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괴수괴인 도해백과
고성배 지음, 백재중 그림 / 닷텍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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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괴수괴인 도해백과’는 SF 영화 속 괴수와 괴인들을 파해쳐 담은 책이다.

인간은 참말로 비인간적인 존재들을 사랑한다. 세상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었을 때에는 그걸 보완하기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꽤나 과학이 발전하고 웬만한 것들은 다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 지금에도 비과학적이거나 특이한 괴수괴인들을 즐기는 것을 보면 사랑한다는 말 외엔 달리 그러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사랑은 각종 SF 영화들에서 진가를 발휘해왔다. 때론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그저 순수한 공포를 선사하기도 하고, 또 어떤 괴인, 괴수들은 차마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연을 갖고있어서 절로 짠한 마음을 들게 만들기도 한다. 서살 그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해치고 다녔을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옛 SF 영화 속 괴수와 괴인들을 한데 모은 것으로, 겉 모습에서부터 그들만의 특별한 능력, 영화에서의 활약 등을 장황하지 않도록 짧게 요약하여 담아 가볍게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보면 (특히 외형적인 면에서) 어설픈 부분도 많지만, 중요한 부분들을 잘 살렸기에 오히려 요즘의 외계생명체라던가 하는 것들보다 매력적인 부분도 있다. 그것을 괴수의 크기, 체중과 같은 정보나 해부도 등과 함께 볼 수 있어 괴수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름 재미있게 볼 만하다.

다만, 적은 페이지에 여러가지 것들을 집어넣으려고 해서 그런지 편집이 썩 좋지만은 않다. 책장을 넘겨가며 자연스럽게 읽어나갈 수 없고 흐름이 끊기는 지점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 그렇다.

많은 괴수, 괴인을 적은 페이지로 소화하려 한 문제는 괴수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으로도 이어진다. 일반적인 모습과, 해부도,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 등으로 나눠서 하나씩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한두 그림으로 이런 것들을 퉁치려는 면이 있어서다.

작화 스타일도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어둡고 기괴한 느낌의 그림은 아트적으로야 그 나름의 매력도 있다만, 다소 뭉개지고 시인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일종의 도감이라 할 수 있는 책의 컨셉과 썩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컨셉과 내용은 차치하고, 편집 등의 완성도가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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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 싸인 : 별똥별이 떨어질 때
이선희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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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 싸인 : 별똥별이 떨어질 때’는 좀비를 소재로 한 스릴러 소설이다.



대놓고 좀비물이라고 선전하는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소설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가오는 위협, 한정된 공간과 자원, 그 속에서의 인간군상 등 좀비물이 의례 보여주는 모습들을 담고 있기에 그렇다.

좀 색다른 점은 좀비의 기원으로, 일종의 마법적인 영향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그려진 과거의 것이나 과학적으로 풀이될 수 있을 듯해 보이는 감염성 질환으로 그려지는 현대의 것과는 살짝 다른 노선을 택했기 때문이다.

장르적으로 과거와 현재의 좀비물에서 보였던 것, 즉 판타지와 SF가 묘하게 섞여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좀 특징적이다. 대체로 현대 좀비물의 특성을 이어받아 SF 호러 분위기를 풍기면서, 또 한편으로는 비과학 또는 유사과학적인 요소를 채택함으로써 일종의 능력자물의 느낌도 들게한다. 이 상반된 요소는 어떻게 보면 서로를 보완해준다고도 할 수 있으나, 또 다르게 보면 안어울리다 느낄 수도 있어 개인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있을 듯하다.

그래도 이야기 전개나 그 속에서 보여주는 캐릭터 묘사 등이 꽤 나쁘지 않기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꽤 볼만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이 소설은 꽤나 핫했던 드라마 ‘스위트 홈’과 ‘킹덤’을 보고 영감을 받아 썼다고 하므로, 이미 두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무엇이 그로부터 영감을 받았는지 알 수 있어 나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한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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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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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의 ‘공허한 십자가(虛ろな十字架)’는 사형제도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개인적으로도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작가다.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을 써내면서도, 늘 일정 수준 이상을 보여주기에 그렇다.

그런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미스터리 요소를 꽤나 잘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소설 대부분을 미스터리로 분류해도 괜찮을 정도로 말이다. 그는 그런 쪽에 특화된 장르라 할 수 있는 범죄 미스터리에서 뿐 아니라 다른 장르에서도 이야기의 일부를 비밀스럽게 숨겨두고 그걸 조금씩 풀어내는 식으로 독자가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보게 만든다.

그의 소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사회적인 메시지로, 순수하게 읽을거리로서의 재미나 마치 퍼즐같은 두뇌게임을 하는 것 같은 재미는 덜할 때도 있지만, 대신에 깊게 공감하고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느끼게 하기 때문에 읽은 후 남는 여운이 강한 편이다.

이 소설은 그런 그의 대표적인 성향이 잘 녹아있다. 처음부터 묘한 시작으로 흥미를 끌고, 대체 사건이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를 미스터리로 남겨둠으로써 다음 이야기에 대한 갈망을 이끌어내며, 그렇게 조금씩 전개해나가는 이야기 속에서 진지하고 묵직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잘 던진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는다고 해서 소설로서의 재미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뿐 아니라, 더욱 좋았던 것은 저자가 성급하게 한 편에 서서 일방적인 얘기를 늘어놓지는 않는다는 거다. 사형이 왜 좋을 수 있는지 뿐 아니라, 그것이 어째서 무용한지도 분명하게 담아내 독자 스스로 이에대해 고민해볼 수 있게 하는 게 좋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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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세계
고요한 외 지음 / &(앤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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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세계’는 ‘2’를 주제로 한 단편 소설집이다.

2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은 등수다. 1등 아래, 은메달, 2인자, 결국 끝에는 다다르지 못한 그 어떤 무언가.

그렇다보니 2가 주는 느낌은 썩 긍정적이지가 않다. 만년 2등을 하던 2등을 하던 사람이 마치 2의 화신인 것처럼 여겨지면서, 제 아무리 ‘2등도 잘 한 거야’라고 항변을 해봐도(심지어 그게 꽤나 잘한 결과인 것이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반쯤은 놀리는 요소로써 거론되는 것은 그런 인식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게 2의 의미일까. 그 외에 또 2가 사용되는 건 무엇이 있을까.

소설집 속 단편들은 꽤나 흥미롭게 2를 재조명한다. 두사람, 또 다른 무엇, 하나 더, 다음 등과 같이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것에서부터 저 너머처럼 꽤나 변형된 것까지, 그래도 알고보면 주변에 흔하게 있는 것들이라 너무도 일상적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저 원래 그런 것처럼 넘길 뿐 생각보다 그렇게 애써 연결지어 보지는 않았던 것들을 끄집어내고 그게 어떻게 2와 연관이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어서 뜻밖의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모호한 개념인 2를 주제로 한 건, 사실 소설집에 통일성을 부여하면서도 쉽게 유사한 것이 나오지 않을만큼 광범위한 것들을 모두 포용하기 위한 간단한 술책이었을 거다. 그런데 그게 이렇게 뜻밖의 흥미로움을 끌어낸다는 게 좀 재미있다.

비교적 자유로울만한 주제인만큼 분위기나 내용이 크게 다른 다양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었는데, 그러면서도 은근히 강한 연결점을 느끼게 하는 역할도 잘 했다. 작품은 물론 후기를 통해 여러 작가들이 2라는 주제에서 무엇을 떠올리고 어떻게 소설로 담아냈는지를 보는 것은 꽤나 괜찮다.

생각할 거리를 던지거나 읽는거리로서의 재미를 주는 등 완성도도 나름 나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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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 한 소녀가 부자가 되어 버린 사정에 관하여
서소 지음 / 렛츠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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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은 이야기의 구성과 메시지를 꽤 흥미롭게 담아낸 소설이다.

책 소개를 보았다면 자연스럽게 다소 뻔한 소설을 예상하게 될 것이다. 매점매석이라는 어떻게보면 전통적인 시장경제체제의 문제점을 다루는 것인데다, 장기간 이어지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얘기되고 소비되어온 팬대믹과 그로인한 마스크 사태를 핵심적인 갈등요소로 삼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재면에서는 좀 단물빠진 느낌을 풍긴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을 어떻게 잡을 것이며, 이야기는 어떠한 흐름으로 풀어낼 것인가가 중요했는데, 그런 점에서는 꽤나 훌륭했다고 할 만하다.

소설은 소개와는 달리 전혀 엉뚱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구속, 마약사범, 폭행사건 등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개별적인 이야기들을 각각의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번갈아가며 풀어내면서 적당히 숨기고 자르고 뒤로 미루는 방식으로 그래서 대체 무슨 이야기냐며 궁금하게 만들어 다음 이야기 또 다음 이야기로 계속해서 읽게 만든다. 뒤로 가며 이것들이 이어지는 것도 재미다.

이런 대중소설적인 측면은 걸리는 것 없이 잘 읽히게 쓰여지는 문장과 만나 소설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등장인물들에게 조금씩이라도 공감할 여지를 만들어 주어 그들의 행위에 나름의 핍진성을 느끼게 한 것도 좋다.

군상극을 통해 여러 문제를 담아낸 것도, 단지 한가지 문제만을 소설 내내 반복해서 비판하느라 오히려 피곤하고 불편하게 느껴지게 하지도 않고, 각각의 문제를 잘 전달해 난잡하지 않으며,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로 여기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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