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들링 2 - 첫 번째 엔들링 2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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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애플게이트(Katherine Applegate)’의 ‘엔들링 2: 첫 번째(Endling 2: The First)’는 엔들링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저자가 그려낸 판타지 세상은 전형적인 것 같으면서도 특별하다. 기존의 판타지물에서는 그려내지 않던 멸종, 그것도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멸종을 주제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다 재미있고 와닿게 그려내기 위해서 동물을 의인화한 것 같은 종족들을 등장시켰는데, 그러면서도 그들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동물도 함께 등장한다는 점도 좀 특이하다. 그러면서도 겉 모습을 유사 동물과 거의 흡사하게 설정한 덕분에 이들은 인간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미묘한 존재로 보이기도 한다. 인간형인 수인이 아니라 지능을 가진 동물의 모습으로 종족을 설정한 것은 아마 동물 멸종이라는 당초의 주제를 더 내보이기 위한 것인 듯하다.

소설의 시발이 된 주제 이야기로 시작은 했다만, 생각보다 그게 이야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는 편이다. 그만큼 판타지 소설 자체로서의 완성도에도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마법과 능력, 특별한 생명체가 있는 중세적인 세계관은 상상력을 자극하며, 그 속에서 벌어지는 모험도 꽤 흡입력이 있어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서로 다른 종족들이 모여 우정을 나누고 여정을 함께 하는 것도 가족은 사라지고 배신과 반목만이 난무하는 세계 속이기에 더 두드러진다.

전권이 어느 정도는 설정을 풀어내고 캐릭터를 소개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권은 그것들이 이미 다 끝난 후이기 때문에 좀 더 모험 쪽이 강화된 느낌이다. 그래서 드라이랜드로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만남이나 고난이 조금은 RPG 게임의 퀘스트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이들의 목적지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기도 했는데, 모험을 통해 성장한 이들이 앞으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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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라면 유대인처럼 - 유대 5천 년, ‘탈무드 유머 에센스!’
박정례 편역 / 스마트비즈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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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라면 유대인처럼’은 유대인들의 지혜가 담긴 짧은 유머들을 엮은 책이다.




유대인의 지혜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것이 ‘탈무드’다. 탈무드는 광범위한 분야를 담고있는 일종의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중에는 율법 즉 그들의 생활 방식이나 행동 원리를 담은 것이 많아서 역사와 문화를 통해 내려온 그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정수같은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워낙에 특정 종교나 민족에서 유례한 것이 많기 때문에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거나 심지어 잔혹한 것들도 많은데 대게는 그런 것들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일만한 내용으로 순화해서 알려져있다.

이 책도 그러한 대중적인 탈무드의 그것과 비슷하다. 짧은 이야기를 통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하고, 때로는 기발하다 할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을 보이는가 하면, 절로 감탄이 나오는 혜안을 보여주기도 한다.

탈무드식 책이 그동안 많이 나왔기 때문에, 또 이 책 자체가 여러 책들에서 발췌해 엮은 컴필레이션 판본에 가깝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많이 접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이야기들을 보게 될 수도 있다만, 다시 보더라도 다시한번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 역시 오랜 역사를 통해 생겨난 지혜를 담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탈무드’라고 하지않고 ‘유대인 유머’라고 하는 것처럼 수록된 이야기들은 작은 웃음을 주기도 한다. 생각거리와 교훈을 함께 주는 일종의 블랙코미디는 유대인 유머만의 특색 같기도 하다.

편역자는 거기에 Insight라는 것을 추가해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을 손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 자체가 여러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꼭 Insight에만 의존하지 말고 먼저 자기 나름대로 받아들인 뒤 편역자가 제시하는 Insight도 살펴보는 식으로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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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밸런타인데이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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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밸런타인데이’는 젊은이들의 청춘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20대,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해 새로운 세상과 달라질 생활을 기대와 우려속에 맞이하는 젊은이들은 여러가지 의미로 빛난다. 그들의 눈 속에 기대와 희망이 다른 것보다 더 크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어쩌면 성인으로서 처음 접하게 될 사랑은 그렇기에 조금 특별하다. 어렸을 때보다는 좀 더 깊은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때문에 반대로 전혀 생각지 못했던 감정이나 생각에 고민을 하게되고 뜻대로 이루어지지않는 씁쓸함을 남기기도 한다.

소설은 그런 젊은이들의 풋풋함을 나름 잘 그려냈다. 저자가 20대에 초고를 쓴 것이라서 그런지 그 나이대 젊은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같은 감성이 묻어있어서 절로 예전을 추억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들을 수 있게 준비한 OST도 풋풋한 이들의 이야기와 어울린다. 소설 뿐 아니라 OST도 모두 작가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더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소재나 이야기 구성 자체는 전형적인 청춘 로맨스의 클리셰들을 조합한 모양새다. 그것은 익숙하고 그래서 전하고자하는 감정선을 손쉽게 떠올려 공감할 수 있게도 하지만, 또한 새로울 것이 없어 다소 다소 지루함을 느끼게도 한다.

등장인물이 꽤 많고 그들에게 나름의 설정(사연)이 있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분량이 짧기 때문에 그것을 충분히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끝에가서 보이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같은 마무리는 조금 어색하다.

서사의 부족은 주요 캐릭터들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야기 전개나 감정 흐름이 좀 급작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물간의 대화나 행동 역시 썩 공감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일종의 갈등 요소로서 사용한 주인공의 사랑과 이별이 다소 장치적인 역할로서만 소모되어버리는 느낌이 든다. 그럴거면 차라리 그들을 빼고 주인공과의 연관점이나 그를 되살아나게 해주는 지영이의 역할과 서사를 더 늘리는 게 나았겠다.

딱히 언급이 없어 현재를 기준으로 삼고 보게 되는데, 몇몇은 마치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듯해서 묘한 시대감의 어긋남을 느끼게도 한다.

서사의 부족함은 이 소설이 전체 시놉은 마련되어있으나 그 세부는 미완성인 것처럼 보이게도 했는데, 그러면서도 익숙한 장면과 감성을 담았기에 비주얼적인 면은 잘 살아있었다. 그리고 그게 미완성으로 보이는 부분들을 은근히 채워주기도 한다. 어느정도는 영상으로 보여질 것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것이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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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더 벨벳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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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워터스(Sarah Waters)’의 ‘티핑 더 벨벳(Tipping the Velvet)’은 빅토리아 시대 바닷가 마을 굴 식당집 소녀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박찬욱의 영화 ‘아가씨’ 원작으로도 유명한 작가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의 첫 작품인 이 소설은 소재나 이야기, 서술 등 여러면에서 상당한 문제작이다.

동성애자, 그 중에서도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담고있는 있는데다가, 매춘같은 것도 태연히 나오고, 포르노만큼 말초적이지는 않지만 성애 장면도 상당히 노골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표현도 굉장히 야하다. 특정 부위나 행위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행위는 근현대에 들어 성적인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자리잡혀버린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이기에 그것만으로도 묘한 배덕감을 불러일으키는데다, 뱉어내는 방식도 도발적이다. 장면 역시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연상할 수 있을만큼 묘사가 좋아서 절로 이건 성인용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당시에 그들끼리 사용하던 은어를 되살려내 사용하는 등 언어적인 면도 꽤 매력적이다. 전혀 다른 것을 일컬으면서도 꽤나 노골적인 묘사를 담고 있어서 생각할수록 절묘해 한번쯤 써보고 싶게 한다. 그들끼리만 사용하는 표현이라는 것이 은밀한 것의 공유라는 묘한 감정을 일으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흥미있어할만한 소재와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표현하여 꽤 높은 호기심 충족과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거기에 이야기도 꽤 볼만하다. 말 그대로 파란만장하다고 할 수 있는 소녀의 이야기는 딱히 자극적인 소재가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다.

물론, 때로는 소위 ‘급발진’이라 할만한 이상 행동을 보이며 상황을 크게 엇나가게 하고, 그것이 중간에 이야기가 좀 붕 뜨는듯한 느낌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중요한 캐릭터의 서사를 너무 생략해서 이야기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린다던가 하는 등 문제점도 보이기는 한다. 세부적으로는 캐릭터나 이야기 전개 등의 완성도가 그렇게 높다고 보긴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도 뒤로 가면서 어색하지 않게 수습을 하는데다가, 좀 뻔하고 오글거리는 면도 있으나 마무리 포장 역시 나쁘지않게 했다. 동성애자가 아니라면 얼마나 공감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도 했었던가 보다만, 로맨스라는 측면에서는 딱히 다를바가 없어 감정 흐름도 쉽게 따라갈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준수하게 잘 만들어진 소설이다.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는 레즈비언들의 이야기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자아를 찾고 성장을 이뤄내는 주인공의 모습도 나름 잘 담았다.

번역도 괜찮다. 빅토리아 시대에 대한 감성이 부족한데다 동성애와 레즈비언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 한국 사람이어도 아무런 문제없이 내용을 이해하고 감정선을 충분히 따라갈 만하다.

다만, 몇몇 표현에서에서는 (개역판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어색한 것들이 있다. 예를들면, 창백하다던가 잃어버린다던가 하는 것이 그렇다. 원문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라서 그렇게 한 것일수도 있고, 잘 쓰이지는 않아도 엄연히 그러한 뜻도 있어 그렇게 한 것일수도 있다만, 자연스럽지 않아서 읽을 때 좀 걸린다.

제목을 단순히 독음으로 바꾼 것도 아쉽다. 꼭 노골적으로 ‘애무하기’라고 하지 않더라도, ‘벨벳 핥기’라던가 ‘벨벳 젖히기’처럼 충분히 은유적이면서도 행위가 연상되게 바꿀 수 있었을텐데 쉽게 번역을 포기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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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의 비밀
최진우 지음, 김영혜 그림 / 빈빈책방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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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의 비밀’은 광릉숲의 이모저모를 담은 이야기 책이다.

광릉숲은 2010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 중 하나다. 그만큼 숲과 그곳에 사는 동물들이 역사와 보존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광릉숲이나 그 생태에 대해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심지어 개발을 한다는 이유로 광릉숲에 해가 될만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것을 막기 위한 내용을 꽤 잘 담고 있다.

이야기는 숲을 좋아하는 주인공 ‘태영’이가 어느 날 꿈 속에서 광릉의 주인인 세조를 만나 괴 사건의 조사를 부탁받으면서 시작한다. 태영이는 숲속에서 다양한 나무와 동물들을 만나면서 대체 광릉숲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세조가 들었다는 울음소리는 누가 또 왜 내는 것인지를 찾아가는데…

이런 시놉을 갖고있기 때문에 이야기에서 상당분량을 광릉숲에 서식하고 있는 나무와 동물들은 무엇이고 그들의 특징과 생태는 어떠한지가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그렇게 억지스럽거나 하지 않다. 울음소리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건 조사를 자연보호로 연결하는 흐름도 자연스러웠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동식물과 이야기를 통해 왜 그것이 중요한지도 꽤 설명이 된다.

뒤에서 해소가 되기는 한다만 태영이가 너무 태연하게 동식물들과 대화를 하는 것은 좀 이상했는데 광릉의 주인인 세조로부터 그런 능력을 잠시 받는다던가 했다면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다.

애초에 광릉숲에 대해 알리기 위해 만든 책인만큼 부록으로 그런 내용을 담은 것도 좋다. 여기에는 이야기에서는 미처 다 담지 못했던 내용들도 있으므로 읽어본다면 광릉숲을 아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목적을 생각하면 꽤 잘 만든 책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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