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특별해 1
코다 모모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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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 모모코(幸田 もも子)’의 ‘너는 특별해 1(君がトクベツ 1)’은 꽃미남 아이돌과 평범한 여고생의 로맨스를 그린 순정만화다.

순정만화는 다소 뻔한 감이 있다. 특히 이미 익숙해져 버린, 많이 이야기화된 소재를 사용한 것은 더 그렇다. 예를 들면, 연예인과의 로맨스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건 작품만의 개성이나 장점이 없는 것이나 그럴 뿐, 잘 만들기만하면 하도 써대서 새하얘진 소재로 만들어도 충분히 훌륭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 만화도 시작은 꽤 좋다. 전형적인 ‘소년, 소녀와 만나다’로 이야기가 진행되기는 하나, 그렇게 만나는 두 소년과 소녀의 개성을 나름 잘 설정해놨기 때문이다.

어떻게봐도 금사빠인데 그걸 필사적으로 막고 숨기려는 소녀부터가 그렇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단순하지만 확 알 수 있게 짧은 에피소드로 전달하는 것도 그렇고, 자꾸만 혼잣말을 늘어놓는가 하면, 심지어 혼자서 북치고 장구까지치는 오디오 꽉차는(조금 다르게 말하면 정신사나운) 연출 등으로 단지 설정만 그런 게 아닌 진짜 그런 캐릭터를 잘 보여줬다.

전형적으로 노력하며 성장하는 호감형 연예인이면서 때로는 귀여운 댕댕미까지 선보이는 아이돌 소년의 매력도 잘 살렸다.

대체 이런 극과 극인 두 아이가 어떻게 만나고 친분을 쌓는가도 어색하지 않게 풀어냈는데, 그런 행동의 밑바탕에 이들의 성격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즉, 보통이라면 어색할만한 것도 이 둘의 성향이 그렇기에 그럴법도 하게 보인다는 말이다. 거기에 순정만화와 로맨스의 기본도 잘 살아있어서 현실적이지 않은 로맨스 판타지인 것을 알면서도 꽤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단지 꽁냥꽁냥한 로맨스만 담은 것이 아니라, 사소한 대사 등으로 은근히 떡밥을 까는 것이나 상처받고 소심해진 주인공의 성장을 주요하게 다루고 또 그것을 잘 느낄 수 있도록 그린 것도 좋았다. 생각보다 빠른 느낌의 전개도 개인적으로는 고구마 맥힌 듯 답답하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다만, 이것들은 어떤 작품이든 초반엔 쉽게 보일 수 있는 장점들이기도 해서 이후 전개가 어떻게 되느냐를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이야기와 달리 의외로 작화는 아쉬워서, 캐릭터 얼굴에 시인성이 떨어지는게 계속 걸렸다. 특히 잘생긴 남자 캐릭터가 대게 엇비슷해서 머리색이나 옷 등 패션적이 부분을 제외하면 다른 각도에서 본 같은 인물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대체 얼마나 확고한 꽃미남형을 갖고 있길래; 그렇다보니 그런 인물 둘이 같은 컷에 등장할 때는 한쪽을 다른 화풍으로 그린것도 마냥 감정표현을 위해서만 그런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꽃미남도 좋지만, 개성도 좀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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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 1
하루하라 로빈슨 지음, 히라케이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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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라 로빈슨(春原 ロビンソン)’ 원작, ‘히라케이(ひらけい)’ 그림의 ‘공주님, “고문”의 시간입니다 1(姫様“拷問”の時間です 1)’는 제목과는 달리 꽤나 건전(?)한 먹방 힐링 코미디다.

이 만화는 넓게 보면 일종의 착각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보통의 착각물이 주인공의 행동을 엉뚱하게 지켜보는 다른 등장인물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다루는 것이라면, 이 만화는 사람들이 보통 갖고있는 생각 즉 상식을 통해 독자들을 착각시킨다는 것이 다르다.

제목의 ‘고문’부터가 그렇다. 전쟁 중 붙잡혀 적국의 포로가 된 공주기사, 그녀에게서 왕국을 타파하기 위한 비밀을 캐내기 위해 행하는 고문, 상대도 똑같은 인간이 아니라 전혀 다른 종족인(그래서 더 자인할 것이라 예상케하는) 마족이다. 게다가 이런 상황은 일본 만화에서 자주 다뤄지며 일종의 ‘약속된 전개’가 있기도 했었다. 그러니 독자는 당연히 그와 같거나, 혹은 유사한 일들이 벌어질 것을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만화는 그것을 전혀 엉뚱하게 깨부수어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엔 고문의 주요 수단을 ‘음식’으로 삼은 게 주요했는데, 먹방이 요즘의 대세 트렌드 중 하나이기도 한데다, 손쉽게 등장인물들과 유사한 감정을 불러일으켜 동감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때문이 이 장난같은 행위들이 어떻게 고문으로 행해질 수 있는지나 공주가 그에 홀라당 넘어가 굴복해 버리는 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음식 작화가 훌륭해서 더욱 그렇다.

전개 방식도 나쁘지 않다. 고문을 이겨내겠다는 결연한 공주의 모습을 보여주고 공주가 얼마나 대단한지 한껏 추겨세운 이후에 사정없이 (손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그림으로써 격차를 더욱 크게 느끼게 하는 게 좋다.

이는 또한 이들이 속한 세계관을 조금씩 풀어내는 것으로도 이어져서, 이야기다운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뒷 이야기를 들려주는 효과도 낸다. 생각과 다른 마족들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 전쟁에는 숨은 뭔가가 있음을 짐작해보게도 한다.

작은 변주지만 참 아이디어가 좋은 만화다.

문제는 변주가 단순한만큼 쉽게 피로해져버린다는 거다. 겨우 몇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쑥 깍여나간다. 계속해서 똑같은 전개 방식과 결론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 그렇다.

더 안좋은 것은 이러한 단점이 앞으로 더 강해질 거라는 거다. 왜냐하면 공주가 털어놓을만한 비밀은 더욱 줄어들 것이고, 마왕이 기껏 얻어낸 비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변명도 점점 궁색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여러 귀여운 마족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매회가 지나치게 똑같아지는 것을 방지하고는 있다만, 1권만으로도 그것이 좀 느껴질 정도라면, 과연 음식과 캐릭터의 매력만으로 어디까지 볼만한 수준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 좀 우려스럽다.

일단은 지켜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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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을 쫓는 아이들 마음이 자라는 나무 33
브렌 맥디블 지음, 윤경선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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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 맥디블(Bren MacDibble)’의 ‘씨앗을 쫓는 아이들(The Dog Runner)’은 대기근으로 황량해진 상황을 해져나가는 두 남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소설은 모든 목초가 말라 죽어버린 세계를 그리고 있다. 붉은곰팡이라는 새로운 곰팡이 때문이다. 식물의 멸종은 단지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식물을 먹고 자라는 초식동물은 물론 초식동물을 먹는 육식동물, 물론 인간에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얼마나 먹을것이 없는지, 개중에는 남을 해하고 그들의 것을 빼앗는 사람도 나올 정도다.

딱히 거대한 폭발이나 그 자체로 죽음을 몰고오는 판데믹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붉은곰팡이가 가져온 세계는 거의 포스트 아포칼립스와 유사하다. 실제로 저자는 그런 세계를 꽤나 잘 그려냈다. 약탈자들이 횡행하기에 누구도 믿을 수 없어 불안에 떠는 것은 물론, 어떻게든 한줄기 희망을 가지고 그를 향해가는 것이나, 그 과정에서 약탈자들과 부딛히며 일종의 긴박한 모험담처럼 흘러가는 것도 그렇다.

이 부분은 개 썰매를 타고 아이 둘이 먼 길을 간다는 설정에서부터 세세한 액션 묘사까지도 꽤나 훌륭한 편이다. 식량난이 인간들을 어떤 골목으로 몰아부칠 것인지도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나름 흥미롭다. 그래서 거의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 붉은곰팡이 사태와 그를 극복하는 방법이 너무 허술하다는 거다. 그러다보니 이야기의 마무리 역시 좀 후닥닥 대충 끝내버리는 느낌도 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꼭 어느 영화에서 본거랑 똑같은데; 지역적(민족적)인 양념을 꽤 진하게 친것까지도!

어떻게 보면 식물들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특이한 곰팡이가 존재한다는 것부터가 좀 설득력이 떨어졌다.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곰팡이들과 그 성질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그렇게 쓰긴 했지만, 애초에 진지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그리려 했다기보다는 식량난과 무분별한 자연 훼손 등을 메시지로 담으려고 한 것이다보니 결국 한계가 부딛힌 게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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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 - 당신의 밤을 따뜻이 감싸줄 위로의 이야기
카시와이 지음, 이수은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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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와이(カシワイ)’의 ‘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ひとりの夜にあなたと話したい10のこと)’는 굉장히 감성적인 그림 에세이다.

솔직히 내용은 딱히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애매하다. 명확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며, 엄청 재미있다거나 흥미롭거나 하는 그런 것 역시 아니기 때문이다. 이야기라기보다는 일종의 시에 가까워서 더 그렇다.

그런만큼 감성적인 면은 정말 훌륭한 편이다. ‘혼자인 밤에…‘라는 제목처럼 조용하게 깔리는 글들이 그와 잘 어울리는 그림과 만나 절로 젖어들게 만든다. 묵직하게 깔린다고 해도 좋을 잔잔함도 좋아서 읽고있자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런 점은 각박하고 긴장된 현대의 그것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데, 그렇기에 지친 요즘 사람들에게 의외로 감성적 힐링을 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책에 수록된 10가지 이야기는 서로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한명을 주인공으로 하고 같은 공간을 여러번 등장하기 때문에 은근히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도서관이라는 공간, 거기에 밤으로 시작해 아침으로 끝을 맺는 점 등도 연속된 구성을 연상케 한다. 이는 또한 열고 닫는 것과 맞아떨어져 보여 감각적이다.

아쉬운 것은 의외로 어색해 보이는 그림도 눈에 띈다는 것인데, 이는 본디 일본의 대중적인 제책방식에 따라 오른쪽 펴기로 만들어진 것을 왼쪽 펴기로 만들면서 그림을 반전시켰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문제는 그러면서 반전시키지 않은 것도 있다는 건데, 그것이 얼핏 작가가 실수한 것처럼 보이게도 한다. 원작을 살려 오른쪽 펴기로 만들던가, 아니면 기왕 엄청 좌우가 민감한 그림이 많은 것도 아닌데 확실히 좌우반전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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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클럽 14 - 니조성의 유령 암호 클럽 14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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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워너(Penny Warner)’의 ‘암호 클럽 14: 니조성의 유령(The Code Busters Club #9: The Ghost of Nijo Castle)’는, 일본 니조성에서의 모험을 담은, 시리즈 14번째 책이다.

이야기는 암호 클럽의 멤버 중 하나인 미카가 자기의 고향인 일본으로 초대하면서 시작된다. 이미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물을 통해 관심을 갖고있던 멤버들은 문화유산 중 하나인 니조성에 방문해 둘러보며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게 될 여행을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메시지가 모든 멤버에게 오면서 왠지 모를 불안감도 함께 생겨나게 된다.

암호 풀이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종종 암호로 대화를 주고받기도 하는 암호 클럽 아이들이 의도치 않았던 상황에 맞닥드리고 거기에서 주어진 문제와 암호들을 풀면서 상황을 해쳐나가는 게 잘 그려졌다.

특히 이번 권에서는 일본 여행을 소재로 한만큼 일본 문화와 니조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끌만한 것들을 잘 선택하기도 한데다 문화 요소와 여행, 거기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사건, 그리고 그를 해결해나가는 활약 등이 모두 잘 어우러져있어서 몰입감도 있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암호도 적당한 순간에 적절하게 잘 나오는데다 ‘한자 암호’나 단서 찾기에 쓰인 말들도 한국어에 맞게 잘 바꾼 편이다.

‘니조성의 유령’의 정체가 무엇이고 왜 암호 클럽에게 그러한 메시지를 보냈는지는 의외로 좀 뻔하긴 하다. ‘이런 걸 대체 어떻게 알았을까’와 같은 의문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짐작해볼 수 있게 하는 장면이 꽤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초에 진실을 놓고 긴장감을 중요하게 이끌어가는 부류의 이야기는 아니라서 딱히 이것이 이야기의 재미를 떨어뜨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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