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사냥꾼의 노래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5
알렉스 쉬어러 지음, 윤여림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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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시어러(Alex Shearer)’의 ‘구름사냥꾼의 노래(The Cloud Hunters)’는 매력적인 SF 판타지 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은 마치 디스토피아처럼 망가진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구는 폭발해버려 조각조각으로 깨어졌고, 그렇게 조각난 땅들이 공중에 떠서 작은 섬들로 이뤄진 곳에 사람들은 간신히 정착해서 살고있다.

이렇다보니 이 세계에서 가장 귀한 것 중 하나가 물이 되어버렸다. 사실상 땅이란게 없어지면서 강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겨난 게 구름사냥꾼이다.

구름사냥꾼은 말 그대로 구름은 사냥하는 사람들, 구름을 찾아 그를 압축해서 물을 모아 파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늘 하늘을 나는 배 위에서 살면서 새로운 곳으로 구름을 찾아 돌아다니며 생활한다.

나름 유복하게 살고있는 주인공 크리스찬은 그들의 삶을 동경한다. 가보지 못했던 곳에 가고,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 볼 수 있는 모험을 떠나고 싶은거다. 그런 그에게, 제닌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오면서, 기회가 생긴다.

하늘을 나는 섬이라는 설정은 언제 봐도 흥미롭다. 이 소설은 그걸 확장해서 아예 하늘에서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어냈는데 그렇게 보여주는 요소 하나 하나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건 단순히 소재만이 그런 게 아니라, SF와 판타지를 절묘하게 잘 섞어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구 대폭발이나 그로인해 바뀐 생활환경, 그리고 귀해진 물을 얻기 위해 구름을 사냥한다는 것은 꽤나 SF적이다. 왜 땅들이 공중에 떠있는 섬이 되었는지, 배를 타고 하늘을 누비는 것이나 하늘 수영같은 것도 궤도 이탈로 인해 낮아진 중력을 통해 나름 그럴듯하게 여기게 한다.

반면에 하늘해파리나 하늘고래같은 신기한 생물들은 다분히 판타지에 가깝다. 비행기가 아니라 굳이 ‘배’를 등장시킨 것이나, 단순한 압축기를 이용해 물을 수집하는 등 스팀펑크스러운 면모도 SF보다는 판타지에 더 가깝다.

이렇게 두가지가 섞여있지만 그게 서로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소설에서 보여주는 세계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세계관 설명과 번갈아가며 나오는 소년의 모험과 성장, 그리고 사랑도 꽤 볼만하다.

마치 현실의 일부 문제들을 하나씩 떼어내 만들어 놓은 듯 보이는 소설속 사람들의 모습은 문화나 관념, 그리고 사회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후속작(Sky Run)에서는 또 어떤 세계와 이야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번역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다만 용어 번역에선 아쉬움이 있다. 어떤 건 한국어로 번역을 했는가 하면, 어떤건 영어를 그대로 음차해서 적었기 때문이다. 이게 분위기의 통일성을 깨친다. 아무리 번역하기 어렵대도 좀 너무 쉬운 길을 택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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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탐정 레베카 3 : 의문의 마젤란 실종 사건 아홉 살 탐정 레베카 3
PJ 라이언 지음, 토리아트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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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 라이언(PJ Ryan)’이 쓰고 ‘토리아트’에서 그림을 더한 ‘아홉살 탐정 레베카 3: 의문의 마젤란 실종 사건(Rebekah - Girl Detective #3: Magellan Goes Missing)’은 아홉살 탐정 레베카의 활약을 그린 추리 동화다.

아홉살 레베카는 모험을 하고 싶다. 그래서 주변을 살펴보며 뭔가 사건이 없을까 관찰하고 의심해보기도 한다.

그런 레베카에게 마우스가 도움을 요청한다. 그가 기르던 자그마한 생쥐 마젤란이 없어져서다. 한바탕 다 뒤져도 찾을 수 없었던 마우스를 위해 레베카는 마젤란 찾기에 나선다. 그리고 곧 유력해 보이는 용의자를 찾아 증거 확보에 나선다.

아이들은 참 활동적이다. 재미있는 걸 찾아서 할 뿐 아니라, 그런 게 없다면 재미있는 놀이를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책 속 레베카의 모습은 그런 아이들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넘치는 에너지를 관찰하고 생각하는 탐정놀이에 쏟아붇는 레베카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당길만한 매력이 있다.

책에는 거기에 이야기와 어울리는 미로나 다른 그림 찾기 같은걸 곁들여 중간 중간에 직접 놀이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그것도 꽤 긍정적이다.

이야기도 나름 교훈적이어서, 길거리 동물과 반려동물 입양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도 한다.

이야기와 그림이 그렇게 잘 어울리지는 않는 것은 조금 아쉬운데, 이야기에 맞는 삽화를 넣은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일부를 만화 만드는 식으로 그림을 그려서 내용이 중복되기 때문이다. 적절한 상황묘사를 보여주는 그림만 그리거나, 아니면 차라리 만화화를 하는 편이 더 나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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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
신규진 지음 / 생각의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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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들의 이상한 과학책’은 놀라운 발견과 발명을 해낸 과학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총 28명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어떻게 보면 과학사 인물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각각의 인물들이 어디에서 태어났으며 어떤 생애를 보냈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당시의 사회나 과학의 수준 등을 얘기하고 하기 때문에 과학사를 다룬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과학자들의 이야기에는 자연히 그들이 어떤 업적을 세웠는지도 포함되어 있다. 무엇을 발견 또는 발명했으며 그것을 어떻게 이뤄냈는지를 소개할 뿐 아니라, 그 내용도 간략하게 다룬다. 개중에 특히 주목할만한 것에 대해서는 실험 방법이나 경과, 그리고 그로부터 나오게 된 내용들을 상세하게 다루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보다보면 여러가지 과학 원리나 이론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거기에는 다양한 분야의 과학 지식들과 증명, 어려운 수식도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이 책을 모두 이해하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쉽지 않다. 일반 대중들을 위한 쉬운 과학서는 아니라는 거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과학사와 인물사를 중심으로 풀어내기 때문에 너무 딱딱하거나 막막하지 않게 일어볼 수 있다.

책에 수록된 인물들 중에는 동시대 인물도 있기 때문에 각각의 이야기에서 서로가 언급되기도 하는데, 중심에 놓은 인물이 달라진 것 만으로 각자에 대한 인상이 확 달리지는 게 꽤 재미있다. 과학자라고 하면 속세에서 좀 떨어진, 순수하게 진리 탐구에 매진하는 사람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얼마나 정치적이었는지 새삼 이들도 똑같은 인간이구나 싶기도 하다.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를 하다보니 꽤 분량이 있는 책인데도 내용을 꽤 축약한 느낌도 든다. 책을 보다가 (책에는 나오지 않는) 추가로 궁금한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이 한권으로 넓은 분야의 다양한 내용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것은 꽤 좋았다. 선정한 인물과 지식도 대부분 흥미로워서 관심만 있다면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일반 대중이 읽기에도 충분히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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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터 라이트 에디션 1 : 결심 편 - 살 빼는 데 ‘내일’은 없다
네온비 지음, 캐러멜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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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터 라이트 에디션’은 몇번을 다시봐도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로 차있는 정말 잘 만든 만화의 분권 버전이다.


이 만화는 2011년에 ‘다음 웹툰’에서 연재했던 것으로, 이미 3권짜리 단행본으로도 나온 바 있는 작품이다. 이번에 나온 ‘라이트 에디션’은 요약하자면 그걸 반으로 나눠 총 6권짜리로 다시 낸 것인데, ‘다이어트’를 소재로 한 책이라 ‘라이트’라고 이름 붙인게 묘하게 재미있다.

만화는 역시나 수작이다. 나는 이 작품을 웹툰으로 연재했을 때 본데다, 그 후에도 몇 번 더 봤기 때문에 내용은 이미 익히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책을 보니 새삼 다시 감탄하게 된다. 구성을 정말 잘 했기 때문이다.

일단 이 만화를 코미디로 만든 게 좋다. 덕분에 정극 등으로는 결코 할 수 없을 자칫 황당한 이야기나 전개도 가능했으며, 그것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이게 한다. 코미디의 비중도 높아서 한 장 한 장, 한 컷 한 컷을 넘길 때마다 절로 웃음짓게 만드는 이야기와 연출들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지루하지않게 볼 수 있게 해준다.

코미디는 진지한 내용을 더욱 진지하게 만들어주며, 진지한 내용은 코미디를 더욱 웃기게 만든다. 상황에 따라 코미디와 진지함을 오가는 것도 잘해서 급발진이나 정색하는 느낌도 없다. 오히려 진지한 줄 알았는데 반전처럼 웃긴다던가, 마냥 웃긴 줄 알았는데 진지한 얘기가 훅 들어오는 식으로 묘한 반전의 맛을 주기도 한다. 때로는 이 두가지를 동시에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것도 등장인물의 성격을 이용해 만들어내기 때문에 어느 한쪽도 튀지 않고 자연스럽다. 웃기면서도 진지하고, 진지하면서도 웃기다.


이야기가 실제 다이어트로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해봤을 법한 경험이 많이 녹아있어서 공감점이 높은 것도 좋다. 이것은 또한 왜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지,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기도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실제로도 유익한 운동과 다이어트 정보를 잘 담은 것이 이 만화를 더욱 빛나게 한다. 게다가 이야기나 장면과 정보를 잘 붙여놨기 때문에, 그냥 재밌게 읽기만 해도 꽤 많은 정보들이 머릿속에 남는다. 만화적인 재미를 위해서 일부는 과장했다고도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핵심 내용을 잘 전달한다.

작가들의 인생작이었다고 해도 좋을만큼 좋은 만화다.

원래 웹툰이었던 것을 그대로 붙인 게 아니라 단행본에 맞게 편집도 잘 했다.

내용에서 아쉬웠던 것은, 잘린 페이지가 보인다는 거다. 9쪽이 그런데, 두쪽을 이어서 그린 그림의 이렇게 반만 똑 잘라 붙여놓는 건 좀;

내용 외적으로 아쉬운 것은, 이름은 ‘라이트 에디션’이지만 가격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다. 분권으로 권수는 두배가 되었지만 각권의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 전권을 구입하려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인쇄질이나 제본, 표지 등은 라이트 에디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으로 보이는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구매를 권하기가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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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그림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9
히사오 주란.마키 이쓰마.하시 몬도 지음, 이선윤 옮김 / 이상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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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9번째 책인 ‘나비 그림’은 ‘히사오 주란(久生 十蘭)’, ‘마키 이쓰마(牧 逸馬)’, ‘하시 몬도(羽志 主水)’의 단편 미스터리 소설 6개를 모은 소설집이다.

탐정 소설이나 범죄소설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도 불리는 추리소설은, 생각보다 ‘이게 왜 추리소설?’이라는 느낌을 들게 하는 작품이 많다. ‘추리’라는 말이 일종의 퍼즐같은 사건 풀이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리소설’이라 하면 소위 ‘본격추리소설(Whodunit)’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은데, 보통은 그 후 여러 변형을 거치면서 범위가 넓어진 ‘미스터리 소설’과 같은 의미로 얘기한다.

이 책에 담긴 추리소설들도 그렇다. 이야기에 모종의 비밀이 있고 그걸 풀어내는 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퍼즐처럼 꼼꼼하게 잘 짜여있는 것도 아니며 문제의 해소 자체가 어떤 카타르시스를 주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사건에 발을 들이게 되고 그로 인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며 그 경과는 어떻게 되는지, 흘러가는 이야기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살짝 비뚤어졌다고 할 수 있는 개인의 성정이 일을 엉뚱하게 몰아가는가 하면, 생각지도 않게 주변인들이 마치 태풍에라도 삼켜지듯 휘둘리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못한 사건들이 뜻밖의 결과를 낳는가 하면, 떨쳐낼 수 없는 그림자가 암담한 미래로 몰아부치기도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비록 퍼즐과 트릭을 좋아하는 나 개인에겐 그렇게까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만, 각자 색이 다른 소설들은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꽤 흥미로웠다. 추리소설은 탐정물이 아니면 안된다는 사람만 아니라면 나름 재미있게 볼 만하다.

아쉬운 것은 번역이 썩 좋지 않다는 거다. 당최 이상한 문장들이 눈에 띄는데, 이게 단순한 오타인건지 아니면 일부러 그렇게 쓴 건지 알 수 없어서 더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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