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 아이 - A child born with algorithms=Test Ⅰ
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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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아이’는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계속해서 인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주요한 소재나, 이야기 전개에 작용하는 것은 모두 인간 외적인 것들이지만 반대로 주장하고 싶은 것이나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라는 얘기다.

그를 위해 아이를 잃어버린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것을 꽤 적절했다. 그는 그 절절한, 그럼에도 불구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만한 사연을 갖고 있기에 더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야기의 다음을 궁금하게 만든다.

문제는 그것이 끝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거다. 사실,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처음부터 좀 어색하긴 했다. 중요한 지점에서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일부러 그런 설정의 존재들이 그런 장면에 놓이게 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서 일부러 작정한 듯한 낌새가 보였기 때문이다.

예술가인 주인공이 뜬금없이 신종 AI의 테스터로서 활동한다는 것부터가 그렇다. 둘 사이에 대체 무슨 접점이 있단 말인가. 심지어는 재정적으로 허덕여서 그런 알바를 뛰고있다던가 하는 허섭한 설정마저 들이밀지 않아서 애초에 왜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건지 좀 의아함을 가지게 한다.

애초에 아이를 차세대 인공지능의 프로토타입으로 설정한 것도 주인공이 그렇게까지 아이에게 감정이입하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게 한다.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될까 싶어서다. 그의 서사에 일종의 감정적인 결핌이 있기에 더 그렇다. 그런 사람을 함부로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조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이렇게 허투루 건드려서 변화시킨다는 것에 선뜻 공감을 표하기 어려울 것다. 결국엔 마땅히 이렇게 될 거라는 듯한 전개는 이 소설이 다분히 동화적인 감성에 기대고 있음을 알게 한다.

SF적인 면에서도 인공지능의 발전을 그린 것은 조금 흥미롭긴 했으나 조금 급진전 되기도 하여 인간들의 묘사와 안어울리는 면도 있으며, 후반부는 특히 너무 급전개되는 느낌이라 과하다는 생각도 들게한다.

일종의 동화로서 본다면 나름 볼만하나, 아니라면 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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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링 마 지음, 양미래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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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마(Ling Ma)’의 ‘단절(Severance)’은 신종 질병으로 닥친 종말을 한 이민자 여성의 시선에서 그려낸 소설이다.

일종의 아포칼립스, 그 중에서도 좀비 아포칼립스라 할 만하다. 소설의 종말 원인으로 등장하는 ‘선 열병’이 사람들을 마치 좀비와 같은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작가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즉, 작가가 자기식의 좀비 해석과 좀비 아포칼립스물을 쓴 것 같다는 거다.

그렇게 봤을 때 이소설은 꽤 유별난 편이다. 사회가 무너졌을 때 나타나는 인간들에대해 그리는 기존의 좀비물과 달리 기존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많이 담았기 때문이다. 그게 이 소설을 좀 독특하게 만든다.

사회 비판적인 내용은 주로 주인공의 회상에 의해 이루어 진다. 자연히 소설은 주인공이 속한 무리가 벌이는 일들을 따라가는 현재 시점의 이야기와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그린 것 두가지가 번갈아 나오는 구성이 되었다.

거기에는 양식화된 미국 현대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직장인의 모습이라던가, 고향에 대한 향수나 그로부터 비롯된 정체성 등의 문제, 그리고 그를 해소하기위해 다른 것에 몰두하는 모습, 떨어져 살아옴으로서 가족으로서의 유대가 끊어져 마치 남남처럼 느껴지는 것 등 이민자(특히 중국 이민자)로서의 삶도 잘 녹여냈다.

일반적인 좀비와 달리 일종의 병환자로 그렸기 때문에 별 다른 긴장감이 일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좀비물의 모습도 담겨있다. 망해가는 와중에 자행되는 인간들이 행태도 그렇고, 대충 망해버린 세상에서 자신만의 정의를 내세우며 강요한다던가 손쉽게 굴복하는가 하고 비굴하게 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는 사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려는 사람의 모습도 두루 보여준다.

그래서, 이 소설이 조금은 독특한 이민자와 현대 도시인들의 모습을 담은 좀비물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반대로 좀비물의 몇몇 특징을 가져와 도시인을 그린 것에 더 가깝다. 살아있는 시체로도 얘기되는 좀비를 도시인들이 결국엔 다다르게 될 모습 즉 생각없이 특정 루틴에 갇혀 그것만을 반복하게 되는 것을 나타내는 데 사용한 것이 재미있다. 보통의 좀비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그런 재미는 없지만, 이런 좀비물도 만들 수 있구나 싶어 나쁘지는 않았다.

작품 속 선 열병의 묘사도 좀 재미있었는데, 전염병이란게 대게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현재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를 떠올리게 하는 면도 많았기 때문이다. 별 거 아닌 것처럼 생각했다가 큰 판데믹이 됐다는 점이나 예방 차원에서 사회적인 마스크 착용 얘기가 나오고 그럼에도 개인적인 이유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던가 그로인해 비난을 받는다던가 회사가 휴가나 휴직, 퇴사, 자택근무로 돌아가는 점도 그렇고 무엇보다 중국 남부 도시에서 발발한 것으로 그렸다는 점이 괜히 지금과 비교해보게 된다. 소설 자체는 2018년에 출간된 거라 지금 사태와는 무관한데, 이 소설 뿐 아니라 비슷한 것들이 몇몇 있는 걸 보면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 변종의 위험성과 중국의 문제점을 꽤 우려스러워 하고 있던 게 아닌가 싶다.

내용 외적으로는 큰따옴표를 이용해 말과 서술을 나누지 않은 것이 특이한데, 심지어 문단도 그대로 이어 붙인 게 많아 생각보다 글의 양이 많다. 그러나 구분없이 죽 이어쓴 글인데도 대사와 설명은 잘 구별되고, 생각만 한 것은 ‘말하지는 않았다’며 분명히 밝히기도 하기에 헷갈리거나 하는 일은 없다. 다만, 왜 굳이 일반적인 표기법을 따르지 않고 이처럼 썼는지 좀 궁금하다.

편집은 좀 아쉬워서, 이상한 문장이 꽤 많이 나온다. 앞뒤 문맥을 따져 문장을 이룬 단어를 변형하고 조합해보면 대충 어떤 말이었을지 짐작은 가나 단순 오타도 아니고 아예 잘못된 문장이 여러번이나 나오는 것은 쫌 불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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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아이 내니 영원한 내 친구 - 2020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동화 부문 수상작 상상 고래 16
박미정 지음, 이주미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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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아이 내니’는 가까운 미래 로봇과 살아가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별’에게는 엄마 아빠가 없다. 버려진 아기였던 별이는 무려 세번에 걸친 심장 수술 끝에 건강을 회복한 후 최초소의 로봇 엄마인 ‘AI 내니’의 돌봄 대상으로써 선정된다.

어떻게 보면 참 기구하다.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간에 어쨌든 버려졌다는 것 만으로도 그런데, 심각한 심장병을 앓고 있었던 것도 그렇고, 기껏 수술이 잘 되었으나 어른들의 사정으로 일종의 실험체가 되었기에 더 그렇다.

그래도 현실적으로는 그 덕에 부족하지 않을만큼 후원을 받으며 살 수 있었던 것이니 꼭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겠다. 어쩌면 애초에 버려졌는데도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 부터가 그런 꿍꿍이 덕이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AI 내니는 별이에게 필요한 누군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그가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쉴 곳이 되어줄 뿐더러 필요할 때는 조언을 해주는 등 나아갈 수 있게 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별이는 내니 없는 삶은 생각할 수도 없다.

소설은 가까운 미래, AI가 많은 일들을 대신할 수 있게 된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있다. AI 내니 역시 그러한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보니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며 곱지않은 시선을 갖게된 사람들로부터 ‘이젠 애까지 로봇이 돌본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단지 비난만 할 뿐 정작 인간들이 그걸 기꺼이 떠맡으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별이는 애초에 버려진 아기가 아니었던가. 필요에 따라서는 손쉽게 버리기도 하는 인간들에 비해 때론 냉정하리만큼 이성적인 사고를 보이지만 끝까지 대상에 대한 애정과 충성을 잃지 않는 AI의 생각과 행동들은 과연 누가 더 인간적인가, 무엇이 진정한 가족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그 밖에도 소설은 개인의 이익만을 중시하며 공장을 AI로 바꾸고 인간들을 거리로 내모는 문제나 아이들 사이의 따돌림, 꼼수와 거짓말,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 그리고 자신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에 대한 것 등 여러 이야기를 담았다. 이것들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잘 어우러져있어 꽤 완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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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흩어질 때 - 2021 월터 상 수상작 Wow 그래픽노블
빅토리아 제이미슨.오마르 모하메드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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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모하메드(Omar Mohamed)’가 쓰고 ‘빅토리아 제이미슨(Victoria Jamieson)’가 그림, ‘이만 게디(Iman Geddy)’가 채색한 ‘별들이 흩어질 때(When Stars Are Scattered)’는 한 난민 형제의 난민 캠프에서부터 생활을 그린 만화다.

이 만화는 거의 논픽션에 가깝다. 만화적 과장이나 연출상의 변경은 있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저자인 ‘오마르’ 자신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만화 속 이야기들은 하나하나가 굉장히 생생하게 느껴진다.

난민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의 실상을 알리며 도움의 필요성을 말하며, 실제로 그들을 돕기위해 여러 활동들을 하는 사람들도 많기는 하지만 정말로 난민으로서의 그들의 삶과 그들이 느끼는 절망감이나 무력감 등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실제로 난민 생활을 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난민 캠프에서 십수년을 생활했던 저자의 이야기를 그린 것은 난민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데 정말 적절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재정착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 그것이 꺽였을때 목숨을 끊기도 한다는 것, 각자가 자기들의 사정을 떠올리며 그럼 대체 누가 선택되는 것이냐며 억울해하는 마음도 재정착이 결정되었음을 순수하게 그저 기뻐할 수만은 없는 심정 등이 꽤나 잘 다가온다.

많은 불행들을 겪긴 했지만, 누구 말 마따나 오마르는 그래도 행운아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비슷한 불행 속에 있으면서도 채 선택받지 못한 수천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것을 함부로 팽개치거나 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은 꽤나 뼈아프다.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그가 그 행운을 오로지 자신만의 것으로 하거나 난민 생활을 할 때에 가졌던 마음과 생각을 잊지 않고 그곳으로 되돌아가 그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화는 난민 캠프의 상황을 전혀 미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냥 절망적인 것으로만 그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더 진실되게 느껴진다. 현실을 받아들이라고도 하지만, 또한 희망을 품고 노력하라고도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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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키스 스토리콜렉터 98
아나 그루에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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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도 있으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코지 미스터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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