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묘탐정
정루이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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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묘탐정’은 고양이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주는 고양이 탐정의 이야기는 두가지 면에서 흥미를 끈다.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 같이하며 인간의 애완동물이 되는 게 아니라 인간을 집사로 채택하는 독특한 관계를 형성하는 매력적인 고양이를 다룬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연 사라진 고양이를 어떤 식으로 찾을까 고양이 탐정의 면면과 활약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반은 그런 첫 느낌에서 가졌던 기대를 조금 충족시켜주기도 한다.

그러나, 중반을 넘어가면서 이야기는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그런 것에서 거리가 크게 멀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딱히 낚시질에 당한것이거나 그런 건 아니다. 애초부터 이 소설은 그런 방향성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면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고양이가 아닌 고양이 이야기’라거나, ‘고양이가 우주와 교신’한다거나 하는 것 등이 그렇다.

그런데도 아쉬움이 큰 것은 일상 탐정물에서 고양이 판타지로 넘어가는 것이 꽤나 순간적인데다 그렇게 되었을 때의 주인공의 반응이나 순응속도 같은 것도 쫌 이질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따라가지 못하고 ‘어?’하는 걸림이 생긴다.

두가지는 어떻게 보면 잘 섞이지 못할 것이기도 했다. 각각이 위치한 자리가 너무 다른데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사실상 잡아먹을 수 있는 구도다보니 한번 그런 이야기가 된 이후로는 다른 한쪽의 의미와 가치가 좀 퇴색되어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재미있게 그리기는 했지만, 이야기의 구성과 전개는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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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데이비드 켑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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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켑(David Koepp)’의 ‘오로라(Aurora)’는 오로라를 소재로 한 일종의 재난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로라를 어떤 낭만적인 무언가로 인지하고있는 경우가 많다. 좀처럼 볼 수 없는, 화려하게 수놓아진 하늘과 그 색 등이 묘하게 자연의 위대한, 경외감 같은 것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로라는 사실 그렇게 낭만적인 현상은 아니다. 오히려 대단히 위험한 재해의 징조라고 할 수 있다. 그게 맨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선명하다면, 극소수의 일부 특정 지역이 아닌 광범위한 지역에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라면 더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오로라는 태양 폭풍이 지구 자기장에 간섭하면서 변형된 결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 외부 우주의 여러 영향으로부터 지구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지켜주는 일종의 보호막같은 것이다. 오로라는 말하자면 그 보호막이 벗겨졌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라 거대한 우주적 재해의 전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 오로라는 가능한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을수록, 또 맨눈으로는 쉽게 분간할 수 없을수록 좋은 것이다.

소위 ‘캐링턴 사건’ 때부터 본격적으로 지각하기 시작한 태양 플레어와 지자기 폭풍 문제는 이 후에서 몇차례 통신 장애나 정전, 변압기 폭발같은 문제를 일으키면서 반드시 대처해야 할 문제임을 실감하게도 했다.

왜냐하면, 현재 문명은 대부분 지자기 폭풍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전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거대한 태양 흑점 폭발이 강력한 태양 폭풍을 만들고 그게 전세계적인 지자기 폭풍을 일으키는 사태로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은 다시 원래의 문명을 복원할 수 있을까. 그건 과연 얼마나 걸릴까. 그동안 인간은 과연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전기 문명으로 돌아가는 사회와 그것에 길들여져버린 인간들은 과연 어떻게 변질될까.

꽤 흥미로운 소재를 이야기로 잘 발전시킨 것 같다. 다만 문명을 일시정지 시킨다는 것 외에 오로라가 특별하게 작용하거나 하는 판타지는 아니라 우주적인 스케일에 비하면 조금 소소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갑작스런 문명의 상실과 그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은 이미 많이 다뤄졌던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의 그것을 많이 떠올리게도 한다. 좀비 아포칼립스가 좀비라는 다소 판타지적인 위협물(몬스터)를 등장시켰지만 결국엔 그 상황에서 지지고 볶고 타락하고 그럼에도 희망을 찾는 인간들의 이야기인 것처럼 이 소설 역시도 그렇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을 좋아한다면 무난하게 볼만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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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 아일랜드
김유진 지음 / 한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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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 아일랜드(Scent Island)’는 향기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냄새를 맡는다는 것이 중요해지게 된 이유, 그 상황에서 대두하게 된 거대기업, 그리고 그에 종속되다시피 한 사회 같은 것 등 좀 익숙한 사이버펑크의 냄새가 나는 배경 설정은 생각보다 잘 잡은 편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판타지 같다고 할만한 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자꾸 신경을 거슬리게 하거나 이상하게 튀어 보이지 않는다.

회사와 회사를 세우고 성장시킨 회장에게 동경 같은 마음을 갖기도 하고, 또 회사가 두각을 나타낸다고 할까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분야에서 이루 싶은 꿈 때문에 입사의 기회를 잡기 위해 모인 소년 소녀들의 분투를 그린 점도 나쁘지 않다.

물론, 일종의 입사 테스트 즉 면접 같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한 활동들을 시키는 것은 좀 어색하기도 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을 만큼 회사의 힘과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배경이 그걸 어느 정도 무마해 주며, 마치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 그려낸 테스트 과정도 장면 자체는 꽤 흥미롭고 볼만하게 그려졌다.

이런 여러 장점이 이 소설을 끝까지 기대하며 보게 만든다.

다만, 이야기의 구성은 개인적으로 쫌 싫어하는 부류라서 결론적으로는 좋게 평하기 어렵다. 나쁘게 말하면 중도 하차, 좋게 말해도 용두사미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시리즈물로 기획된 것이라면 후속작에 따라 평이 바뀔 수 있겠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권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방법과 그 전달 방식은 미숙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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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3 - 생존율 1%의 서바이벌 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3
아마유키 고오리 지음, 히메스즈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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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유키 고오리(甘雪こおり)’의 ‘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3: 생존율 1%의 서바이벌(狼サバイバル: 絶望街区! 生存率1%の人狼ゲーム)’은 마피아 게임을 소재로 한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시리즈 세번째 소설이다.



처음 이 시리즈를 접했을 때 생각했던 것처럼, 매 게임마다 또 어떤 새로운 규칙을 들고 나오는지 그리고 그것을 각 참가자들이 어떻게 플레이하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꽤 흥미롭다.

이 시리에서 선보이는 늑대인간 마피아 게임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훨씬 더 스케일이 큰 추가 규칙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건데, 이번 권에서는 무려 한 마을을 통째로 무대로 사용하는 규칙이 추가되서 예전에 무한도전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도시를 가로지르며 펼쳤던 게임같은 걸 떠올리게도 했다.

이 낮 시간 게임이라는 새 요소는 보드게임과 달리 실시간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좀 애매해지는 낮 시간을 적절히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데다, 서로를 속이고 의심하고 정치력을 발휘하는 식으로 흘러가는 익숙한 흐름만이 반복되는 것에서 벗어나게도 해주고, 무엇보다 이 것을 바꾸는 것만으로 손쉽게 전혀 다른 게임이 되게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도 새로운 즐길거리가 될 것이라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새로운 게임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서로 대화할 시간은 줄었지만, 낮 시간동안의 활동을 통해 각자에 대해 추론할 새로운 요소가 생기기도 해서 이를 통해 늑대가 누구인지 추론해 나가는 것도 괜찮았다.

다만, 등장인물 각각을 제대로 살리지는 못한데다 마피아 게임의 특성상 마지막 투표가 잽싸게 오기 때문에 이야기가 좀 짭고 빠르다는 느낌도 들어 분량면에서는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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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3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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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잭슨(Holly Jackson)’의 ‘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As Good As Dead)’는 ‘여고생 핍 시리즈(A Good Girl’s Guide to Murder Series)’ 세번째 책이다.

지금 와 되돌아보면 시리즈의 시작을 열었던 1권은 그 자체로 꽤나 완결성이 있어서, 그대로 끝났어도 (비록 아쉬움은 남겼겠지만) 그런대로 괜찮았을만 하지 않았나 싶다.

이어진 2권와 그 후속인 이번 3권은 그에 비하면 단권으로서의 개별적인 완결성을 좀 떨어지는 편이다. 이전 이야기를 그대로 잇고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약 전권들을 보지 않고 이번 책을 집어든 사람이라면 초반에 이야기를 따라가기 위해 조금은 인내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

단지 같은 주인공이 계속되는 개별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식이었던 기존 미스터리물과는 다른 이런 특징은 신선하기도 하면서 또한 조금 낯설기도 한데, 이렇게 전체가 하나로 이어진 형태로 만들어진 덕분에 3부작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리즈이면서도 농축된 서사를 쌓을 수 있었고 그게 옴니버스처럼 진행되는 시리즈와는 달리 더 크고 깊은 캐릭터 변화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게 만들어 주기도 해서 꽤 장점도 큰 방식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생각할만큼 잘 이은 후속작이다.

계속되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니만큼 새로운 사건 뿐 아니라 이전의 인물이나 사건을 다시 조명하기도 하면서 뜻밖의 이야기로 끌고가는 것도 꽤 흥미롭게 그렸다.

문화나 경험의 차이같은 것 때문인지 일부 선뜻 이해되지 않거나 다른 방법이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언뜻 하게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캐릭터나 이야기 전개에 큰 오점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개별 영화처럼 만들어진 게 아니라, 드라마처럼 이어지는 시리즈에 가까우므로 1권부터 순서대로 정주행 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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