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 동굴 신화와 열 가지 에피소드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3
에티엔 가르셍 지음, A. 단 그림, 이성엽 옮김, 허경 감수 / 지양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티엔 가르셍(Etienne Garcin)’이 쓰고 ‘A. 단(A. Dan)’이 그린 ‘철학: 동굴 신화와 열 가지 에피소드(Philosophix: Le mythe de la caverne et autres histoires philosophiques)’는 철학적 에피소드를 만화로 그려낸 작품이다.

대게 ‘만화’라고 하면 좀 더 쉬운 것, 일종의 즐길거리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순전히 표현적인 장점을 채택하기 위해서 만화라는 포맷을 선택했고 그것을 꽤나 잘 살린 편이다.

대신, 만화의 특정 장점을 가져오기 위해 그런 형태로 만들어진 것인만큼 보통의 만화가 가지고 있는 것 같은 연속적인 이야기나 연출 같은 것은 없는 편이다. 애초에 일관된 이야기가 아니라 철학적인 사상과 그것의 주요한 개념, 비유같은 것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만화라고 해서 가벼울거라 생각했다면 좀 생각 밖일거라는 얘기다. 그보다는 훨씬 더 진지하게 철학을 다루었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꽤 흥미롭게 볼 만하다.

멋지게 그려진 그림을 내용에 걸맞은 잘 붙이기도 했다. 철학자는 물론, 이야기하는 상황을 나타내는 장면을 보여주는가 하면, 작가 캐릭터가 마치 가상스튜디오를 누비는 전지적 해설자처럼 등장해 다큐멘터리같은 진행을 하기도 하면서 여러 내용과 그것들이 전환되는 것을 연출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단지 철학 그 자체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영화같은 현대의 이야기들을 끌어와 사용한 것도 좋은데, 이것은 해당 철학적 사유가 또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에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만화라는 포맷의 특성 상 내용은 좀 많이 압축된 편인데, 무려 열개의 이야기를 실으면서 각각을 짧게 다루기 때문에 부분부분 아쉽게 느껴지는 면도 있다. 대신 글 위주로, 그렇게 많이 풀어내지 않은 문장으로 얘기하는데도 머리가 아프거나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 과학 품은 전래 동화
이지민 지음, 김윤정 그림 / 풀빛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태양계를 만들어’는 과학을 함께 담은 동화책이다.

책은 두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전래동화를 만화같은 현대적인 그림과 함께 담은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전래동화에서 따져볼만한 과학적인 이야기를 담은 부분이다.

이런 구성은 나름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동화와 과학을 각 부분에 충실하게 담았다는 점이다. 과학을 담기위해 동화를 해치지도 않았고, 동화와 연결하기 위해 과학을 억지스럽게 붙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동화 부분은 그것만 떼어 놓아도 온전하게 전래동화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며, 과학 부분 역시 그것만 따로 떼어놔도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건 그대로, 동화와 과학이 따로논다는 단점이기도 하다. 동화 자체를 과학적으로 재해석을 했다던가, 동화에서의 등장이나 활용이 과학적으로 말이 되는지를 다룬 것도 아니고, 단지 동화에 나왔던 요소 중 하나를 다루는 것 정도라 동화와 과학간의 연결이 좀 낮기 때문이다. 이는 먼저 본 동화가 뒤에 나오는 과학 부분에 대한 흥미를 그렇게 잘 이끌어낸다던가 하는 시너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으로도 이어진다.

그래도 동화만 보는 게 아니라 과학도 함께 본다는 것이 딱히 나쁜 것은 아니다. 글과 그림의 조화도 괜찮다. 본문보다 코믹하게 그려진 삽화는 연결성이 있어 만화같기도 해서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해준다.

과학을 넣었다는 부분에서는 좀 아쉬움도 있지만, 부가적인 더 볼거리로 생각한다면 나쁠 건 없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착같은 장미들
이우연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악착같은 장미들’은 참 쉽지 않은 책이다.

솔직히 눈에 잘 안들어온다. 왜 그럴까. 그렇게 어려운 글인 걸까.

굳이 따지자면 딱히 문장 자체가 낯선 단어를 사용하거나 이해하기 어렵게 쓰인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야기의 흐름이 꼬여있어 복잡하다고 할만한 그런 것인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건, 마치 여백이라는 사치따윈 부리지 않겠다는 듯, 아까운 종이를 낭비하지 않겠다는 듯, 지면의 대부분을 꽉 채우며 쉼없이 이어지며 빽빽하게 쓰여진 문장 때문일까.

어쩌면 불명확한 것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배경은 대체 언제, 어디인지도 그렇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가 하면, 다분히 페미니즘적인 내용이 나오기도 하고, 철학적인 사유를 하는가 하면, 정신이 혼란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실제 벌어지는 현상인지 아니면 단지 착각에 의한 것인지 또는 단지 독자를 고려한 비유적인 표현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마치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유를 걸러내지않고 그대로 적어낸 듯 머리를 꽉 채운다.

그래서 오히려 정작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당연히 재미를 느끼기도 어렵다.

어쩌면 다분히 실험적으로 쓰여진 것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문장만이 아니라, 장편소설이라고 했는데도 마치 개별적인 것 같은 이야기들이 별 다른 연결점 없이 나열된 것 같은 구성도 그렇다.

뭔가 쉽지않은, 그래서 해독이 필요한, 글 덩어리를 본 느낌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길모퉁이 카페(Des yeux de soie)’는 이별을 주제로 한 열아홉 개의 단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다양한 배경,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그린 이야기는 다양한 이별과 생각, 감정을 보여준다.

저자의 건조하다고도 할 수 있는 담백한 문장은 단편에서도 여전한데, 짧은 이야기와 어우러지면서 군더더기 없고 함축적인 느낌도 든다. 이별을 이야기하면서도 감정이 철저하게 절제된 듯한 묘사로 그려낸 것은 독자로 하여금 감정적인 공백을 더 풍부하게 채워넣게 함으로써 역으로 작중 인물들이 느끼는 충격이나 서글품을 더 크게 느끼게 하기도 한다.

작품은 당대(7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그 때 특유의 사교계 모습을 그린다던가 하고 있기도 하다만, 그러면서도 묘하게 현대적인 관계를 연상케하는 면도 있다. 그것이 수록작들이 그저 옛 시절 이야기가 아니라 충분히 공감하고 이입해서 볼 수 있는 이야기로 느끼게 한다.

예를 들면, ‘지골로’가 그렇다. 성에 대한 욕구는 시대는 물론이거니와 (대중적인 인식과는 달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있어왔다. 그렇기에 작품 속 지골로는 여전히 현대에도 존재하는 특정 직업이나 관계를 자연스레 연상케 한다. 그러한 관계임에도 애정이 싹틀 수 있다던가, 그렇다고 하더래도 관계를 정리하려 한다던가, 그걸 애써 담담하게 넘기려고 한다던가 하는 게 아릿하게 다가온다.

책에는 짧게 적어낸 이야기 열아홉개가 실려있는데, 이것들이 모두 일률적이지 않고 조금씩 다른 방식, 다른 느낌이라 소설집의 장점인 여러가지 맛보기도 보여준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어떤 미소(Un certain sourire)’는 젊은이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당시 젊은이들의 가치관 변화 등 새로운 시대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고 하는 이 소설은 그래서 당대도 아니고 심지어 그러한 과거를 기억하는 프랑스인도 아닌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꽤나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생각보다 공감점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기존의 도덕적 관념이라던가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것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연애를 하고 그로인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점 등은 전통적인 사랑의 행태와는 다른 방식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일견 유사한 변화를 거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소설은 그런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을 주인공으로하여 그녀의 생각과 감정을 꽤나 잘 담고있다. 자기도 모르게 점점 빠져들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지만 그와는 달리 그저 가볍게 일종의 유희로만 여기는 상대에게서 느끼는 갈증이라든지, 일종의 낙담같은 것에 빠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을 잘 그렸다. 그것을 크게 과장하거나 하는 것 없이 담담하게 적어낸 것이 진지한 울림을 주기도 한다.

다만, 딱히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은 ‘뤽’에게 어째서 매력적인 ‘도미니크’가 그렇게까지 빠지게 되는지는 잘 공감이 가지 않는다. 애인 등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데다, 뤽이 다소 재수없는 전형적인 바람둥이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더 그렇다. 시발점이 그렇다보니 도미니크의 이후 감성에도 잘 이입이 안된다.

이들의 로맨스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만, 그래도 아쉬운 점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