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수학의 땅, 툴리아 : 지하실의 미스터리 - 중학교 수학 1-1 개념이 담긴 흥미진진한 이야기 신비한 수학의 땅 툴리아 1
권혁진 지음, 차에 그림, 김애희 감수 / 유아이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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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수학의 땅, 툴리아: 지하실의 미스터리’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수학의 개념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한 학습 소설이다.

학교 공부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좌절을 겪고 또 싫어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이건 사실 수학 자체보다는 교육 방식에 더 문제가 있긴 하다. 미처 재미를 느껴보기도 전에 공식을 외우고 답풀이를 하는데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개념보다는 점수를 얻는것을 우선하는 교육은 자연히 수학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이런 세태는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참 안타까운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재밌게 접하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런 고민에서 나온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이 책이 담고있는 수학적인 내용은 보통의 교과서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신 주로 주입식으로 지식을 빼곡히 나열하는 교과서와 달리 이 책은 동화같은 이야기와 비유를 통해 수의 개념을 설명하고 표현이나 계산 방법 같은 것도 천천히 풀어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간간히 껴있는 유머코드가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다만, 수학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정확하게 담으려고 해서인지, 수학과 이야기와 완전히 어우러져있지 못하고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있다. 툴리아의 곳곳에 존재하는 수학적인 요소들도 좀 작위적이다. 왜 그런 것인지를 전혀 설명하지 않는데다, 판타지로 생각해도 납득할만한 점이 없어 더욱 그렇다.

그러다보니 이야기는 수학을 꺼내기 위해 덧붙인 부수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학습을 위한 수학을 먼저 배치해놓고 그 사이사이를 적당한 이야기로 채운 이런 구성은 적잖이 어렸을 때 해보았던 교육용 게임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걸 소설로 옮기면 이런 모습이겠다 싶달까.

그래도 의외로 어울리는 말장난이 피식하게 만들면서도 수학과 툴리아라는 판타지 세계를 잘 어우러주어 전체적으로는 꽤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것은 분량탓에 수학도 이야기도 모두 충분하게 담아내지 못했다는 거다. 그나마 수학은 개념 하나하나가 나름대로 개별적인 완결성이 있는지라 단지 양적인 아쉬움만이 있을 뿐이었지만, 뿌리기만 했을 뿐 제대로 회수하지 않은 떡밥들을 남긴 이야기는 찜찜한 뒷맛을 느끼게 했다. 이 책이 1권이란 얘기가 없어, 다음권으로 이어지는 건지 알 수 없어서 더 그렇다.

딱히 미스터리하게 감추진 않아 어떻게 전개될지 어느정도는 예상되기는 한다만, 그래도 후속권이 나와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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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 무민 골짜기, 시작하는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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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베 얀손(Tove Jansson)’의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Småtrollen och den stora översvämningen / The Moomins and the Great Flood)’는 무민 연작소설의 첫번째 소설이다.

1945년에 처음 발간되어 시리즈의 시작을 연 이 소설은 당초엔 전혀 시리즈로 기획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야기도 단권으로 완결성을 가지며 온전하다 할만한 끝을 지으며, 삽화로 표현된 무민들의 모습도 현재 알려진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무민들이 사는 세계와 그곳에 사는 이들에 대해서 꽤 언급을 해서 자연히 다른 이들의 이야기와 이들 가족이 무민 골짜기에서 살아가는 것도 궁금하게 만든다. 이런 걸 보면 설사 지금과 같은 연작소설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무민들이 사는 세계관을 계속 그려나가려는 생각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무민들의 이야기를 처음 보여주는 소설이라서 그런지 이 책은 이후 책들에 비해 좀 더 지향하는바가 확실한 느낌이다. 가족주의도 그렇고, 곤란을 겪는 중에도 서로 도우며 결국 해피엔딩을 향해가는 것도 이 책에서 좀 더 두드러지는 편이다.

단권으로 완결된 이야기를 썼기 때문인지 완성도도 높다. 무민과 엄마가 모험을 떠나게 된 것이나, 모험 중에 겪는 것들도 그렇고, 모험의 마지막 역시 깔끔하며 잔잔한 미소를 남긴다.

이 책은 첫번째 소설인데도 작가정신판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출간했다. 그래서 넘버링도 (기왕에 출간할 때 1부터 매겼으므로) 이 소설은 0번을 달게 됐다. 다른 소설들과는 설정 등이 바뀌었다고 판단한건지, 왜 이렇게 출간하게 된건지 좀 의아하다.

뒤늦게 출간한 대신 특별판처럼 양장에 실제본으로 만든 것은 좋았는데, 삽화의 컬러까지 복원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

시리즈 전체적으로는 캐릭터 명칭에도 미묘하게 아쉬움이 있다. 2018~2020 작가정신판은 기존의 중역본과 달리 스웨덴어 완역본인데도 스웨덴어판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딱히 한국어화를 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번역에 영어판이나 일본어판 등을 참고했다고도 밝히고 있는데 그 영향도 있는 것도 같고, 어쩌면 이미 알려진 이름을 무시할 수 없어서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기왕 새로 번역하는 것인데 좀 과감하게 해보는 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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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파이터 1 : 로봇사관학교 입학 - 인공 지능 로봇 배틀 만화 강철의 파이터 1
손병준 지음,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다산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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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파이터 1: 로봇사관학교 입학’은 인공지능 로봇 배틀에 과학지식을 담아낸 일종의 학습만화다.

‘강철의 파이터’는 이후 ‘강철의 아레스’로 이어지는 시리즈 만화의 첫 작품으로, 당초 ‘과학소년’에 연재했던 것을 단행본으로 다시 묶은 것이다. 그러면서 아예 새롭게 리메이크 하였는데, 그러면서 연재당시엔 지면 등의 문제로 미흡했던 것을 보완하기도 했고, 작화 역시 발전하여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아졌다.

책은 로봇이 꿈이있는 주인공이 로봇사관학교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거기에 로봇끼리의 배틀이라는 요소를 적당히 버무려서 액션 만화처럼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학습만화이기도 한 만큼 만화의 일부 컷이나 책 중간 중간에 지면을 할애하여 여러가지 지식들을 전달할 수 있도록 구성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만화 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컷에서는 다른 부분보다 유독 장황하게 대사나 설명칸 등으로 흐름이 좀 어색해지기도 한다.

과학 지식도 나름 이야기와 어울리도록 구성을 하긴 했다만, 그렇다고 완전히 녹아있거나 사실적인 것은 아니라서 (비록 만화적인 표현이라고는 하지만) 어색함이 느껴지는 면도 있다. 그래도 나름 만화와 정보 전달이라는 양 측면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조절하려고 애쓴 것이 보인다.

아쉬운 것은 만화의 완성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는 거다.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감정 표현도 어색하고, 동떨어진 곳에 있는 이들이 옆에 있는 듯 대화를 한다거나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할것을 쓸데없이 떠벌리며 상대에게 굳이 전해주는 등 대화도 영 부자연스럽다. 다음화로 넘어가기 전에도 늘 급작스런 부분에서 끊는데, 그 뒤에 지식 레벨업 페이지까지 이어지다보니 더더욱 이야기의 흐름이 중간 중간 뚝뚝 끊기는 느낌 강하다.

코미디도 아쉽다. 작품 속 코미디는 대부분 바보스러움을 강조한 것들인데, 이게 로봇사관학교에 입학한 우수한 아이들이라는 점과 정면으로 대치되서 잘 어울리지 못한다. 굉장한 로봇을 소재부터 만든 아이들이 정작 사소한 과학 지식에는 무지한 것처럼 그려진 것도 마찬가지다.

그 외에도 세계 대회를 동경하면서도 정작 세계 로봇 격투 대회 룰은 모른다거나, 막 입학한 학생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대결을 시키지 않나, 학생들을 대놓고 차별하며 박해까지 하고1, 버젓이 반칙을 하고는 말도 안되는 말로 합리화를 하는 등 억지스러운 면도 있다.

등장 로봇들이 RC와 범용AI 사이에서 정체성이 왔다갔다 하는 것도 아쉽다. 이건 그만큼 이 둘이 상충되는 성질이라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종이란 면을 강조하면 범용AI를 탑재한 로봇이란 점이 죽고, 반대로 명령을 내리고 수행하는 자동기동로봇이란 점이 나오면 대체 컨트롤러는 뭘 위한건가 싶어지는거다. 주인공들의 조종 실력을 강조하는 게 중요했다면 RC 로봇으로 하고, 그게 아니었다면 범용AI를 탐재한 자동기동로봇으로 단순화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감수까지 받았는데도 잘못 된 정보가 있는 것이 안좋았다. 데이타 전송 속도를 말하는 bps는 Bits per second의 약자로, 초당 비트수를 말한다. 초당 바이트수(Bytes per second)는 대소문자를 구분해 Bps 또는 B/s로 쓰며, 이는 bps에 비해 무려 8배나 더 큰 단위다. 그러므로 얼핏보면 엄청나보이는 4G의 속도 100Mbps도 실제로는 약 12MB/s로 준수한 정도인거다. 이를 책에서는 일관되게 초당 바이트라고 잘못 말하는데, 학습만화인만큼 이런 사소해보이는 것도 정확하도록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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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냐도르의 전설 에냐도르 시리즈 1
미라 발렌틴 지음, 한윤진 옮김 / 글루온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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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발렌틴(Mira Valentin)’의 ‘에냐도르의 전설(Die Legende von Enyador)’은 검과 마법의 세계 에냐도르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 중세 판타지 소설이다.

이 세계물은 보다보면 결국 다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고 계속 보게 되는 것은, 같은 내용이라도 그걸 어떤 식으로 보여주느냐가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모 작가는 이걸 스킨맛이라고 표현하던데, 정말이지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싶다.

판타지 소설 얘기를 하면서 뜬금없이 이세계물 얘기를 꺼낸 것은, 판타지 소설 역시 그와 크게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따지자면 이세계물이도 판타지의 한 세부 형태, 즉 기본적으로는 판타지의 틀 안에있는 장르이므로 이런 유사점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실제로 판타지물은 ‘정석’이라고 할만한 요소나 이야기 흐름이 존재하고, 대부분은 장르의 특징으로서 고착화된 이러한 요소들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큰 틀에서 보면 의외로 비슷한 것들도 많다.

그래서 더욱 개별 작품만이 가진 미묘한 차이, 즉 스킨맛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그려냈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꽤나 우수한 편이다. 전통적인 판타지의 요소들을 거의 그대로 가져옴으로써 친숙하고 설정 등에 대한 부담이 없에 만들었으면서도, 그 기원을 새롭게 씀으로써 완전히 다른 느낌을 만들어냈다. 당연히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각 종족간의 관계나, 그로부터 벌어지는 일들도 새롭고 흥미롭다. 이게 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풀어놓은 작은 장치 덕분이다.

거기에 더해 이야기도 꽤 재미있다. 전쟁에 휘말리면서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관계를 쌓고, 감춰졌던 사실들을 알아가면서 새로운 역할에 눈떠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각 인물들이 자기 앞에 놓은, 말하자면 ‘운명’을 어떻게 해쳐나갈지(또는 저항할지)도 기대된다.

다만, 이야기 진행을 위해 다소 어설픈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등장시켜 억지로 끌고가는 면이 있는 것은 아쉽다 당장 이 세계의 기원부터가 그래서 의문을 남기고 시작한다. 중요한 사건도 대부분 그러한 인물에 의해서 이뤄지거나, 다소 작위적인 우연에 기대는 면이 있다. 그래서 그 과정을 해쳐나가는 주인공들의 매력이나 성장을 느끼기는 어렵다. 이게 뒤에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활약(?)을 좀 갑작스럽게 보이게도 한다. 갓 성년이 된 이들로 꾸려놓은 주인공 구성만 보면 꽤 YA소설같은 면도 있다만, YA소설의 장점까지는 갖고있지 못하다.

그 외에도 각자가 자신만의 서사를 펼치자 얽힌다기보다는 다소 짜여진 각본 위에서 노는 것 같은 느낌이 여러 곳에서 드는데, 이게 각 인물의 사연에 공감하거나 그들의 행동에 개연성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로맨스 부분이 그러해서, 당최 이들이 무엇때문에 끌리고 그렇게까지 격정에 사로잡히는지 알 수가 없다. 로맨스 자체는 이야기 흐름상 괜찮은 사용이긴 했으나, 단지 독자 서비스용이거나 필요에 의해 갖다 붙인 느낌도 남는다.

번역도 아쉽다. 특히 대사 번역이 그러해서, 도통 일관된 캐릭터도 잡히지 않고 때론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앞서 주인공들의 매력이 덜하다고 했던 것에는, 이것도 한몫한다.

그래도 매력있는 소설인 것은 확실하다. 이 세계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주인공들의 향방도 좀 더 보고싶다. 그러다보면 앞서 얘기했던 아쉬움 중 일부는 덮어지게 될 수도 있다. 이야기가 꽤 진행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 시리즈가 막 시간된 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연 그렇게 될지, 아니면 끝내 아쉬움으로 남을지도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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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탐욕의 인문학 - 그림속으로 들어간
차홍규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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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탐욕의 인문학’은 미술작품들에 그려낸 다양한 에로스를 담은 책이다.

미술작품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이런 류의 책은 분명 흥미롭기도 하지만 접근이 쉽지 않기도 하다. 어렵기 때문이다.

미술에 대해 깊게 공부한 사람이 쓴 책일수록 그런 경향이 있는데, 그런 책들은 전문적이라고 느끼게 하는 반면 좀처럼 읽히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흥미로운데다 재미도 있다. 그러한데에는 이야기의 중심을 미술작품에 두지 않았다는 점이 주요하다. 미술작품을 놓고 그를 분석하며 관련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내용을 채우지 않았다는 말이다. 반대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그에 어울리는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식으로 구성했다. 그래서 미술책이지만 보통의 이야기책처럼 잘 읽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게 잘 읽히는 것은 신화와 역사라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끌리는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연히 그게 미술 작품의 주제가 된 이유이기도 한데, 그것들을 시대나 작가에 따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재해석했는지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다.

신화와 역사에는 종교가 깊게 관여되어 있어 어떻게 보면 종교의 변천사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에따라 성에 대한 관념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또 그것들이 미술작품에 어떻게 반영되어 나타났는지를 보는 것도 의미있다.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책에 수록된 미술 작품의 질이 안좋다는 거다.

미술책이란 기본적으로 미술작품을 소개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그러므로, 다른 무엇보다 작품을 제대로 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작품을 제대로 소개하는 것이나 그걸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은 그 다음이라 할만큼, 작품 자체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싣는 것이야 말로 미술책의 기본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출판물을 디지털로 만들게 되면서, 책에 수록할 삽화를 인터넷에서 대충 검색해다 다운받아 붙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불만없을만큼 양호한 것도 많기는 하나, 도저히 못봐주겠다 싶을만큼 도트가 튀고 저질인 그림 역시 상당하다. 이게 미술책으로서의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삽화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도 많다. 책에는 고전 미술작품 뿐 아니라 피규어(Figure)나 일러스트 등 다양한 현대의 미술품들도 삽화로 넣었는데, 그런 것들은 대체로 누가 언제 만든 어떤 작품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미술책이라면 적어도 작품명과 작가, 발표시기 정도는 제대로 표기해야 하지 않을까.

본문에서 언급하는데도 삽화가 없는 게 있는 것도 좀 아쉽다. 최소한 언급된 작품들은 주석으로라도 소개해서 원하면 찾아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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