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스텔라 특서 청소년문학 15
유니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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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스텔라’는 청소년기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스텔라의 이야기는 마치 사회와 환경의 변화를 짧게 요약한 것 같다. 삶에 치여서 다른 것들을 돌아보지 못하다보니 심지어 그것들을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기도 하는데, 그러다보니 모자람없는 사랑과 이해를 받으며 자랐던 어릴 때에는 갖고있던 반짝이던 것들까지 잃어버리고 칙칙하고 우울한 생활을 이어나가게 된다. 이제 주요 관심사는 오로지 조용하게 지내는 것 뿐.

그런 스텔라에게 어느 날 ‘닝구씨’가 찾아오면서, 죽어가던 스텔라의 마음도 조금 변하게 된다.

도저히 현실에는 있을 것 같지 않은, 그래서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같기도 한 수상한 닝구씨는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그가 하는 말이나 행동들이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스텔라도 잃어가던 자기만을 빛을 다시 찾아가기도 한다.


그게 어떻게 보면 좀 급작스럽게 끝나는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되는 게 별로 어색하거나 하지 않았다. 닝구씨라면 충분히 그럴만하다 싶게 캐릭터 구축을 잘 했기 때문이다. 마치 성자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았던 닝구씨는 꽤 인상이 크게 남았다.

닝구씨와 함께하는 것 외에도 스텔라는 가족들에게 닥치는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해나가는데 그것들도 잘 그린 편이다. 청소년기에 빠질법한 생각과 철학적인 고민들은 어쩌면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씩 가까운 답을 찾아감쓰으로써 우리를 더욱 성장하게 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럴 때 닝구씨같은 정신적인 멘토가 있다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일까.

주인공은 스텔라인데도 생각보다 더 닝구씨의 입장에서 보게되서 이야기의 마지막이 더욱 씁쓸함을 느끼게도 했는데, 그렇다고 닝구씨가 틀렸다거나 그가 한 일이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라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언젠간 그 역시 자신이 했던 일이 얼마나 가치가 있었는지를 알고 벅차 기뻐하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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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5 - 고독한 개의 여정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5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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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Erin Hunter)’의 ‘살아남은 자들 2부 다가오는 어둠 5 고독한 개의 여정(Survivors: The Gathering Darkness #5 The Exile’s Journey)’은 무리에서 떨어져나온 개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고독한 개’가 된 ‘스톰’에겐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바로 자면서도 돌아다닌다는 거다. 단지 그 뿐이라면 어떻게든 감내해볼 수도 있었겠다만, 어느 날 새끼 강아지를 다른 곳에 옮겨 두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럴 수 없게 된다.

그런 스톰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자연히 그의 증세에 대한 미스터리와 그가 새로운 만남과 머물 곳을 찾는 것을 다루게 된다.

이 소설은 여러 부분에서 같은 작가그룹의 ‘전사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소설 속 개나 늑대들의 생활상이나 문화, 대립같은 주요 구성이나 이야기의 흐름에 나름 유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지 주인공 동물을 개에서 고양이로만 바꾼 것처럼 보이는 것까지는 아니다. 개를 주인공으로 했기 때문에 다룰 수 있는 이야기들도 개들의 면면을 잘 살려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게 이 시리즈를 자기만의 매력이 있게 한다.

책의 이야기도 스톰을 중심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서사가 또렷하며 그래서 공감도 더 잘 이끌어낸다. 그 덕에 높은 몰입감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쉬운 것은 그걸 마치 한낱 전사들 시리즈의 아류작처럼 소개한다는 거다. 무려 2부 마지막에 달한 지금까지도 내세우고 있는 ‘전사들 시리즈 작가’라는 문구가 그건데, 처음 (원서) 시리즈를 낼 때야 이미 성공한 시리즈를 등에 업고 버프를 받는 느낌이었겠지만, 결국엔 두 시리즈의 작가진이 다르다는 건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었는데 굳이 나중에 비판을 받게 될 이런 선택을 했어야 했을까.

자기들이 내놓는 작품에 좀 더 자신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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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 수용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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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악플러 수용소’는 악플과 그로인한 사회 문제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최종적으로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악플러들에게 그 죄를 물어 일말의 자비심없이 처벌을 가한다는 설정을 기본으로 한 이 소설은, 다른 무엇보다도 얼마나 공감을 할 수 있게 그리느냐가 가장 중요했다. 개인적인 복수극이 아니라 법으로써 공공연하게 제재하고 처리하겠다는 것을 내세웠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소설은 그것을 제대로 풀어내지를 못했다.



* 소설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애초에 소설의 전제가 되는 법 제정부터가 전혀 와닿지 않는다. 아니 아무리 한국 정치판이 개판이라지만, 무슨 군사 봉기나 계엄령 선포하에 억지로 밀어부치는 것도 아니고, 그게 그렇게 날치기처럼 통과될 수가 있나.

그래도 비록 억지스럽지만 이야기를 펼치기위한 판을 어떻게든 깔아보려고 그런 것이라고 감안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하더라. 악플러 수용소에서의 이야기는 더 어처구니가 없기 때문이다.

이게 진짜 법치국가라는 틀 안에서 진행되는 게 맞나? 재판도 없이 약물까지 동원해 납치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명확하게 밝혀진 증거가 없어도 일단 유죄추정으로 시작하는데다, 제재 역시 사적인 마음이 듬뿍 담긴게 곳곳에서 느껴진다. 당최 공공기관에서 공무원들이 벌이는 짓이라고 봐주기가 어렵다는 거다. 아니, 이럴거면 대체 왜 개인적인 복수극으로 그리지 않은거냐.

심지어 개인적인 복수극으로 그렸어도 이 소설은 문제가 있다. 복수극이 전혀 시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도는 말할것도 없는데다, 마치 유대인의 복수극을 그린 모 영화에서처럼 잘못을 한 사람뿐 아니라 그 주변의 관계없는 제 3자까지 나락에 떨어뜨리는 짓을 태연히 저지르기에 이 복수가 전혀 정당해 보이거나 공감이 가질 않는다.

악플로 인해 망가지는 연예인의 이야기 역시 엉망이다. 주요한 부분은 빼먹고 대충 악플러의 악행을 두드러지게 보여주기 위한 장면만을 갖다 붙였기 때문이다. 그덕에 오로지 선량한 피해자여야 할 고혜나에게도 자꾸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악플에 시달리고 그 때문에 정신과까지 다니는 것 치고는 전혀 방어기제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로 시간날때마다 적극적으로 악플을 탐닉하는데, 대체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있는 환자에게 이런 정신나간 노출치료를 지시하는 의사는 뭐하는 작자란 말이냐.

아, 물론,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는 알겠다.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예 직접적으로 써두었기 때문이다.

근데 그럴거였으면 칼럼을 썼어야지. 그걸 괜히 소설로 쓴 덕분에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완성도가 떨어지고, 그게 전하려던 메시지까지 도리어 약해지게 만들었다.

좀 기대를 해서일까. 실망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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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1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1
조나단 가르니에 지음, 로니 호틴 그림, 문소산 옮김 / 북극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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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가르니에(Jonathan Garnier)’가 쓰고 ‘로니 호틴(Rony Hotin)’이 그린 ‘모모 1(Momo - Tome 1)’은 마을 변두리의 꼬마소녀 모모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모모는 할머니와 함께 산다. 화물선을 타는 아빠는 한번 일을 하러 나가면 몇주씩은 돌아오지 않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모는 늘 아빠가 보고 싶고 때론 그것 때문에 훌쩍거리기도 하지만, 마을을 돌아다니며 고양이와 놀기도 하고 할머니와 함께 마을사람들과 부대끼면서 나름 유쾌하게 살아간다.

이 책은 그런 모모의 마을에서의 경험을 담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특별한 듯도 하지만 잘 보면 평범하기 그지 없기 때문에 은근히 우리네 옛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건 그만큼 책에 담긴 이야기가 소소한데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보거나 겪을법하게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사 같진 않더라도 비슷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감정표현이 좋아 쉽게 공감이 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눈을 땡그랗게 뜨고 쳐다본다거나, 무슨 일이 있거나 얘기를 들었을 때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순간적으로 멈칫 하는 것도 그렇고, 충동적이어서 말 그대로 유치하다 싶은 행동들을 하는 것도 실제 그 또래 아이를 눈 앞에서 보듯 잘 표현해서 현실감이 넘친다.

덕분에 큰 맥락없이 몇몇 사건들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도 불구하고 썩 나쁘지않게 책을 보게 해준다.

그게 80여쪽 남짓하는 이 책을 더욱 짧게 느끼게 만드는데, 그러면서도 군데 군데 의외로 묵직한 이야기들도 꽤 넣어뒀다. 그렇다고 그걸 딱히 두드러지게 표현하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아무것도 아닌 흔해빠진 일상과 별 다를 것 없이 같은 비중으로 다룬 것이 오히려 그걸 더욱 묵직하게 느끼게 한다. 다른 이야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가벼우리라 생각했었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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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기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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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기담사전’은 흥미로운 고전 판타지들을 정리해 담은 책이다.

우리의 뿌리에는 판타지가 있다. 우리가 믿어왔던 것, 세상을 바라보던 시각, 그것으로 말마암아 최종적으로 삶을 결정하게되는 방식까지도 종교를 비롯한 신화에 기인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것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 다르게 말하면, 이는 인간들이 살아오면서 이룩한 정신과 문화, 그리고 역사가 거의 고스란히 신화에 녹아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들을 통해 역으로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했으며 무슨 생각을 했고, 또한 어떤 역사의 흐름을 겪어왔는지를 엿볼 수가 있다.

이 책의 특징도 바로 그런 것들을 담았다는 거다. 신화나 설화, 기담 등을 일종의 사전처럼 그러모았다고해서 단지 그것들을 소개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대체 무엇이 녹아있는 것인지를 파헤쳐보려고 한다.

그래서 익숙히 알고있던 이야기도 그것들로 인해 조금은 낯설게 보이며, 그게 봤던 이야기도 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신화는 의외로 인간의 소위 ‘승자의 역사’를 통해 조금씩, 때론 크게 변현되어왔는데 그것들을 통해 개체 당시 사람들은 무엇을 원했으며 어떤 것을 퍼트리고자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생각보다 재미있다.

물론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은 전혀 확실하거나 분명히 밝혀진 근거를 기반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의 것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역시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래도 이제까지 시행착오를 하고난 이후에 나온 것이라서 그런지 가설들이 대체로 그럴듯하고 당시의 시대상과도 잘 엮여있어서 상당히 정설에 가까워 보인다.

덕분에 단순히 흥미를 채우기 위해서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아는 척’하기 좋은 지식을 꽤나 잘 채워준다.

이만하면 책 컨셉을 굉장히 잘 만족하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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