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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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마음의 푸른 상흔(Des bleus à l’âme)’는 한 남매의 이야기와 한 작가의 에세이를 담은 소설이다.

소설은 꽤나 독특한 형식을 하고 있다. 남매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편,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듯한 이야기가 더불어 나오는데다, 이 작가가 남매의 이야기를 집핑중인 작가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극과 극 밖을 마구 넘나들기 때문이다.

작가의 집필활동과 그 과정에서의 고뇌 등을 얘기하고, 그 결과로써 만들어진 소설을 연재본처럼 보는 것처럼 조금씩 이어 보는것은 꽤나 독특한 느낌을 준다.

남매의 이야기가 전형적인 소설처럼 느껴진다면, 작가의 이야기는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에세이 같다. 그래서, 비록 남매와 작가의 생존기를 그렸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둘은 꽤나 안어울려 보이기도 하다. 직접적으로 남매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연관성을 언급하는 부분을 제외한다면 딱히 둘 사이에 별 연관성이 없어보여서다.

그래서 처음엔 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작가와 함께 소설 집필 여정을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은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즐거움이 될 만도 하다.

두 이야기에 조금은 거리를 둔 채 무난하게 흘러가는 듯 하던 소설은 후반부에 등장인물의 비중이나 두 이야기의 관계 등이 달라지면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데, 이게 은근히 강타를 때린다. 아. 그래서 이런 제목이었구나.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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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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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한 달 후, 일 년 후(Dans un mois, dans un an)’는 사랑과 삶에 대해 그린 소설이다.

얼핏 보면 이 소설은 대단히 흥미 위주의 이야기를 그린 것처럼 보인다. 무려 여덟명이나 되는 등장인물들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윤리 따위는 한켠에 던져둔채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건 사실 당시 프랑스의 모습을 생각하면 딱히 그렇게까지 분륜적인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서양 애들에게, 특히나 소위 사교계라는 것을 통하는 중상위권 인간들에게, (한국인들이 착각하는 의미가 아닌 제대로 된 의미로) 열려있는 연애라는 건 꽤나 당연했기 때문이다. 그걸 순서와 관계, 서로에 대한 예를 생각하는 문화가 깔려있는 현대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쫌 문란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자칫 논점이 흐려질 수도 있지만, 이 소설은 별로 불륜적인 로맨스를 자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막장스런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서로 다른 여러 커플들을 통해 남녀사이의 다양한 애정이나 우정 보여주고, 또한 그러한 열정이 세월에 있어서 얼마나 덧없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차피 사라져버릴 그것들은 모두 의미없는 것일까. 단지 후회만을 남기는 멍청한 짓거리일까. 이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마지막은, 일견 답답하지만 진심으로 와닿는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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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의 신화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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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인간 군상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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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의 신화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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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의 신화’는 현대의 뒤틀린 인간군상을 담아낸 소설집이다.



처음부터 병들어가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담으려고 한 것이다보니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들은 하나같이 좀 기분나쁘다. 어둡고 우울하며 절망적인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걸 좀 의도적으로 더 집약해놓은 모양새를 띄는데, 그렇기때문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소설을 접하게 된다면 다소 과장된, 그래서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렇게까지 우연이, 불운이 겹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종의 강조를 위한 것인데다, 꼭 그런 우연이 있지 말라는 법도 없고, 무엇보다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 하나 하나는 꽤나 사실적인 그것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이 일종의 극단에 몰려있는 것은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가에 대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다른 방법은 전혀 없는 정도 까지는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다만, 그들이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그런 선택을 했을 뿐.

이것이 이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 잘못되고 병적인 것으로 보이게 한다. 그런 것에 공감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씁쓸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수록작들은 어떻게 보면 꽤 실험적인 면도 있다. 담고 있는 내용 뿐 아니라 연출적인 부분도 그렇다. 그래서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한 좀 덜 대중적인 것 같기도 하다. 자기 소설을 출판하기 위해 직접 출판사를 설립한 저자이기에 자유롭게 해볼 수 있는 시도가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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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시가 된다 위대한 도시들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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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K. 제미신(N. K. Jemisin)’의 ‘우리는 도시가 된다(The City We Became)’는 ‘위대한 도시들(Great Cities)’이라는 어반 판타지 2부작의 1편이다.

작가는 이제까지 꽤나 확고한 방향성을 가지고 작품을 써왔다. 넓게 보자면 혐오라는 것을 주제로 사회에 뿌리내린 것들을 꼬집 작품들은, 그래서 꽤나 무겁고 진중한 느낌이 강했는데, 그에 비하면 다소 슈퍼히어로물의 느낌을 풍기는 이번 작품은 확실히 좀 더 가벼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가볍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으로, 작품 자체가 그렇게까지 가볍게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 역시 미국 사회에 깊게 뿌리내리고있는 혐오 문제를 굉장히 사실적이고 쉽게 다가오도록 담아냈기 때문이다. 내용만 보면 꽤나 무거운 건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런만큼 여러가지 진지한 물음과 생각거리를 던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나름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노골적인 비판으로 적어낸 것이 아니라 마치 외세적인 존재에 의한 것처럼 우회적으로 비꼰데다가 그 비유나 묘사가 해학적인 면이 있어 유쾌한 느낌도 있고, 무엇보다 판타지적인 요소와도 잘 어우러져 있어서다. 이걸 이런식으로? 싶은 부분들이 꽤 많아 저자의 상상력에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도시를 인격화한듯한 캐릭터들을 등장시킨 것부터가 좀 그렇지만, 차원에 대한 이야기도 딱히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오컬트나 신화적인 측면이 강해서 이걸 왜 SF로 분류하는 건지는 좀 의문이 든다. 꼭 하드한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SF적인 이야기를 기대했을 사람에게는 좀 마뜩잖을 수 있다. 그냥 솔직히 판타지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남녀를 불명확하게 뭉개놓은 번역도 상당히 거슬린다. 원작자가 애초에 모든 인칭 대명사를 He만 쓰면서 He와 She를 구분하지 않고 일부러 헷갈리게 썼던 거라면 모르겠다만, 그저 한국어판에서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렇게 해놓은 것이라면 분명히 나쁜 번역이라고 꼬집겠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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