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의 기본
호세 라울 카파블랑카 지음, 유정훈 옮김 / 필요한책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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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라울 카파블랑카(Jose Raul Capablanca)’의 ‘체스의 기본(Chess Fundamentals)’는 체스를 둘 때 꼭 알아둬야 할 전술과 전략, 그리고 그 원리를 담은 책이다.

나름 초보자를 위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내용은 물론 설명도 꽤 친절한 편이다. 물론, 그 중에는 깊은 이해를 요구하는 것도 있고, 여러 수에 걸쳐 상황을 만든다던가, 여러 기물들을 고려해야 한다던가 해서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들도 있긴 하다만, 그렇다고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만큼 버겁다거나 하지는 않다. 체스의 기본 룰만 안다면 어느정도 쫓아갈 수 있으며, 비교적 간단한 것부터 알려주기에 차츰 익숙해질 수도 있다.

반대로, ‘기본’이라고는 하지만, 쉬운 것들만 담겨있지도 않다. 프로의 공부를 담은 것이기 때문에 오래두고 공부하고 활용할만한 내용이 더 많다.

책을 보는데 나름 사전 지식도 요구한다. 체스의 기본 규칙은 물론이고, 프로모션, 캐슬링, 앙파상과 같은 특수 행마법도 알아야 하고, 기보 보는법에도 어느정도 익숙해야 한다.

책은 모든 기보를 가장 널리 쓰이는 대수표기법(Algebraic notation)으로 적었는데, 이는 말의 움직임을 최소한의 글자로만 기록한 것으로 체스판과 화살표 등을 이용해 그때그때의 판세와 기물의 변화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그림과는 전혀 다르다. 적은 지면만으로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나, 대신 보려면 몇가지 약속된 표기를 익히고(첫 부분에서 간략히 알려준다) 기보가 진행되면서 점차 변해가는 판의 형세를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막상 어떤 의도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등을 설명해줘도 판세를 모르므로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이런 특징은 이 책을 일반인이 아닌 갓 프로가 된 이들을 위한 기본서라고 여기게 한다. ‘기본’이 주는 느낌에 그래도 쉬울거라 생각했다면, 좀 당황스러울 것이다. 대신 그만큼 내용은 충실하므로 두고두고 참고할 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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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
이종학 지음 / 파람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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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역사, 사회, 문화에 대한 꽤 풍부한 내용들과 꽤 흥미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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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
이종학 지음 / 파람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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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는 정치와 섹스, 꽤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담아낸 소설이다.



저자는 이 소설의 주요 키워드로 세가지만 꼽았지만, 사실은 하나가 더 있다. 제목에도 들어가있는 ‘재즈’다. 스스로도 즐기며 오랫동안 컬럼 리스트로써 관련 글을 써오기도 해서 그런지 소설에 담긴 재즈에 관한 지식이나 일종의 철학같은 것들은 꽤나 깊이있다.

정치치적인 내용도 그렇다. 일부러다 싶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써낸 정치적인 내용들은 단지 선동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나름 생각해볼만한 사유가 담겨있어 현실적인 비판을 담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섹스에 대한 것도 꽤 재미있게 그렸는데, 순수한 애정과 육체적 쾌락을 구분할 수 없게 섞어놓고, 한편으로는 고대에 섹스가 어떻게 신과 연결지어 인식되서 이용되었는지 역사 문화적인 얘기를 꺼내 지적이고 이성적인 듯이 포장하는가 하면, 더할나위없이 말초적이고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순수한 욕망이 느껴지도록 그려서 이에 얽힌 인물들이 모순적이고 표리부동하며 자기합리화가 넘치는 캐릭터로 느끼게도 한다.

인물들이 보이는 변화나 상대적인 모습 등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서 어색하지 않고 그럴듯하다 공감할 수 있게 그리기도 했다.

때론 사회 컬럼의 한 기고문인 것처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다가 상상력과 흥미를 자극하는 비밀과 드라마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흥미롭게 풀어냈는데, 덕분에 사회, 역사, 문화에 관한 꽤 전문적인 내용들이 담겨있으면서도 쉽게 지루해지거나 하지는 않는 편이다.

다만, 갈증을 심화하고 해소하는 것은 썩 좋지 못해서 후반부 전개는 다소 의아하고 어색하며 전반과 달리 썩 공감이 가지도 않는다. 이것은 그 전까지 나름 어울려보였던 정치나 재즈에 대한 얘기까지 뜬금없어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추가로 ‘일본국 헌법’이 아니라 ‘대일본제국 헌법’을 참고한 듯한 의아한 내용이있는 것과 오타가 꽤나 많다는 것도 아쉽다. 다수의 오타들은 이후의 제대로 된 문장마저 잘못 된 것인지 의심하며 보게 만든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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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 파라다이스에서 만나
엘리자베트 슈타인켈너 지음, 안나 구젤라 그림, 전은경 옮김 / 우리학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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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위로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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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 파라다이스에서 만나
엘리자베트 슈타인켈너 지음, 안나 구젤라 그림, 전은경 옮김 / 우리학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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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묘한 위치에 있다. 소설이면서, 또 어떻게 보면 만화같기도 하고, 그림과 글이 섞여있는 형식은 마치 그림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딱히 연속성 없게 끊어지는 띄엄띄엄한 이야기들은 마치 정말로 누군가의 다이어리를 들여다 보는 것 같으며 거기에 담긴 이야기들도 정말로 자전적인 에세이 같다. 그 속에 녹아있는 차별과 편견에 관한 내용들은 다분히 사회비판적인 글로 보이게도 한다.

이 책은 또한 한 소녀의 성장을 그린 것이기도 하다. 담겨있는 이야기가 (시간적으로) 짧기는 하다만, 그럼에도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을 겪으면서, 때론 힘겨워하면서도 그 속에서 자신과 행복을 찾아가는 소녀의 모습은 차고 넘칠만한 성장을 느끼게 한다.

책은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또는 주어지지 않은) 것들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어떤 깨달음, 작은 위로같은 것을 담고있기도 하다.

이 책(다이어리)의 주인인 '마이아'는 굳이 따지자면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복잡한 집안 사정만 봐도 그렇고, 그로부터 야기되는 애정 부족과 경제 문제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외모적으로도 내세울만한 것은 커녕 불만스러운 구석만 보인다. 친구도 단 둘 뿐이다.

하지만, 그 둘은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는 진짜 친구다. 경제 문제 때문에 고민하다가 뜻밖에 꿈과 재능을 확인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따뜻한 날씨를 즐기기도 한다.

설사 문제와 앙금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비록 충분하다고 얘기할 수는 없더라도, 얼핏 불행만 가득한 것 같지만, 그 안에는 행복도 있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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