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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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서도’는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로 선정된 이현석의 첫 소설집이다.

책에 수록된 8편의 소설들에는 딱히 일관된 주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굳이 있다고 한다면 리얼리즘이라고 할까. 사회와 인간에 대한 다양한 면모와 그것들이 자아내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들은 그래서 일종의 사회소설로 읽힌다.

그렇다고 명확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던가, 어떤 계몽을 촉구하는 목소리 같은 것이 뚜렷하게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차라리 혹시 잊고 있는 건 아니냐고, 우리 주변에는 이런 일들도 있다고 넌지시 얘기해주는 것에 가깝다.

이런 느낌을 받는 이유는 저자가 딱히 등장인물들을 명확하게 편을 갈라 보여주거나 하지도 않을뿐더러, 특정 인물에게 깊게 관여하여 그의 생각과 감정에 몰입하게 만들지도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금은 떨어져서 제3자적인 입장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식으로 이야기를 그려서 각 이슈들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독자 스스로가 직접 고찰해보도록 만든다.

이런 특징들은 수록 소설이 갖고있는 시사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대신 그런만큼 이야기로서의 재미는 떨어뜨려서 소설이라기보다는 마치 르포물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수록작들에 또 하나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면 대부분이 의료계와 연관된 이야기라는 거다. 많은 경우 주인공 자신이 의료 분야에 몸을 담고 있거나 관련 일을 겪고 있으며, 이야기의 주요 소재로 의학적인 내용이 사용된다는 점이 그렇다. 이는 아마도 저자가 소설의 소재를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얻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 그 덕분인지 몇몇 장면에서는 마치 실제로 본 것을 적은 듯 현실감있는 묘사를 보이기도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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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검체일치의 검도본
이종원 지음 / 가나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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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검체일치의 검도본’은 검도본에 관한 설명을 꼼꼼하게 담은 검도본 교본이다.

‘검도본(劍道本)’이란 검도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을 말한다. 사전적으로는 그렇다만, 보통은 그것들을 조합하여 만든 일종의 품새를 일컫는다.

태권도와 같은 맨손 무술의 품새가 혼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검도본은 기본적으로 2인 1조로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렇게 공격하면 이렇게 막는다던가, 저렇게 피한다던가 하는 게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도본에서는 각각의 자세와 동작 뿐 아니라 두 사람의 호흡도 중요하다.

진검 사용을 가정하고 만들어진 검도본은 사실 스포츠화된 검도만이 남아있는 현대에는 그 의미가 약해진 게 사실이다. 그래도 검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만큼 여전히 승단 시험의 한 과목으로서 요구하기 때문에 검도를 한다면 반드시 익힘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검도본을 착실하게 익힐 수 있도록 각각의 본을 구분동작으로 설명하고 자세와 동작을 취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를 집어준다.

각 동작에는 모두 사진을 곁들였으며, 기본적으로는 선도와 후도의 동작 따로 기재하였으나, 때에 따라서는 둘의 동작을 함께 설명하기도 했다.

설명을 풍부하게 달아서 각각을 어떻게 취해야할지 아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다만, 그 때문에 전체 연속 동작은 쉽게 안들어오기도 한다. 부가 설명을 위해 사용한 그림을 기존의 것에서 그대로 가져오면서 질이 떨어지는 걸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반면에 주로 죽도를 사용하는 현대에 맞게 죽도본을 수록한 것은 좋다.

검도본 자체는 대도 7개 본과 소도 3개 본으로 간단하게 구성되어있으며, 그 행위도 실로 간단해서 얼핏 별 거 없어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안에는 발을 옮기는 법이라던가 간격 같은 여러 요소들이 포함되어있어 꽤 배움의 요소가 많다. 검도에 관심이 있다면 이것들을 깊게 살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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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감 선생님은 아이들이 싫다
공민철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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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식 전개, 이야기, 메시지는 물론, 마무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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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감 선생님은 아이들이 싫다
공민철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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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감 선생님은 아이들이 싫다’는 묘한 사연으로 초등학교 교사가 된 한 선생님의 이야기를 그린 연작소설이다.



소설이 펼쳐지게 된, 선생님의 사연을 알려주는 프롤로그가 꽤 무겁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언니와 언니의 마음을 알고 싶어 그 뒤를 따라 초등학교 교사가 된 사연을 얘기해주기 때문이다. 이건 이 후의 이야기들 속에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조금은 차갑고 냉정하게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참 묘한 캐릭터 만들기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 메이킹이 결국엔 여러 면에서 좋았다.

먼저, 사건의 해결사로서 잘 어울렸다. 그녀는 프롤로그 이 후 총 5장에 걸쳐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풀어나가게 되는데 거기에서 자잘한 단서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통해 추리하는 모습이 꽤 그럴 듯했다.

그녀가 겪은 상실이나 마음의 상처 같은 것도 잘 표현되었다. 이것은 자연히 유사한 슬픔을 가진 아이들에게 공감하는 것으로도 잘 이어졌으며, 그녀의 변화 역시 훨씬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야기도 잘 썼다. 각 장의 이야기는 조금 만화같은 면(과장된 면)이 있기는 하다만 아직 어린 초등학생들이 주인공이라 어느정도 넘어가게도 되는데다, 담고있는 메시지도 좋다. 어떻게 보면 작은 소동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마치 범죄 미스터리처럼 미심쩍은 부분들을 흘리고 해소하는 방식도 재미있었다.

이야기의 마무리 역시 잘 했다. 소설 속에서 내내 묘사했던 점 때문에 더더욱 언니의 자살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캐릭터를 죽이지 않으면서도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참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거기서 이어지는 다정의 이야기 역시 그렇다.

전체적으로 미스터리 느낌으로 쓰긴 했지만, 이 소설이 결국 보여주는 것은 인간 드라마이고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사람간의 정이다. 그것을 억지스럽지 않게 발 그려냈기 때문에 울컥 하면서도 따뜻한 무엇이 남는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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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읽는 책
미리내공방 엮음 / 정민미디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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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읽는 책’은 짧은 시간내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화장실에서 책을 보는 것은 가급적 피하라고들 한다. 아무래도 책을 읽다보면 그만 거기에 빠져 필요 이상으로 오래 앉아있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읽는 책이라니?

그만큼 짧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언제든 부담없이 읽기를 그만두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말이다. 대부분 한편 당 한쪽씩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하나를 읽는데는 아무리 천천히 본대도 1분을 넘지는 않는다.

책에 수록된 글들은 크게 ‘지혜’, ‘명언’, ‘유머’라는 세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지혜와 명언은 소재와 글의 형식에 조금 차이가 있긴 하나 전체적인 기조는 엇비슷하다. 살아가면서 한번 쯤 생각해보면 좋을 이야기, 어쩌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주거나 작은 도움이 될지도 모를 혜안을 담은 내용을 담고있다. 이 책이 자기계발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이유다. 짧게 많은 것들을 실은만큼 이미 본 내용도 다수 실려있기는 하겠다만, 내용의 특성상 다시 살펴보는 것도 썩 나쁘지 않다.

자기계발 적인 내용은 ‘유머’ 쪽에서도 좀 보이긴 한다만, 대다수는 순수하게 웃어 넘길 수 있는 고전적인 유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유머집을 본 지가 꽤나 오래되었다보니 괜히 느낌히 묘하다. 오래된 포맷이다보니 다소 취향이 갈릴 것 같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책 제목처럼 화장실에서 보기에 가장 좋은 파트가 아니었나 싶다.

책 내용이 짧은 글들을 모은 것이라서 그런지 심심하지 않도록 내지 편집에 좀 힘을 쓴 편인데, 아쉽게도 내용과 그리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조그만한 이모티콘 같은 것은 특히 그래서 차라리 없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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