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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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는 한 인간의 시작에서 끝까지를 그린 소설이다.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다. 저자가 말하자면 입담으로 꽤나 유명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다수의 인문학 책을 내고, 그것들 역시 많은 인기를 누린 유명한 저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뱉어낸 소설이라니, 대체 어떤 내용을 어떻게 써냈을지 궁금했다. 또 얼마나 만족스러울지도.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나쁘지 않다. 좋다고 딱 잘라서 얘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기대감이 부풀려진 면이 있어서다. 그런 것에 반해 소설은 보자마다 또는 보면서 계속 감탄을 하게하는 내용이나 문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러 역사 등에서 따온 듯한 이야기나 전개는 전형적인 (그리고 인기있는) 것들을 버무려 적당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처럼 보일법도 하다. 심지어 조금 다른 분위기의 후일담을 그린 것까지도 지금에 와서는 클리셰적이니까.

그런데도 딱히 부정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 것은 그렇게 만들어낸 이야기의 완성도가 꽤 좋기 때문이다. 한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영웅의 서사라던가, 그가 휘말리게되어 그를 영웅으로 만들어준 전쟁의 민낯을 그린 것, 은원이 섞이면서 일종의 복수극의 양상이 그려지는 것 등 소재도 괜찮고 그것을 마치 진짜 역사의 일면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짜임있게 써낸 것도 좋다.

그런 그럴듯함은 이후 영웅의 타락을 그린 것에서도 계속되어 보다보면 안타까우면서도 그 심정이 이해도 가면서 그도 어쩔 수 없는 하나의 인간임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판타지에서 종교, 역사, 철학까지 보면 참 여러가지를 담았다. 그래서 몇몇 부분은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갑자기 세계가 바뀐 것 같은 갑작스런 변화가 느껴지기도 한다만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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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일본문학 베스트 1
다자이 오사무 지음, 강소정 옮김 / 성림원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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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太宰 治)’의 ‘인간실격(人間失格)’은 한 우울한 인간의 몰락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로는 처음으로 읽었다. 그러나, 워낙에 유명한 작품인지라 그간 여러가지 방식으로 재창조되고 또한 인용되며 쓰여왔다보니 소설을 읽지않은 나도 등장인물들과 전체적인 줄거리, 담은 정서 등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아무래도 보기 전에 어떤 선입견 같은 것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 중 하나가 과연 지금 시대에도 이 소설이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킬까 하는 거다. 왜냐하면 소설은, 특히 이런 청춘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은 당시의 시대상에 많은 영향을 받고 그렇기에 다른 세대들에게는 다소 낯선 것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참 보는 중에는 물론 다 보고나서도 든 생각은 오히려 지금이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거다. 당시엔 겉과 속의 크나큰 다름으로 다소 기행적인 삶을 살았던 것처럼 보였을 소설 속 ‘요조’는 지금 시대에서는 그저 지극히 평범하게 흔한 여리고 소심한 사람처럼 보인다. 소설 속 그는 비록 그러한 성향이 모든 곳에 뻗쳐있기에 심지어는 일상생활마저도 제대로 이저지지 않을만큼 방황을 하지만, 그의 잘못된 선택 하나하나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우울한 심리는 놀랍게도 꽤나 쉽게 이해가 가는 것들이었다.

행복에 대한 기피감만해도 그렇다. 어쩌면 자신으로인해 기껏 존재하는 행복이 깨어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차라리 자신은 사라져 버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비틀린 확신. 이런 우울한 정서는 후대의 여러 작품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만큼 대중적이고 그렇기에 공감점도 높다.

그의 불행은 그 자신이 가진 불안과 우울 때문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과의 소통의 부재와 (특히 가까운 사람들과의) 잘못된 소통에 의한 면도 크다. 이는 부대끼며 살아가던 예전보다는 오히려 격리되어 살아가는 지금의 도시인들과 더 합치해서 무려 1948년에 발표한 소설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만큼 현대적이다. 그것이 실격 인간과 현대인을 겨우 몇발자국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처럼 느끼게도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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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들링 3 - 오직 하나 엔들링 3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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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애플게이트(Katherine Applegate)’의 ‘엔들링 3: 오직 하나(Endling 3: The Only)’는 엔들링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먼저 드는 생각은 ‘이렇게 빨리?’라는 거였다. 꽤 매력적인 세계를 만들어냈고 그래서 이야기를 좀 더 길게 끌고 싶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않고 군더더기없이 속도감있게 이야기를 끌고가 그대로 마무리지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아쉬우면서 또 한편으로는 깔끔한 느낌도 든다.

당초 소설의 주요 소재였던 멸종, 그것도 누군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행해지는 멸종에 대해서도 꽤 잘 다웠다. 그걸 엔들링이라는 것으로 흥미롭게 표현하기도 했으며, 어째서 멸종 문제가 쉽게 넘길 문제가 아닌지도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인용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그저 교과서적인 얘기를 틀에 박히게 반복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독자 스스로 그것들을 받아들이게 만든 것이 마음에 든다.

덩치는 있지만 썩 외향적이라고는 하기 어려운 빅스를 통해 모험을 하며 성장해나가는 것을 잘 보여줄 뿐더러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다. 그는 무언가를 할 때면 늘 누구든 알아챌만큼 두려워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무서워하거나 미리부터 안된다며 포기하지도 않는다. 겉으로는 못미더워 보일지 모르지만, 많은 이들이 그를 믿는 것도 그래서다.

그리고 결국엔 누구 못지않은 훌륭한 성취를 이뤄내기도 하는데, 거기에 그 자신만의 대단한 능력이 아니라 우정이 있다는 것도 좋았다. 결코 자신을 과신하지도 않고 다른 이의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은 모든 존재에게 자기 자리와 의미가 있다는 시리즈의 메시지와도 상통하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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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 속의 아이들 - 어린 북파공작원의 비밀
김영권 지음 / 작가와비평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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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 속의 아이들'은 10대 북파공작원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전작 '선감도'의 속편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마찬가지로 실제했던 것으로 여겨지는 소년 북파공작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아직 남북간의 대립과 스파이를 통한 공작 대결이 팽배했던 1900년대 중후반을 배경으로 '청운'이란 가상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해 쓴 이 소설은 그래서인지 꽤 그럴듯한 사실감이 있다. 거기에는 전작이 그런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서 그런 측면도 있다. 이 소설은 어느정도가 사실이고 어떤 게 허구인가 나도 모르게 따져보게 된다는 거다. 이것은 (실제론 어떠하든간에) 소설을 현실감있게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솔직히 이야기 자체가 엄청 와닿는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 나이에 일종의 방랑생활을 한다는 것이나 황당하기 그지없는 사이비 종교 단체도 그렇고, 거의 반강제에 가깝게 첨보부대에 끌려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던가 정말로 북한에 침투를 하게 된다는 것 역시 지금 시대에는 거의 낯선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있는 면면들은 뉴스 등을 통해 접했던 것들을 절로 연상케도 한다. 그것이 이야기를 더욱 현실적이고 무겁게 느끼게 한다.

일종의 사회소설같은 이 책은 뒷부분에서 국가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만행을 그림으로써 국가란 무슨 의미이며 그 존재 의의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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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2 - 리디아의 일기장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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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2: 리디아의 일기장’은 흥미로운 요괴들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이 소설 시리즈는 기존 작품들의 영향을 꽤 많이 받은데다가, 배경이라던가 이야기의 주요한 아이디어나 플롯에서 유사한 점도 있기 때문에 보다보면 절로 연상케 하는 면이 있는데 두번째 권에 들어 이 시리즈만의 이야기들에 살이붙고 진전이 되면서 보다 개성이 더 강해졌다.

표면적으로는 ‘시아’를 주인공으로 한 요괴 세계에서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지만 소설에는 그곳에 있는 요괴들의 이야기도 꽤 많이 나오기 때문에 딱히 누구 하나를 주인공으로 꼽기가 어려운 느낌이다.

이번 권에서는 리디아와 거미 여인의 이야기가 주요하게 나오는데, 이 이야기의 비중이 어찌나 높은지 시아가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극복하고 살아남기위해 고군분투하던 일들이 오히려 곁가지처럼 느껴질 정도다. 실제로 꽤나 대놓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하고. 그런만큼 둘의 이야기가 흥미롭기도 했다.

그렇다고 너무 옆으로 새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이 둘의 이야기가 워낙 현재 상황이 있게 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고, 또한 앞으로의 전개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아의 일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또 그자신들은 어떻게 될지 사뭇 기대하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는 완전히 마무리지어지지 않고 다음권으로 넘겨 주었는데, 이게 다음권을 기대하게 하는 한편 뭔가 중간에 끊긴듯한 느낌도 남겨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음 권도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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