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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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금’은 아동의 실종과 귀환, 그리고 그 이면을 그린 소설이다.

실종 사건의 끝은 대게 안좋은 경우가 많다. 끝내 미결로 남거나, 수십년 후 소식을 알게 되더라도 결국엔 세상을 떠난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조금 황당할 수 있는 경우가 하나 더 있는데, 본인이라고 모습을 드러내고 많은 면에서 그 사람임을 짐작케 하는 면을 보여 신빙성을 주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엉뚱한 사람이었던 경우가 그렇다. 금방 들통날텐데 설마 그런 일이 있겠느냐 싶겠지만, 실종 아동이 돌아온 이후 가짜임이 밝혀진 경우나 부모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경우 모두 실제로 있어났던 일이다.

이 소설은 그 중 가짜 실종 아동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대놓고 까발리는 이유는, 그것을 주요한 미스터리의 하나로 다루지는 않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홍랑은 진짜가 아님을 드러내는데 그 때문에 미스터리한 재미는 많이 반감되는 것이 사실이다.

진짜인 척 하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이 입장은 뜻밖의 문제를 낳기도 한다. 바로 재이와의 썸이다.

귀한 외동아들인 홍랑과 골치거리처럼 취급되는 딸 재이는 어미가 다르기는 하나 엄연히 같은 아버지에게서 난 친남매다. 그러니 이들 사이에 흐르는 로맨스스런 분위기나 행위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재이는 홍랑이 가짜임을 의심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문제인건, 그렇다면 동생을 사칭하는 불한당에게 정신이 나간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중반 넘어서까지 이 둘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대체 뭐하자는 짓인가 하는 생각만이 짙게 든다.

처음부터 가짜임을 드러내고 시작한만큼 그것이 파헤쳐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인간들이 보이는 여러 모습들을 그린 것은 나름 볼만하긴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것들도 그렇게 공감을 잘 자아내지는 못한다.

생각보면, 애초에 홍랑과 재이의 문제도 근친 자체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당장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코모두스도 우린 얼마든지 잘 받아들이지 않았던가. 그건 영화 속에 그가 얼마나 고립되어 인정과 사랑을 갈망했는지나 그 가장 큰 대상이 가족인 아버지와 누나였다는 게 잘 나타났기 때문이다. 비록 뒤틀렸을지언정 공감할만 했다는 얘기다.

이 소설 속 캐릭터들에겐 그런 공감대가 좀 부족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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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중국사 - 한 상 가득 펼쳐진 오천 년 미식의 역사
장징 지음, 장은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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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를 통해 다양한 중국 음식과 식생활 등을 알아볼 수 있어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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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중국사 - 한 상 가득 펼쳐진 오천 년 미식의 역사
장징 지음, 장은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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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징’의 ‘식탁 위의 중국사’는 다양한 중국 음식의 역사를 과거부터 하나씩 살펴보는 책이다.



제목만 봤을 때는 음식과 연관된 역사를 다룬 책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중국사가 아니라 중국 음식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책에는 중국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변천을 거쳤는지 등을 꽤 상세하게 다룬다.

5천 년의 역사를 지녔다고 하면 의례 음식 역시 5천 년의 역사를 지녔을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대에 중국 음식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원래의 중국 음식이 아니었다. 사천음식은 매운 맛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고추가 중국에 전파된 것은 18세기 초가 지나서다. 중국 음식하면 자연히 국수, 만두 등과같이 면을 사용한 음식을 떠올린다만 밀 역시 그렇게 즐겨먹는 곡식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대부분 알곡 그대로 섭취하는 방식이었다. 면 요리에 있어 필수라 할 수 있는 밀가루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만두와 같은 음식 역시 중국에서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전해진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기록이나 매장품 등을 통해서 과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당시의 모습을 그린 기록이나 요리 서적, 유물 등을 예로 들면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꽤 잘 정리했다. 그러면서 나라와 지역에 날 것을 먹거나 먹지 않는 이유처럼 흥미를 끌만한 점들도 함께 다룬다.

시대에 따라 음식과 식생활이 변해가는 것을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한국과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도 많아서 더 그렇다. 서양에서 전래된 것들은 아무래도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히 한식은 어떤 역사와 변천을 거쳤을지 궁금해지게 만들기도 한다.

아쉬운 것은 보는 게 썩 편하지만은 않다는 건데, 워낙에 중국에서 부르는 명칭이 우리네와 다르고 또 많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같은 중국인인 저자로서도 명칭으로는 무엇인지 판단을 할 수 없어 재료와 만드는 법으로 무엇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할 정도니 더욱 그렇다. 중국 자체가 워낙에 다양한 민족과 나라가 있는 곳이었다 보니 그런 게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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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가인살롱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1
신현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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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면도 있지만 유쾌하고 재미도 있고 무난하게 교훈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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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가인살롱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1
신현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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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가인살롱’은 청소년들의 외모 컴플렉스 문제를 재미있게 풀어낸 소설이다.


외모라는 건 의외로 여론을 많이 탄다. 다르게 말하면 시대를 탄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대게 평가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기준이 세워지며 나중에는 그에 의해 다른 모든 외모가 판단되는 상황에 이르른다. 즉,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그렇다보니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던 사람도 자꾸 듣다보면 자기 외모의 부족한 점 등이 신경이 쓰이게 되고, 부정적인 말을 듣는 사이에 어느새 자신감까지 하락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면 외모는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특징 중 하나가 아니라 단순히 피하고싶은 컴플렉스의 하나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그래도 될까. 또,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다. 이제는 지루할만큼 많이 들어왔다고 할 수 있는 자존감이라는 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칫 식상할 수 있는데, 거기에 조선시대로의 타임슬립이라는 것을 얹어 나름 흥미롭게 잘 풀어냈다. 서로 다른 시대가 만나면서 생겨나는 소통 문제도 약간의 말장난을 섞어가며 유쾌하게 그렸다.

생각보다 분량이 짧은데다 진행 속도도 굉장히 빠른데 그것도 썩 나쁘지 않다. 비록 후반부는 너무 급진전되는 감이 있고, 그러다보니 생략되는 것이 많을 뿐 아니라 주요 갈등이라 할만한 것마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후닥닥 해치워 버리기는 한다만 애초에 그런 것을 중점으로 잡은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신경이 쓰이는 것은 아니었다. 반대로 그것들도 제대로 그렸다면 어땠을지를 상상해보면, 이미 하려는 이야기가 다 끝난는데도 불필요하고 늘어지는 것처럼 보여 오히려 별로였을 것 같기도 하다. 결론적으로는 적절했다는 말이다.

교훈은 다소 뻔하나, 그만큼 누구든 납득할 수 있고 현재로서는 거의 정답에 가까운 것이라 무난해 보인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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