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럴 3 - 최후의 전쟁 페럴 3
제이콥 그레이 지음, 정회성 옮김 / 사파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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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 그레이(Jacob Grey)’의 ‘페럴(Ferals) 시리즈’는 동물과 교감하는 특별한 능력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시리즈다.

‘페럴’들에겐 동물과 대화하고 나아가 그들의 힘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특별한 힘이 있다. 그 힘은 혈통에 의해서 오직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하지만 이 힘은 단지 그들을 매력적이고 강력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 뿐 아니라 그렇지 못한 이들과 갈등을 하게 만들게도 한다. 페럴 시리즈는 그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을 겪으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페럴 종족은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좀 마녀와 비슷하다. 사람들이 그들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뿐 아니라 그들이 가진 힘을 두려워하고 그래서 배척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로 인한 미묘한 어긋남은 결국 이들을 피할 수 없는 싸움으로 이끌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페럴 시리즈의 악당들은 단순하게 미워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그들이 거기에 이르게 된데에는 일말의 동정은 물론 약간의 공감점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주인공인 소년의 입장에서 진행되며 소년이 다른 페럴들은 물론 인간들과도 온화하게 지내려는 편에 속하기 때문에, 또한 독자들은 페럴이 아닌 보통의 인간이기 때문에, 자연히 그쪽에 감정이입을 하며 보게 된다만 패럴들의 전쟁 뒤에 있는 이 선악의 모호함이 마냥 일방의 편에만 설 수 없게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회색성을 띄는 설정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소설에서는 이걸 크게 부각하거나 그리 주요하게 사용하지는 않아서 좀 아쉬웠다. 빌런들이 그렇게 치달을 수밖에 없었던 사정도 좀 더 그렸으면 좋았을 것 같았달까.

다양한 페럴들이 등장하는 것 치고 중요한 역할이 너무 주인공의 페럴 계보에만 집중된 것도 아쉬운 점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까마귀 페럴인 소년이 주인공으로 선택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만, 설사 그보다는 못할지언정 다른 페럴들에게도 그들만의 특별한 힘이나 역할이 있었다면 더 밸러스가 맞았을 거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마법같은 힘이 아니라 단지 동물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이용할 수 있기만 하다는 것은 다른 판타지물에 비해 페럴들의 능력에 큰 한계가 있는 설정같았는데, 실제로 그래서 그런지 액션신에서 다소 아쉬운 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동물들을 제외하면 그들 자신은 어디까지나 인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은, 그걸 흥미로운 이야기로 솜씨좋게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벽에 부딛히면서도 포기하지않고 결국에는 그것을 극복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것을 잘 보여준다.

동물들을 페럴들의 힘을 보여주는 단순한 역할로 소모하지 않고 그들과 무엇보다 긴밀한 관계로 그린 것도 좋았다. 여러면에서 페럴이란 종족은 동물과 인간간의 유대를 판타지적으로 새롭게 표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런 둘 사이의 믿음이나 우정같은 것을 잘 그려냈기에 이들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나 싶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듯하게 그려진 세계관도 좋았고, 전체적으로는 꽤 매력적인 판타지 소설이었다.

1권 까마귀와 말하는 소년(The Crow Talker), 2권 미드나잇스톤의 비밀(The Swarm Descends), 3권 최후의 전쟁(The White Widow’s Revenge) 총 3권으로 완결된 이 시리즈는 20세기폭스필름과 영화 판권 계약도 했다고 하는데, 부디 챙겨놓기 식으로 판권만 따간 게 아니라 정말로 영화화 되어서 매력적인 판타지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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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중1 - 양손에 놓여진 권력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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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니(猫腻)’의 ‘경여년 중1: 양손에 놓여진 권력(庆余年 3)’은 2019년 방영했던 동명의 중국 드라마 원작 소설의 셋째권이다.


기본적으로 이세계 환생물인 이 소설은 그저 그런 킬링타임용 판타지 무협이 아니라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단지 주인공의 활약상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을 필요에 따라 등장시키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살아가는 세상과 그곳 인물들을 제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왕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한편의 정치 드라마로 보이기도 하고, 여러 인물들과 나라가 얽히면서 만들어내는 서사는 역사소설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물론 이 소설의 태생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세계 환생물과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무협물로서의 면모 역시 잃어버리지 않는다.

이렇게 여러 면모를 한번에 담아내려는 이야기는 자칫하면 어느 것도 충실하지 못한 것이 되어버리기 쉽다.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만큼 상세를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처리는 이 소설에서도 여럿 사용되었다. 전후 사정을 복선과 그것을 등장인물들이 깨닫는 장면으로 전하는 대신 서술을 통해 간략하게 정리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극의 재미를 해칠만큼 과하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에 성의없이 대충 퉁치고 넘어간다기 보다는 빠른 전개를 위해 이야기를 압축한 것처럼 보인다.

개별 장르라 할 수 있는 면모들도 꽤나 잘 넘나든다. 주인공의 활약을 중점으로 보여줄 때는 전형적인 초인 무협물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일이 그렇게 흘러가게 된 배경이나 뒷 공작 등을 풀어낼 때는 정치 역사물의 모습을 띄는 등 적절하게 모습을 바꾼다. 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힘으로 밀어 붙이지도 않고, 권력을 휘두르거나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정도를 지키는데 그게 이야기가 무리하게 보이지 않게 해준다.

사면초가에 놓인 것 같으면서도 해쳐나가는 것이나, 맨날 지는 것 같지만 따져보면 앤간한 곳에 다 세력이 뻗쳐있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등 등장인물들끼리의 얽힘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어떤 이야기는 독자가 예상할 수 있게 깔아두고, 어떤 건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그런 요소도 소설을 재미있게 만든다.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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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속으로 직진 나답게 청소년 소설
남온유 지음 / 답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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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속으로 직진’은 자살 유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사별은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만 같은 슬픔을 남긴다. 그것이 사건이나 사고에 의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 중에서도 자살은 어쩌면 되돌릴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 어쩌면 내가 알아주지 못해서 내가 챙겨주지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죄책감 같은 걸 남기며, 모든 삶과 시간을 따라다니기 때문에 더욱 짙은 상처로 남는다.

이들의 상처가 쉽게 아물 수 없는 것은 상처 자체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그런 것이라서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함부로 공감을 얘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조차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들이 혹시 더한 상처를 받진 않을까 조심스러워하며 피하기도 하고, 어떤이는 앞으로를 생각하며 털어내기를 기원하기도 한다만 그 어떤 것도 적절하다고 하긴 어렵다.

어쩌면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고 또한 서로 위로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아픔을 가진 유가족 뿐일지도 모르겠다. 나아가서는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것 역시 말이다.

그러니 소설이 그러한 사람들을 그리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되는 이야기를 담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은 저자가 실제로 만나봤던 사람들의 사연을 모태로 해서 그런지 상당히 사실성이 높다. 그들의 아픔이나 그것을 서로 나누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유가족들의 심정에도 잘 이입이 된다.

방황하는 10대들을 통해 성장을 그린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그를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모지수’에게 이기적인 가해자의 일면을 넣은 것은 거리낌이 있다. ‘모지수’와 ‘여자’가 얽힌 일화들도 과한 측면이 있는데, 모든 것에 잘못 대처하는 것이 단지 방황하는 지수만이 아니라 여자는 물론 여자의 딸, 심지어 아빠까지 그러해서 이들 가족의 이야기는 좀 이질적으로 튀고 현실감이 없다. 후반부에서의 갈등 해소가 다소 싱거웠기에 더욱 이들의 관계가 그렇게까지 치닫을 문제였던가 의아하게 한다. 차라리 ‘여자’와의 불화는 빼고 유가족들과의 이야기에만 집중하는게 더 나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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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이들 상상 고래 11
임지형 지음, 김완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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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이들’은 메시지를 담은 상상력이 눈에 띄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이 사라지면서 시작한다. 학교에서는 그저 전학이라며 믿을 수 없는 얘기로 감추려고 하는데, 얼마 후 거울 속에서 늙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해찬이는 아이들이 늙는 문제와 그들이 격리된 곳에대해 알게 된다. 그곳에 답이 없다는 걸 느낀 해찬이는 주변 아이들과 그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방법을 모색한다.

스스로 생각하거나 자신의 생각 말하지도 않고, 하고 싶은 것이나 하고자하는 의지가 없는 무기력한 아이들을 노인에 빗댄 상상력을 꽤 잘 살렸다.

그렇게 변한 과정이나 이유, 그리고 그러한 문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구체적으로 그리지는 않은데다가 단지 겉모습 뿐 아니라 치매와 같은 병변을 보인다거나 어린 아이들만이 그러한 현상의 대상이라는 점 등 따져보면 아이들이 늙는다는 설정에 의아함이 여럿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서 사라진 것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기도 하고 그것들을 되찾았을 때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는 분명하게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애초에 이야기를 통해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는 꽤 잘 살렸다는 말이다.

비밀스런 장소에 끌려가고 그곳에서 탈출한다는 이야기는 일종의 모험물로 읽히기도해서 꽤 흥미로웠다. 정부나 부모님, 그리고 진짜 노인들을 등장시켜 여러 사람들의 문제점을 보인 것도 좋았다. 아이들이 그러한 것은 단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그렇게밖에 하지 못하게 만든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얘기가 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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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 사는 네 여자
미우라 시온 지음, 이소담 옮김 / 살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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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시온(三浦 しをん)’의 ‘그 집에 사는 네 여자(あの家に暮らす四人の女)’는 평범한 듯 독특한 네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마키타가(家)에는 네 여자가 산다. 집에서 자수 교실을 하는 사치와 그녀의 어머니인 쓰루요, 그리고 우연한 사정으로 오게되어 그대로 계속 살게 된 선후배사이의 직장인 유키노와 다에미다. 이들은 얼필 보면 평범해 보이고, 그들이 모여 사는 그곳에도 특별할 것 없는 일상들만이 흘러갈 것 같다.

그러나 이들에겐 차마 평범하다고는 하지 못할 독특한 점들이 있으며, 그것이 어쩌면 그저 묻혀 지나갈만한 일들도 다시 발굴해내고 일종의 사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덕분에 이 소설은 좀처럼 지루하지가 않다.

물론 지면의 대부분은 그녀들의 일상을 담아내는데 할애하고 있고, 그것이 무난하고 일상적인 드라마를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 불연듯 툭 튀어서 등장하는 화잿거리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뒷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워서 그 전까지의 무난한 일상이 확 깨게 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평범한 이야기인데도 의외로 유별나고 재미있게 읽힌다.


이야기를 질질 끌지않고 빠르게 전개하는 것도 그런 인상에 한 몫 한다. 저자는 그를 위해서 거의 전지적 관찰자에 속하는 존재들을 등장시켰는데, 이 느닷없는 서술 변화가 조금은 황당하기도 하지만, 덕분에 여자들만을 중심으로 해서는 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막힘없이 풀어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일부 과장된 면이 있기는 하나 대체로 현실적인 이야기로 이뤄진 이 소설을 조금은 더 코믹하고 판타지스럽게 느끼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것은 또한 앞서 얘기했던 ‘과장된 면’을 덮어주는 효과도 있어서 픽션적인 허용이라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게 만들기도 한다. 노골적이고 낯 두꺼워 보이기도 하지만 참 적절하고 유효한 장치인 셈이다.

등장인물들을 엮어내는 것도 잘했다. 그런 식으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엮이고 각자의 이야기가 풀려나오면서 마지막 이야기까지 꽤 물 흐르듯이 잘 이어진다.

약간의 느슨한 허용, 그것만 있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소설이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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