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원더 이야기강 시리즈 3
로잔느 패리 지음, 모니카 아르미뇨 그림, 장미란 옮김 / 북극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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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느 패리(Rosanne Parry)'가 쓰고 '모니카 아르미뇨(Mónica Armiño)'가 삽화를 더한 '늑대 원더(A Wolf Called Wander)'는 한 늑대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동물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들은 설사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더라도 대부분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들이 많다. 이는 그것을 쓰는 사람이 인간이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것을 읽는 사람이 인간이기에 일부러 그러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야만 더 빠져들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은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실제로는 알 수 없는 늑대들의 생각 등은 상상력을 발휘해 채워넣었으며 그것들은 전형적이라 할만큼 다분히 인간적이다. 그렇기에 소설에서 늑대들이 보여주는 경쟁심이나 자만심, 욕구, 가족애, 형제간의 우애는 물론 무리에 대한 갈망 등은 인간 독자가 보기에도 쉽게 이해하고 또한 공감할 만하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그런 인간적인 이야기로만 꾸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이 이야긴의 근간이 된 것부터가 무려 1,600km나 되는 먼 거리를 이동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렸던 늑대 '저니(여행)'의 여정이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저니가 왜 그렇게 먼 거리를 달려 새로운 곳으로 갔던 것인지를 무리간 충돌과 재해라는 것을 통해 풀어낸 것이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늑대를 연구하며 알게 된(더 정확하게는 관찰된) 사실들도 같이 녹여내었는데, 그래서그런지 소설에서 늑대들이 보이는 무리행동이나 다른 동물과의 교감같은 부분들은 얼핏 다소 판타지스러워 보이면서도 상당히 사실감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늑대를 그린 이야기 중에서는 가장 진실에 가까운 생태를 담았다고 하니 이런 점은 믿고 봐도 될 듯하다. 이에 맞춰 사실적으로 그려낸 삽화도 훌륭하며 잘 어울린다.

대신,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이야기책으로는 좀 아쉬움도 있다. '날쌘돌이'라고도 불리는 주인공 '원더'의 시점에는 나름 기승전결을 갖추고 있긴 하나 그 외 늑대들의 이야기는 완결성이 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진짜 늑대의 모습을 담으려고 한 생태 소설이라는 점, 원더의 시점으로 그린 1인칭 소설이라는 점이 가진 한계가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북촌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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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가게와 마법 주사위 1 - 봉인이 해제된 날 골동품 가게와 마법 주사위 1
윤자영 지음, 은정지음(김은정) 그림 / 슬로래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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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모험에 교과 연계 내용도 잘 섞은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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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가게와 마법 주사위 1 - 봉인이 해제된 날 골동품 가게와 마법 주사위 1
윤자영 지음, 은정지음(김은정) 그림 / 슬로래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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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가게와 마법 주사위 1’은 우연히 휘말리게 된 과거 기행담을 그린 소설이다.



언제고 이 얘기는 꼭 털어놓고 싶었다. 소위 ‘교과 연계’라는 책들은 정말이지 별로라는 걸 말이다. 취지가 별로라거나 그런 내용을 넣으면 안된다고 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게 이야기와는 전혀 별개로 등장하며 완성도를 크게 해치는 경우가 많아서 거지같다고 그러는 거다.

한마디로 어려운 과제였다, 막말로 능력도 안되면서 과욕을 부렸다는 거다. 굳이 그렇게까지 많은 내용들을 그 짧은 이야기에 우겨넣을 필요가 있었나? 그것도 하려는 이야기와 전혀 어울리지도 않고, 심지어 소화해내지도 못할 거면서?

왜 이야기 책에 교과 연계를 넣으려고 하는건지, 애초에 이야기가 무너진다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것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 책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야기를 읽을 때 ‘아, 이건 교과 연계라서 넣은 거구만’하는 어색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전혀 관계없는 요소들이 섞여 나와도 괜찮게 이야기의 판을 잘 짰다. 거기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각각이 대두되도록 만듦으로써 여러 이야기가 나오면서도 이 얘기 저 얘기가 두서없이 왔다갔다 하지 않고 모험 이야기 와중에 자연스럽게 녹아나오도록 한 편이다. 덕분에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 관련 내용도 알게하고, 더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고 싶은 흥미를 갖게도 한다.

애초에 여러 권으로 내려고 했던 것이라서인지 대놓고 일부 내용을 감추기 때문에 개별적인 완결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기도 하나, 그건 또한 다음권에서 어떻게 풀어낼지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막 시작된 1권이라 대충 얼버무려도 너그럽게 넘어가준 측면이 있기는 하다만 시작이 좋다. 어떻게 이어나가 마무리 지을지 이후가 기대된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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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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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조선후기 실존했던 안동장씨의 삶을 그린 일종의 역사 소설이다.

아니, 이걸 역사 소설의 일종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보통의 역사 소설이 가진 가장 큰 특징, 즉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면서 그 이면을 그린다는 점이 그렇게 잘 드러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보다 이 글은 거의 처음부터 대놓고 정치적이다.

어떤 면에서 그러냐. 소위 여성주의적인 면에서 그렇다. 어쩔 수 없이 ‘페미니즘은 돈이 된다’는 비꼼을 다시한번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 글도 그렇게 시류에 휩쓸린 뻔하고 흔한 여성위해주기식 글이냐. 놀랍게도, 그 반대다. 사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예전 시대를 살아온 그가 작금의 여성주의를 옹호한다면 그건 좀 가식적이지 않겠는가.

그렇게 편하게 시류에 휩쓸리는 대신, 저자는 그런식의 주장을 내세우고 요구를 하는 사람들에 맞서서 정말로 진중한 숙고끝에 하는 얘기인지 혹시 그것이 또 다른 휩쓸린 여론에 의한, 정작 너희가 겉으로 내세우는 것과는 정 반대인, 자주성이라곤 없는 결론을 그저 받아들인 결과는 아닌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처음부터 계속해서 일관되게 말이다.

책의 제목인 ‘선택’은 그런 점에서 꽤나 적절하며 의미심장하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단어를 실로 투명하게 박아넣었은 것이라서 의외의 여운도 남긴다.

사실, 이 글을 읽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좀 위험하지 않나 하는 거였다. 시대가 시대이기 때문이다. 비록 최근에 쓰여진 것은 아니긴 하나, 그 때에도 꽤 위험을 감수한 출간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여성 권익의 걸림돌’이라고 얘기되며 비난도 받은 모양이다. 그것을 지금에 와 재출간을 한다니,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이 글에 담은 생각이 이상하거나 잘못되었기에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이 글에서도 지적하는 것처럼, 누군가가 정해놓은 새로운 굴레에 어긋나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뿐이다.

스스로의 길과 가치는 남들이 정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이 선택한 것에 따른다는 이 글의 논지는 특정한 방향과 결과만이 절대적으로 여성 권익을 위한 것이라고 부르짓는 작금의 여성주의보다 차라리 훨씬 더 자주적인 인간주의를 얘기하는 것 같았다.

현재의 페미니즘의 생겨난 과정, 세계 여성사, 그 안에 담겨있는 억압과 차별. 그것은 과연 단지 거부하는 것만으로 벗어나게 되는 것일까. 그것이 진정으로 여성의 의식과 자아를 해방하는 것일까. 그것 자체가 새로운 프레임인 것은 아닐까. 특정 이야기에만 사로잡혀 발끈하지 않는다면, 저자의 근본적인 물음은 생각보다 진지하게 숙고해볼 만하다.

다만, 그걸 묻히게 할만한 요소도 엿보이고, 무엇보다 소설로서의 재미는 느끼기 어렵기에 좋은 책이라고 하긴 좀 어렵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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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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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흥미롭다. 절로 다음권이 기대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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