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더트
제닌 커민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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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도 흡입력이 좋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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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더트
제닌 커민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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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닌 커민스(Jeanine Cummins)’의 ‘아메리칸 더트(American Dirt)’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는 한 모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카르텔에 의해 노려져 목숨을 위태로워진 모자가 살아남기 위해서 도망가는 여정을 순서대로 그린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이 마딱뜨려야만했던 멕시코의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카르텔 문제, 많은 이들이 여전히 품고있는 아메리칸 드림, 다양한 사연들로 생겨나는 난민들, 각박한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인간들의 각박함과 생명의 무게 등 상당히 다양한 이야기와 내용들을 함께 담았다.

육지의 섬이라 할 수 있는 반도에 고립되어 살고있는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여러가지로 거리가 먼 얘기들일 수도 있지만, 이것들은 언젠가 있었던 일들일 뿐 아니라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꽤 현실감이 있다.

현장감도 상당하다. 현재 진행형으로 쓴 것이 꽤나 잘 먹혔기 때문이다. 문장도 (전지적 작가 시점이나) 거의 3인칭 관찰자 시점에 가깝게 썼는데, 덕분에 세밀한 감정 등은 좀 생략되어 좀 냉정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만 대신에 그만큼 더 담백하고 객관적인 느낌이 살아있어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묘사를 절제한 것은 부수적으로 속도감에도 강점을 가져와서 빠른 전개가 이야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완급 조절도 상당히 잘했다. 그저 담백하게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극적으로 치닫거나 하는 것도 아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적으로 잘 읽힌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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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년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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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년’은 최악을 막기 위해 역사를 바꾸려는 시간여행 탐사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참 잘도 이런 소설을 썼구나 싶다.

엄밀히 말하자면 특별한 점을 찾아보기는 좀 어려운 소설이다. 기존의 인간에게 정신만 옮겨간다는 나름 독특해보이는 시간여행도 이미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SF 소설과 그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 똑같이 봤던 것이며, 팬데믹으로 인한 인류 위협 역시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더) 흔한 종말론 적 세계관인데다, 세종과 한글의 대단함 역시 아무데서나 걸핏하면 언급되고하는 대표적인 국뽕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그저 식상함 그 자체일 것 같다. 거기다 국뽕이라니.

그러나 소설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소재 그 자체보다는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서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 많다.

과거로의 시간여행, 심지어 특정 시간으로 돌아간다는 점 때문에 이 소설은 자연히 역사 소설의 면모도 함께 띄는데 저자는 그 역사에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섞어두었다. 일부러 나중에 다른 사실이 발견되지만 당시로서는 몰랐다는 식의 언급까지 해서 소설만 봐서는 무엇이 진짜 역사고 무엇이 소설을 위해 만들어낸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다소 호불호도 갈릴 법하고, 역사를 다룬 것으로는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다만 여진족과 몽골 이야기 같은 것도 꽤 흥미로웠다.

한글에 대한 부분은 저자가 ‘한글만능론’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국뽕에 가득차있다. 당장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 부터가 도시전설인데 그걸 그대로 등장시키기 때문이다. 한글을 만든 세종의 의도 역시 한글의 부풀려진 위대함과 함께 좀 뻥튀기 된 느낌이다.

그런데 정작 그 주인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인들의 처지가 안습해서 이 국뽕에 조금 찬물을 끼얹는다. 그래서 기묘하게 균형을 잡는달까. 물론 따지자면 이 둘은 애초에 균형을 잡고 말고 할 관계가 아니긴 하다만, 국뽕이 가져다주는 특유의 껄끄러움을 가라앉혀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한껏 중요하게 부각시켜논 한글을 둘러싼 이야기도 꽤 볼만했다. 나비효과를 전면 부정하는 강한 복원력으로 큰 흐름을 유지하는 역사관이나 그걸 흔들기 위해 사피어-워프 가설을 사용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비록 반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도 하기에 인정은 받지 못하지만 근래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혹할만한 이론이라 소설에 사용하기엔 재밌는 소재지 않았나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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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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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날’은 유아 유괴를 소재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보통 유아 유괴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유괴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유아 유괴가 어떤 조건의 아이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그리고 그 후 현금 요구와 아이 반환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보여줌으로써 유괴 범죄의 악독함을 알리고 그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하는데 목적을 둔다는 얘기다.

때로는 거기에 변주를 주어 부모가 아이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하며 망가져가는 모습이나 끝끝내 목표를 이뤄 통쾌한 복수를 달성하는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범죄자에게 사연을 부여하여 다른 시점에서 봄으로써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소설은 그런 유괴 문학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유괴나 그로부터 벌어진 일 그 자체보다는 거기에 관련된 가족들의 이야기에 좀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유괴 사건을 다룬 것인데도 제목이 ‘구원의 날’인 것도 그래서다.

그리고 그것은 꽤 성공적이다. 주인공 부부 뿐 아니라 서로 조금씩 다른 상황에 놓인 가족들을 등장시켜 서로가 안고있는 상처와 그로인한 문제들을 보여주고, 그것을 서로가 어떻게 이해하게되고 그럼으로써 치유되는지도 나름 잘 보여준다.

소설 속 캐릭터들이 안고있는 상처들이 몇몇 상황에서 그들을 그렇게 행동하게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나, 그것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도록 한 것, 그리고 유괴라는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을 다루면서도 누구든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법한 감정을 담아내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좋았다.

아쉬운 것은 사건의 전개 과정에 핍진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거다. 상황이 너무 시기적절하게 딱 맞아떨어진다고나 할까. 우연의 중첩이 많은데다, 심지어 그를 위해 다소 무리한 설정까지해서 현심감이 떨어진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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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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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금’은 아동의 실종과 귀환, 그리고 그 이면을 그린 소설이다.

실종 사건의 끝은 대게 안좋은 경우가 많다. 끝내 미결로 남거나, 수십년 후 소식을 알게 되더라도 결국엔 세상을 떠난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조금 황당할 수 있는 경우가 하나 더 있는데, 본인이라고 모습을 드러내고 많은 면에서 그 사람임을 짐작케 하는 면을 보여 신빙성을 주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엉뚱한 사람이었던 경우가 그렇다. 금방 들통날텐데 설마 그런 일이 있겠느냐 싶겠지만, 실종 아동이 돌아온 이후 가짜임이 밝혀진 경우나 부모라고 주장하던 인물이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경우 모두 실제로 있어났던 일이다.

이 소설은 그 중 가짜 실종 아동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대놓고 까발리는 이유는, 그것을 주요한 미스터리의 하나로 다루지는 않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홍랑은 진짜가 아님을 드러내는데 그 때문에 미스터리한 재미는 많이 반감되는 것이 사실이다.

진짜인 척 하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이 입장은 뜻밖의 문제를 낳기도 한다. 바로 재이와의 썸이다.

귀한 외동아들인 홍랑과 골치거리처럼 취급되는 딸 재이는 어미가 다르기는 하나 엄연히 같은 아버지에게서 난 친남매다. 그러니 이들 사이에 흐르는 로맨스스런 분위기나 행위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재이는 홍랑이 가짜임을 의심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문제인건, 그렇다면 동생을 사칭하는 불한당에게 정신이 나간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중반 넘어서까지 이 둘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대체 뭐하자는 짓인가 하는 생각만이 짙게 든다.

처음부터 가짜임을 드러내고 시작한만큼 그것이 파헤쳐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인간들이 보이는 여러 모습들을 그린 것은 나름 볼만하긴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것들도 그렇게 공감을 잘 자아내지는 못한다.

생각보면, 애초에 홍랑과 재이의 문제도 근친 자체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당장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코모두스도 우린 얼마든지 잘 받아들이지 않았던가. 그건 영화 속에 그가 얼마나 고립되어 인정과 사랑을 갈망했는지나 그 가장 큰 대상이 가족인 아버지와 누나였다는 게 잘 나타났기 때문이다. 비록 뒤틀렸을지언정 공감할만 했다는 얘기다.

이 소설 속 캐릭터들에겐 그런 공감대가 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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