


이제는 볼 수 없는 것들, 그래서 세월이 흐르면서 잊고있던 것들을 다시금 소환하여 되새길 수 있게 해줌으로써 그 때의 힘들었지만 또한 따뜻하게 남아있는 추억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책을 볼 때는 ‘아, 그랬었지’하고 마냥 추억에 잠겨있었는데, 책을 덮고 나서는 이렇게 많은 것들이 이제는 모두 없어졌다니 새삼 놀랍기도 하다. 물론 개중에는 아직 남아있는 것도 있기는 하나, 그것도 ‘아직도 있네’하며 신기해 할 정도로 드물다는 걸 생각하면 사실상 존속되고 있다고는 하기 어렵다. 그 중에는 아직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들이 많은데, 어쩌다 잊혀지게 되었는지 괜히 아쉽기도 하다.


이 책은 추억을 나눈다는 애초의 컨셉을 꽤 잘 지켰다. 실제로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오랫만에 예전을 돌아보고 추억할 수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경험이었다.


기억의 왜곡이 그대로 묻어나올까봐 고증에도 신경썼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래서 더 맘껏 보여주는 장면에 올라타 예전을 추억해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아쉬운 것은 책 속 내용이 모두 개인적인 경험(즉, 기억)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거다. 보는 사람에게 같은 경험이 있고 그걸 떠올릴 수 있을때만 가치를 가진다는 말이다. 이는 물론 책이 애초에 추억 나누기를 컨셉으로 한 것이라서 그런 것이긴 하다. 하지만, 추가로 한쪽에 어느 때에 있었던 것인지를 ‘8~90년대’ 정도로라도 적어두었다면 몇살즈음에 있었던 일인지를 더 확실히 떠올리기도 쉽고, 개인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과거 문화를 둘러보는 의미가 있어 더 좋지 않았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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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가는 유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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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카 고타로(伊坂 幸太郞)’의 ‘후가는 유가(フーガはユーガ)’는 오락성과 무게감, 현실과 드라마 잘 균형잡힌 이시카 고타로의 원점회귀 같은 작품이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쌍둥이가 그들만의 사소한 능력을 이용해 1년에 단 한번 히어로가 된다는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어찌보면 단순한 설정을 만들고 그에 따르는 간단한 이야기를 얹은 것 뿐인데도 놀랍도록 볼만하다. 그만큼 설정 자체도 흥미롭고 이야기도 그에 어울리는 것을 잘 붙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동 학대나 가정폭력, 미성년자 범죄 등도 잘 얹었다. 이게 이들이 왜 굳이 히어로로써 나서게 되는가에도 설득력을 더하며, 누구나 공감할만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자연히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인데도 여러 이야기를 담고있다보니 의외로 적당히 생략하고 넘어가는 부분도 많고, 그게 ‘어떻게?’라는 의문을 남기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것을 얼렁뚱땅 넘어가는 게 아니라 자세한 활약에 궁금증을 남기는 정도라서 딱히 잡티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너무 자세하지 않은 이야기는 흥미를 돋구는 설정과도 잘 어울린다. 이야기를 질질끌지않고 다른 이야기, 다음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이 이 소설을 한편의 액션영화처럼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픽션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다분히 소년만화적인 상상력을 담아낸 것인데도 이 소설이 유치하지않고 오히려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현실의 잔혹함과 씁쓸함을 꽤 진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얼핏 안어울릴 것 같은 이 둘은 보다보면 의외로 균형을 잘 잡고있어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일정 하게 유지시켜준다.

차갑고 어두우면서도 또한 따뜻한 위로와 밝은 미래가 공존하는 이 소설은, 말하자면 이시카 고타로 소설의 전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작가 인터뷰를 보면 처음부터 그가 많은 칭찬을 받았던 그러한 소설 형태를 의도하고 이 소설을 완성했단 걸 알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꽤 성공한 셈이다.

그건 단지 소설가로서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소설의 질이 일정 수준 이상 되게하는 결과도 낳았는데, 당초 그의 소설이 그런 미묘한 양면성을 갖고있기에 더 좋았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먹먹함도 함께 남기는 엔딩은 전형적인 해피엔딩보다 더 진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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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니 트윌과 종이 심장 시어니 트윌과 마법 시리즈 1
찰리 N. 홈버그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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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N. 홈버그(Stina Jackson)’의 ‘시어니 트윌과 종이 심장(The Paper Magician)’은 매력적인 판타지 세계를 보여주는 ‘시어니 트윌과 마법 시리즈(The Paper Magicion Series)’ 첫번째 책이다.


소설은 이야기의 주인공 ‘시어니 트윌’이 마법학교를 1년만에 졸업하고 종이 마법사 ‘에머리 세인’의 견습생이 되면서 시작한다.

소설 속 세계의 마법사들은 ‘인간이 만든 재료’과 서약하여 결합함으로써 그를 이용해 마법을 부릴 수 있다. 문제는, 이 결합이 평생 동안 단 한번 한 재료하고만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러니 금속과 결합하고 싶었던 시어니에게 종이 쪽으로 가라는 통보는 억장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종이와 결합해서 부릴 수 있는 마법이래봐야 뻔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어니는 얌전히 마법사들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었는데, 저자는 이 점을 충분히 설득력있게 설명하지 못한다.

이유라고 하는게 고작 종이 마법사의 수가 적기 때문이라니. 그걸 무려 수석으로 학교를 졸업한 시어니의 의향을 무시한채 강요할 이유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지나치게 편중된 선택 경향 때문에 추첨을 하게 됐다던가 하는 등 억지스러워도 조금은 더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들 이유를 주어줬으면 좋았으련만 아쉽다.

이건 이어지는 시어니와 세인의 만남이나 그들의 인연까지도 좀 무리해서 갖다붙이는 느낌을 들게한다.


다행인 건 그 뒤 보여주는 이야기는 꽤나 볼만하다는 거다. 그저 ‘종이를 다루는 것’에 불과할 거라고 생각했던 종이 마법이 사용에 따라서 얼마나 다양하고 멋진 것들을 할 수 있는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시어니의 성장이나 모험, 로맨스도 적당히 버무려져 있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관도 매력적이다. 그저 주문만 외우면 뚝딱 부릴 수 있게 되는 게 아니라, 인간이 만든 재료들과 결합한다는 것이나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마법의 성패나 질이 달라진다는 점 등은 꽤나 신선해서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재료에 따른 마법을 부린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다른 재료의 마법을 생상하게 하기도 한다. 총 4권인 이 시리즈는 유리나 플라스틱같은 다른 마법을 소개하기도 하는데, 그것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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