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있던 자리에
니나 라쿠르 지음, 임슬애 옮김 / 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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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실로 인해 겪는 일과 그로부터의 회복을 현실적으로 잘 그려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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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있던 자리에
니나 라쿠르 지음, 임슬애 옮김 / 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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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라쿠르(Nina LaCour)’의 ‘우리가 있던 자리에(Hold Stil)’는 상실에서의 회복을 그린 소설이다.



케이틀린은 잉그리드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건 단지 그녀가 유일하다고 해도 좋을만큼 절친한 친구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와 함께하면서 좋았던 추억만큼이나 왜 그랬을까 싶은 행동들이 후회스럽고 자책하는 일들 역시 많았기 때문이다.

끝내 자살로 마감해버린 그녀와의 일들이 생각날때면 혹시 자신이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또 자신의 모질던 말들이 상처가 되어 그녀를 더욱 부치겼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따라붙는다.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이 충격스러운 한편, 어쩌면 많은 단서를 던졌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알아채지 못한 것이거나 혹시 애써 무시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마음은 자연히 그녀의 일상 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좋은 줄 알았던 것들은 빛을 바래고, 부정적은 생각도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은 케이틀린이라는 소녀를 1인칭 주인공으로 삼아 철저하게 그녀 중심으로 펼쳐진다. 얼마나 이걸 철저히 했는지, 이야기의 배경을 풀어놓고 시작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인가 미심쩍게 보다가 하나씩 풀리는 이야기를 통해 전체 구도를 알게 된다.

이런 시점과 이야기 구성은 현실감을 더욱 살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맞게 이야기도 현실적인 것들로 잘 짜여져있다.

잉그리드의 자살 이유가 불분명한 것 부터가 그렇다. 딱히 학교에서의 집단따돌립을 당했다거나, 정신이 망가질만큼 충격적인 성폭력을 당했다거나 하는 마땅히 그럴만하다 할만한 이유가 잉그리드에겐 없다. 그래서 쉽게 이해할 수 없고 갑작스럽게 느껴져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케이틀린이나 그녀들과 가까웠던 선생도 딱히 전형적인 선인으로 그려지거나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그런 일에 충격을 받고 자책하거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기도 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마음을 추스리고 회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저자는 상실로 인해 겪을 수 있는 마음 상태나 감정 등을 꽤 잘 그렸는데, 이게 현실적인 인물과 함께 이야기에 쉽게 공감하며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또한 이들이 회복해나가는 등 희망적인 것도 잘 받아들이게 한다.

거기에 필요했던 건 딱히 대단한 충고나 그런 것이 아니다. 단지 사람과 시간이다. 그것만 있으면 얼마든지 다시 설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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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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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2: 저세상 오디션’은 저세상에서 벌어지는 특이한 오디션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망자들이 오디션을 봐야한다니, 이유가 뭘까. 이들은 그냥 죽은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버린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패널티로 오디션에 합격해야만 다른 곳으로 넘어갈 수 있다.

느닷없이 이런 얘기를 들으면 별의 별 생각이 다 들것 같다. 죽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여기서도 뭘 그렇게 해야하는지 한탄스럽기도 하고, 오디션은 무슨 오디션이냐며 놀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미 죽었는데 뭐 어쩌라는 거냐며 배째라는 심정이 일기도 할거다.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오디션에 진지하게 이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시시때때로 끼는 검은 안개가 이미 죽었기에 죽지도 못하는 그들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며 점점 더 고통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번을 해봐도 대체 오디션을 어떻게 봐야하는건지는 도통 모르겠고, 그렇다고 마냥 죽치고 있을 수도 없으니 절로 괜히 죽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교훈적인 메시지를 위해 만들어진 소설 속 저세상은 다분히 종교적이다. 죽음이 끝이 아니며 살면서 했던 일에 대한 심판을 받는다는 세계관부터가 그렇다. 자살을 엄하게 다루는 부분 역시 종교에서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종교와 다른 점은 죄악이니 하지 말아야 한다며 율법을 들이미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그것이 어리석은 짓인지를 느낄 수 있게 그렸다는 것이다. 오디션을 받는 사람들은 모두 그런 일면들을 보이기위한 등장인물이라 할 수 있다.

좋은 것은 처음부터 이런 메시지를 위해 쓴 소설이기 때문에 일관되게 같은 기조를 느낄 수가 있다는 거다. 그를 위해 사람들에게 조금씩 다른 사연을 부여한 것은 좋았는데,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여러 사연과 그들의 후회는 남겨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조금씩 더 확연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메시지 부분에 강점이 있는 것과 달리, 이야기 구성과 저승 판타지라는 부분에서는 아쉬움도 보인다.

사소하지만 오디션 인원이 13명인 것부터 좀 별로다. 그리 많지 않은 수인데다 딱히 특정 그룹으로 나눠지거나 하는 것이 아닌데도 마치 나머지는 애초에 없다는 듯이 그 중 일부만이 등장해서 소통하고 친분을 쌓고 그러는게 이상해서다. 수십명이 넘어 다 다룰 수 없는 정도로 할 게 아니었다면 애초에 언급할 사람들로만 구성된 집단으로 설정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적어도 대한민국의 자살률과 맞췄으면 의미라도 있었지, 13명은 별 의미없이 불필요하게 많은 수다.

전작인 구미호 식당과의 연결점을 위해서였겠지만, 구미호의 등장도 좀 쌩뚱맞다.

가장 큰 허점은 책임자들이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거다. 대체 몇번이나 잘못을 저지르는 건지, 나중에는 설마 이 자식들 일부러 그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대한 엄밀하고 공정하게 하는데도 규칙 등의 한계로 실수가 발생한 것처럼 그렸으면 좋았을텐데, 그냥 대놓고 구멍이어서 이들은 물론 저세상 자체까지도 미심쩍게 여기게 한다. 이것이 저세상과 현실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등 나름 분명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빛이 바래게 만든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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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 강석기의 과학카페 10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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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향기’는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 10번째 책이다.

최신 과학 이슈들을 다루는 과학 컬럼을 근저로 한 이 책은 조금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비교적 최신 과학을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과학이란 게 급격이 발전하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오랜 연구를 통해 성과가 나오는 분야라서다. 그래서 생각보다 느린 느낌없이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역시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현재의 팬데믹과 관련이 된 것들이다. 특히 RNA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백신은 다시 봐도 여전히 신기했는데, 이게 앞으로 얼마나 다양한 것들을 가능하게 할지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물리나 화학 분야가 아닌 심리적인 쪽이었는데, 전에는 그저 경험적으로 알고있던 것들이 증명되거나 하는 것을 보면 과연 옛말이 틀린거 하나 없다는 옛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신경이나 뇌의 작용이 밝혀진 것들은 인간의 정신이 대단히 육체적인 것에 묶여있으며 의외로 기계적이라는 것을 알게해 조금 충격적이기도 하다. 간단한 동물의 행동 방식을 자극에 대한 반응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해 그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으나, 그래도 저차원적인 자동반사 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뭔가가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모양이다.

인간의 정신을 설명할 수 있는 이런 연구들이 쌓이면 정신병이나 결여도 대처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아직 상상속에만 있는 인조인간 역시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과거의 SF가 지금은 현실이 되었듯, 지금의 SF가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게 과학의 한 재미가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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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
스튜디오룰루랄라 지음, 차현진 그림, 홍용훈 글 / 호우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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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은 동명의 웹 콘텐츠를 만화로 엮은 책이다.

만화 역시 기존 워크맨의 장점을 나름 잘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예능의 틀을 하고 있어 코믹하면서도 해당 직업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운 정보들을 알려줌으로써 직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각 에피소드 뒤에는 만화로는 다루지 못했던 내용을 정리해두어 이런 점을 더 강화했는데, 이 점도 직업이 궁금해서 이 책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만화는 무난한 편인데, 원래 콘텐츠를 성실히 옮기는 걸 기본으로 했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원본 콘텐츠에서 따온 사진을 삽입하기도 해서 그런 점을 더 살렸다.

그러나, 그래서 그런지 만화로서의 장점은 그리 잘 느껴지지 않는다. 동영상으로 봤을 때는 소리나 상황 등이 재미요소이기도 했는데, 만화에서는 그런것을 살리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만화만의 재미요소를 따로 만든 것도 아니어서 분위기는 코믹한데 막상 느끼기에는 별로 코믹하지가 않달까.

콘텐츠를 충분히 이해한 후 처음부터 만화로 다시 만들었다기 보다는 원작을 부분 부분 떼어 그림으로 그림으로써 단순 만화화 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아무래도 원작이 있다보니 그걸 무시하기도 어렵고 해서 그렇게 된게 아닐까. 그래도 원작이 워낙 정보성 뿐 아니라 재미도 있었다보니 재미요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은 좀 아쉽게 느껴진다.

혹시 후속권을 낼 계획이 있다면, 좀 더 만화 자체의 완성도도 높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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