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셋의 힘 6 : 일출 전사들 3부 셋의 힘 6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3부 셋의 힘 6 일출(Warriors: Power of Three #6 Sunrise)’는 이전권들을 다시 돌아보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3부의 마지막 책이다.

전사들 시리즈는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또 어떻게 보면 좀 식상한 것도 사실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점점 식상해는 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게 좀 더 올바를 것이다. 종족이라는 테두리, 전사의 규칙이라는 제약 등이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어느 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그래서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듯한 느낌도 주었던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3부는 조금 실험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처음부터 조상들의 연혼인 별족이라던가 아홉개의 목숨이라던가 하는 다소 판타지적인 설정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야생 고양이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이전 이야기들과 달리, 3부는 처음부터 개별 고양가 별의 힘을 가졌다는 예언으로 시작하는데다, 전개 역시 그들이 자신의 힘을 점차 각성해 나가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의 그것처럼 흘러가는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어디서든 별족과 통할 수 있고 심지어 다른 고양이의 꿈에까지 찾아갈 수 있는 제이페더의 힘 때문에 더 그러했다.

반대로 그렇게 시작한 것 치고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세 고양이를 계속해서 미숙한 고양이로만 그리는게 좀 못마땅하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면 이 새롭고 큰 변화를 가져올 세 고양이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기존 전사들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너무 해치지는 않으려고 한 노력의 일환이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썩 나쁘지 않았다는 말이다.

3부 전체에 미묘한 복선을 깔았던 것도 그렇다. 이것들은 얼핏 보았을 때는 그저 약간의 걸림같은 것 정도로만 보이는데, 그것들이 계속해서 무얼 내포하고 있었는지를 6권에서 드러냄으로써 이전의 이야기들을 다시금 되새김질 하게 하고 3부가 전체적으로 좀 더 계획적으로 짜여졌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이게 꽤 좋았다.

4부로의 연결은 이미 언급되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좀 억지스러워보이는 면도 있었는데, 한편으론 왜 3부가 이렇게 애매한 이야기였는지를 좀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4부에서 이를 어떻게 이어받아, 못내 갈증이 있던 부분들을 해소해줄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양 일본문학 베스트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의 ‘사양(斜陽)’은 전후 몰락해가는 귀족 가족을 그린 소설이다.


제목은 자칫 사양(仕樣)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현대 한국에서 ‘저물어가는 해’를 의미하는 한자어 사양(斜陽)은 전혀 실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같은 걸 가리키는데 석양(夕陽)을 사용한다만, 글자의 의미가 이 둘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굳이 익숙한 석양으로 바꾸지 않고 낯선 사양을 사용한 게 아닌가 싶다.

서서히 바래져가며 저물어 간다는 점에서 한 귀족 가족의 몰락을 그린 이야기의 제목으로는 꽤나 잘 어울린다. 돈도 다 떨어진 마당에 딱히 생활을 이어나갈 수단은 없고, 심지어 인간 관계마저 어찌할 수 없이 망가진 모습을 보이기에 이들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암울한 기색을 띈다.

이는 ‘인간실격’같은 저자의 다른 작품과도 좀 통하는 면이 있는데, 이게 더욱 그가 얼마나 힘겨운 생을 이어나가고 있었던 것인지도 새삼 짐작하게 한다.

그렇다고 마냥 어찌할 수 없는 음울한 몰락과 그 과정에서의 헛된 몸부림만을 그린 것은 아니다. 그들의 행동에는 일종의 처절함이 깃들어 있어 안타까움을 느끼게도 하며, 꿋꿋하게 삶을 이어나가려는 의지를 단적으로 내비치기도 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꽤나 희망적으로도 읽힌다. 모든게 어긋나고 실패한 것만 같지만, 설사 꺽여버렸다고 해도, 살아갈 이유가 있고 살아갈 수 있다.



*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은 1929년 경성을 배경으로 추리 소설이다.

첫 인상은 가벼운 코지 미스터리이겠거니 하는 거였다. 당장 사건의 시발만 봐도 겨우 페도라 정도나 찾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에드가 오’가 모던이니 모던 보이니를 부르짓지 않나 급작스럽게 탐정을 하겠다고 하질 않나 뭔가 여기저기 열심히 들쑤시고 다니기는 한다만 뭔가 심히 엉성함을 보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얼핏 가볍고 유쾌할 것 같은 조합을 짜고서도 막상 사건이 흘러가는 방식이나 그 과정에서 에드가 오가 겪게되는 일들은 물론, 배경인 1929년 경성의 모습과 일제강점기라는 시기를 그려낸 것까지도 상당히 진지하고 무게가 있어서 앞부분 조금만 지나고 나서도 이건 결코 코지 미스터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소설에서 사용한 트릭은 사실 그렇게 특출나지는 않다.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추리 요소들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 자칭 탐정이 된 초보 탐정이기에 오히려 더 적절하다.

어쩌면 엄청나게 복잡한 그런 사건이 아니었기에 에드가 오가 활약을 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걸 그 특유의 어설프고 가벼워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진중한 자세로 성실하게 마주해가면서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는 이야기는 꽤 볼만하다.

추리 요소는 이야기에 잘 녹아있으며, 그걸을 위한 복선을 깔고 회수하는 것도 잘 짠 편이다.

시대 배경도 상당히 잘 그려냈다. 그래서 억눌린 마음이나 충동 같은 것들도 더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일부러 실제로는 없는 가상의 공간과 인물만을 만들어 그 때에 가져다둔 것도 좋았는데, 덕분에 당시를 엿보면서도 역사왜곡이라던가 하는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을 뿐더러, 온전히 창착해낸 인물인 덕분에 이야기에도 잘 붙고 캐릭터성도 분명하며 매력도 느끼게 한다.

소설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적당하고 서로 잘 어우러져 완성도가 있기에 시리즈물로 더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마침 이번 책에서 채 다 풀어내지 않은 이야기도 좀 남아있는데…

다음 시리즈는 언제?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프카와 인형 미운오리 그림동화 2
라리사 튤 지음, 레베카 그린 그림, 서현정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리사 튤(Larissa Theule)’이 쓰고 ‘레베카 그린(Rebecca Green)’이 그린 ‘카프카와 인형(Kafka and the Doll)’은 아이와 작가 사이의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설사 작품을 읽지는 않은 사람일지라도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라는 작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가 썼던 작품들이 어떤 분위기를 풍기는가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동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흔히 알려진 카프카만을 알고있는 사람들에게, 이 그림책 속 카프카의 모습은 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작품 등을 통해 어떤 식으로 알려졌든 카프카 본인은 딱히 암울함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아이들을 좋아하고 따뜻한 일면이 있었는데, 그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동화가 정말 잘 보여준다.

동화로 각색하고 잃어버린 부분들을 창작을 통해 채워넣은만큼 이 그림책이 엄밀하게 카프카의 실화를 담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가 될 만하다.

그걸 제대로 된 동화로도 잘 만들어냈다. 작가가 채워넣은 이야기도 자연스러우며, 그것이 만들어내는 긍정과 변화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공상적인 존재가 아니라 바로 어른들이 아이를 위해 그렇게 한다는 것은 오히려 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파스텔톤의 따뜻한 그림도 매력적이며 이야기와도 잘 어울린다.

다만, 마지막 문장은 조금 아쉽게 느껴졌는데, 상반된 두개의 이야기 중 더 부정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을 뒤에 놓음으로써 다소 우울한 느낌이 남게 끝을 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지막을 채운 그림과도 상반되기에 더 어색하다. 둘을 도치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어아빠 올리 그림책 12
허정윤 지음, 잠산 그림 / 올리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어아빠’는 친근한 아빠 인어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인어는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꽤나 낯익은 존재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의외로 인어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는데, 아무래도 인간들이 인간들을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인어는 일종의 설정이나 조연처럼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개중에는 인어를 주인공으로 삼고 인어의 사연을 그린 이야기도 있기는 하다만, 그런 것들도 그들만의 이야기를 그린 것은 없으며 반드시 인간과의 갈등이나 우정같은 것들이 등장한다. 그래야 인어의 인격을 인지하기도 쉽고, 감정이입을 하기도 좋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은 이 그림책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인어 가족을 가장인 아빠를 중점으로 그려냈다는 것은 좀 독특하긴 하나 이야기는 전형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신선하지는 않다. 대신 거부감도 없어서 편하게 읽힌다. 어부와 인어가 둘 다 아빠이기에 서로의 처지에 공감한다는 것도 잘 읽히고, 도움을 받은 인어가 어부에게 일종의 ‘은혜갚기’를 한다는 것도 쉽게 따라갈 만하다.

다만, 왜 일이 잘 풀린 인어가 눈문을 흘리는 것인지는 좀 이상해 보이며, 복선없이 갑작스레 진주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좀 어색하다. 그래서 이야기의 후반부가 아쉽게 느껴진다.

파스텔 톤의 그림은 매력적이며, 동화적인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위로 여는 제책방식을 채택해 세로로 길게 만든것도 위아래가 나뉘는 구도를 나름 잘 사용해 나쁘지 않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