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역사와 만날 시간 - 인생의 변곡점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은 사람들
김준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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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역사와 만날 시간’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일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혜를 담은 책이다.

역사의 한 장면을 다룬 책이기는 하지만 이 책은 역사책이라기보다는 철학책에 더 가깝다. 어떻게 살아야 하며 왜 그래야하는지를 다루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소개하는 인물들이 모두 철학적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라서 더 그렇다.

그들은 역사 속에서 꿋꿋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가 하면, 혹자는 세태에 휘둘리다 결국 신념을 잃어버리고 탈선해 비참한 종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물론 결과만 놓고보면 탈선한 이들 뿐 아니라 신념을 지킨 이들 역시 꼭 잘 풀리기만 한 것은 아니며, 반대로 잘못된 길을 간 사람들이 당대에는 떵떵거리고 살았던 예도 많다.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고, 정답 역시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이들이 남긴 행보는 최소한 우리가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어떻게 생각해야 하며 무엇을 선택해야할지를 결정하게 해주는 지침이 된다.

저자는 그걸,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여전히 어리고 부족한게 많은 현대의 청년 40대들을 대상으로, 꽤 잘 풀어냈다.

책을 통해 전하는 결론이 다소 뻔해 보이기도 하다만, 그건 다르게 얘기하면 그만큼 오랜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에의해 꾸준히 얘기되어 온 대중적인 사상이라는 말이기기도 하다. 그래서 대체로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일 수 있다.

저자는 한국사 뿐 아니라 중국사도 많이 인용했는데, 과거부터(선조들도) 많이 인용해와서 그런지 의외로 어색하지 않다. 사자성어 등에 익숙하다면 더 그렇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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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클래스메이트 1학기 + 2학기 - 전2권
모리 에토 지음, 권일영 옮김 / 스토리텔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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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에토(森 絵都)’의 ‘클래스메이트(クラスメイツ〈前期〉〈後期〉)’는 풋풋한 중학생들의 성장을 그린 연작 소설이다.

중학생, 참 귀여운 나이다. 갓 초등학생을 벗어나 이제 막 아이에서 청소년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는 이들은 작은 것 하나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크게 웃음을 터트리는가 하면 작은 것 하나로도 크게 마음을 상하기도 하는 여린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은 이들에게도 여러가지 고민들이 있고, 그것을 새롭게 들어선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인숙해져가며 더 고민하고 체념하거나 이겨내기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이 작가는 정말이지 그런 부분을 잘 풀어낸다. 별 거 없어 보이는 일상들을 이어가면서도 그 속에 각자의 사연이 드러나도록 이야기를 짤 뿐 아니라, 그게 전혀 억지스럽거나 어색하지 않게 전개나 연결도 잘 하며, 무엇보다 누구든 한번쯤 해봤을법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쉽게 공감도 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같은 나이대라면 몰입하게 하고, 이미 그 시절을 지난 사람들에겐 추억이 되살아나게 만든다.

총 24명인 1학년 A반 아이들의 이야기를 한명씩 돌아가면서 하는 연작 소설로 쓴 구성도 좋았다. 이게 예상외로 여러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사연의 집중도다. 몇몇 아이들만을 주인공 무리로 설정할 경우엔 그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가 집중된다. 그래서 도저히 보통으로선 겪을 수 없는 사연이 한 사람에게 쌓이게 되고, 그게 등장인물을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만들어 공감도를 떨어뜨린다. 대게의 순정만화 주인공들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소설 속 아이들은 많아야 두어개 정도의 사연만을 갖고있어 흔하고 평범하다. 마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사건도 훨씬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현실은 어떤 사건이 벌어져서 커지고 해소되는 과정이 연이어 있지도 않으며 투명하게 드러나지도 않는다. 하지만 소설은 그럴 수가 없기 때문에 신적인 관점으로 기술하거나 뛰어난 인물을 등장시켜야만 한다. 이 소설은 여러 아이들의 이야기를 연작으로 실었기 때문에 실으면서 그걸 자연스럽게 처리했다. 한 아이의 시점에서 있었던 사건의 뒷 이야기를 다른 아이의 시점에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이야기는 서로 독립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런 면 때문에 전체 이야기는 또한 하나로 이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게 이 소설을 몇몇 아이만이 중심이 이야기가 아니라 1학년 A반 클레스메이트 전체의 이야기로 만들어준다.

새로운 학교, 학년, 반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에서 만남의 만족과 헤어짐의 아쉬움을 남기는 마지막까지로 이어지는 소설의 구성은 그래서 굉장히 꽉 차 있다는 느낌을 들게한다. 풋풋한 아이들의 가벼운 이야기 뿐 아니라, (수위를 많이 낮춘 것 같긴 하지만) 때론 무거운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 덕에 아이들의 고민이나 성장도 더 잘 와닿는다.

수가 많다보니 몇몇 아이는 마치 징검다리처럼 그냥 건너가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움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운 소설이었다.

작가의 다른 책도 상당히 감탄하며 봤었는데,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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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진화한 공룡 도감 너무 진화한 도감
고바야시 요시쓰구 지음, 고나현 옮김 / 사람in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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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요시쓰구(小林 快次)’가 감수하고 ‘가와사키 사토시(川崎 悟司)’가 그린 ‘좀 더 진화한 공룡 도감(もっと やりすぎ恐竜図鑑)’은 공룡의 독특한 특징에 초점을 맞춘 공룡 도감이다.


‘너무 진화한 공룡 도감‘의 후속작인 이 책은, 구성이나 내용면에서 전의 책과 크게 유사하다.

그래도 수록한 공룡이 대부분 다르고 같은 공룡을 실었더라도 전의 책과는 다른 일러스트와 설명을 실었기 때문에 전에 보지 않았던 것처럼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공룡들의 특징에 초점을 맞춘 일러스트와 설명도 여전히 좋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다.

책은 공룡들은 종류별로 묶어서 실음으로써 비슷한 특징이 있는 공룡들은 이어서 볼 수 있게해 왜 그 공룡들이 같은 묶음으로 분류되는지를 알게한다.

거기서 공룡들의 특징에 초점을 맞춘 것이 더 빛이 나는데, 얼핏 비슷해 보이면서도 왜 객체차가 아닌 다른 종으로 분류한 것인지도 잘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만큼 특징을 잘 살린 일러스트가 적절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징에 초점을 맞춘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해서, 보다보면 설명이 부족한 점도 느끼게 된다. 목소리에 대해서 언급하지만 뭘 보고 그렇게 판단할 수 있었는지는 얘기하지 않는다던가, 가장 키가 크다고 소개한 공룡 다음에 더 큰 공룡이 나와서 전체 크기와 키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지만 그에 대한 정보는 없다던가 하는 점 등이 그렇다.

일러스트도 화질이 썩 좋지 않다. 단지 일부만 안좋은 식으로 품질이 고르지 못한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안좋아서 선명한 일러스트가 오히려 손에 꼽을 정도다. 작은 그림을 억지로 늘린듯한 일러스트들은 대부분 흐리게 뭉개져 있어서 그림을 보는 게 주요한 재미 중 하나인 도감의 가치를 좀 떨어뜨린다.

시리즈 자체는 매력적인데, 다음 책에서는 좀 보완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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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선언
김정주 지음 / 케포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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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선언’은 비밀스런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연작소설이다.

책 속에 담긴 10개의 주인공들이 들려주는 10개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단편들 같으면서도 이것이 저것과 이어지고, 저것은 다시 그것과 이어지며 큰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진다. 연작소설이면서 하나의 장편 소설로서의 구색을 갖춘 셈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나 그 사이에 있는 연결점이 그리 뚜렷하지는 않다. 그래서 때론 왜 굳이 이런 이야기로 이었는지 의아하게 만들기도 하고,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굳이 이어 좀 억지스럽다는 느낌도 받게 한다.

더욱 아쉬운 것은 작가가 책 속 문장도 불친절하게 썼다는 거다. 포장하자면 마치 유행하는 랩 가사처럼 운율이 있고 그래서 시 같기도 하다는 것이다만, 다르게 보면 아 다르고 어 다른걸 이용한 말장난같은 문장들이 너무 빈번하여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으며, 그런 것들이 글을 불필요하게 어렵게 만든다. 한마디로 잘 안읽힌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게 그런 성격인 인물의 에피소드나 특정 상황에서만 적당히 쓰인 게 아니라는 거다. 소설이 전체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다. 게다가 그저 문장만 그런 게 아니라 내용도 그러해서 결국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건지 난해하다. 주제처럼 보이는 게 있기는 하나 그저 그걸 위한 소설이었다고 하면 너무 쓸데없는 사족이 너무 많은 게 되버리고. 음;

분명 실험적인 소설로서는 나름 성과가 있어 보이긴 한다. 하지만, 그래서 좋은 소설이냐 하면 그건 또 다른 얘기다. 독자 입장에서는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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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 - 든든하고 간편한 한 끼에서 미슐랭 메뉴와 유명 맛집 요리까지
배성은 지음 / 라온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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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는 현대인을 위한 가정간편식 안내서다.


바야흐로 1인 가족의 시대다. 갈수록 인구 증가율지 줄어들고 있다고 하고, 그만큼 노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지도 못하고 출산 육아를 그닥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니 굳이 가정을 이루고 살 메리트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 집에서 해먹기보다는 사먹는 비율이 꽤 높아졌다. 그런 사람들에게 완전히 조리되었거나 반조리 상태로 나오는 요즘의 소위 HMR(Home Meal Replacement) 제품들은 굉장히 유용한 제품이다.

이 책은 그런 HMR 제품의 개요와 그것들을 이용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을 소개하는 일종의 안내서다. 거기에 개인 경험이나 HMR 제품의 배경 등도 함께 얘기하는데, 그게 조금은 이 책을 HMR 제품에 대한 에세이처럼 보이게도 한다. 그런 글들은 업계 사람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성향이 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는 한다만, 그래도 대체로 수긍할만한 수준에서 이야기한다.

내용이 이렇게 한가지에만 집중되어있지 않은 것은 딱히 대단히 할 얘기는 없어서이다. 음식이란 기본적으로 먹으면 끝인 간단한 것 아니던가. 다만 공산품이기도 하므로 원재료 표기를 통해 제품을 판단하는 것이라던가, 영양성분 표기를 보고 어떻게 조합해서 먹으면 좋을 것인가를 얘기하는 등 소소하지만 쓸모있는 팁들을 얘기해주므로 나름 유익하기도 하다. 이런 것들은 이미 HMR 제품을 자주 이용하던 사람들도 참고할 만하다.

HMR 제품에 대한 설명 후에는 이것들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들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뎁히는 수준의 것만 이용하던 나로서는 새삼 감탄이 나왔다. 다양한 제품들이 있는데다 그 완성도도 상당해 보여서다. 몇개 제품을 함께 사용해서 만든 것들은 더 그렇다. 한번 따라해보고 자기에게 맞게 조금 바꿔서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책은 전체적으로 무난하지만, 굳이 헷갈리기 쉬운 ‘가정간편식’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쉬웠는데, 그건 이 말이 마치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게 조리과정이나 재료 등을 일부 생략한 가정식’처럼 들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착각을 통한 과장광고를 노린 안좋은 용어란 얘기다.

이 말의 유례인 영어 표현(Home Meal Replacement)을 봐도 대체 어떻게 저런 번역이 나온건지 의심스럽다. 그래서인지 좀 더 ‘가정식 대용’ 또는 ‘대용 가정식’이라는 의미를 살려 번역한 ‘가정대용식’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굳이 왜 ‘가정간편식’이란 용어를 사용한 건지 모르겠다.

잘못된 용어가 정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의무가 그럼 제품을 만들고 소개하는 사람들에게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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