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만드는 건프라 슈퍼 테크닉
하야시 텟페이 지음, 김정규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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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만드는 건프라 슈퍼 테크닉’은 한단계 높은 건프라 제작을 위한 내용들을 담은 책이다.

건프라는 건담 프라모델의 줄임말로,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에 나온 로봇들의 프라모델 시리즈를 말한다.

로봇에 상당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던 것인지 단순하게는 그저 겉모양만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진 저렴한 장난감 뿐 아니라 관절이 구부러지는 것은 물론 손가락까지 개별 동작이 가능한 등 여러가지 메카닉과 기믹으로 만들어져 그 자체로 하나의 취미 장르가 된 것이기도 하다.

건프라는 등급에 따라서는 마치 실제 로봇을 만드는 것처럼 각 부 부품을 만들고 그것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그것을 그저 조립하는데만도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자연히 다 만들었을 때의 뿌듯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건프라 애호가들은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 건프라의 도색을 다시 입힌다던가 모양을 바꾸고 심지어는 새로운 건프라를 만들어내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는데, 이 책은 그런식으로 건프라를 깊게 즐길 때 도움이 되는 기법을 일부 담은 것이다.

채색 쪽에서는 주로 웨더링이라는 것을 중점으로 소개했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더럽히는 것이다. 지나치게 깨끗하고 인공적인(비현실적인) 색상을 갖고 있는 건프라를 다시 칠하거나, 활동하면서 생겼을법한 흔적들을 더해줌으로써 단지 ‘모형’을 넘어서 실제하는 로봇처럼 보이게 바꿔준다. 그렇게 완성된 건프라는 적당한 포즈를 취하는 것만으로 훌륭한 디오라마가 된다.

건프라에 멋을 더해주는 개조 팁도 볼만하다. 기존에 없던 색을 더하는 비교적 간단한 것부터, 선을 넣어 경계를 뚜렷하게 드러내거나 선을 추가하는 것도 있고, 전투 흔적을 만들어 실감나는 현실감을 만들어내는 방법도 소개한다.

기성품을 조합함으로써 자기만의 건프라를 만드는 작업도 매력적이다. 건프라가 계열에 따라 비슷한 구조를 갖고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처음부터 그걸 고려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 호환 여부를 잘 살펴야 하는데다, 때로는 일부를 깍아내거나 붙이는 등 개조도 필요하고, 도색 역시 거의 필수라고 봐야한다. 꽤 내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건 만드는 사람 뿐 아니라 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상당한 지식이 있어야만 각부의 조립이나 변형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도전할만한 일은 아닌데, 그렇기에 완성한다면 만족감은 더 클 듯하다.

지금은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봇들을 프라모델로 구현하는 쪽으로만 건프라가 나오고 있어서 새로운 건프라를 만들려면 상당한 노력을 들여야만 하는데, 애초에 프레임과 각부를 모듈화해 레고처럼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게 만든 조립식 건프라 라인이 있으면 어떨까도 싶다.

책은 건프라를 더 멋지게 만드는 방법을 다룬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는 초보보다 어느정도는 건프라에 익숙한 사람에게 더 적합하다. 그러나, 기초적인 방법이나 방향성 등을 잘 집어주기 때문에 새롭게 건프라 개조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보기에도 나쁘지 않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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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K의 미필적 고의 - 이춘길 소설집 걷는사람 소설집 3
이춘길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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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K의 미필적 고의’는 불친절하게 꼬인 단편들을 엮은 소설집이다.

쉽지않은 소설집이다.

먼저 드는 생각은 ‘뭔소리야’라는 거다. 좀처럼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내용 자체가 그런면이 있기도 하지만, 특히 서술 방식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저자는 앤간해서는 수월하게 이야기를 풀어놓거나,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쉽게 드러내는 법이 없다.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꼭꼭 숨기고 꼬아놨다.

그래서 해석(해설)의 필요를 느낀다. 군데 군데 흩어진, 또 난해하게 뒤섞인 이야기와 문장들을 재구성하고 그 속에 숨은 진짜 이야기와 그 속에 담은 의미를 파헤쳐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어째서 이렇게 불친절한 소설을 쓴 것인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썼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더 강조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의문이 들었던 내용이나 서술 방식 역시 그것들과 잘 어울려있어 오히려 감탄을 하게 되기도 한다. 알고서 보면 꽤나 계산적으로 구성해서 쓴 잘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를 위해 의도적으로 꼬고 복잡하게 얽은만큼 그 대신에 순수하게 읽어나가는 재미라던가, 이야기에 절로 빠져드는 몰입감, 그리고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픽션으로서의 재미 같은 것들은 확실히 덜한 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분명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만하다. 서술 방식과 내용의 전달, 그 중 하나라도 좀 쉬웠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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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라면 유대인처럼 - 유대 5천 년, ‘탈무드 유머 에센스!’
박정례 편역 / 스마트비즈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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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거리와 교훈을 함께 주는 유대인 유머 특유의 블랙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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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더 벨벳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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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도 있지만 여러 면에서 감탄하게 되는 빅토리안 레즈비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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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들링 2 - 첫 번째 엔들링 2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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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애플게이트(Katherine Applegate)’의 ‘엔들링 2: 첫 번째(Endling 2: The First)’는 엔들링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저자가 그려낸 판타지 세상은 전형적인 것 같으면서도 특별하다. 기존의 판타지물에서는 그려내지 않던 멸종, 그것도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멸종을 주제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다 재미있고 와닿게 그려내기 위해서 동물을 의인화한 것 같은 종족들을 등장시켰는데, 그러면서도 그들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동물도 함께 등장한다는 점도 좀 특이하다. 그러면서도 겉 모습을 유사 동물과 거의 흡사하게 설정한 덕분에 이들은 인간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미묘한 존재로 보이기도 한다. 인간형인 수인이 아니라 지능을 가진 동물의 모습으로 종족을 설정한 것은 아마 동물 멸종이라는 당초의 주제를 더 내보이기 위한 것인 듯하다.

소설의 시발이 된 주제 이야기로 시작은 했다만, 생각보다 그게 이야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는 편이다. 그만큼 판타지 소설 자체로서의 완성도에도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마법과 능력, 특별한 생명체가 있는 중세적인 세계관은 상상력을 자극하며, 그 속에서 벌어지는 모험도 꽤 흡입력이 있어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서로 다른 종족들이 모여 우정을 나누고 여정을 함께 하는 것도 가족은 사라지고 배신과 반목만이 난무하는 세계 속이기에 더 두드러진다.

전권이 어느 정도는 설정을 풀어내고 캐릭터를 소개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권은 그것들이 이미 다 끝난 후이기 때문에 좀 더 모험 쪽이 강화된 느낌이다. 그래서 드라이랜드로 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만남이나 고난이 조금은 RPG 게임의 퀘스트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이들의 목적지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기도 했는데, 모험을 통해 성장한 이들이 앞으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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