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8 - 막부의 멸망과 무진전쟁 본격 한중일 세계사 8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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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8’은 일본 막부 말기에서 무진전쟁까지를 담은 만화다.

이 만화에는 극과 극이라 할 수 있는 가벼움과 무거움이 공존한다.

가벼운 쪽은 만화가 담당하는데, 소위 ‘드립’들이 담겨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웃음 지으면서 볼 수 있다.

굽시니스트가 워낙에 서브컬쳐 패러디로 정평이 나있는 작가라서 그런 걸 모르는 사람이라면 재미가 없을까봐 걱정(?)스러울 수도 있겠다만, 이 책은 그런게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없어서 (아쉬운 사람도 있겠지만) 의문부호가 뜨게 만드는 경우도 거의 없다. 대신 발음을 이용한 소소한 말장난이 들어가 있는 정도다. 그래서 가볍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코미디 요소는 많이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무거운 쪽은 내레이션이 담당하며, 책에서 이 부분만 떼어내면 ‘딱딱하다’고 할 정도로 역사를 진중하게 다룬다. 이게 이 책 시리즈가 진짜 말 그대로 ‘본격’적인 세계사 책이라는 것을 심감하게 한다.

좋은 것은 이 두가지가 서로 잘 섞여있다는 거다.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어색해기만 하기 쉬운데, 간혹 나오는 드립들마저 실제로 충분히 그럴듯 할만큼 자연스러워서 양쪽을 오가는데 이질감이 없다. 이런 통일감이 책을 잘 읽히게 하며, 연대표를 나열한 것 같은 내용들마저도 나름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

본문도 좋았지만, 책 말미에 정리를 넣은 것도 좋아서 핵심 내용이 머릿속에 더 잘 남았다.

편집은 조금 아쉬웠는데, 웹툰을 큰 편집없이 담아낸 수준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장 한장의 밀도는 낮은데 반해 개별 컷의 크기는 작아서 웹툰으로 보는 것보다 더 불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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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상툰 3 오늘의 영상툰 3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오늘의 영상툰 원작 / 서울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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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상툰 3’는 동명의 유튜브 채널 컨텐츠를 책으로 만든 세번째 시리즈다.

3권 역시 2권이 그랬던 것처럼 1권과 구성이 같다. 컨텐츠를 설렘툰, 고민툰, 오싹툰 세가지로 나누어 묶으면서 영상을 만화에 맞게 적절히 옮긴 것이나, 원래 영상에 달렸던 댓글 중 일부를 발췌해 만화 하단이나 만화 뒷부분에 담아 책을 보면서도 유튜브 컨텐츠를 보는 것처럼 신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 등이 그렇다. 이런 책 포맷은 원작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라서 나름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구성이 같으므로 장점 뿐 아니라 1권과 2권을 보며 지적했던 아쉬운 점들 역시 3권에서도 그대로다.

서로 다른 세 장르를 거의 비슷한 그림체로 모두 그렸는데도 의외로 모두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리는데, 그건 그림이 대체로 높은 수준에서 단순화되어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설렘툰 뿐 아니라 호러 분위기가 물씬 나는 오싹툰에도 잘 어울린다. 이는 그림이 그런만큼 색감 등을 이용해 분위기를 잘 살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순한 그림은 특정인물을 연상케 하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경험을 쉽게 연상케 하고 감정이입을 더 잘 할 수 있게도 만들어준다.

이야기도 인기 있던 에피소드를 꼽은 것인만큼 모두 볼만하다. 그러나 이야기가 모두 극히 짧기 때문에 분량이나 디테일에서는 아쉬움도 있으며, 이미 들어봤던 이야기와 비슷한 느낌도 많이 받는다. 그게 3권이 1권이나 2권에 비해 만족도를 덜 느끼게 한다.

기존의 매력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씩은 변화를 줘보는 것도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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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행성 2
Daniel Lee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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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행성 2’는 인류의 보루인 시온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SF 소설이다.

제9행성은 SF 소설 시리즈다. 정확히는 알 수 없는 미래 어느 시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그렇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꽤 전형적이라 할만큼 SF 디스토피아의 것을 거의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새로 나온 책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익숙한 느낌을 받는다.

이건 1권에 이어 2권에서 마찬가지다. 한정된 자원 때문에 벌이는 인간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아도 신선하다가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야기라는 것은 본디 어느정도 쌓이다보면 더 이상 신선한게 나오지 않는 단계에 이르는 법이다. 그럴때는 더더욱 같은 소재도 어떻게 풀어내었느냐가 중요해지며, 비슷한 이야기도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느냐 따라 이야기의 질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꽤 선방한 SF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이 소설은 꽤 종교적인 색채를 띄고 있다는 게 한 몫 한다. 1권에서도 그런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배경 설명이 어느정도 된 상황에서 펼쳐지는 2권은 더욱 그게 강해진 느낌이다. 어느 정도냐면, 시시때때로 종교적인 사상이나 내용을 절로 떠올리게 할 정도다.

그런데도 그게 그렇게 껄끄럽거나 하지는 않았다. 현대에(혹은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종교인 기독교의 교리를 담아서다.

더 자세하게 얘기하자면 개신교가 아닌 천주교의 것을 담은게 좋았다. 개신교가 자의적인 해석 등으로 어긋나면서 사이비스러운 면도 자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천주교는 예전부터 이어져온 고전 철학적인 요소도 많이 갖고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얘기하는 종교적인 내용은 순수하게 철학적인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는 말이다. 그게 인간군상을 다룬 SF 소설과 잘 어울렸는데, 소설 내에서 인간들이 벌이는 짓과 대비되기에 더욱 두드러져 보이기도 했다.

과거에는 종교를 SF로 재해석했었다면, 이 소설은 반대로 SF를 종교적으로 그려낸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교리를 다르게 보여주는 게 나름 신선했다.

이야기는 (앞서 전형적인 SF라고 했던 만큼)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다. 거기에 나름 변주라고 할만한 것도 넣어서 꽤 볼만하다.

이것은 한편으론 아쉬운 점이기도 했는데, 본격적인 이야기 전개에 들어간 2권에서도 전형적인 것 이상의 것은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름의 변주라 할만한 것도 전형적인 것에 비하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래서 보기에 따라서는 별 새로울 것 없는 소설로 비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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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네모 로직 PLUS 2 네모네모 로직
제우미디어 지음 / 제우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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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네모 로직 플러스 2’은 다양한 크기와 난이도의 네모네모 로직 120개를 담은 퍼즐 책이다.


소위 네모네모 로직이라고 불리는 ‘노노그램’은 숫자를 단서로 칸을 채워나감으로써 그림을 완성하는 퍼즐이다.

룰이 단순하면서도 그림의 형태나 그림을 이루고 있는 칸의 크기에 따라서 엄청나게 다양한 경우와 난도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볍게 즐기고 싶은 사람은 물론 어려운 퍼즐을 풀어내는 데 희열을 느끼는 사람까지 모두 즐기기 좋다.

이 책에서는 그런 퍼즐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난이도 표시에 막대가 1개 올라가 있는 것은 성인이라면 누구든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정도다. 칸수가 적은만큼 한 단서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결과가 금세 다른 단서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한 단서를 풀면 연이어 다른 단서를 푸는 식으로 가볍게 풀어낼 수 있다. 말하자면 몸풀기 퍼즐인 셈이다.


막대 2개부터는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데, 특히 25x25 이상 크기의 퍼즐은 단서가 손쉽게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드러난 단서를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보며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이전에 조건이 부족할 때는 미처 보이지 않던 것이 떠오르면서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고, 그게 다시 다음 단서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게해서 얻을 최종 결과가 단지 퍼즐만을 위한 해가 아니라 멋진 픽셀아트가 된다는 것 역시 네모네모 로직의 장점 중 하나다. 어떻게보면 단순한 그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만, 오랫동안 시간과 정성을 들여 한땀한땀 풀어내 얻을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빛을 볼 수 있다.

보통의 퍼즐책보다 좀 더 큰 판형을 사용한 게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인데, 그걸 활용해서 무려 60x50, 난이도 7개 짜리까지 실었기 때문에 이 책 한권이면 한동안 다른책은 없어도 될 만큼 오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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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가는 성평등 수업 - 모두가 행복해지는 성 인지 감수성 바로 알기, 2020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변신원 지음 / 비엠케이(BM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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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가는 성평등 수업’은 현대의 가장 익숙하면서도 핫한 주제인 성평등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전통적인, 즉 동물적인 생식 행위와 그 원리 그리고 그에 얽힌 사회적인 것들을 다루는, ‘성교육’과는 조금 다르지만, ‘남’과 ‘녀’라는 서로 다른 성별이 충동하면서 생겨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럴 때 과연 무엇이 옳으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를 알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도 성교육 책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훨씬 더 현대적이고 사회적인 종류의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성평등’은 어떻게보면 역사가 길고, 어떻게 보면 짧다. 그래서 익숙한 듯 하면서도 새로우며, 새로운가 하면 지겨울만큼 많으 들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상태가 된 것은 근본적으로 아직까지 성평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떄문이다. 나아가서는 무엇이 제대로 된 성평등인지는 물론, 그걸 이룩하기 위해 어떤 규율이나 문화 같은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지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성평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충돌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직 이전의 성관념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현재를 해석하는 방식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차이가 있어서 생기기도 한다.


이 책이 나에겐 그랬다. 어쩌면 짧게 쪼갠 많은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이슈를 담아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많은 생각이 담긴만큼 동의하는 것이 있는만큼, 쉽게 그러지 못할 것들도 꽤 많았다는 얘기다. 심지어 그 중 일부는 저자 자신이 남성은 혜택을 받고 있고 여성은 피해를 받고 있다는 고전적인 성차별 프레임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기까지 했다.

물론, 그런 것이 많거나 정도가 심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게 부정적으로 보였던 것은, 이 책이 과거의 혹은 일부 극성 자칭 패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것 같은 여성 우선 주의를 얘기하는 책이 아니라 남녀 모두가 동등하길 꿈꾸는 성평등을 얘기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그런 미묘하게 다가올 수 있는 얘기들은 조심하는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그래도 책을 통해 말하려고 하는 바는 전체적으로 공감하는 편이며, 무엇보다도 책을 보면서 이런 이슈들과 그에대한 자신의 생각을 되짚어보고, 저자의 이야기에 동의하는 부분과 반대하는 부분은 무엇이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곱씹어 보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독서였다.

무작정 받아들이기 보다는 저자와 일종의 토론을 한다는 생각으로 읽어나간다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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