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 - 역사와 문화가 보이는 서양 건축 여행
스기모토 다쓰히코나가오키 미쓰루.가부라기 다카노리 외 지음, 고시이 다카시 그림, 노경아 / 어크로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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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모토 다쓰히코(杉本 龍彦)’, ‘나가오키 미쓰루(中沖 充)’, ‘가부라기 다카노리(蕪木 孝典)’, ‘이토 마리코(伊藤 茉莉子)’, ‘가타오카 나나코(片岡 菜苗子)’, ‘나카야마 시게노부(中山 繁信)’가 쓰고 ‘고시이 다카시(越井 隆)’가 그림을 더한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建築用語図鑑 西洋篇)’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서양 건축물들을 담은 책이다.

시대별 대표 건축물들과 그것들이 담고있는 구조와 양식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건축이라는 전문 분야를 담고있기 때문에 평소 관심이 있던 사람이 아니라면 선뜻 손을 대기 부담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은 전혀 전문가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은 대부분 생략했으며, 구조나 양식에 관한 설명도 대부분 짧막하게 간추리고 거기에 관련된 역사나 문화 등을 섞어냈다.

그래서 건축물 자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으나, 대신 일반인들도 흥미를 붙이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됐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를 시대순으로 다루면서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대부분 훑기 때문에 건축기술이나 양식이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되어왔는가도 알 수 있다.

현대로 올수록 더 크고 복잡한 건물들이 비교적 쉽게 만들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기능성을 중심으로 한 설계 대신 디자인을 중시한 멋을 추구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게 건축물 본연의 매력을 좀 잃게 만드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멋을 내면서도 구조 자체가 기능성을 추구하며 자연과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면서 신비로움을 느끼게도 하는 고대의 건축물들이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이었다.

책에 수록된 그림은 좀 아쉬웠는데, 건축물의 형태나 구조를 어느정도 보여주기는 하나 명확하지 않은 것들도 있고 또 상당수는 작은 그림을 억지로 늘려놓은 것처럼 질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림도 책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걸 생각하면 이는 분명한 단점이다.

이 책의 원제에는 ‘서양편(西洋篇)’이라는 말이 붙어있는데, 같은 시리즈로 일본의 건축물들을 다룬 책도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책으로 구성할만큼 얼마나 일본 건축물이 다양하고 특징적인 구조나 모습을 갖고있을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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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된 로봇 신나는 새싹 162
김종혁 지음 / 씨드북(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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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된 로봇’은 꿈을 쫒는 할머니와 로봇의 이야기를 만화 형식으로 그려낸 동화다.

이야기는 꽃집을 운영하던 한 할머니가 너무 심심해서 친구를 찾아 나서기로 결정하며 시작된다.

좀 특이할만한 점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친구를 사귀기로 한 게 아니라, 소원을 들어주는 보물 항아리를 찾아 모험을 떠나 항아리에게 친구를 만들어 달라고 빌기로 결정을 했다는 거다.

어쩌면 답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많은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여행을 혼자 떠나려는 할머니를 주변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말린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것들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소하며 꿋꿋이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그 해결법으로 만든 튼튼한 하늘을 날으는 배를 타고 함께 할 로봇과 같이 말이다.

진지하게 따지면 자칫 이상해 보일 수 있는 이 시작이 별로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 이야기가 일종의 동화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할머니가 사는 세상은 누구든 그런 것들을 손쉽게 뚝딱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일 수도 있고. 당연하다는 듯이 능청스럽게 풀어내어 자연스럽게 넘어가게도 된다.

그 후에 이어지는, 피노키오나 파랑새 등을 떠올리게 하는 할머니와 로봇의 이야기도 상당히 잘 그렸다. 보물 항아리를 찾는 둘의 모험도 볼만하지만, 그 과정에서 로봇과 할머니가 나누는 대화나 경험하게 되는 것, 그리고 할머니와 로봇이 소중한 것을 깨달아가는 것도 잘 나타나있다는 점이 좋다.

그림도 이야기와 잘 어울리며, 꽃과 주름 등을 이용한 표현도 잘해서 감탄이 나오게 하기도 한다.

결말부엔 다소 의문이 남기도 하지만 감성적인 부분을 잘 채워주기에 썩 나쁘지는 않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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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 섹스/라이프
BB 이스턴 지음, 김진아 옮김 / 파피펍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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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 이스턴(BB Easton)’의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44 Chapters about 4 Men)’는 일기 형식으로 사랑과 섹스에 대해 거침없이 적어낸 소설이다.



얼마나 거침없이 적어냈느냐면 거의 에로 소설에 가까울 정도다. 꽤나 노골적인 성애 묘사가 있는데다 그 수위 역시 결코 낮지 않아서 더 그렇다.

그렇다고 성적으로 자극적인 맛만 내기 위해 그런 장면들이 들어있는 것은 아닌데, 애초에 이 소설의 일부는 남편이 ‘켄’이 보고 자극을 받으라고 쓴 어느정도는 판타지가 들어간 소설 속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런 목적으로 쓴 글이니 당연히 그 수위도 소설 속 ‘비비’가 원하는 것 만큼이나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건 자칫 허술해보일 수 있는 이야기 구성에도 꽤나 적당한 변명거리가 되어준다. 냉정하게 말해 로맨스 소설로서 이 소설을 그렇게 이야기가 잘 짜여져 있는 것은 아니다. 비비가 과거의 남자들을 들먹이면서 묘사하는 것은 그들과 나눴던 경험과 로맨스가 아니라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 성애에만 그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외의 부분은 해당 씬의 남자가 누구인지와 거기에 이르게 된 상황 설명을 대략적으로만 적는다. 진짜로 지인이나 개인적인 일기장에 털어놓는 것처럼 말이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인지 남편에게 보일 꽤나 판타지를 섞어 꾸며낸 일기가 아닌 진짜 비밀인 일기에서 실제 관계가 어떠했는지를 일부 풀어내기도 한다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일부일 뿐이라 비비가 만난 남자들과의 이야기가 제대로 된 연애 이야기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소설 속 일기장의 목적으로 비롯된 씬 위주라는 단점이 전체 소설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는거다.

부인의 비밀 일기장 속 섹스 판타지를 보고 변해가는 남편의 모습도 너무 단순하게 그렸다. 켄이 무엇에 자극을 받았는지나 어디서 어떻게 동기부여를 받았는지에 대한 내용없이, 단순하게 스펀지처럼 쭉 빨아들이고 똑같은 짓을 현실에서 재현하는 것은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1인칭 일기형식이라는 소설의 한계인 셈이다. 부인의 전 남자와의 관계를 보고 흥분한다는 것도 다소 네토라세 적이어서 좀 호불호가 있다.

그러나 남편과의 애정을 바닥에 깔고 그걸 지속적으로 내보이며 딱히 불륜이나 변태같은 짓을 저지르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에 관계가 깔끔하고, 비비의 남편에 대한 묘사나 불만 같은 것들은 꽤 공감점도 많아서 의외로 이입된다.

꽤나 분방한 성적 취향이나 관계를 적어낸 것이나 다소 판타지를 섞은 씬들도 매력적으로 잘 그려냈다.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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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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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가는 인물들을 통해 연애와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아직 한국이 한창 개발에 힘을 쓰던 시기, 부동산을 통해 성공을 이루는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소설은 꽤나 흥미롭다. 그녀에게 결혼은 결코 사랑의 연장선상이 아니다. 그렇기에 특별히 기대하는 것도 없으며, 오히려 특별한 건 하지 않았으면 하기까지 한다.

그런 그녀에게도 유독 욕심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자식이다. 사랑은 불필요하지만 자식은 필요하다는 기묘한 욕망은 그러나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나면서 특이한 결정을 하게 만드는데, 그것은 결국 이상하게 꼬여 새로운 비극을 낳게 된다.

다소 민감한 이야기로 시작하기에 사회문제나 페미니즘을 다룬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딱히 그런 것에 집중을 하고 있는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뭔가 일어날 것처럼 시작한 것 치고는 오히려 그것도 단지 사랑과 섹스, 그리고 결혼에 관한 하나의 경우일 뿐이라는 듯이 대수롭지 않은 듯 넘어가는 편이다.

소설은 그런 단일 인물이나 사건보다는 각기 다른 시대와 인물들을 통해 여러 관계를 보여주고 그를 통해 사랑과 결혼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려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것은 나름 적절해 보인다. 서로 다른 생각으로 사랑이란 걸 하고 결혼을 대하는 것이 담겨있어 독자 역시 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소설은 여러 인물들이 나오는만큼 혼잡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관계 역시 다소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는데, 어떤 이야기에서든 결혼은 결코 사랑의 완성인 것도 아니라는 것이나, 결국 중요한 것은 결혼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은 비교적 뚜렷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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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아살 2
십사랑 지음, 서미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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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사랑(十四郞)’의 ‘삼천아살(三千鴉殺)’은 선협 로맨스를 대표하는 중국 웹소설 작가 십사랑의 대표작이다.



딱히 1부 2부로 나눠지는 것 없이 연이어 계속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1권과 2권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1권이 이제 막 이야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에 할애할 여유가 있었던 거라면, 2권에서는 그간 벌여놨던 이야기를 그러모아 정리하고 마무리해야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사실 2권의 전개는 복수라는 소설의 큰 줄기와 홍등의 설정 등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못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특히 좌자진이 그러했다.

이야기가 예정된 수순으로 이어졌다고 한 것처럼 결말 역시 어찌보면 좀 뻔하다고 할 수 있는 전형적인 형태로 지어진다. 다소 동화같다고도 할 수 있겠다만, 그런만큼 대다수가 좋아할만한 대중적인 엔딩을 잘 낸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괜히 애매하게 여지를 흘리거나 큰 불만족스러움을 남기지 않아서 깔끔해 보이기도 하다.

소설은 중국에서 TV드라마 ‘삼천아살 : 천년의 그리움’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는데, 한국에서도 채널차이나에서 인기리에 방여된 바 있다. 드라마는 일부 각색을 거쳐 원작 소설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 선호도가 갈릴 수 있는데, 둘 다 나쁘지 않으므로 어떤 점이 다른지 비교하며 보는 것도 나름 재미지 않을까 싶다.

한국어판은 드라마도 종용되고 난 후 뒤늦게 발간한 대신에 중국 단행본에는 실리지 않은 온라인 특별 외전 두편도 같이 수록했는데, 좀 더 이 세계관과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겐 반가운 일이다.

혹시 후속작도 있다면 보고 싶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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