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읽는 책
미리내공방 엮음 / 정민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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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읽는 책’은 짧은 시간내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화장실에서 책을 보는 것은 가급적 피하라고들 한다. 아무래도 책을 읽다보면 그만 거기에 빠져 필요 이상으로 오래 앉아있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읽는 책이라니?

그만큼 짧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언제든 부담없이 읽기를 그만두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말이다. 대부분 한편 당 한쪽씩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하나를 읽는데는 아무리 천천히 본대도 1분을 넘지는 않는다.

책에 수록된 글들은 크게 ‘지혜’, ‘명언’, ‘유머’라는 세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지혜와 명언은 소재와 글의 형식에 조금 차이가 있긴 하나 전체적인 기조는 엇비슷하다. 살아가면서 한번 쯤 생각해보면 좋을 이야기, 어쩌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주거나 작은 도움이 될지도 모를 혜안을 담은 내용을 담고있다. 이 책이 자기계발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이유다. 짧게 많은 것들을 실은만큼 이미 본 내용도 다수 실려있기는 하겠다만, 내용의 특성상 다시 살펴보는 것도 썩 나쁘지 않다.

자기계발 적인 내용은 ‘유머’ 쪽에서도 좀 보이긴 한다만, 대다수는 순수하게 웃어 넘길 수 있는 고전적인 유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유머집을 본 지가 꽤나 오래되었다보니 괜히 느낌히 묘하다. 오래된 포맷이다보니 다소 취향이 갈릴 것 같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책 제목처럼 화장실에서 보기에 가장 좋은 파트가 아니었나 싶다.

책 내용이 짧은 글들을 모은 것이라서 그런지 심심하지 않도록 내지 편집에 좀 힘을 쓴 편인데, 아쉽게도 내용과 그리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조그만한 이모티콘 같은 것은 특히 그래서 차라리 없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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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더트
제닌 커민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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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도 흡입력이 좋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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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더트
제닌 커민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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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닌 커민스(Jeanine Cummins)’의 ‘아메리칸 더트(American Dirt)’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는 한 모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카르텔에 의해 노려져 목숨을 위태로워진 모자가 살아남기 위해서 도망가는 여정을 순서대로 그린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이 마딱뜨려야만했던 멕시코의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카르텔 문제, 많은 이들이 여전히 품고있는 아메리칸 드림, 다양한 사연들로 생겨나는 난민들, 각박한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인간들의 각박함과 생명의 무게 등 상당히 다양한 이야기와 내용들을 함께 담았다.

육지의 섬이라 할 수 있는 반도에 고립되어 살고있는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여러가지로 거리가 먼 얘기들일 수도 있지만, 이것들은 언젠가 있었던 일들일 뿐 아니라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꽤 현실감이 있다.

현장감도 상당하다. 현재 진행형으로 쓴 것이 꽤나 잘 먹혔기 때문이다. 문장도 (전지적 작가 시점이나) 거의 3인칭 관찰자 시점에 가깝게 썼는데, 덕분에 세밀한 감정 등은 좀 생략되어 좀 냉정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만 대신에 그만큼 더 담백하고 객관적인 느낌이 살아있어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묘사를 절제한 것은 부수적으로 속도감에도 강점을 가져와서 빠른 전개가 이야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완급 조절도 상당히 잘했다. 그저 담백하게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극적으로 치닫거나 하는 것도 아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적으로 잘 읽힌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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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년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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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년’은 최악을 막기 위해 역사를 바꾸려는 시간여행 탐사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참 잘도 이런 소설을 썼구나 싶다.

엄밀히 말하자면 특별한 점을 찾아보기는 좀 어려운 소설이다. 기존의 인간에게 정신만 옮겨간다는 나름 독특해보이는 시간여행도 이미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SF 소설과 그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 똑같이 봤던 것이며, 팬데믹으로 인한 인류 위협 역시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더) 흔한 종말론 적 세계관인데다, 세종과 한글의 대단함 역시 아무데서나 걸핏하면 언급되고하는 대표적인 국뽕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그저 식상함 그 자체일 것 같다. 거기다 국뽕이라니.

그러나 소설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소재 그 자체보다는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서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 많다.

과거로의 시간여행, 심지어 특정 시간으로 돌아간다는 점 때문에 이 소설은 자연히 역사 소설의 면모도 함께 띄는데 저자는 그 역사에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섞어두었다. 일부러 나중에 다른 사실이 발견되지만 당시로서는 몰랐다는 식의 언급까지 해서 소설만 봐서는 무엇이 진짜 역사고 무엇이 소설을 위해 만들어낸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다소 호불호도 갈릴 법하고, 역사를 다룬 것으로는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다만 여진족과 몽골 이야기 같은 것도 꽤 흥미로웠다.

한글에 대한 부분은 저자가 ‘한글만능론’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국뽕에 가득차있다. 당장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 부터가 도시전설인데 그걸 그대로 등장시키기 때문이다. 한글을 만든 세종의 의도 역시 한글의 부풀려진 위대함과 함께 좀 뻥튀기 된 느낌이다.

그런데 정작 그 주인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인들의 처지가 안습해서 이 국뽕에 조금 찬물을 끼얹는다. 그래서 기묘하게 균형을 잡는달까. 물론 따지자면 이 둘은 애초에 균형을 잡고 말고 할 관계가 아니긴 하다만, 국뽕이 가져다주는 특유의 껄끄러움을 가라앉혀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한껏 중요하게 부각시켜논 한글을 둘러싼 이야기도 꽤 볼만했다. 나비효과를 전면 부정하는 강한 복원력으로 큰 흐름을 유지하는 역사관이나 그걸 흔들기 위해 사피어-워프 가설을 사용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비록 반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도 하기에 인정은 받지 못하지만 근래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혹할만한 이론이라 소설에 사용하기엔 재밌는 소재지 않았나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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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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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날’은 유아 유괴를 소재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보통 유아 유괴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유괴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유아 유괴가 어떤 조건의 아이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그리고 그 후 현금 요구와 아이 반환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보여줌으로써 유괴 범죄의 악독함을 알리고 그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하는데 목적을 둔다는 얘기다.

때로는 거기에 변주를 주어 부모가 아이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하며 망가져가는 모습이나 끝끝내 목표를 이뤄 통쾌한 복수를 달성하는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범죄자에게 사연을 부여하여 다른 시점에서 봄으로써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소설은 그런 유괴 문학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유괴나 그로부터 벌어진 일 그 자체보다는 거기에 관련된 가족들의 이야기에 좀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유괴 사건을 다룬 것인데도 제목이 ‘구원의 날’인 것도 그래서다.

그리고 그것은 꽤 성공적이다. 주인공 부부 뿐 아니라 서로 조금씩 다른 상황에 놓인 가족들을 등장시켜 서로가 안고있는 상처와 그로인한 문제들을 보여주고, 그것을 서로가 어떻게 이해하게되고 그럼으로써 치유되는지도 나름 잘 보여준다.

소설 속 캐릭터들이 안고있는 상처들이 몇몇 상황에서 그들을 그렇게 행동하게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나, 그것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도록 한 것, 그리고 유괴라는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을 다루면서도 누구든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법한 감정을 담아내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좋았다.

아쉬운 것은 사건의 전개 과정에 핍진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거다. 상황이 너무 시기적절하게 딱 맞아떨어진다고나 할까. 우연의 중첩이 많은데다, 심지어 그를 위해 다소 무리한 설정까지해서 현심감이 떨어진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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