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 박물지 - 인문학과 미학을 넘나드는 이어령의 시선 63
이어령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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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박물지’는 이제는 한국인도 잘 모르는 우리 것에 대한 얘기들을 실은 책이다.

2007년에 나왔던 초판본의 개정판이다. 첫 출간일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무려 15년이나 된 책인 셈이다. 그런데도 책은 상당히 볼만하고 꽤나 의미있다.

아니, 어쩌면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시간동안 정작 우리것이라고 하는 것들을 점차 잊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참 특이한 위치에 있는 나라다. 지정학적인 면에서부터 그렇다. 주변에 강대국은 많지만, 그렇다고 딱히 도망갈 곳은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빠르게 적응하는 것으로 생존을 도모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중에는 사대주의로 변질되기도 했지만, 강대국과도 교섭을 통해 실리를 챙기며 살아남았던 것도 그런 면모가 아닌가 싶다.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며, 현명하고 현실적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변화도 빠르다. 현대에 들어와 한국인들이 얼마나 빠르게 현대화(정확하게는 서구화) 되었는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문제는 새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 만큼 옛 것도 빠르게 잃어버린다는 거다. 한국인은 자기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자기들의 것은 물론, 정체성이라 할만한 것에도 별 다른 애착이 없다. 국가정체성 부분에서도 ‘나는 한국인이 아닌 XX인’이라며 출신을 부정하거나, ‘국가가 나에게 해준 게 뭐가 있다고’라는 식의 말을 내뱉는 것도 그런 일환이다.

그래도 내게는 아직 어렸을 때 보고 경험해봤던 옛 것들이 저 깊이에 남아있으며, 그렇기에 여전히 그것들에 일종의 향수와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이제는 보기 힘든 소위 ‘우리 것’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이렇게 책으로나마 접하고 살펴볼 수 있는 것은 꽤 좋았다.

책은 단지 도감처럼 각각의 사진과 설명만을 실은 게 아니라, 작가의 생각 등도 담겨 일종의 에세이로도 읽히는데, 거기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이나 저자의 생각도 꽤 흥미롭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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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짜짜짜 요리조리 사이언스키즈 7
세실 쥐글라.잭 기샤르 지음, 로랑 시몽 그림, 김세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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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처럼 해보고 과학 지식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재밌는 어린이 과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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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짜짜짜 요리조리 사이언스키즈 7
세실 쥐글라.잭 기샤르 지음, 로랑 시몽 그림, 김세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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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쥐글라(Cécile Jugla)’와 ‘잭 기샤르(Jack Guichard)’가 쓰고 ‘로랑 시몽(Laurent Simon)’가 그린 ‘소금이 짜짜짜(La Science est dans le sel)’는 소금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담고있는 그림책이다.



우리가 먹는 것 중에서 가장 익숙한 것 중 하나가 소금이다. 그 소금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소금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소금의 성질을 이용하면 무슨 재미있는 실험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런 내용들을 아이들이 읽기 쉽게 담고있다. 기본적으로 그림책의 형태로 만들면서 글의 양을 최대한으로 줄였으며 그림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구성을 잘 했다.

소금의 다양한 특징들이나 소금으로 할 수 있는 실험들을 한번에 하나씩만 담은 것도 주요하다.

그것을 담은 문장도 쉬워서 아이들이 읽어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무엇보다 그것들을 재미있는 활동을 하며 알 수 있게 한 게 좋다. 똑같이 실험을 하고 그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들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학지식을 배우기 위해 실험을 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놀이를 하면서 부차적으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표현했기에 각 장의 내용들이 흥미로우며 다음에는 또 어떤 내용이 나올지 궁금하게 만든다.

각 장에 실린 실험들이 조금만 준비한다면 충분히 집에서도 해볼 수 있는 것이라는 점도 좋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분량이 짧은 것도 괜찮았다. 이 책은 좀 아쉬울만한 정도에서 과감하게 끝을 맺는데, 그렇기 때문에 책에 지루한 구간이 없으며 한번 더 보고싶게 만든다.

시리즈 책이 있다면, 다른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지 보고싶게 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서는 장점이라 할 만하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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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오브 퓨처 안전가옥 FIC-PICK 1
윤이나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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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도 좋아하는 SF 팬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만한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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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오브 퓨처 안전가옥 FIC-PICK 1
윤이나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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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오브 퓨처’는 안전가옥의 첫 기획 앤솔로지 FIC-PICK의 첫 소설집이다.



꽤나 직접적인 표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집의 주제는 ‘근미래 로맨스’다. 이는 어떻게 보면 안전하고, 어떻게 보면 도전적이다.

로맨스와 SF는 사실 그렇게 잘 어울리는 주제는 아니다. SF는 주로 커다란 생활상의 변화나 그로인해 야기된 사회적인 문제, 개조된 사상, 인간성의 상실 등을 소재로 하는데, 로맨스는 거의 감정에만 초점이 맞춰져있어 그것들이 주요하게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SF 로맨스는 그저 소품처럼 SF 요소들이 등장하는 평범한 로맨스가 되기 쉽다. 그런 점에서는 기존의 로맨스와 크게 다를바 없어 나름 안전한 셈이다.

SF와 로맨스의 거리는 사실 현대인이 현재와는 전혀 다른 미래 로맨스를 좀처럼 그려볼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이말은 막상 정말 완전히 새로운 로맨스를 그렸내더라도, 좀처럼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둘은 거의 확실한 트레이드 오프 관계여서 너무 멀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고 너무 가까우면 SF같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SF 로맨스는 도전적인 것이기도 하다.

수록작들은 중간 지점을 나름 잘 찾은 편이다. SF 적인 상상력이 부족하지도 않고, 반대로 도저히 공감하기 어려울만큼 새로운 얘기를 하지도 않는다. 익숙한 감성은 SF가 아닌 보통의 로맨스로 보기에도 충분하다. 거기에 담긴 SF적인 요소도 흥미롭다. SF 요소도 그저 어색하게 첨가된 게 아니라 로맨스에 긴장감을 더하거나 메시지를 강조하는 등 이야기와 적당하게 잘 섞여있다.

로맨스도 좋아하는 SF 팬이라면, 나름 재미있게 볼만하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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