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사고력 보드게임북 - 게임으로 교육을 즐기다 교육과 만난 보드게임북 시리즈 3
박점희.김미성.이미은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육과 만난 보드게임북 시리즈’ 3번째 책인 ‘컴퓨팅 사고력 보드게임북’은 컴퓨팅 사고력 교육을 위한 보드게임을 담은 책이다.

책의 형태로 만들어져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보드게임과 그것을 교육에 활용하는 방법이나 평가법 등을 담은 매뉴얼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하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내용 역시 대부분 보드게임을 위한 구성품이 차지하고 있다.

수록된 보드게임은 책으로 엮어서 만들기 쉬워서인지, 대부분 카드게임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주제나 문제 등에 적당한 카드를 내고 거기에 게임 참여자들이 말로 내용을 채움으로써 진행된다. 이런 특성상 수록 게임들은 게임 그 자체만으로는 진행이 되기 어렵고, 반드시 토론과 같은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점은 다분히 게임으로서가 아니라 교육쪽에 더욱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당연히 그렇기 때문에 소정의 교육 효과는 확실히 얻을 수 있어 보인다. 다만, 토론은 그를 위한 사전 지식의 습득도 요하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교육 효과를 얻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 대신에 배운 내용을 확인하고 사용해 볼 수 있으므로 복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단점은, 토론 수업의 일종인 만큼 제아무리 게임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접근성이 썩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거다. 게임이라고 하기엔 진행과 승리 요건에 인간에 의한 요소가 비교적 크다는 것도 아쉽다.

장점은 게임이라는 형식을 통해 자유롭게 배운 내용을 생각해보게 할 수 있다는 거다. 이건 형식화된 토론에서도 얻기 어려운 효과일 것이다. 또한 게임처럼 한명씩 돌아가며 액션을 하는 것은, 토론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일부에 의한 진행을 중일 수 있을 듯하다.

잘 사용한다면 나름 긍정적일 것 같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가는 길
데이브 에거스 지음, 앤젤 창 그림 / 상수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이브 에거스(Dave Eggers)’가 쓰고 ‘앤젤 창(Angel Chang)’이 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가는 길(Most of the Better Natural Things in the World)’은 한 흰 호랑이의 여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어쩌면 ‘글쓴이’가 따로 있다는 것이 조금 놀라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어떤 경치를 담은 것인지를 나타내는 단어가 쓰여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글 없는 그림책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본문의 단어들을 번역하지 않은 것도 ‘한국어판’인 것 치고는 좀 특이한 점인데, 대신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를 각 풍경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책 뒷부분에 따로 실어두었다. 그러니까 글쓴이는 이 글과 책의 구성을 정한 사람을 말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따로 글은 없고 서로 다른 풍경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대중이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조금씩 겹치는 지역이나 풍경도 있어서 긴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풍경 속에서 어떤 이야기가 있는 듯 존재감을 드러내는 흰 호랑이의 존재나 앞뒤 속지에 그려진 세계지도도 그런 느낌을 주는데, 기왕 지도에 호랑이가 지나간 지역의 궤적을 그려 표시했더라면 더 확실했겠다는 생각도 든다.

마치 화보같기도 한 이 책의 장점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림이다. 파스텔톤의 유화 스타일로 그려진 그림들은 한컷 한컷이 모두 매력적인 자연을 표현하고 있어서 보다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본문이 그림만으로 되어있는 것은 이 책이 저연령을 위한 그림책이라서 그런 것이기도 한데, 풍경에 딱히 말이 필요없기도 하고, 심지어 풍경 감상에 따로 걸리는 것이 없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어서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 뒤에 이어지는 마지막 풍경은 발음을 이용한 일종의 말장난이기도 하면서 또한 여정의 끝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서 마지막 장면으로 더없이 알맞아 보였다.

아쉬운 것은 모든 그림들이 2쪽 이상에 걸쳐져 그려진 것인데도, 책은 활짝 펴기가 안되는 제책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오히려 가운데가 반드시 접히도록 만들어졌는데, 내구성에는 어떨지 몰라도 감상하는데는 역시 단점이 아닌가 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이트블러드
임태운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이트블러드’는 멸망해가는 지구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SF 소설이다.


일종의 장르라 할 수 있는 흐름을 사용하고 있는만큼, 이 소설에는 익숙한 내용이나 장면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이 좀비와 다른 행성으로의 대규모 이주다.

처음 이 둘을 들었을 때, 그래도 아직은 판타지 크리쳐물에 더 가까운 좀비물과 과학적인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SF를 어떻게 섞어냈을까 궁금했는데 읽어보니 괜한 우려였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구 전역을 휩쓴 대규모 재난이라는 상황과 그 때문에 이뤄지는 이주라던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위협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인간들이 벌이는 짓들에도 꽤 적절한 변명이 된다. 새삼 좀비 아포칼립스 물이란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장르를 막론하고 더 없이 적절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기존 좀비 아포칼립스물의 장점만을 답습한 게 아니라 SF도 꽤 잘 그렸다. 이주를 떠나게 된 배경과 과정, 두 방주가 만나게 되는 것은 물론 좀비 바이러스 문제도 나름 그럴듯하게 그렸다. 몇몇 설정은 상세를 생략하고 개략적으로만 다루었는데, 그렇게 ‘미지’에 기댄 것도 꽤 좋았다. 오히려 어떻게든 설명해보려고 했다면 억지스러웠을 것이라 오히려 적절해 보였다.

이야기를 일종의 용병이라 할 수 있는 ‘이도’를 중심으로 전개한 것도 좋았다. 이 약간의 밀리터리적인 면모는 이야기의 액션성을 크게 높여준다. 주인공 일행이 일종의 강화시술을 받은 초인들이라는 점은 이 소설을 조금은 판타지 무협 소설로 읽히게도 하는데, 그리 과하지 않은 정도로만 설정해서 SF의 연장에서 벗어나지는 않으면서도 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이 활약해나가는 모험물로서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앞에서는 적절히 생략하고 축약한 것처럼 말했지만, 이건 다르게 보면 제대로 된 설명을 이야기에 녹여내는데는 실패했다는 얘기기도 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모두 완결성이 있지않고, 마치 맥거핀처럼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결론이 나는 것도 있는데 이런 것도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이야기에 메시지가 잘 녹아있는 것은 아니어서 메시지를 담은 부분이 그 이전의 이야기들에 비해 좀 튀어보이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그래도 여러가지 설정과 이야기들을 상당히 잘 어우러냈기에, SF 모험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끝까지 재미있게 볼 만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겨울 나의 기억
손승휘 지음, 이재현 그림 / 책이있는마을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겨울 나의 기억’은 버림받고 상처입은 고양이들과 그들을 키우게 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서술 방식이 좀 독특하다. 등장인물 중 하나인 것 같으면서도 똑부러지게 드러나지 않는 한 인물이 전지적 시점으로 각 인물들은 물론 고양이들의 생각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마치 독자를 눈 앞에 두고 하듯이 평어체로 풀어놓기 때문이다.

서술 내용도 상세한 상황이나 장면을 묘사하기 보다는 좀 더 감정적인 것을 그려내는데 신경썼다. 그것이 이 소설을 마치 개인 경험담을 담아낸 것 같다는 느낌도 받게 한다. 형태는 소설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감성으로 가득 차있어 소설보다는 시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감성에 더 초점을 맞춰서 그런지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에서는 좀 이상한 것들이 눈에 띈다. 키우던 고양이를 버려두고 가놓고는 마치 어쩔 수 없덨다는 듯 바꿀 수 있다는 듯 구는 것(심지어 얼토당토 않은 계획으로 그러는 것)도 어이가 없고, 평범한 개인이 거의 취미처럼 운영하는 카페의 규모가 너무 큰 것이나, 서로간에 애정이 생긴 듯 하더니만 언제 그랬냐는 듯 버리고 떠나버리는 것도 그렇다.

각 장면들을 따로 떼어놓고 봤을때에는 나름 그럴듯함도 있고, 그것들이 자아내는 감성도 잘 전달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머리로 이해하거나 납득을 할 수 없다보니 좀 반감되고 오히려 어색한 상황에 의아함이 떠오르기도 한다.

소재와 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특이하지 않으며 누구든 쉽게 공감할만한 대중적인 내용과 감성을 담기는 했다. 극을 통해 보여주는 애정과 연민, 후회나 안타까움 등이 모두 그렇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개별적이고 심지어 다른 것들과 서로 충돌하기에 하나로 잘 연결되지 않는다.

귀여운 그림이나 충실히 감성에 젖게 하는 면은 좋다. 그러나, 그를 뒷받침 할 이야기의 완성도는 아쉽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앤 라모스(Joanne Ramos)’의 ‘베이비 팜(The Farm)’은 대리모 문제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그려낸 소설이다.

생명윤리라는 측면에서 대리모는 논란이 많은 문제다. 그래서 기존에도 아이의 진짜 엄마를 가리는 일명 솔로몬식 엄마찾기 이야기 같은것이 꽤 나오곤 했었는데, 그런 것들이 대리모 문제의 극히 일부분만을 부풀려 극화한 것과 달리 이 소설은 인간과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담아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가 잘한 것 중 하나는 대리모 문제를 여러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담아냈다는 거다. 단순하게 1차원적인 생명윤리 뿐 아니라, 인종문제가 어떻게 나타날 수 있고, 자본과 소위 사회 계급의 차가 어떤 차별로 이어질 수 있는가도 정말 잘 그렸다.

특히 인권이 어떻게 보다 무시되고 유린당할 수 있는지를 소름끼치게 그렸다. 합법이라는 가면을 썼을 뿐 마치 공장 기계처럼 다뤄지는 대리모들은 절로 노예를 생각나게 하는데, 엄연히 기업으로서의 형태를 하고 있고 계약을 통해 진행된다는 점을 통해 대리모들이 마치 모든 걸 스스로 선택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더 질이 나쁘다.

냉정하게 약간 떨어져서 살펴보는 대리모들의 실상은 절로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소설 속 이야기가 상당한 현실감을 띄기에 더 그렇다. 소설에서는 당장의 현실과는 달리 미묘한 경계를 계속해서 허용해줌으로써 그들이 그러한 문제점의 끝으로 치닫을 수 있게 했는데, 그 경계라는 것이 사실상 일부 나라나 지역에서는 법적 해석이 갈릴수 있을 정도로 미묘한 것이라서다. 어쩌면 머지않아 정말로 여러 곳에서 합법적인 농장이 생길 것만 같아 끔찍하다.

가상의 인물과 상황, 그로부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지만 현재도 남아있는 사회 감정과 아메리칸 드림 따위로 얘기되는 이민문제를 노골적으로 담아내서 더욱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